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조선의 얼골’은 노동자를 묘사하면서 “음산하고 비참한 조선의 얼골을 똑똑히 본 듯 싶었다”라고 표현한 단편 <고향>의 한 대목을 원용한 제목이다. <빈처>와 >술 권하는 사회>가 발표된 100주년을 맞아 현진건의 주요 단편소설들을 2021∼2061년 버전의 연작 장편으로 재창작했다.
출판사 리뷰
1926년 3월 현진건은 창작집 『조선의 얼골』을 간행했다. ‘조선의 얼골’은 노동자를 묘사하면서 “음산하고 비참한 조선의 얼골을 똑똑히 본 듯 싶었다”라고 표현한 단편 「고향」의 한 대목을 원용한 제목이었다. 연구자 양진오는 “현진건은 그의 작품에 비견될 만한 선물을 후세들에게 전해주었으니 바로 그 자신의 삶이다. 현진건의 삶을 현진건 문학의 원천적인 매력으로 보아야 한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빈처」와 「술 권하는 사회」가 발표된 100주년을 맞아 그의 주요 단편소설들을 2021∼2061년 버전의 연작 장편으로 재창작해보았다. 책 이름을 『조선의 얼골 한국의 얼굴』이라 한 것은 「운수 좋은 날」 등에 어휘 풀이를 달아 함께 수록했기 때문이다.
현진건은 1921년 1월 「빈처」, 같은 해 11월 「술 권하는 사회」를 발표함으로써 “문단적인 명성(조연현의 표현)”을 얻었다. “문단의 총아(윤장근의 표현)”로 떠오른 현진건은 1923년 9월 「할머니의 죽음」, 1924년 6월 「운수 좋은 날」, 1925년 2월 「B사감과 러브레터」, 1926년 1월 「고향」 등을 연이어 발표함으로써 “한국 단편소설의 아버지(김윤식, 김현의 표현)”가 되었다.
1926년 3월 현진건은 약 5년여에 걸쳐 발표한 소설의 대부분을 묶어 창작집 『조선의 얼골』을 간행하였다. ‘조선의 얼골’은 단편 「고향」에서 눈물을 흘리는 노동자를 묘사하면서 사용한 “음산하고 비참한 조선의 얼골을 똑똑히 본 듯 싶었다”라는 표현을 원용한 제목이었다.
현진건은 1936년에 일장기말소의거를 일으킨 국가 인정 독립유공자이기도 하다. 많은 문인들이 일제 강점기에 친일파 노릇을 했지만 창씨개명도 하지 않은 현진건은 투옥과 고문은 말할 것도 없고 언론인 생활 금지, 『조선의 얼골』 판매 금지, 신문 연재 중이던 장편 「흑치상지」 강제 중단 등 혹독한 탄압을 받으면서도 의연하게 “참 작가(현길언의 표현)”로 살았다. 하지만 그는 끝내 울화와 가난과 질병으로 말미암아 43세 한창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연구자 양진오는 “현진건의 매력은 문학에서만 오는 게 아니다. 그는 작품에 비견될 만한 선물을 후세들에게 전해주었으니 바로 그 자신의 삶이다. 현진건의 삶을 현진건 문학의 원천적인 매력으로 보아야 한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찌 그럴 수 있을까!’ 싶을 만큼 현진건을 홀대하고 있다. 심지어 친일파를 기리는 곳을 포함해 전국 방방곡곡에 70여 곳 이상의 문학관이 있지만 ‘현진건 문학관’은 없다. 그는 생가도 고택도 남아 있거나 복원되어 있지 못하다. 무덤조차 없다.
대구 두류공원에 있는 작은 문학비와 서울 부암동 고택터 앞 표지석이 현창 시설의 전부이다. 그런데 무슨 까닭에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문학비와 표지석에는 현진건이 일장기말소의거를 일으켰다는 말 한 마디 없다.
2021년은 현진건의 출세작 「빈처」와 「술 권하는 사회」가 발표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홀대받고 있는 “참 작가” 현진건을 기려 그의 주요 단편소설들을 2021∼2061년 버전으로 재창작해 보았다. 1920년대 ‘조선’을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묘사한 현진건이 100여 년 지난 지금 ‘한국’을 바라본다면 어떻게 소설화할까? 그런 궁금증을 바탕으로 ‘조선의 얼골’이 아닌 ‘한국의 얼굴’를 그려본 것이다. 그런 까닭에 책 이름을 『조선의 얼골 한국의 얼굴』이라 하였다.
그리고 현진건의 주요 단편들을 책에 수록하면서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생소한 어휘들에 각주로 풀이를 달았다. 다만 『조선의 얼골』은 각각의 단편들을 모은 것이지만 『한국의 얼굴』은 이야기와 등장인물의 흐름에 깊은 연관성이 있는 연작 장편이다. 이 연작 장편이 현진건 선생을 현창하는 과업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야! 이 술은 도로 가져가라! 암만 좋은 양주라도 세상이 요즘 같아서야 무슨 재미로 마시겠냐? 자식도 품 안에 있을 때 자식이고, 술도 입 안에 감돌 때가 제맛인데, 나라가 온통 빨갱이들로 득실거리는 판에 이게 목구멍에 걸리지 않고 넘어가겠어? 혹시 네가 무슨 좋은 소식이라도 들고 왔다면 모를까!”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불안사회잖아? 역사적으로 보면, 줄을 세워서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정치가 계속되어 왔으니 말이야. 국가가 해결해야 할 일을 국민에게 줄곧 떠넘겨서 불안을 조장하는 식이었지. 그래서 마스크도 줄을 세우고, 슈펴 회원카드 발급도 줄을 세우지. 익숙해진 사람들은 자기 돈을 내면서도 서슴없이 줄을 서. 약간의 배려만 해주면 ‘선정을 베푼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다!’ 등등 찬사가 쏟아지지.”
작가 소개
지은이 : 정만진
소설가, 의열 독립운동 40년사를 장편소설 <한인 애국단>, <의열단>, <광복회> 3부작으로 완성. 저서 <대구 독립운동 유적 100곳 답사여행>이 2019년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에 뽑혔다,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 여행>, <김유신과 떠나는 삼국 여행> 등을 발간했다.. 대구시 교육위원, 대구한의대 문화콘텐츠학부 외래교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대구달서구협의회 회장, 역사진흥원 초대 이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구KBS라디오 ‘다시 읽는 역사’ 프로그램의 고정 출연을 맡고 있다.
목차
국화 피는 날(빈처 2)
불안 사회(운수 좋은 날 2)
살가운 형제들(술 권하는 사회 2)
(이상 정만진 ‘한국의 얼굴’, 이하 현진건 ‘조선의 얼골’)
빈처
술 권하는 사회
운수 좋은 날
희생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