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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카락 마담의 숙소
할머니의 우아한 세계 여행, 그 뒷이야기
평사리 | 부모님 | 2021.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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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한국전쟁 당시 ‘육영수 여사의 영어 선생’이었고, 1965년 ‘한일협정’ 직전, 도쿄 미쓰코시 백화점에서 한국전통공예전 <한국전>의 개최자였던 구순 나이 윤득한 할머니의 경계인으로서 세상살이와 여행 이야기, 그리고 하이쿠.

구순 나이에도 일본 헌법 개정 반대 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윤득한 작가는 아직도 한국과 일본 사이 경계인, 동양과 서양 사이 경계인으로 살면서 개인과 세계의 경계를 고민하고 있다. 윤 작가의 절실한 자기 프레임 찾기의 과정이 이 여행기의 행간에 고스란히 배여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출판사 리뷰

마흔하나에서 여든셋까지 세계 여행에서 만난 실날같은 인연을 하이쿠로 잇다.
저자 윤득한(1930년 생)은 1965년 한일협정이 맺어지던 해, 도쿄 미쓰코시 백화점에서 한국 전통 공예품을 알리는 <한국전>을 총괄하여 한일문화교류의 장을 개척했던 문화기획자이자 재일 여성사업가이다. 그가 구순에 돌아보는 여행의 기록은 그때그때 메모한 하이쿠에서 왔다. 첫 로마 방문에서 만난 숙소 마담과 투숙객, 남미 볼리비아 라파스의 폭우, 드골의 정치벽보가 붙은 로테르담 성당에서 클래식 연주를 함께 듣던 연인들, 통일 전 서베를린 공항에서 만난 거구의 흑인 운전사, ‘빨간 머리 앤’의 집에서 만난 홍콩의 비즈니스맨, 페루자 아시시 광장의 성당 종소리, 케네디가 암살되기 전 키웨스트, 브라이턴 숙소 정원의 첼로 독주, 조각구름 사이로 환하게 출몰하던 예루살렘의 보름달 등등. 1970년 이후 40여 년을 관통하며 경계인으로서 홀로 전진했던 한 한국 여인의 자기 프레임 찾기를 읽는다.

경계인 윤득한 할머니의
40년간 세계 여행 뒷이야기

한국전쟁 당시 ‘육영수 여사의 영어 선생’이었고,
1965년 ‘한일협정’ 직전, 도쿄 미쓰코시 백화점에서 한국전통공예전 <한국전>의 개최자였던
구순 나이 윤득한 할머니의
경계인으로서 세상살이와 여행 이야기, 그리고 하이쿠


- 하이쿠
해외여행지에서 만난 인연은 짧고 가늘다. 이를 안타까워하는 여행자는 스케치로, 일기로, 사진으로 인연을 잡아두고자 한다. ‘하이쿠’도 그 한 방법이다. 구순 할머니가 마흔한 살에서 예순세 살이 될 때까지 40여 년 동안 세계 각처를 여행하며 만난 인연들을 그때그때 쪼가리 메모로 기록한 ‘하이쿠’를 바탕 삼아 책 한 권을 온전히 엮어냈다.
신비롭다. 우리는 고작 80년대 초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 이후 몇몇 나라로 한정해서 여행이 시작되는데, 1970년부터 해외에 나가다니. 그것도 그냥 우리글의 ‘시’가 아니라 일본인들도 짓기 어려워하는 ‘하이쿠’로 기록하다니 말이다.

- 윤득한
비밀은 이 책의 작가인 윤득한 할머니(1930년생)의 삶에 있다. 윤 할머니는 한국전쟁 당시 중앙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뉴욕대학의 영화과 입학을 허락받지만, 재일교포 사업가인 남편을 만나 1953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영화에 대한 꿈은 접었지만 당대 일본 연예계와 문화계 인사들과 교류하며 하이쿠, 다도, 이케바나, 토키와즈 등 일본 문화를 익혔고, 1965년 1월 한일협정이 이뤄지기 6개월 전에 도쿄 한복판에 있는 미쓰코시 백화점에서 한국전통공예문화를 알리는 <한국전(韓國展)>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이후 일본 전국의 유명 백화점들에서 전시회를 순회하며 한일간 문화교류의 개척자로, 한국공예품 매장을 운영하는 사업가로 성장했다. 이를 계기로 상품개발을 위해 당시 각국으로 돌며 개최하던 세계엑스포에 참가하고, 남편의 사업을 돕고자, 또 일본 문화계 인사들과 함께하며 본격적인 해외여행을 다니게 되었다. 이렇게 40여 년을 세계 각처를 돌아다니는 ‘여행자’로, 70여 년을 일본 거주 한국인이라는 ‘경계인’으로 살게 된다.

