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달아실 기획시집 15권. 반평생을 노동운동으로 잔뼈가 굵은 김종수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출판사 리뷰
낭만 가객이 부르는 슬픈 노래
― 김종수 시집 『들꽃징역』
김종수 형은 반평생을 노동운동으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남은 생을 시에 목숨을 걸겠다고 한다. 서정시에 목숨을 걸어보겠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종수 형은 이른바 시인 면허증이 없다. 신춘문예든 문예지든 등단 절차를 통과해야 비로소 시인 면허증을 취득했다고 인정하는 세상의 기준, 세상의 잣대로 본다면 형은 그야말로 무면허 시인, 야매 시인인 셈이다. 하지만 형은 이미 2017년에 첫 번째 시집 『엄니와 데모꾼』(달아실)을 낸 바 있다. 그리고 이번 시집 『들꽃징역』은 형의 두 번째 시집이다.
세상사 꽃 같을 때면
꽃까!
일갈하는 겁니다
가을비 오니 어떠세요?
꽃나게 좋아 죽겠습니다
낭만도 없는
꽃까!도 못 하는
그런 시는 개나 줘버리겠습니다
꽃 같은 세상, 딸꾹
꽃처럼 허벌라게 폈다 졌습니다
꽃 같은 세상, 딸꾹
꽃같이 붉게, 붉게 취했습니다
꽃나게 좋아 죽겠습니다
딸꾹
― 「만추에 만취」 전문
형의 오랜 벗이자 아우인 전흥우는 김종수 형을 일러 “세상이 ‘조까튼’ 것임을 알고 노동운동가로서 길 위의 삶을 살았다”고 했다. 그 말을 살짝 바꾸자. 앞으로 형은 ‘시인으로서 길 위의 삶’을 살 것이다. 이제 형은 이 조까튼 세상을 꽃 같은 세상으로 바꾸는 꿈을 꾸면서 여전히 길 위의 삶을 살 것이다. “역마살을 타고났으니 / 이 별에서 / 내가 해야 할 일은 / 오직 이별”(「이별은 나의 일」)이라고 고백하듯, 형의 타고난 역마살은 형이 무엇을 하든 피할 수 없는 형의 숙명이니까. 그리고 형은 지금 좌충우돌하면서 시를 앓고 있는 중일 것이다.
씨도둑은 못 한다지만
시 도둑질도 못 할 일이지요
시인의 마음을 읽다가 그만
푸른 가슴 한 조각 훔치고 말았지요
진품만 사고파는 장물아비에게 넘겼을 때
대가 없이 따귀만 열 대 맞았지요
곰곰이 생각해도 조금은 서럽던 날
터덜터덜 뚝방 질러 선술집 홀로 가던 그 밤
칠흑의 하늘에는 별비만
별비만 우라지게 쏟아지고 있었지요
― 「어수룩한 도둑질」 전문
자신의 어수룩한 시 도둑질을 고백하는 형을 응원한다. “언어의 막장에 다다를 때까지 / 어둠을 캐고 또 캐”(「시광부詩鑛夫」)겠다는 형을 응원한다. “꼴릴 때 쓰고 꼴리는 대로 쓰고 꼴리도록 쓰다가”(「무명 시인의 묘비」) 죽겠다는 “낭만 가객” 김종수 형을 나는 응원한다. 마침내 세상에 유일한 김종수만의 詩꼴을 만들어내기를 그리하여 만리 시향을 품어내는 그날이 오기를 응원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종수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한동안 길거리를 떠돌며 방황의 시절을 보냈다. 이후 일본산 오락기 원판을 수입하여 청계천 세운상가에서 친구와 함께 오락기 해적판을 만드는 사업을 하였으나 그만두고, 1988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공채1기로 입사해 그때부터 노동운동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왔다. 춘천민주노동자연합 위원장, 민주노총 강원본부장, 민주노총 총연맹 비상대책위원, 강원민중연대 상임대표, 강원도 시민 노동 특별보좌관 등을 역임하고 지난 2월부터 춘천시민언론협동조합 주간신문 ‘춘천사람들’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시집으로 『엄니와 데모꾼』(2017, 달아실)이 있고, 춘천민예총문학협회 회원 <시문> 동인이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백수시대
반혁명反革命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춘천
이별애사離別哀思
혁명
바람도 쉬어 가는 춘천
들꽃징역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네
꽃 소식
침대 머리맡엔
고남불턱
서리꽃
모도시
탈고
혼술 1
2부
혼술 2
봄비
박쥐
삼월
어수룩한 도둑질
만추에 만취
굿바이 대한민국
옹이
그해 첫눈
핫팩
꽃샘바람
란타나
도원행 블루스
거미줄
곁
3부
꽃밭에 물 주다
인생은 슬픈 노래
공평
하중도 ― 대바지강
미련
긴 장마
둥글게 둥글게
춘배의 십팔번
김칫국물
여우
부부
58개띠
코로나 19
꿈의 대화, 정아
훈수
4부
먼나무
겨울장미
이별은 나의 일
바람 불어 좋은 날
시광부詩鑛夫
술래잡기
무명 시인의 묘비
낭만 가객
애주愛酒
돌단풍
할머니와 알배추
그의 이름을 잊은 것처럼
염낭거미
연애
눈 내리는 주막
발문_ 낭만 가객이 부르는 슬픈 노래 _ 박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