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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
문학동네 | 부모님 | 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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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자연주의 문학의 거장 에밀 졸라의 루공마카르총서 제15작 『대지』가 국내 최초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대지』는 발자크의 『농민』과 더불어 19세기 프랑스 농촌문학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땅을 부의 형태로 인식하기 시작한 농부들이 집요한 소유욕으로 난폭한 살인자로 변해가는 모습과 함께, 인간이 태어나고 살아가고 다시 돌아가는 양육자 땅, 관대하고 평화로운 위대한 어머니 땅에 대한 사랑을 그린” 대작이다.

인간을 지배하는 환경으로서의 땅, 그 피지배자 인간의 유기적인 삶을 반목가적 관점에서 그린 『대지』는 발표 직후 반도덕적이고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지만, 이후 작가가 생물학자의 시선으로 자연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자연의 순환리듬에 따라 살아가는 자연적 존재인 농부들을 관찰하면서도 고유의 상상력으로 인간 삶의 조건을 진실하게 성찰한 작품으로 재평가되었고, 프랑스 북부 탄광촌 노동자들의 삶을 그린 총서 제13작 『제르미날』과 쌍을 이루는 걸작으로 널리 사랑받게 되었다.

  출판사 리뷰

땅에 사로잡힌 인간들의 애착과 잔혹한 욕망
모럴을 해체하는 노골적이고 야수적인 서사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킨 에밀 졸라의 문제작


자연주의 문학의 거장 에밀 졸라의 루공마카르총서 제15작 『대지』(1887)가 국내 최초로 번역되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대지』는 발자크의 『농민』과 더불어 19세기 프랑스 농촌문학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땅을 부의 형태로 인식하기 시작한 농부들이 집요한 소유욕으로 난폭한 살인자로 변해가는 모습과 함께, 인간이 태어나고 살아가고 다시 돌아가는 양육자 땅, 관대하고 평화로운 위대한 어머니 땅에 대한 사랑을 그린” 대작이다. 인간을 지배하는 환경으로서의 땅, 그 피지배자 인간의 유기적인 삶을 반목가적 관점에서 그린 『대지』는 발표 직후 반도덕적이고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지만, 이후 작가가 생물학자의 시선으로 자연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자연의 순환리듬에 따라 살아가는 자연적 존재인 농부들을 관찰하면서도 고유의 상상력으로 인간 삶의 조건을 진실하게 성찰한 작품으로 재평가되었고, 프랑스 북부 탄광촌 노동자들의 삶을 그린 총서 제13작 『제르미날』과 쌍을 이루는 걸작으로 널리 사랑받게 되었다.

땅이라는 위대한 젖줄에 대한 강렬한 사랑과 속박의 대서사
“땅은 기쁨이요, 삶의 유일한 근원이었다.”


