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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넘기지 않는다
페미니스트 킬조이가 보내는 쪽지
신사책방 | 부모님 | 202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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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무심하게 차별과 혐오를 저지르는 세상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웃어넘긴다면, 과연 행복해질 수 있을까? 용감하게 흥을 깨는 사람, 분위기를 망치는 사람, 가부장제·자본주의·신자유주의·인종차별주의가 만연한 현실에서 주어지는 관습적인 행복을 단호히 거부하는 사람이 말하는 일상의 페미니즘 에세이.

  출판사 리뷰

“저는 지금은 여자들도 평등하다고 생각하기에 페미니스트가 아닙니다. 하지만 인종차별과 계급 불평등이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는 데에는 관심이 있습니다.”

이 문장은 페미니즘과 문학을 강의하고 『웃어넘기지 않는다』를 쓴 페미니스트 에린 웡커가 박사과정 1학년 때 페미니즘 역사를 가르치던 교수에게 제출했던 글의 일부다. 아마도 한국의 많은 남자들뿐만 아니라 꽤 많은 여자들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하지만 에린 웡커는 아직 학생이었을 때 자신이 쓴 글을 되돌아보며 “페미니즘이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은 틀렸다. 완전히 틀렸다.”라고 말한다.
“페미니즘은 성난 남성혐오자들 아니야?”라는 인식은 100년 전에도 있었다. 저자 에린 웡커는 현 사회의 가부장 문화에 대해 “사람에서든 사물에서든 남성성을 다른 존재 상태보다 본질적으로 근원적인 것으로 특권화하는 문화“라고 규정하며, 거의 모든 사회가 (페미니즘이 이룬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부장 문화 아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가부장 문화를 더 공정하고 공평하게 바꾸는 첫걸음은 페미니즘에 대한 긴급하고 절박한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아직도. 그렇다, 2000년대에 들어선 지 몇십 년이 지났어도.”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리고 이처럼 모든 사회에서 주로 이성애자 남성들, 다시 말해 ‘제한된 사람들만 가질 수 있는 행복’을 거부하고, 이런 행복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죽여야(killjoy)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적극적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 가부장 문화가 주는 그들만의 즐거움과 행복을 더는 용납하지 않고, 웃어넘기지 않는 사람들을 (페미니스트 철학자인 사라 아메드의 개념을 빌려와) ‘페미니스트 킬조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성평등 선진국이라는 캐나다도 성별 임금 격차는 100:73, 저자가 어렸을 때 100:77이었던 것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고 말한다.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2020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00:67이다. 코로나19 이후로 여성의 실직이 남성보다 더 많고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이 더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황은 더 나쁠 수 있다. 사회학자들은 어떤 변인을 고려하더라도 성별 임금 격차는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여전히 성평등은 이루어지지 않은 목표이고, 성평등을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이 노력해야 다음 세대에서 이 격차를 줄일 수 있다. 웡커는 그 사실을 자신의 체험과, 통계와,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가부장 문화를 예시로 들며 에세이를 엮어간다. 임신, 출산, 육아 중에 틈틈이 쪽지에 쓴 글을 모아서 편집해 낸 이 책은 쪽지와 쪽지를 연결해가며 우리 사회 속에 퍼져 있는 ‘강간 문화’, 여성 간의 우정을 방해하는 고정관념들, 그리고 젠더화된 몸으로 돌봄 노동을 하며 “엄마 노릇과 페미니즘이 서로 부대끼다가 마침내 공존하게 되는” 과정을 서술하고, 자신의 신체 경험을 날카롭게 묘사하다가도 그 경험 속에서 끄집어낼 수 있는 이론을 융합하는 독특한 형태의 글쓰기를 펼쳐 보인다.
웡커는 어린 시절에 큰고모에게 다리를 벌리고 앉지 말라고 타박 받은 기억부터, 고등학생과 대학생 때 강간당할 뻔한 경험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겪은 위험한 일들, 대학교에서 시간 강사로 일하면서 체험한 교내 사건들, 그리고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느낀 감정들을 꾸밈없이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러면서도 그 경험들을 단순히 나열하지 않고 자신이 배운 철학, 문학비평과 이론, 대중문화에 대한 담론 안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인다. 데리다, 라캉, 보부아르 같은 사상가들이 주창한 개념들도 끌어오지만, 어슐러 K. 르귄과 마거릿 애트우드, 도리스 레싱 등 여러 소설가들의 작품과 언행도 곳곳에서 언급하며 논의를 더 풍성하게 확장한다. 그렇게 웡커는 ‘페미니스트 킬조이’가 됨으로써 사회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기반 이론으로 페미니즘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예를 들어, 웡커는 우리가 사회에 상투적으로 던져왔던 질문을 바꾼다.
“내가 다른 식으로 질문했다면 어떨까? ‘내가 어떻게 그에게 강간하지 않도록 가르칠까? 내가 그녀에게 항상 두려워하라고 가르치지 않고 어떻게 강간을 가르칠 것인가?’라고 묻지 않고 이런 식으로 질문을 던진다면?
‘어떻게 그가 강간하도록 배우지 않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녀가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갖도록 배우지 않게 할 수 있을까?’”

