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제2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엄마와 딸의 자동차 여행이라는 소재를 통해, 386세대 여성들의 꿈과 좌절을 시적인 문체로 담아낸 김연의 <나도 한때는 자작나무를 탔다>가 개정판으로 다시 찾아왔다. 한때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에 몸담았던 80년대 학번의 30대 여성들 이야기가 주축을 이룬다. 90년대가 도래하자 그들이 대학 시절에 품었던 이상이 퇴색되고 그들은 가부장적, 여성 차별적 현실을 감당하며 뚜렷한 삶의 지향점 없이 방황한다.
주인공 수민은 열정과 혈기로 들끓었던 과거를 추억하면서, 과거에 더는 얽매이지 않고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일구려는 마음가짐으로 운전대를 잡아 딸 희민과 전국 방방곡곡을 누빈다. 그가 고속도로를 질주한 끝에 마주한 강과 계곡, 숲과 산의 정경이 읽는 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나도 한때는 자작나무를 탔다>는 수민의 회상과 현실 인식이 교차하며, 불투명하지만 결코 절망스럽지는 않은 내일을 향해 굽이굽이 나아간다.
출판사 리뷰
누구의 마누라도
누구의 엄마도 아닌
우리로, 나로 살자
“남자의 눈을 통해서만 세상을 보아 버릇했던
구각을 탈피하고 자기 나름의 독자적인 시간을 획득한다.”
_심사평 중에서
제2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나도 한때는 자작나무를 탔다》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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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 사회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자신만의 삶을 개척하려 분투하는
여성들의 우정과 연대를 그린
한 편의 로드 무비 같은 소설!
엄마와 딸의 자동차 여행이라는 소재를 통해, 386세대 여성들의 꿈과 좌절을 시적인 문체로 담아낸 김연의 《나도 한때는 자작나무를 탔다》가 개정판으로 다시 찾아왔다. 한때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에 몸담았던 80년대 학번의 30대 여성들 이야기가 주축을 이룬다. 90년대가 도래하자 그들이 대학 시절에 품었던 이상이 퇴색되고 그들은 가부장적, 여성 차별적 현실을 감당하며 뚜렷한 삶의 지향점 없이 방황한다. 주인공 수민은 열정과 혈기로 들끓었던 과거를 추억하면서, 과거에 더는 얽매이지 않고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일구려는 마음가짐으로 운전대를 잡아 딸 희민과 전국 방방곡곡을 누빈다. 그가 고속도로를 질주한 끝에 마주한 강과 계곡, 숲과 산의 정경이 읽는 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나도 한때는 자작나무를 탔다》는 수민의 회상과 현실 인식이 교차하며, 불투명하지만 결코 절망스럽지는 않은 내일을 향해 굽이굽이 나아간다.
1996년 제정된 한겨레문학상은 《나의 아름다운 정원》의 심윤경,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박민규, 《표백》의 장강명, 《다른 사람》의 강화길, 《체공녀 강주룡》의 박서련, 《코리안 티처》의 서수진, 《불펜의 시간》의 김유원 등 한국문학의 새로운 지형도를 그린 많은 작가를 배출해왔다. 김연의 《나도 한때는 자작나무를 탔다》는 1997년 당시 “후일담 소설이 빠지기 쉬운 자의식의 늪”을 극복했으며 “아이를 통해 이념보다도 생명과 삶에서” 대안을 찾는다는 평을 받았다. 심사는 문학평론가 김윤식·염무웅, 소설가 윤흥길이 맡았다.
이제는 움츠러들지 않을 거야
딸들의 찬란한 미래를 위해서
주인공 수민은 사상과 이념만을 중시하는 노동운동가 남편과 이혼하고, 카페를 운영하며 딸을 홀로 양육한다. 그의 친구인 인실은 정치판에 뛰어든 운동권 출신 남편을 경제적으로 악착같이 뒷바라지하면서 아이를 키우다 그만 실의에 빠지고 만다. 그들은 사뭇 다른 삶의 궤적을 그려온 것 같지만, 대학생 때 노동운동에 열렬히 참여한 동지였으며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지 않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 자기 뜻대로 살고자 이를 악물어야 했던 공통점이 있다. 수민이 노동운동을 그만두고 남편의 맹렬한 반대를 무릅쓴 채 아이를 낳아 싱글맘으로 살아간다면, 인실은 평생을 노동운동에 투신하길 원했지만 갑작스러운 임신으로 경력이 단절되어 가사노동과 돈벌이라는 이중고를 겪는다.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건 삶은 녹록지 않게 흘러간다. 하지만 그들은 혼자가 아니다.