루공마카르총서는 작가로 갓 데뷔한 젊은 졸라가 19세기 프랑스 제2제정기 인간과 사회를 총체적으로 그린다는 구상 아래 1870년 『루공가의 탄생』에서 1893년 『의사 파스칼』까지 22년에 걸쳐 20권으로 완성한 시리즈로, 프랑스 문화와 풍속을 담은 사료와도 같은 문학적 성취다. 그중 국내 처음으로 번역 소개되는 『대지』는 1887년 출간 당시 존속살해, 근친상간, 가족 학대 등 금기와 폭력이 난무하는데다 죽음, 살인, 출산 장면 등의 묘사로 사회에 대단한 충격을 안겼다. 제3공화정 시대는 안정된 생활을 누리던 자산가층이 노동자들의 생존요구 앞에 불안을 느끼던 시대였으므로, 상대적으로 농부들에 대해서는 모범적이고 안정된 이미지를 가지고 싶어했다. 졸라는 이런 보수적 이념에 반기를 들고, 밀레의 <만종>과 같이 삼종기도 종소리에 일을 멈추고 기도를 바치는 이상적인 이미지와는 정반대로 농부를 난폭하고 신앙심 없는 인물들로, 땅을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살인도 마다않는 파렴치한 인물들로 그려냈다. 졸라에게 동조하던 젊은 작가들이 ‘5인 선언’을 발표하며 반발했다는 일화나, 절친한 작가 아나톨 프랑스가 “방탕한 농경시”라 평했다는 일화는 특히 유명하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문학적 표현에 대한 인식과 이해의 폭이 확장되며 오늘날 『대지』는 광대한 전망과 심오한 의미를 지닌 자연주의 문학의 대표작으로 새로이 인식되고 있다.
소설의 무대는 프랑스의 대표적 곡창지대인 보스평야의 로뉴 마을이다. 이탈리아전쟁에 참가한 뒤 제대하고 이 마을로 흘러들어온 장 마카르는 한 농장에서 일하며 리즈와 프랑수아즈 자매와 가까워진다. 자매의 백부인 푸앙은 나이가 들어 농사가 힘에 부치자, 오랜 세월 일구고 지켜온 땅을 세 아들딸에게 상속하는데, 차남 뷔토는 자기 몫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상속을 거부한다. 노인이 생전에 자식들에게 땅을 분할해준 이 순간, 양육자이자 어머니라는 땅의 신화적 이미지는 사라지고 탈신성화되면서 땅은 소유의 대상이자 부의 형태, 가장 욕망하는 것으로 바뀐다. 한편, 뷔토의 아이를 임신한 리즈는 혼자 아이를 낳고 동생 프랑수아즈와 함께 키우는데, 아버지가 급사하자 곤궁에 처한다. 이방인이던 장은 이런 리즈와 결혼해 마을에 정착하려고 꿈꾸지만, 뷔토에게 미련이 남은 리즈는 그에게 좀처럼 곁을 주지 않는다. 그 이 년 후, 로뉴 마을을 통과하는 간선도로가 건설되고 리즈와 프랑수아즈가 소유한 땅의 가격이 치솟자 뷔토는 자기 상속분도 받아들이고 자매의 땅까지 차지할 속셈으로 리즈와 정식으로 혼인한다. 이후 땅과 돈에 얽힌 가족의 갈등과 싸움이 끊이지 않고, 푸앙 노인은 아내마저 세상을 떠나자 더 비참한 신세로 전락해 자식들 집을 전전한다. 장은 결국 리즈의 동생 프랑수아즈와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지만, 뷔토 부부의 탐욕과 간섭으로 불행한 나날을 보낸다. 세월이 흘러 푸앙 노인은 쓰러지고, 프랑수아즈는 가족의 손에 죽음을 맞는다. 그리고 이 비극은 더 끔찍한 비극을 낳고, 장은 아내와 삶의 터전이 되어줄 것 같았던 땅까지 모두 잃은 채, 땅에 대한 그들의 무서운 집착에 몸서리치며 보스평야를 떠나 다시 전쟁터로 향한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그는 소설 첫머리와 말미에 반복해서 그려지는 ‘씨 뿌리는 사람’을 상징하는데, 첫머리에서 파종을 하는 주체였다면, 말미에서는 아내 프랑수아를 잃고 푸앙 집안에서도 쫓겨나 농촌생활에 대한 환멸을 머금고 전쟁터로 떠나는, 넓디넓은 평야에서 개미떼처럼 부지런히 일하는 농부들을 체념한 채 바라보는 객체로 그려진다.

흙은 불타 없어지지 않는다. 대지는 언제나 젖어미처럼 거기 있을 테고, 씨 뿌리는 사람들을 먹여 살릴 것이다. 대지는 영원히 그곳에 그렇게 존재하고 사람들은 땅에서 더 많이 얻길 바라며 여전히 밀을 키워낸다. (651쪽)

봄부터 겨울까지 사계의 순환이 펼쳐지는 광대한 곡창지대에서 살아가는 소박하지만 교활하고, 검소하지만 인색한 농부들은 악착같이 땅에 집착하고, 땅에 지배당하고 흔들리지만, 졸라가 그 모습을 통해 구현하려 한 것은 이러한 인간의 욕망과 시비에 아랑곳없이 영원히 존재할 땅에 대한 믿음과 그 위대한 생명력이다.

19세기 농촌과 인간, 사회의 생태를 통찰한
졸라의 힘찬 필치가 응축된 역동적 걸작


『대지』는 농촌 사람들의 성격과 욕망, 관습, 삶의 조건과 실제 생활, 농부와 도시 노동자의 상충되는 이해관계나 농산물 무역정책 등의 광범위한 사회적 문제에 섬세한 자연 묘사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태어나고 죽어가는 것들의 모태인 땅에 대한 신앙을 지닌 인간의 이야기를 담은 역동적인 소설이다. 농촌 르포르타주와도 같은 이 힘찬 소설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농민들의 욕망과 야심이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에게 가하는 가혹한 노동으로 흘리는 그들의 땀이다. 풍요로운 은혜의 기쁨을 주는 동시에, 일군 열매를 한순간에 앗아가는 슬픔을 주는 땅, 욕망과 열정을 빨아들이는 악녀처럼 변덕스러운 땅에 영혼을 사로잡힌 농부들은 아무리 작은 땅뙈기라도 조금이라도 더 갖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한번 손에 넣은 이상 조금도 빼앗기지 않으려고 악다구니를 쓴다. 영혼을 깎는 듯한 가혹한 노동 끝에 손에 넣은 땅은 그들에게 생명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라도 지켜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땅은 이러한 인간의 애달프고 처절한 구애와 집착에 무관심하고, 모든 생명을 틔워내면서도 그 생명의 피와 땀과 뼈를 삼키며 더 젊고 비옥해진다.

