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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시집
한겨레출판 | 부모님 | 2022.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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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점심 메뉴 선정에 진심인 사람을 위한 꿋꿋이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점심시간을 틈타 딴짓하는 사람을 위한, 시인 9명이 점심시간에 써내려간 시집. 점심시간은 단순히 점심 먹는 시간이 아니며,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시인들은 시 다섯 편을 통해 매일 반복되는 점심의 시간과 공간에 새로운 질감과 부피를 더한다.

  출판사 리뷰

강혜빈×김승일×김현×백은선×성다영×안미옥×오은×주민현×황인찬
당신의 점심을 특별하게 만들어줄 테마시집!

점심이 끝나면 만나요
사랑하는 시집을 품고

“그러나 점심에는 모두가 묶여 있죠 잠시 어딘가로 떠났다가
또 금방 돌아오죠 식당과 공원은 너무 가깝고 공원은 회사와
너무 가까워서 다들 정신이 없었어요” _황인찬, 〈만남의 광장〉 중에서

오늘 점심엔 무엇을 먹었나요?
당신에게 점심은 어떤 의미인가요?
-
점심 메뉴 선정에 진심인 사람을 위한
꿋꿋이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점심시간을 틈타 딴짓하는 사람을 위한,
시인 9명이 점심시간에 써내려간 시집


영화 〈패터슨〉에서 버스 기사인 주인공은 점심시간이면 작은 폭포가 바라다보이는 벤치에 홀로 앉아 시를 쓴다. 그가 매일 마주치는 사물과 풍경에서 시의 구절을 떠올리고 노트에 기록하는 순간, 평범하고 단조로운 일상은 사소하게 특별해진다. 그는 점심시간을 삶의 활력소이자 안식처로 여길 것이다. 점심시간은 단순히 점심 먹는 시간이 아니며,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어떤 직장인에게 점심은 하루 중 유일하게 오매불망 기다려지는 휴식 시간이자 고독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일 것이고, 어떤 작가에게 점심은 창작욕이 샘솟아 끼니를 거른 채 글쓰기에 몰두하는 시간일 것이다. 강혜빈, 김승일, 김현, 백은선, 성다영, 안미옥, 오은, 주민현, 황인찬 시인은 시 다섯 편을 통해 매일 반복되는 점심의 시간과 공간에 새로운 질감과 부피를 더한다. 점심에 주목한 시가 있는가 하면, 점심과 무관해 보이지만 점심때 쓴 시도 있는데, 시만큼 점심시간을 활용해 식당이나 카페에서 읽기 좋은 작품이 또 있을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당신의 점심에 이 시집이 함께해 조용한 기쁨과 포근한 위로가 전해지길 바란다.

“점심은 빛과 어둠이 나란한 페이지
펼칠 때마다 눈을 감았다”
점심의 고유한 시간성과 다채로운 풍경들,
점심이라는 렌즈를 통해 들여다보는 시적 세계


강혜빈 시인은 한낮에 산책하는 화자를 내세워 점심시간의 풍경을 이루는 사람과 사물, 공간을 시의 무대로 올린다. 김승일 시인은 특유의 재치 있는 어조로 낮잠 때문에 놓친 중요한 약속과 낮잠 때문에 꾼 기묘한 꿈, 동료 시인과 만나 카페에서 시 쓰는 점심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김현 시인은 ‘마음에 점을 찍다’ 혹은 ‘마음을 점검하다’라는 점심의 본래 의미를 일깨우며 할머니가 부지런히 살아낸 시간을 햇볕처럼 따스하게 감싼다. 백은선 시인은 아침과 저녁/밤의 중간 지대이자, 하루의 시작과 끝을 체감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으로서의 점심을 다룬다. 성다영 시인은 주중과 주말을 불문하고 카페에 앉아 점심이 풍기는 주황색 냄새를 맡으며 시 쓰는 삶을 차분하고 쓸쓸하게 노래한다. 안미옥 시인은 식사와 디저트가 일상에 끼치는 영향과 그 의미를 발견해 가상의 메뉴판에 새겨 넣는다. 오은 시인은 경쾌한 리듬감과 말장난으로 지인과의 점심 만남을 묘사한다. 주민현 시인은 시간의 흐름을 정오에서 다른 정오로의 이동으로 감각하는 순간에 주목한다. 마지막으로 황인찬 시인은 점심시간에야 비로소 숨 돌릴 수 있지만 화창한 날에 공원을 잠시 배회할 뿐 또다시 회사에 묶여 있어야 하는 직장인들의 속삭임에 귀 기울인다. 이렇듯 각양각색의 시선이 돋보이는 시인들의 점심 세계에 당신을 정중히 초대한다.