수민은 대학 후배인 혜숙의 빚을 청산해주고 잘 곳을 마련해준다. 혜숙은 그의 가족과 한솥밥을 먹게 되며, 수민이 경제활동과 양육을 병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는다. 덕분에 수민은 가게를 팔아치우지도, 아이를 아예 어디에 맡기고 가게를 운영할 필요도 없다. 그들은 새로운 공동체를 꾸리며 서로의 일상을 지탱해준다. 한편, 수민은 여성의 운전과 운전하는 여성을 멸시하는 세상에서 고생 끝에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차 한 대를 뽑는다. 자동차에 기름을 계속 공급할 수 있는 경제력과 운전 실력을 바탕으로, 기동력이 주는 자유와 해방을, 추억이 깃든 여행을 만끽한다. 때로는 딸과 함께, 때로는 혼자서 집을 떠났다 돌아오길 반복한다. 수민을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 하는 강규라는 남자의 눈엔, 그가 틈만 나면 도피하고 헤매는 사람처럼 보이겠지만, 수민은 편견과 부조리에 맞서 당당하게 일어서는 연습을 부지런히 하고 있을 뿐이다. 더불어 알코올 의존으로 만신창이가 된 친구 인실을 구출해내기 위해 단호하게 차를 몰아 달리기도 한다. 자동차는 《나도 한때는 자작나무를 탔다》의 또 다른 어엿한 주인공으로서 수민의 성장과 인실의 회복을 매개하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개인의 행복이냐 사회적 대의냐, 하는 이분법적 물음 앞에서 자신과 가족의 돌봄 또한 중요하며 노동운동에서 주장하는 대의란 줄곧 한쪽 성별의 대의였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아가는 여성들이 있다. 그들은 노동자의 세상을 만들고자 투쟁에 헌신했던 남성들이 보지 못하는 미래를 꿈꾼다. 그것은 사회변혁을 위해 개인의 희생을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 미래, 여성의 가사노동을 폄훼하지 않는 미래, 아내를 남편의 뒷배경으로 전락시키지 않는 미래, 딸들이 어깨를 펴고 살 수 있는 미래가 아닐까. 수민은 눈앞을 가로막는 짙은 안개를 만나더라도, 강한 폭풍우에 휩싸인다 하더라도, 낯선 곳에서 길을 잃고 헤맨다 하더라도 더는 움츠러들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으리라 다짐하며 차에 오른다. 든든한 길동무이자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나는 딸과 함께.
이 땅을 한번 돌아보기로, 차가 갈 수 있는 곳은 어디든. 서투른 후진은 하지 말고 전진, 전진만 계속해서. _본문 중에서
아이에 대한 엄마의 책임과 돈을 벌어야 한다는 당위 사이에서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서 이쪽저쪽으로 늘 눈치만 살피며 대강대강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엄마가, 어른 하나 겨우 누울 수 있는 좁고 답답한 내실에서 자주 잠들어야 하는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선물, 그게 아이와 함께한 길 떠남이었다.
간호사가 건네주는 아이를 처음 안아보던 순간, 수민은 혼란스러울 정도로 당황스러웠다. 그저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두 팔로 받아 안았을 뿐 그다음 엄마로서 제 아이에게 어떤 행동을 취해주어야 할지 알 수가 없어 오물거리는 작은 입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한 생명을 세상에 나오게 했다는 한 줄기 감격의 눈물 대신 수민은 전혀 예상치 못한 쑥스러움과 어색함에 아이의 손을 찾아 만지작거리고만 있었다.
용케 울음소리로 아이를 알아낸다 하더라도 그건 여성에게 있다는 모성 본능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그저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아이의 옆을 떠나지 않고 지킨 대가라고 생각할 뿐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연
1963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97년 《나도 한때는 자작나무를 탔다》로 한겨레문학상 수상, 상금으로 가평 두밀리 골짜기에 집을 짓고 마당에 자작나무 한 그루 심었다. 장편소설 《함께 가자 우리》, 《섬은 울지 않는다》, 《그 여름날의 치자와 오디》, 《나의 얼토당토않은 엄마》, 여행서 《딸과 함께 유럽을 걷다》 등을 썼다. 국제작가프로그램(IWP)에 참여한 인연으로 미국 아이오와대학에 방문학자로 ‘방문’했다. 아이오와시티, 노스캐롤라이나의 채플힐을 거쳐 지금은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흘러들어와 고군분투 중이다.
목차
새벽에 길을 떠나다 · 7
그곳에는 그 노래가 있었다 · 24
천둥비 내리는 밤, 숲은 · 50
눈부신 세상, 거기 섬이 있다 · 67
아리랑 고개의 여인들 · 89
너의 서까래는 부서졌고 들보는 내려앉았는가 · 110
엄마, 어디 가? · 130
서른세 살의 여자란 · 159
누가 있어 나에게 길을 가르쳐준다면 · 183
로자, 로자를 꿈꾸던 여인 · 214
세월, 그 앞에 서면 · 229
자유란 늘 달리 생각하는 사람의 자유 · 252
떠나는 사람은 언제나 · 271
잿빛 하늘, 잿빛 가족 · 292
슬프거든, 강을 마셔라 · 309
외줄 위의 세 여자 · 324
가닿을 수 없는 그리움 · 341
돌아가는 길은 아름답다 · 358
작가의 말 · 3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