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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
간드레 | 부모님 | 2022.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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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말더듬이 소년이 한국 문단의 한 획을 긋는 시인이 되기까지, 그의 시심을 지킨 것은 무엇인지 그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산문집. 진폐증을 앓느라 밤새 기침을 하면서도 주먹을 불끈 쥐고 놓지 못한 아버지, 겨울밤 식솔들을 위해 군불 앞을 지키던 아버지. 이제 아버지의 시간을 앞지른 시인은 자신의 생을 견디게 해준 것이 바로 아버지의 간드레 불빛이었음을 먹먹하게 고백한다.

일 년에 한 권씩 책을 내는 게 목표인 시인의 성실함은 개펄을 뒤져 조개를 캔 돈으로 아들에게 몰래 원고지를 사주시던 어머니의 마음에서 비롯된 동력이다. 원하는 것을 마음껏 써보라는 어머니의 소망을 담아 시인 이윤학은 너른 개펄에서 캐낸 순금의 언어로 세상이라는 창문을 원고지 삼아 시를 옮긴다.

  출판사 리뷰

언어로 전시된 시화전(詩話展)
묘사의 시인 이윤학이 삽화 같은 언어의 화랑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말더듬이 소년이 한국 문단의 한 획을 긋는 시인이 되기까지, 그의 시심을 지킨 것은 무엇인지 그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산문집 『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을 통해 엿볼 수 있다. 금광의 광부였던 아버지는 일을 나가기 전에도 돌아와서도 갓난 아들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진폐증을 앓느라 밤새 기침을 하면서도 주먹을 불끈 쥐고 놓지 못한 아버지, 겨울밤 식솔들을 위해 군불 앞을 지키던 아버지. 이제 아버지의 시간을 앞지른 시인은 자신의 생을 견디게 해준 것이 바로 아버지의 간드레 불빛이었음을 먹먹하게 고백한다. 일 년에 한 권씩 책을 내는 게 목표인 시인의 성실함은 개펄을 뒤져 조개를 캔 돈으로 아들에게 몰래 원고지를 사주시던 어머니의 마음에서 비롯된 동력이다. 원하는 것을 마음껏 써보라는 어머니의 소망을 담아 시인 이윤학은 너른 개펄에서 캐낸 순금의 언어로 세상이라는 창문을 원고지 삼아 시를 옮긴다.

모두가 주인공인 모두의 이야기

산문집 『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 사이사이에 삽입된 그의 시를 읽다 보면 이윤학 작품이 탄생한 뒷이야기를 들여다보는 재미를 찾을 수 있다. 이윤학 특유의 간결한 문체, 스틸컷 같은 묘사는 아무도 찾지 못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해준다. 남들이 꺼리는 순간조차 이 시인은 간드레를 비추어 민낯을 드러내듯 바라본다. '아름다운 것을 보면 언제나 쓸쓸한 마음이 된다'고 카프카는 말했으나, 그는 아름다운 것들의 쓸쓸함마저 아름다움이라고 적는다.
우리가 이 생애에서 손님으로만 남지 않는 이유는 돌아올 곳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삶의 풍랑에서 자신을 잃지 아니할 방법으로 기억하고 기록하는 방식을 택한다. 총 4부 45편으로 이루어진 산문집 『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에는 시인의 담백하고 진정성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가족, 연인, 이웃, 친구 등 평범한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채집하듯 써나가고 있지만, 그 바탕에 깔린 애정과 연민은 세상과 다른 온도 차를 느끼게 해준다.
‘그녀가 내 벗겨져 아무는 피부였고 내 소생하는 의지였고 내 줄행랑치는 심장이었다. 그녀는 언제나 나에게는 질 수 없는 나로 살게 해주었다.' _「스파크」 중에서.
간결한 연시를 종종 발표한 이윤학 시인은 이번 산문집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쓸쓸함의 근원이자 아름다움의 근원인 당신. 죽은 세포까지 살리는 시를 쓰겠노라 다짐했던 시인은 당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를 썼으리라. 우리는 무슨 약속을 잊고 살았는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싶었던가. 당신과 함께 불러보고 싶었던 노래를 혼자 불러보는 밤, 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을 기억하는 밤, 잊으러 떠나도 결국 내게로 돌아오는 밤. 이 밤의 끝에서 그는 모든 혼자된 마음에게 간드레 불빛과 같은 위로를 건넨다.