Q. 작가님에게 점심은 어떤 의미인가요?
○ 강혜빈: 점심은 나와 친해지는 시간. 나를 대접하는 시간. 재택 근무할 때는 어떤 음식이든 근사한 접시에 담아 플레이팅하고, 손님에게 내어주듯 한 상을 차립니다. 식사에 진심인 편이라 사랑하는 사람들이 끼니를 거르면 제가 스스로를 돌보았던 것처럼 챙겨주려고 해요.
○ 김승일: 제게 있어 점심은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기 바로 직전의 시간입니다. 제게 있어 점심은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는 시간입니다. 제게 있어 점심은 직장인들이 아주 잠깐 앉아서 쉬었거나 테이크아웃으로 커피만 가지고 떠난 카페입니다. 점심은 텅 비었고요. 잠깐 분주했고요. 다시 텅 비었고요. 그래서 글을 쓰기에 아주 좋은 시간입니다. 모두가 열심히 삽니다. 나는 게으르고 카페는 조용합니다.
○ 김현: 점심은 마음을 점검한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때론 어쩌면 자주 그렇습니다.
○ 백은선: 자주 늦잠을 자기 때문에 점심은 하루의 시작이자 아침인 것 같아요.
○ 성다영: 점심은 저의 기상 시간에 따라 있기도 하고 있지 않기도 한 어느 시간의 점 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점심은 가볍게 지나가는 시간으로 느껴지지만, 늦잠을 자서 아침과 점심 사이에 하루를 시작하면 점심은 아침처럼 느껴지고 점심이랄 것도 없이 어느 하루는 지나가기도 합니다.
○ 안미옥: 하루 중 유일하게 자유로운 시간.
○ 오은: 저는 아침을 먹지 않습니다. 커피를 한 잔 마시는 게 다예요. 그래서 점심을 먹는 일은 하루의 시동을 거는 일입니다. 점심을 먹고 나서야 머리가 돌아가는 게 느껴질 정도로요.
○ 주민현: 맛있는 음식을 먹고 주변을 산책하며 충전하는 시간, 뉴스 기사를 읽으며 새로운 이야기를 찾는 시간이에요.
○ 황인찬: 낮에 잠시 숨 돌릴 수 있어 고마운 시간입니다. 그러나 하루는 이제 겨우 시작되었을 뿐이라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오늘 참 쾌청하지요
공연히 날씨 이야기만 하게 되어도
저절로 믿어지는 사랑이 있다

뒤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사람과
다만 빈집으로 두는 사람

“아무도 되지 않아도 괜찮아요”
_강혜빈, 〈익선동〉

여러분 지금이 점심이에요. 우리 세 사람은 만나서 시 쓰기고요. 우리가 여기서 다 같이 시를 쓰고 있으면, 우리가 같이 있으면, 그게 점심인 거예요. 아시겠어요?
_김승일, 〈만나서 시 쓰기〉