당신이 현실에서 주어지는 행복을 거부하는 ‘페미니스트 킬조이’라면, “무심한 행동이라도 참고 넘기지 않을 것이다. 저녁 식탁의 대화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고 입을 다물고 있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현실 속에서 행복할 수 없는 약자와 소수자 들의 편에 설 것이다. 상투적인 질문에 답하는 대신, 세상이 던지는 질문의 방향을 바꿀 수 있도록 함께 힘쓸 것이다.

십 대 소녀에게 가짜 미소는 신경 틱 증상과 비슷하다. 그러다 보니 진짜로 웃을 일이 생겨도 잘 웃지 않게 되었고, 웃을 일 자체가 줄었다. 여성해방운동에서 내가 “꿈꾸는” 행동은 미소 짓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모든 여자가 당장 “남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미소를 버리고, 자기가 즐거워할 일이 생길 때만 웃자는 것이다.

우리는 자본주의 속에서 살고 있다. 자본주의의 힘에서 빠져나갈 수 없어 보인다. 왕의 신성한 권리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인간의 힘이라면 인간이 저항하고 바꿀 수 있다. 부당함에 저항하고 이를 바꾸려면 제일 먼저 부당함을 알아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그런 부당한 힘을 언제 보게 되는가는 사람마다 다르다.

가부장 문화를 더 공정하고 공평하게 바꾸는 첫걸음은 페미니즘에 대한 긴급하고 절박한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렇다, 아직도. 그렇다, 2000년대에 들어선 지 몇십 년이 지났어도. 그렇다, 북미에서도, 그렇다, 연립정부를 구성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계급을 막론하고. 그렇다, 젠더를 막론하고. 그렇다, 다른 사람들에게 다른 식으로 반복해 말하듯이. 그렇다, 반(反)인종차별주의와 연대하여. 그렇다, 정책 개혁과 협력하여. 그렇다, 자녀를 둔 사람들을 위하여. 그렇다, 자녀가 없는 사람들을 위하여. 그렇다, 필요하다. 그렇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에린 웡커
에린 웡커는 페미니스트 킬조이이고, 당신도 킬조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에린 웡커는 비영리 단체인 캐나다여성문학예술위원회CWILA 이사장이자 페미니스트 학술 블로그 〈후크&아이Hook & Eye: 빠른 페미니즘, 느린 아카데미〉의 공동 설립자, 작가 및 경영 편집자다. 그녀는 여성의 문화 생산에 특별히 초점을 두고 여러 대학에서 캐나다 문학 및 문화 생산 과정을 가르친다. 현재 파트너, 딸, 개 말리와 함께 핼리팩스에서 산다. 『웃어넘기지 않는다』는 웡커의 첫 번째 책이다.

  목차

서문: 딸에게 보내는 편지
서론: 글을 읽으면서, 너를 위한 쪽지들
1장: 강간 문화에 관한 쪽지
2장: 우정에 관한 쪽지
3장: 페미니스트 엄마 노릇에 대한 쪽지
후기: 때로는 거부가 페미니즘적인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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