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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 없는 남자 3
북인더갭 | 부모님 | 202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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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세계 문명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책이자 20세기 가장 기억에 남는 책으로 선정된 바 있는 로베르트 무질의 소설 『특성 없는 남자』 3권이 출간되었다. 이번에 나온 『특성 없는 남자』 3권은 지난 2013년 1, 2권이 출간된 지 8년 만에 나온 후속권이며, 이번 출간을 기념하여 1-3권을 묶은 합본 양장판도 함께 출간되었다. 이로써 전체 3부로 이뤄진 로베르트 무질의 미완성 대작 『특성 없는 남자』 중 작가 생전에 완결된 구조로 출간된 2부까지의 분량이 국내에서 처음 번역되었다.

  출판사 리뷰

사유 소설의 거장 로베르트 무질
한 세기가 마무리되던 지난 1999년 독일의 『차이트』(Die Zeit)지는 독일의 대표적 지성 99명에게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독일어 소설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 결과 카프카의 『소송』(2위), 토마스 만의 『마의 산』(3위)을 제치고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가 1위를 차지했다. 『특성 없는 남자』는 같은 해 『르 몽드』(Le Monde)가 실시한 지난 세기 ‘가장 기억에 남는 책’ 100권, 2002년 노르웨이 북클럽이 전세계 100명의 작가에게 설문조사해 발표한 ‘세계 문명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책’ 100권에도 포함됐다.
『특성 없는 남자』는 도대체 어떤 작품이기에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조이스의 『율리시즈』와 함께 세계 3대 모더니즘 걸작으로 꼽히는 것일까? 밀란 쿤데라, 존 쿠체 등 이 소설의 영향을 받은 세계적인 작가들이 한목소리로 꼽는 이 작품의 특성은 바로 ‘사유 소설’이라는 것이다. 1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기 직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내부의 문제적 인물들을 담은 이 소설은 유럽이 처한 정신적 위기 상황을 스토리가 아닌 ‘사유’에 담아냈다는 점에서 독특함을 인정받고 있다.
소설에서 카카니엔으로 명명된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이 사상의 용광로가 된 것은 제국의 독특한 역사적 배경에서 비롯된다. 한때 빈에 머물렀던 히틀러가 이렇게 많은 민족들과는 도저히 못살겠다고 투덜댔던 것처럼 제국은 독일인, 마자르인, 슬라브인 등이 뒤섞인 다민족국가였다. 자유주의 혁명의 세례를 받은 제국의 각 민족은 황제의 말을 들을 생각이 전혀 없었고 결국 발칸의 청년 민족주의자 가브릴로 프린치프에 의해 황태자가 암살당하면서 제1차 세계대전은 시작된다. 그러니까 1차 세계대전은 약소국 입장에선 민족해방전쟁이며 강대국 입장에선 영토전쟁의 성격을 띠었는데 유독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는 그런 목적이 없었다. 그건 전쟁이 아니라 정신적 공허에서 비롯된 불장난과도 같았다. 소설은 전쟁 직전 제국의 귀족, 지식인, 관료, 군인, 산업 부르주아 사이에서 펼쳐진 공허한 사유를 있는 그대로 포착해내고 있는 셈이다.
라인스도르프 백작은 오스트리아 제국의 구체제, 즉 황제 치하의 ‘진실한 오스트리아’를 꿈꾸는 애국주의적 귀족이다. 그의 곁에 오스트리아 문화로 세계 평화에 기여하자는 영혼의 이상주의자 디오티마가 있고, 그녀 곁엔 프로이센 출신의 독일인이자 세계적 자본가로서 디오티마의 영혼에 매혹되어 평행운동에 참여한 아른하임 박사가 있다. 한편 오스트리아 내의 독일민족주의자들은 반유대주의를 기반으로 평행운동에 극렬하게 반대한다. 가령 한스 제프와 게르다는 전형적인 범게르만주의 청년들로 유대인을 멸시하고 독일민족주의의 부활을 꿈꾸는 불안정한 인물들이다. 반면 게르다의 아버지인 유대인 레오 피셀은 한스 제프의 독일민족주의에 맞서면서 평행운동에도 동의하지 않는 자유주의적 인물로 그려진다. 여기에 더해 예술적 천재의 탄생을 꿈꾸는 니체주의자 클라리세와 생명의 건강성을 흠모하는 자연주의자 발터가 있고, 새롭게 부상하는 민중계급의 아이콘으로 라헬과 졸리만 등이 가세하며 담론을 확장시킨다. 오스트리아 관료주의의 상징인 투치 국장, 위대한 지식의 지도를 그리려다 실망하고 군국주의로 치닫는 슈툼 장군, 어떤 학술적 담론으로도 포섭되지 않는 문제적 범죄자 모오스브루거, 그리고 이 범죄자를 옹호하는 한편 당대의 욕망을 상징하는 보나데아도 빠질 수 없는 인물들이다.