할머니와 점심 먹고 할머니가 머리를 빗겨주고
할머니랑 잤다

머리카락이 하얘지고
쌍바라지를 열면

할머니 베개에는 꽃 새 사슴
볕 든다

할머니 손 잡고
노란 나비 따라갔다
_김현, 〈점심〉

  작가 소개

지은이 : 오은
초등학교 시절에는 핫도그를 좋아했다. 시내버스 탈 돈으로 핫도그를 사 먹고 집에 터벅터벅 걸어 돌아왔다. 배는 부르고 다리는 아팠다. 배가 불러서 다리가 더 아팠는지도 모른다. 나이를 먹을수록 울어도 해결되지 않는 일들도 함께 늘었다. 중학교 시절에는 머리를 쓰는 것보다 잔머리를 굴리는 것을 좋아했다. 수많은 궁리 중 최고는 놀 궁리였다. 겁이 많아서 궁리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말은 잘하네.”라는 말이 칭찬이 아님을 깨달은 날, 조사에 대한 궁리를 시작했다. 말을 잘하고 말도 잘하고 말까지 잘하고 싶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시간에 휩쓸리듯 살았다.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이 유독 짧게 느껴졌다. 눈을 감았다 떴을 뿐인데 아침일 때도 있었다. 하루하루는 긴데, 3년은 금방이었다. 야간 자율 학습이 끝날 때쯤이면 늘 뭔가를 말하고 싶었는데, 그것을 표현할 단어가 모자랐다. 대학교에 입학할 무렵 등단했지만, 시의 재미에 푹 빠진 때는 대학교를 졸업할 무렵이다. 여전히 한발 앞서 떠나거나 한발 늦게 도착하는 마음으로 산다.시집 『호텔 타셀의 돼지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유에서 유』, 『왼손은 마음이 아파』, 『나는 이름이 있었다』, 산문집 『너랑 나랑 노랑』, 『다독임』 등을 냈다. 박인환문학상, 구상시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외향적이고 말이 많은 학생이었습니다. 딴생각을 하며 책 읽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읽다 보니 뭔가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딴생각을 하다 하게 된 일이 인생을 바꿔 놓은 셈입니다. 친구라는 말을 들으면 애틋해지고 벗이라는 말을 들으면 뭉클해집니다.

지은이 : 김승일
나는 정말로 점심에 시를 쓰는 사람이다. 점심에 시를 쓰지 못하면 그 날은 시를 쓰지 않는다. 보통 그렇다. 시집으로 《에듀케이션》, 《여기까지 인용하세요》 등이 있다.

지은이 : 황인찬
1988년 경기도 안양에서 태어나 201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구관조 씻기기』 『희지의 세계』 『사랑을 위한 되풀이』 등이 있다.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지은이 : 백은선
시인. 시집 《가능세계》,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장면들로 만들어진 필름》, 《도움받는 기분》, 산문집 《나는 내가 싫고 좋고 이상하고》 등이 있다.

지은이 : 김현
점심 먹지 않고 시를 쓰는 이에게 시보다 밥이 먼저죠, 라고 말해놓고 종종 점심에 시를 쓴다. 굶지 않고. 시집으로 《글로리홀》, 《입술을 열면》, 《호시절》, 《다 먹을 때쯤 영원의 머리가 든 매운탕이 나온다》, 《낮의 해변에서 혼자》가 있다.

지은이 : 안미옥
1984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나 2012년 『동아일보』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온』『힌트 없음』 이 있으며, <김준성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이 : 주민현
2017년 <한국경제신문> 시 부문으로 등단, 시집으로 『킬트, 그리고 퀼트』가 있음. 2020년 신동엽문학상 수상.

지은이 : 강혜빈
시인. 사진가 ‘파란피(paranpee)’. 뉴노멀이 될 양손잡이. 2016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밤의 팔레트》가 있다.

지은이 : 성다영
201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시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목차

강혜빈
희망 없는 산책
다가오는 점심
익선동
불 꺼진 집들
검은 문

김승일
점심
점심으로의 잠
만나서 시 쓰기
21세기에
총비

김현
잔설
겨울밤

점심
영혼 곤란 구역

백은선
만나서 시 쓰기
향기
마음의 점

낮잠

성다영
저속한 손
희생 없는 세계
점심 산책
실종
주엽나무

안미옥
알찬 하루를 보내려는 사람을 위한 비유의 메뉴판
만나서 시 쓰기
공중제비
구즈마니아
넛트

오은
우리

그것
그들
그들

주민현
또 다른 정오
빛의 광장
미술 수업
한강
오늘의 산

황인찬
철거비계
대추나무에는 사람이 걸려 있는데
저녁이 있는 삶
만남의 광장
하해

부록
혼자 점심 먹고 나서 그냥 하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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