땅을 해칠 수 있기나 한가? 어쨌거나 굶어죽지 않기 위해 누군가는 땅을 차지하고 농사를 짓게 될 것이다. 수많은 세월 동안 잡초만 무성하다면, 땅은 쉬게 될 테고 그 덕분에 다시 젊어지고 비옥해질 것이다. 땅은 툭하면 서로 치고받는 우리 벌레들의 싸움에 개입하지 않는다. 땅은 우리뿐만 아니라 개미들도 먹여 살린다. 땅은 끝없이 일하는 위대한 일꾼이다. (652쪽)

소설이 파종 장면에서 시작해 파종 장면으로 끝나고, 푸앙 영감의 시신이 담긴 관이 씨앗에 비유되는 것처럼, 『대지』의 이야기는 자연의 질서가 삶과 죽음의 순환이듯, 죽음 또한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위한 것이라는 삶과 죽음의 영원한 순환 신화를 그려내면서 인간 조건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준다. 『대지』는 생생한 성과 탐욕의 숨결이 가득한 소설이지만, 원대한 구상과 단단한 주제의식으로 끝까지 옹골차게 달려가는 빼어난 농촌문학이자 소설가 졸라의 매력이 응축된 걸작이다.

땅은 그의 노력으로 비옥해졌고, 매시간 뜨거운 마음과 열정으로 사랑하고 원했지만, 정성스레 돌보고 안아주었지만, 다른 사람의 여자처럼 가질 수 없는 대상이었다.

그는 몸을 혹사해가며 자신의 전부를 땅에 바쳤다. 겨우 먹고살 만해진 뒤에도 땅은 그를 비참 속에 가두고 계속 애태웠으며 노쇠해가는 것을 수치스럽게 느끼게 했고, 혹사당한 그에게 일말의 연민도 없이, 고대하던 다른 사람 품에 안겨버렸다.

땅은 모든 것을 아우르는 어머니였다. 그를 낳아주고 지금의 그를 만들었으며 그가 되돌아갈 곳이기도 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에밀 졸라
1840년 파리에서 이탈리아인 토목기사 아버지와 가난한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엑상프로방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7세 때 아버지를 여윈 후 1858년 파리로 돌아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생루이 고등학교를 다녔다. 대학 입학 자격시험에 두 차례 낙방한 후 학업을 포기하고 힘겹게 생활하다 아셰트 출판사에 취직했다. 1863년부터는 신문에 콩트와 기사를 기고하며 차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865년 자전적 중편소설 《클로드의 고백》을 발표하고,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비평가이자 작가로 활동하여 최초의 자연주의 소설 《테레즈 라캥》(1867), 《마들렌 페라》(1868) 등을 출간했다. 《마르세유의 신비》(1867)라는 통속적인 대작으로 발자크적인 사회 탐구를 시도한 후에는 발자크의 ‘인간극’에 영향을 받은 ‘루공-마카르’ 총서를 구상했다. ‘제2제정하의 한 가족의 자연사와 사회사’라는 부제가 붙은 루공-마카르 총서는 5대에 걸친 루공 가와 마카르 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총 20권의 연작소설로 그려낸 대작이다. 《루공 가의 운명》(1871)을 시작으로 거의 매년 한 편씩 발표되어 1893년 《파스칼 박사》를 끝으로 완결되었다. 총서에는 《목로주점》(1877), 《나나》(1880), 《제르미날》(1885), 《대지》(1887), 《인간 짐승》(1890) 등 졸라의 대표작들이 포함되어 있다. 1894년부터는 3부작 소설 ‘세 도시 이야기’를 집필해나가는 한편, 유대인에 대한 편견과 반유대주의에 기인한 드레퓌스 사건이 일어나자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형식의 <나는 고발한다>(1898)를 발표하여 진보 지식인으로서 진실과 정의를 수호하는 데 앞장섰다. 말년에는 연작소설 ‘네 복음서’ 중 《풍요》(1899), 《노동》(1901) 등을 출간했다. 1902년 9월 29일, 파리에서 가스중독으로 사망했다. 드레퓌스 사건에서 영감을 얻은 ‘네 복음서’의 세 번째 권 《진실》(1903)은 사후 출간됐으며, 1908년 유해가 국립묘지 팡테옹으로 이장되었다.

  목차

제1부 ……… 7
제2부 ……… 113
제3부 ……… 245
제4부 ……… 359
제5부 ……… 505

해설 | 『대지』, 잔혹한 인간 욕망의 신화 ……… 655
에밀 졸라 연보 ……… 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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