이념의 장에서 현대를 바라보기
이렇듯 작품을 이끌어가는 힘은 각 인물들이 펼치는 이념의 장임에 틀림없다. 그 중에서도 이념의 정체성을 해체하는 ‘특성 없는 남자’ 울리히의 시도는 이 작품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들이 아닐 수 없다. 울리히는 이론적인 판단을 내리는 대신 현상에 숨겨진 본질을 좀더 정확하게 짚어내는 데 주력한다. 가령 역사적 진보의 내적 논리에서 울리히는 ‘평균’의 동력을 발견한다. 울리히는 현대적 세계의 ‘계산적 특성’이 평균값에 대한 추종을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울리히가 보기에 현대의 실증주의적 정신은 삶의 모든 변수들을 평균에 위치시키는 특징을 가진다. 가령 ‘징병대상자가 신체의 일부를 잘라버리는 일정한 비율’이 계산될 수 있다면, 그 현상은 더이상 한 인간이 마주한 실존이 아니라 공동체의 평균적 현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또 하나의 인상적인 시도는 현대가 처한 아이러니한 상황을 밝혀내는 일종의 고현학(考現學)이다. 울리히가 보기에 현대는 생략과 과장을 통한 부정확성이란 특징을 가진다. 부정확성은 테니스 선수나 경주마를 ‘천재’로 부르는 시대적 현상으로 드러나며, 그런 현상은 고정된 하나의 적(敵)이 아니라 어디서나 유령처럼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현대의 모습으로 존재한다. 이 작품에서 현대성의 유령 같은 측면을 가장 잘 대변하는 인물은 아른하임일 것이다. 그는 특히 ‘돈’이 가진 반복의 특성을 현대적 규율사회의 권력, 폭력성과 연결하는 대담한 사유를 전개한다. 그는 이성과 도덕 같은 시민적 덕목이 경찰이나 정부, 군대와 같은 폭력의 형식에 의지해야 마땅하듯이, 돈 역시 자본주의의 위대한 질서이자 자유주의로 승화된 억압과 간계임을 강조한다. 산업 부르주아 아른하임을 내세워 무질은 현대의 자본주의적 삶 속에 숨겨진 파괴적 본질을 날카롭게 진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담론의 해체 내지는 현대성의 해부라는 특징을 갖는 무질의 사유 소설은 프로이트나 후설, 부버 같은 동시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지식인들의 사유와 연관된다. 이들이 하나같이 고민했던 것이 바로 유럽 정신의 위기였거니와 그것은 시효를 다한 유럽의 과학적이고 실증주의적 정신을 벗어나 새로운 인간성을 찾아내야 한다는 절실한 과제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혼과 정확성의 딜레마
무질은 이런 과제를 소설로 표현한 또 하나의 오스트리아적 거장이었다. 그가 소설에서 표현한 실험적 사유는 실증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를 벗어나 현상 속에서 선험적 본질을 밝혀내려 했던 후설의 현상학적 방법, 또한 현대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사회적 내면을 파악하고자 했던 짐멜의 사회학과 통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직관이나 현대성 같은 어느 하나의 학문적 용어로 그의 실험적 사유를 규정하려 할 때 무질이 가진 전체적 세계는 힘없이 무너지고 만다. 무질에겐 아주 작은 비유 하나에도 시적 정확성을 담아내려는 치열한 정신의 힘, 어떤 담론에도 본질을 양보하지 않으려는 부정의 정신이 그 어떤 이론적 탐구보다 중요했다. 여전히 아름답지만 너무 낡은 유럽의 영혼, 새롭게 떠오르고 있지만 뭔가 부족한 과학의 정확성. 영혼과 정확성이 처한 이런 현대적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질은 ‘다른 가능성’을 향한 끊임없는 정신적 모험을 시도한 것이다.
생전의 로베르트 무질은 문학적 성취에 걸맞은 명성을 거의 누려보지 못했다. 오히려 그의 인생은 안타까울 정도의 궁핍과 불운으로 점철되었다. 예민한 성격의 어머니와 불화를 겪으며 일찍 집을 나와 기숙학교를 전전했고, 역경을 딛고 『특성 없는 남자』를 집필해 1, 2권을 발표했지만 때마침 정권을 잡은 나치에 의해 판매가 금지되었다. 무질은 이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스위스로 이주하지만 질병과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1942년 결국 미완성인 채로 제네바에서 숨을 거두었다.
무질이 미완성으로 남겨놓은 제3부는 울리히가 여동생 아가테를 만나 펼쳐지는 ‘다른 도덕’을 향한 모험으로 이뤄져 있다. <옮긴이의 말>에서 역자는 독자들의 응원에 힘입어 번역을 이어갈 수 있었다면서 후속권도 나올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로베르트 무질
1880년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집안의 권유로 아이젠슈타트 초급 군사 학교, 빈 사관 학교에서 수학하였으나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고 기계 공학으로 진로를 바꾸어 브륀 공과 대학교에 입학한다. 그러나 기술 분야 역시 적성에 맞지 않아서 다시 철학을 공부하고자 베를린 대학교에 들어간다. 1908년 에른스트 마흐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지만 교수직 대신 문학에 뜻을 두고 『생도 퇴를레스의 혼란』을 발표하며 작가로서의 길을 선택한다. 1905년부터 20세기 문학의 기념비적 대작 『특성 없는 남자』의 초안을 쓰기 시작한다. 그 뒤로 『합일』, 『세 여인』, 『생전 유고』 등을 출간하며, 이성적 언어와 초월적 신비의 세계를 집요하게 탐구한다. 1923년 클라이스트 문학상, 1924년 빈 예술상을 수상하고, 1930년 마침내 『특성 없는 남자』 첫 권을 펴낸다. 하지만 나치 독일의 압제가 거세지자 스위스로 망명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집필하던 『특성 없는 남자』를 결국 끝맺지 못한 채 1942년 뇌졸중으로 사망한다. 1938년 3월 오스트리아가 나치 독일에 합병되자 오스트리아에서도 『특성 없는 남자』와 『생전 유고』가 금서로 지정된다. 무질은 취리히로 망명하고, 이듬해 7월 제네바로 이주한다. 이해 9월 1일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 결국 그는 『특성 없는 남자』를 완성하지 못한 채 1942년 4월 뇌졸중으로 사망한다. 전후 1952~7년, 아돌프 프리제가 편집한 무질 전집(3권)이 로볼트에서 출간되면서 비로소 로베르트 무질은 세계적인 조명을 받게 되었다.

