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넌 싸울 줄 알게 되기 전까지는
절대로 얼굴이 보이지 않을걸!"
감정은 솔직하고 올바르게 표현해야 해무민 골짜기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이에요. 늦은 저녁, 식탁에 둘러앉은 무민 가족에게 손님이 찾아왔어요. 파란 모자를 쓴 투티키였지요. 투티키도 무민 가족의 친구랍니다. 그런데 투티키는 혼자 온 게 아니에요. ‘닌니’라는 친구와 함께 왔지요.
무민 가족은 언제 누가 찾아와도 반갑게 맞아 줘요. 하지만 이번에 투티키와 찾아온 닌니는 어떻게 대해야 좋을지 모를 만큼 평범하지 않았어요. 도대체 닌니가 어떤 아이인데 그러느냐고요? 자, 한번 봐요. 걸고 있는 방울 목걸이가 둥둥 떠 있는 것처럼 보여요.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니까요! 그래요, 닌니는 보이지 않는 손님이었어요.
닌니는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도 않고, 기척 없이 돌아다니고, 심지어 눈에도 보이지 않아요. 이게 다 닌니가 제대로 사랑받지 못해서 그런 거래요. 투티키는 닌니만 두고 그대로 떠나 버렸답니다. 무민 가족이라면 닌니가 다시 보이게 할 수 있을 거라나요? 이런 손님은 처음이라, 무민 가족은 모두 말문이 막혀 버렸답니다.
그래도 무민 가족이 누구예요? 모두 살뜰히 닌니를 돌봐 주지요. 특히 무민마마가 정성껏 닌니를 챙겨 주었답니다. 그 덕에 닌니는 하루가 다르게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두 발부터 발목, 치맛단, 몸까지…… 하지만 아무리 친절하게 대해 주어도, 사랑과 관심을 쏟아도 닌니의 얼굴만큼은 보이지 않아요.
제대로 놀 줄도 웃을 줄도 모르고, 화내고 싸울 줄도 모르는 닌니! 무민 가족 중에는 닌니와 정반대되는 친구가 하나 있어요. 짓궂고 겁 없고 어떤 말이든 거리낌 없이 하는 미이 말이에요. 미이는 닌니에게 날카로운 한마디를 던집니다. “넌 싸울 줄 알게 되기 전까지는 절대로 얼굴이 보이지 않을걸!” 미이의 말은 정말일까요?
가장 중요한 건 말이지, 화내야 할 때는
정말 불같이 화내야 한다는 거야!‘무민 골짜기 이야기’ 시리즈의 일곱 번째 이야기인 『무민 가족과 보이지 않는 손님』은 토베 얀손의 무민 연작소설 가운데 단편 일곱 편을 엮은 『보이지 않는 아이』의 표제작을 바탕으로 새롭게 꾸민 그림책입니다.
무민 연작소설 『보이지 않는 아이』는 거짓된 상상과 가치관 또는 틀에 박힌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살던 무민 골짜기 주민들이 한순간 경험으로 진짜 자기 모습을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보이지 않는 아이」는 냉대와 무관심에 움츠러든 나머지 모습을 감춰 버린 특별한 친구, 닌니의 이야기로 무민 시리즈 특유의 매력을 집약적으로 보여 주지요. ‘무민 골짜기 이야기’ 시리즈 『무민 가족과 보이지 않는 손님』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좀 더 친숙하고 다채로운 그림과 쉬운 글로 색다르고 특별하게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무민 가족은 닌니에게 특유의 친절과 관용의 배려를 베풀어요. 특히 무민마마는 잠자리를 봐 주고, 마법의 약을 챙겨 먹이는가 하면, 새 옷도 만들어 주며 엄마처럼 보살핍니다. 닌니는 무민마마만 졸졸 따라다니고요. 하지만 따뜻한 보살핌만으로는 부족했던 모양이에요. 닌니의 얼굴만큼은 보일 기미가 보이지 않거든요.
