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중학생이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우리 고전 시리즈 10권.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는 익살꾼 김 선달의 이야기를 아동문학가 김원석이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춰 다시 엮고 다듬어 펴낸 것이다. 가난하지만 정직하게 살아가는 이웃을 도와주는 그의 따뜻한 마음은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전해 준다.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과 상황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재치와 여유, 그리고 긍정의 힘으로 극복해 내는 김 선달을 통해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인내를 배울 수 있다.
출판사 리뷰
아동문학가 김원석 선생님이
다시 쓴 우리 고전
봄이면 산과 들에 피어나는 꽃향기에 취해 정해진 곳 없이 방랑길을 나서는
김 선달이요, 여름이면 우거진 나무의 푸르름을 즐기고, 가을이면 이 산 저 산에
소리 없이 떨어지는 단풍잎 소리를 들으며, 인생의 무상함을 달래는 방랑객 아닌가.
《봉이 김 선달鳳伊 金 先達》은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는 익살꾼 김 선달의 이야기이다. 봉이 김 선달의 본래 이름은 김인홍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있었던 사람인지,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 지어낸 인물인지는 기록이 없어서 알 수 없다. 그러나 김 선달이 펼치는 이야기들로 그가 어떤 인물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으며, 그가 남긴 이야기들은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감동과 웃음을 주고 있다. 김 선달은 바람처럼 구름처럼 떠돌아다니면서 반짝이는 지혜와 익살스런 재치로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 냈다.
봉이 김 선달이 태어난 조선 시대 후기는 부정부패가 심해서 사회가 병들었던 시대였다. 병균이 썩은 물에서 잘 자라듯이 돈과 권세와 벼슬을 가진 강한 사람들은 온갖 부정을 저지르면서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못살게 괴롭히고 학대했다. 김 선달은 부정을 일삼는 그들에 대항하여 지혜와 풍자와 익살로 맞섰다.
봉이 김 선달은 자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아픔에 관심을 갖고 이웃의 고통을 나누려 했다.
비록 가난하지만 가난을 즐기며, 돈이 생기면 남들에게 나눠 주는 인정 넘치는 사람이기도 했다. 하지만 권세를 이용해 돈을 벌고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양반들이나 자기 이익만을 챙기는 장사꾼들에게는 서슴없이 혼을 내는 정의로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가난하지만 정직하게 살아가는 이웃을 도와주는 그의 따뜻한 마음은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전해 준다.
봉이 김 선달은 가난했다. 욕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서 그는 행복할 수 있었다. 그의 행복은 힘이 약한 이웃에게 힘이 되어 주고, 웃음을 안겨 주는 여유로운 마음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김 선달 이야기에서 가장 눈여겨 볼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욕심 없는 삶이 주는 나눔과 여유가 바로 행복한 삶의 이유였다는 것을 가슴 깊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과 상황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재치와 여유, 그리고 긍정의 힘으로 극복해 내는 김 선달을 통해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인내를 배울 수 있다.
봉이 김 선달이 남긴 이야기들은 고통과 슬픔과 가난 속에 사는 어두운 사람들의 답답한 가슴속을 시원하게 해 주고 즐겁게 해 준다. 그의 여유와 재치, 남을 위한 마음을 닮는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틀림없이 더 행복하고 즐거운 곳이 될 것이다. 우리를 마음껏 웃을 수 있게 해 주는 봉이 김 선달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때는 봄. 세상 사람 모두가 근심걱정 없이 잘 사는 좋은 시절 봄이다. 그렇듯 나라의 웃어른인 상감마마를 비롯해 그 아래 모든 문관과 무관, 또 그 밑으로는 수많은 백성들이 한결같이 온갖 시름(시름: 마음에 걸려 풀리지 않고 늘 남아 있는 근심과 걱정.)을 잊고 사는 춘삼월이었다.
평양성(平壤城) 선교리에 있는 허름한 초가집. 울타리는 다 쓰러져 가서 집 안이 훤하게 다 들여다보이고 사립문(사립門: 나뭇가지를 엮어서 만든 문짝인 사립짝을 달아서 만든 문.)은 있으나 마나다. 이 집은 아무리 보아도 주변머리 없는 선비 집이 아니면 게으른 시골사람 집이 분명하다.
귀하고 천한 것을 가리지 않고 따스한 은총을 골고루 뿌려주는 봄빛. 허름한 집 쓰러져 가는 울타리 가장자리 살구나무에도 분홍빛 살구꽃이 피어났다.
“붕붕 부웅붕…….”
꿀벌들 날갯짓 소리가 봄날을 더욱 한가롭게 했다. 배를 쭉 깔고 누어있던 게으른 개가 낯선 나그네를 보았는지,
“멍멍 멍멍멍…….”
