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이야기로 하여금 인간을 그리고 스스로를 탐색케 하는 소설 본연의 기능을 잘 지켜 내는 작가 손홍규의 새로운 장편소설. 여러 작품을 통해 시대의 아픔과 인간의 절망을 밀도 있게 그려 왔던 작가는 이번엔 네 개의 시대 속 상실을 펼쳐 놓는다.
제목과 차례에서 보여 주듯, 소설은 인물들의 ‘마지막 하루’를 향해 나아간다. 마지막에서 비롯된 이야기가 종내 마지막으로 향하는 것이다. 고통과 슬픔으로 점철된 마지막 순간, 옅어져 가는 존재가 느끼는 희미하지만 분명한 촉감과 온기. 그것은 함께 있지 않아도 곁을 지키는 사랑하는 이의 손길과 마음이다. 그 감각이 그들 또 우리로 하여금 죽음으로써 삶을 보게 한다.
출판사 리뷰
1895년, 1956년, 2009년, 2014년…….
어둡고 쓰라린 과거 속에서 마주한 상처 입은 면면
그들이 남긴 상흔이 말해 주는 쓸쓸하고 먹먹한 이야기
마음에 깊은 고요를 만들고, 그 안에 많은 사유를 담는 작가
스치듯 지나가게 두지 않는다. 지긋이 바라보도록 붙든다. 그러고는 우리 마음속 깊은 곳, 아주 깊은 곳에서 무언가를 길어 올린다. 이야기로 하여금 인간을 그리고 스스로를 탐색케 하는 소설 본연의 기능을 잘 지켜 내는 작가 손홍규의 새로운 장편소설이 출간됐다. 2001년 등단 이후 노근리 평화문학상, 백신애문학상, 오영수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문단에서 입지를 굳혀 온 작가는 꾸준하고 끈기 있게 자신만의 소설 세계에 깊이를 더하고 있다. 빠르게 흐르는 이야기, 좁은 보폭으로 달리는 문장들이 넘치는 가운데 손홍규식 속도와 무게와 시선은 더욱 빛을 발한다. 《예언자와 보낸 마지막 하루》는 그것을 증명하는 소설이다.
네 개의 다른 이야기, 그것을 관통하는 하나의 감각
고통과 절망을 에우는 꿈 그리고 사랑을 말하다
여러 작품을 통해 시대의 아픔과 인간의 절망을 밀도 있게 그려 왔던 작가는 이번엔 네 개의 시대 속 상실을 펼쳐 놓는다. 서글픈 현실, 존재적 슬픔, 닥쳐온 절망……. 멍든 이야기 속 끝내 스러진 숨을 마주하게 하면서도, 작가는 우리를 캄캄한 어둠에 가두지 않는다. 누군가의 꿈이었던 이들의 존재 가치, 그들이 굳게 품었던 곧은 신념,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해 노래한 희망, 생을 잃는 순간까지 잊지 않은 사랑……. 어쩌면 그들이 떠난 자리에서 아직 온기가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어둠보다 빛에 가까운 이 기운들 때문일 것이다.
옅어지는 존재, 그럴수록 짙어지는 삶
차가운 죽음이 피워 낸 생의 뜨거운 순간들
제목과 차례에서 보여 주듯, 소설은 인물들의 ‘마지막 하루’를 향해 나아간다. 마지막에서 비롯된 이야기가 종내 마지막으로 향하는 것이다. 하지만 죽음이 비추는 것은 삶이다. 차가워지는 손끝은 삶의 가장 뜨거운 순간을 소환해 낸다. 작가는, 죽음으로써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생의 마지막 지점을 향할수록 존재는 점점 옅어지고 삶은 점점 짙어진다. 저마다의 삶 속에서 운명을 결정지은 사건들이 깨진 파편처럼 자신을 비추고 또 찌른다. 지켜 온 신념과 굳게 한 약속들은 몰아치는 불안과 옭아매는 고뇌가 되어 죽음의 색으로 삶을 물들인다. 고통과 슬픔으로 점철된 마지막 순간, 옅어져 가는 존재가 느끼는 희미하지만 분명한 촉감과 온기. 그것은 함께 있지 않아도 곁을 지키는 사랑하는 이의 손길과 마음이다. 그 감각이 그들 또 우리로 하여금 죽음으로써 삶을 보게 한다.
형체 없는 존재가 남긴 짙은 흔적을 들여다보다
소설을 이루는 그 어떤 요소보다 그들이 ‘꾸었던 꿈’에, ‘잡았던 손’에 주목해 주기를 바란다. 그 희원이 품은 순수한 간절함과 그 온기가 지닌 무엇보다 강한 힘을 저마다의 감각으로 곁에 두기를 바란다. 누군가의 세상이기도 한 우리는 어떤 세상을 꿈꾸고 있는지, 생의 마지막 순간 비치는 우리의 삶은 어떤 모습일지,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온기가 누구로부터 비롯된 것인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월간 《문학사상》에 연재되는 동안 다 보이지 않던 이음새들을 발견하는 기쁨이,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부피의 이야기가 읽는 내내 마음을 채우는 감동이 존재할 것이다.
그는 죽음에 대해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기억해 낼 필요도 없었다. 그에게 떠오른 건 소멸이 아닌 불멸의 이미지였을 테니까. 죽음이란 영원한 사유의 세계로 거처를 옮겨 가는 것, 영원히 생각에 잠긴 상태로 건너가는 것과 비슷했다.
그에게 신념은 추상적이거나 관념적인 게 아니었다. 심장이나 허파와 같은 몸의 기관처럼 물질적인 것이었다. 필요하다면 꺼내어 손에 쥘 수도 있었다. 그러니까 잃어버릴 수도 있는 거였다.
감방은 여전히 낮과 밤이 구분되지 않는 깊은 어둠 속이었고 그를 찾아오는 소년은 여전히 괴로워하는 얼굴이었으나 그 얼굴에 서린 빛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소년의 형체가 희미해졌다. 희미한 유령이 더욱 희미해지고 있으니 소년이 더는 그를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인 듯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손홍규
2001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소설집 《사람의 신화》 《봉섭이 가라사대》 《톰은 톰과 잤다》 《그 남자의 가출》 《당신은 지나갈 수 없다》, 장편소설 《귀신의 시대》 《청년의사 장기려》 《이슬람 정육점》 《서울》 《파르티잔 극장》 등을 펴냈다. 노근리 평화문학상, 백신애문학상, 오영수문학상, 채만식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받았다.
목차
Ⅰ
1. 1895년 4월 24일 07
2. 1956년 7월 19일 38
3. 2009년 5월 23일 70
4. 2014년 4월 16일 99
Ⅱ
5. 1895년 4월 24일 135
6. 1956년 7월 19일 168
7. 2009년 5월 23일 200
8. 2014년 4월 16일 230
Ⅲ
9. 1895년 4월 24일 263
10. 1956년 7월 19일 295
11. 2009년 5월 23일 329
12. 2014년 4월 16일 361
작가의 말 3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