  목차

2부 그렇고 그런 일이 벌어지다(2권에서 계속)

84. 일상적인 삶도 유토피아적이라는 주장
85. 슈툼 장군이 시민정신에 질서를 부여하려 시도하다
86. 사업의 왕과 영혼-사업의 합병: 정신으로 향한 모든 길은 영혼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아무도 영혼으로 되돌아가지는 않는다
87. 모오스브루거는 춤춘다
88. 위대한 일에 말려들기
89. 우리는 시대와 함께 가야 한다
90. 이상주의의 폐위
91. 정신에서의 주가 상승장과 하락장에 대한 숙고
92. 부자들의 삶을 지배하는 규칙들에서
93. 육체적 문화로는 시민정신에 다가서기 힘들다
94. 디오티마의 밤들
95. 위대한 문필가: 뒷모습
96. 위대한 문필가: 앞모습
97. 클라리세의 신비한 능력과 사명
98. 언어의 결함 때문에 망해가는 나라에서
99. 절반의 지식, 그리고 그것의 풍족한 또다른 절반에 대하여.
두 시대의 유사성에 대하여. 가령 사랑스런 야네 아주머니와
새로운 시대라고 불리는 허튼소리
100. 슈툼 장군이 도서관에 침입하여 도서관과 사서,
그리고 정신적 질서에 대한 지식을 모으다
101. 서로 적대적인 친척
102. 피셀의 집에서 벌어진 사랑과 투쟁
103. 유혹
104. 전쟁터에 나선 라헬과 졸리만
105. 고결한 사랑은 비웃음거리가 아니다
106. 현대적 인간은 신을 믿는가 아니면
세계기업의 우두머리를 믿는가? 아른하임의 우유부단
107. 라인스도르프 백작은 뜻밖의 정치적 성공을 거둔다
108. 구원받지 못한 민족들과 구원의 언어들에 대한
슈툼 장군의 숙고
109. 보나데아, 카카니엔: 행복과 균형의 체계
110. 모오스브루거의 해체와 보관
111. 법학자들에게 반쯤 미친 사람은 없다
112. 아른하임은 자신의 아버지 자무엘을 신의 반열에 두었고
울리히를 차지하기로 결심했다. 졸리만은 왕족 출신의
아버지에 대해 뭔가를 더 알아내고 싶어했다
113. 울리히는 이성을 초월한 것과 이성의 지배 아래 있는 것의
경계에 관한 언어를 한스 제프, 게르다와 함께 이야기했다 330
114. 관계는 첨예화되었다. 아른하임은 슈툼 장군에게 관대해졌다.
디오티마는 영원으로 떠날 채비를 했다.
울리히는 책 읽는 사람처럼 살아갈 가능성을 꿈꾸었다
115. 네 유두는 양귀비 잎 같다
116. 인생의 두 나무, 그리고 정확성과 영혼을 위한
사무국 설치 요청
117. 라헬의 어두운 날
118. 그래도 그를 죽여라!
119. 대항 그룹과 유혹
120. 평행운동이 혼란을 불러오다
121. 토론
122. 귀로
123. 방향 전환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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