짖는 소리가 조용하고 평화로운 봄 낮을 뒤흔들었다.
“허흠!”
허름한 집 남쪽으로 난 방문 앞마루에서 팔베개를 베고 누워 있던 사나이가 스르르 몰려오는 졸음을 이기지 못해 눈을 감았다 떴다 연신(연신: 잇따라 자꾸.) 선하품을 했다.
“멍멍멍…….”
사르르 눈을 감고 있던 사나이는 개 짖는 소리에 잠이 달아나, 얼굴을 찡그리며 눈을 번쩍 떴다.
“저놈의 개새끼가 어째 저렇게 짖어대는 거야. 오는 여름 복날에 보신탕 해먹을까 보다.”
사나이는 입맛을 쩝쩝 다시면서 중얼거리다가 뜰 앞에 있는 살구나무를 쳐다보았다.
“붕붕 부웅붕…….”
꿀벌들 날갯짓 소리가 한가로웠다.
“휴우…….”
살구꽃송이를 쳐다보던 사나이 입에서 엷은 한숨 소리가 새어 나왔다.
“좋기는 좋은 시절 봄, 봄인데…….”
사나이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정말 봄은 봄이로구나.”
사나이 마음은 가볍게 설레었다. 봄이라는 계절이 사나이 마음을 설레게 해 가만 있지 못하게 했다.
“흠, 봄빛에 꽃이 활짝 피었겠다. 나도 저 꽃이 지기 전에 어디든 봄을 따라 훌쩍 다녀와야겠구나.”
이 사나이가 바로 애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알고 있는 그 유명한 봉이 김 선달(鳳伊 金先達)이다.
봄이면 산과 들에 피어나는 꽃향기에 취해 정해진 곳 없이 방랑길을 나서는 김 선달[선달(先達): 문무과에 급제하고 아직 벼슬하지 않은 사람. 조선 중기 이후에는 주로 무과에 급제하고 벼슬을 받지 못한 사람만을 가리켰다.]이요, 여름이면 우거진 나무의 푸르름을 즐기고, 가을이면 이 산 저 산에 소리 없이 떨어지는 단풍잎 소리를 들으며, 인생의 무상함[무상함(無常함): 무상하다: 덧없다, 허무하다. 모든 것이 덧없다.]을 달래는 방랑객[방랑객(放浪客): 방랑자(放浪者). 정한 곳 없이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사람.] 아닌가. 또 겨울이면 눈 속에 싸인 낯선 주막에 막걸리 한 잔이 그리워 방랑길에 오르곤 하는 이가 바로 봉이 김 선달이다. 그런데 이 봄에 어찌 쓰러져가는 집 안에서 시름없이 가는 봄날을 그냥 보낼 수 있겠는가. 그런데 막상 집을 떠나려고 마음먹으니 어디로 가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 '구월산 구경'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김원석
동요 '예솔아'로 많은 사랑을 받은 김원석 선생님은 아동문학인협회 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작품 활동이 활발한 선생님은 한국동시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유럽방송연맹 은상, 소천아동문학상, 박홍근아동문학상, 한국문화예술상 대상, 대한민국동요대상(작사 부문), 가톨릭문학상 등 많은 상을 받았습니다.그 동안 지은 책 중 동요·동시집으로 『꽃밭에 서면』, 『초록빛 바람』, 『아이야 울려거들랑』, 『예솔이의 기도』, 『바람이 하는 말』, 『바보 천사』, 『똥배』 등이 있습니다. 동화·소년소설집으로 『아빠는 모를 거야』, 『하얀 깃발』, 『벙어리 피리』, 『꼬마기자 장다리』, 『대통령의 눈물』, 『예솔아, 고건 몰랐지?』, 『사이버 똥개』, 『꽃 파티』, 『아버지』, 『나는 밥이 되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바보』, 『빨간 고양이 짱』, 『깨비 깨비 아기도깨비』, 『녹디생이 사라진 변기를 찾아라』, 『너 내 마음 아니?』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고전 책으로는 『옛날이야기 1, 2, 3』, 『한국의 소담』, 『한국의 기담·괴담』, 『암행어사 열전』, 『흥부전』, 『봉이 김선달』 등이 있습니다.
목차
머리말
1. 구월산 구경 / 2. 대동강을 판 김 선달
3. 물에 빠진 사람 건져 주니 / 4. 꿩 먹고 알 먹고
5. 배꼽이 둘인 처녀 / 6. 똥 싸고 돈 벌고
7. 이게 무엇인고 / 8. 김 선달의 복수
9. 복수를 위한 생일잔치 / 10. 양반을 골탕 먹이고
11. 똥 세례를 받은 김 선달 / 12. ‘봉이’라는 별호의 내력
13. 삼각산 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