누구나 즐거울 때는 웃고, 슬플 때는 울 줄 알아야 해요. 또 화를 내야 하는 순간에는 화낼 줄도 알아야 하고요. 부정적인 감정이든 긍정적인 감정이든 이 모든 감정이 내 것이고, 나 자신이지요. 이런 감정은 올바르게 표현해야 해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건 자기 자신을 잃었다는 뜻일지도 몰라요. 그래서 닌니는 감정 표현을 할 줄 몰랐던 거예요. 미이가 아무리 심술궂은 말을 해도, 무민이 자기도 모르게 상처 주는 말을 해도, 무민파파가 아쉬운 이야기를 해도 화내지 않고 가만히 듣기만 하는 닌니! 이런 닌니도 기쁠 때는 웃고, 속상할 때는 솔직하게 말하면서 나와 내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요. ‘보이지 않는 아이’ 닌니는 어떻게 진짜 내 모습을 되찾을까요? 마침내 되찾은 닌니의 진짜 모습은 어떨까요?
‘무민 골짜기 이야기 시리즈’를 차근차근 읽어 가다 보면 낯설고 환상적으로만 느껴졌던 무민의 세상을 우리 옆 동네 이웃의 이야기처럼 공감하고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민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는 보다 쉽게 무민의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해 줍니다. 또한 무민을 이미 사랑하고 아끼는 이들에게도 새로운 그림과 쉽고 아름다운 이야기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합니다.
명품 고전 ‘무민’ 시리즈의 새로운 명작!
<무민 골짜기 이야기> 시리즈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해진 ‘무민’은 핀란드의 작가 토베 얀손의 대표작으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수상의 영예를 안겨 준 세계적인 캐릭터이자 고전 명작입니다. 동글동글 하얀 몸에 기다란 꼬리는 보기만 해도 사랑스럽습니다. 여기에 더해 무민 가족과 친구들은 편견 없는 마음과 배려, 언제나 희망을 잃지 않고 평화를 꿈꾸며 모험을 갈망하지요.
1945년 무민 시리즈의 서막이자 첫 번째 작품인 『무민 가족과 대홍수』 이후 무민 시리즈는 26년 동안 연작소설 8편과 그림책 4편이 출간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런던의 석간신문 《이브닝 뉴스》에 ‘무민 코믹 스트립’을 연재하여 세계 40개국 독자에게 소개되어 큰 사랑을 받았지요. 이후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와 테마 파크 등 벌써 75년 넘게 무민은 이제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이 모든 무민 시리즈의 원천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 바로 ‘무민 연작소설’입니다.
<무민 골짜기 이야기> 시리즈는 ‘무민 연작소설’ 시리즈의 서막이라 할 수 있는 『무민 가족과 대홍수』부터 무민 연작소설 8권의 이야기를 짤막하고 사랑스럽게 재해석했습니다. 이야기의 줄기는 원작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우리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 쓴 그림책입니다. 또한 원작 소설에서 볼 수 없었던 풍부하고 감성적인 색감을 강조했습니다. 감동적이고 따뜻한 ‘무민 골짜기 이야기’ 시리즈는 사회성을 길러 줄 수 있는 배려와 사랑, 포용력과 평화, 자유 등 무민 시리즈가 담고 있는 아름다운 가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습니다.

“저 애는 닌니야.”
무민마마가 물었어요.
“비에 젖지 않겠니?”
“보이지 않아서 비를 맞는지 아닌지 모르겠어요.”
무민 가족은 버섯을 다듬던 손을 멈추었어요.
“다들 알겠지만 너무 자주 겁먹으면 보이지 않게 되잖아요.”
투티키는 아무렇지 않게 말한 뒤, 작고 예쁜 눈덩이처럼 생긴 버섯을 하나 집어 먹었어요.
마침내 무민파파가 물었어요.
“닌니는 말할 줄 아니?”
“아니요, 하지만 닌니 목에 작은 방울이 달려 있어서 어디 있는지 알 수는 있어요.”
투티키는 다시 문을 열고 소리쳤어요.
“닌니!”
싸늘한 가을 냄새가 밀려들었어요. 뒤이어 바깥에서 방울 소리가 작게 딸랑딸랑 울리기 시작했지요. 머뭇머뭇 조심스러운 소리였어요. 방울 소리는 계단에서 멎었어요. 방울이 달린 까만 리본이 문 앞에 둥둥 떠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