- 여행자
윤 할머니의 세계인으로서 감성은 여행지 곳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사연들, 풍경들을 전하는 이야기와 이를 집약해 놓은 하이쿠에서 읽을 수 있다. 자신을 ‘동양에서 온 공주’로 환대하던 첫 방문지 로마의 빨간 머리카락 마담과 투숙객들을 다시 재회할 수 없는 안타까움, 파리 몽파르나스 다락방에서 한때를 보냈던 조젯의 갑작스런 죽음 소식, 여섯 번이나 방문했던 프란체스코 성당에서의 깨달음, 통일 이전 서베를린의 스산함, 체코슬로바키아가 분리되기 전 프라하의 숙박비 흥정, 오슬로 국제 열차에서 본 검은 머리 고아들에 대한 책임감, 시실리 섬의 병원에 입원하여 봤던 이탈리아인들의 가족애, 밀레니엄을 기념해 로마 거리에 팔락이던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노보리, 35년을 알고 지내던 브라질 친구 데이지의 병사, 병자들과 함께한 브라이턴에서의 연주회, 어렵게 입장을 허락 받아 들어간 가우디 ‘성 가족성당’ 미사의 숭고함 등등. 책에는 앞전 세대 세계인들의 희로애락을 가로질러 뚜벅뚜벅 걷는 필자의 종회무진을 도처에서 만날 수 있다.

- 경계인
책의 표지를 보면 우리말로 책을 옮긴 사람이 츠치다 마키라는 일본인이다. 재밌게도 책은 한국 국적의 저자가 일본어로 글을 쓰고, 일본인이 한국어로 번역했다. 두 경계인의 공동 작업이라고 할까? 저자는 일제 시기 어머니로부터 남몰래 한글을 배웠고, 해방 후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달달 암기했으며, 한국전쟁 중 대구에서 만난 왕 교수의 소개로 육영수 여사의 영어 선생까지 했다.(135쪽) 이후 불어와 이탈리아어로 말할 정도로 언어에 뛰어났으나 이제 구순의 저자는 한글로 글을 쓰기 어렵게 된 것이다.
한국을 알리는 영화를 찍고 싶었던 꿈은 한국 전통공예품으로 알렸지만, 일본에서 산 70년 저자 인생은 일본의 쇼와(昭和) 시기 두부전골을 그리워한다. 역시 경계인으로 살게 된 아들들에게 윤 할머니는 미안해했다. 장성한 아들은 ‘경계인이기 때문에 오히려 자유로움을 느낀다’(60쪽)고 한다. 윤 작가는 ‘울타리를 없애는 일은 저절로 되지 않는다’며 ‘본능을 거슬러야 한다’고 ‘남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에 스스로 갇혀 버리는 건 너무나 위험하다’(61쪽)고 말한다.

구순 나이에도 일본 헌법 개정 반대 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윤득한 작가는 아직도 한국과 일본 사이 경계인, 동양과 서양 사이 경계인으로 살면서 개인과 세계의 경계를 고민하고 있다. 윤 작가의 절실한 자기 프레임 찾기의 과정이 이 여행기의 행간에 고스란히 배여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윤득한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중에 중앙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시카고대학 영화과에 입학 허가를 받았지만 재일교포 사업가와 결혼하여 1953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일본 문화계 다양한 인사들과 친교를 맺으며, 한국과 일본의 문화 교류에 관심을 쌓았다. 1965년 ‘한일협정’을 바로 앞둔 1월에 도쿄 미쓰코시 백화점에서 제1회 〈한국전(韓国展)〉을 개최하여 한국의 전통 공예문화를 알렸다. 당시 일본 문화계에 한국 바람을 일으켰고 이후 한큐, 후쿠야, 이즈쓰야 등 일본의 지방 유명 백화점에서 순회 전시를 열었다. 그 성과로 한국 공예품을 파는 자신의 오리지널 액세서리 매장을 백화점에 열었다. 초화(草絵)의 창시자 히다 게이코, 모리시게 히사야, 반 준자부로 등 당대 일본의 예술가, 배우들과 친교를 맺으며 하이쿠, 이케바나(꽃꽂이), 다도, 토키와즈를 배웠고 이케바나 인터네셔널 이사로도 활동했다. 1970년 이후 상품 개발과 사업 확장을 위해 세계 각지를 여행했다. 쓴 책으로는 《이냐시오의 종(イグナチオの鐘)》, 《아시시의 종(アッシジの鐘)》이 있다.

  목차

머리말

^^빨간 머리카락 마담의 숙소^^
-로마, 1970년 가을, 내 나이 마흔하나

^^몽파르나스의 연인^^
-파리, 1971년, 내 나이 마흔둘

^^칸초네를 부른 의사^^
-시실리, 1978년, 내 나이 마흔아홉

^^서베를린의 추억^^
-베를린, 1984년, 내 나이 쉰다섯

^^발트해, 동경하던 섬 생활^^
-스톡홀름과 오슬로, 1989년, 내 나이 예순

^^지금도 곁으로 다가서는 친구^^
-오키나와·도쿄·하코네·닛코·도쿠시마·대만·타히티·리오,
1975~1989년, 내 나이 마흔여섯에서 예순

^^빨간 머리 앤을 찾아서^^
-마이애미·키웨스트·그린게이블즈, 1987년, 내 나이 쉰여덟

^^한 사람만을 위한 라이브^^
-브라이턴, 2006년, 내 나이 일흔일곱

^^아시시, 내 마음의 여행^^
-페루자, 1975~1998년, 내 나이 마흔여섯에서 예순아홉

가우디의 꿈 그대로 이어지다^^
-바르셀로나, 2012년, 내 나이 여든셋

내가 느낀 일본 소화(昭和)의 정서^^
-일본, 1953년부터, 내 나이 스물넷부터

일본에서 한국전(韓国展)을 열다^^
-도쿄 미쓰코시 백화점, 1965년, 내 나이 서른여섯

^^하이쿠로 붙잡은 여행 조각들^^
하이쿠로만 남은 여행 조각들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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