두툼한 시멘트로 만들어진 물탱크 뚜껑을 열고 들어가 빗자루로 바닥과 벽을 싹싹 쓸어 물때를 청소하고 나올 때면 아버지가 손을 잡아 끌어올려 주었다. 컴컴한 그곳에 플래시를 비춰주던 아버지였다. 청소를 마치고는 “아버지, 이제 됐어요.”라고 말했을 때 물탱크 안 울림이 참 듣기 좋았다.

집 앞에 이르러 열쇠를 꺼내 나무 대문을 따고 아이 이름을 불렀다. 아빠다! 아빠 왔다! 순간 집 안에서 우당탕 소리가 들렸다. 아이가 자기 방문을 열어젖히고 거실로 뛰어나와 현관문을 열고는, 붕 떠서, 순식간에 내게 안겼다. 현관문과 마당 사이에 평편한 돌이 깔려있고 돌층계가 있었다. 아이는 붕 떠서 족히 3m는 되는 거리와 높이를 무시하고 내게 날아와 안긴 것이다. 아이는 놀란 나를 진정시키듯 춤을 추기 시작했다. 업히고 목마를 타고도 한참 동안을 멈추지 않았다.

차창을 활짝 열고 외곽순환도로를 달렸다. 최대 음량으로 「먼지가 되어」를 틀어놓았다. 당신과 같이 듣고 싶은 노래였다. 그래서 차창을 올리고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처음부터 시작된 노래를 당신과 같이 들었다. 당신을 만나 불러보고 싶은 노래였다. 나는 아직 그 노래를 불러보지 못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윤학
199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해 등단하고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시집 『먼지의 집』 『붉은 열매를 가진 적이 있다』 『나를 위해 울어주는 버드나무』 『아픈 곳에 자꾸 손이 간다』 『꽃 막대기와 꽃뱀과 소녀와』 『그림자를 마신다』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나를 울렸다』 『짙은 백야』 『나보다 더 오래 내게 다가온 사람』, 장편동화 『왕따』 『샘 괴롭히기 프로젝트』 『나는 말더듬이예요』 『나 엄마 딸 맞아?』, 산문집 『불행보다 먼저 일어나는 아침』을 펴냈으며 김수영문학상 지훈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목차

작가의 말

1부

곰국은 먹지 않는다 ● 13
노랑원추리 군락 ● 20
감 ● 27
혼자 남은 날들 ● 31
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 ● 36
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 2 ● 42
간드레 ● 48
거리 좁히기 ● 51
먼저 다가가기 ● 54
막차로 보낸 사람 ● 58
탱자 ● 64
그곳으로부터 ● 69

2부

내성적인 사랑 ● 77
대파 술잔 ● 82
긴고랑길 ● 85
조새 ● 91
낮달 ● 95
자기 몸에 부리를 꽂고 사는 새 ● 98
불난 몸 ● 104
혼술 ● 109
해바라기 ● 111
붉은 달이 뜨기까지 ● 114
내륙등대 ● 121

3부

산목련(山木蓮)이 아주 지기 전에 ● 125
당신과 가보고 싶은 곳 ● 128
내게 죄짓지 않기 ● 130
버들강아지 ● 134
그리마 ● 138
그까짓 거 ● 141
스파크 ● 145
겨울 새벽의 공중전화 ● 157
무의식의 세계 ● 161
겨울에 지일에 갔다 ● 165
CCTV 사각지대 ● 170

4부

풀밭으로 ● 177
소쩍새 ● 181
목이 메는 느낌 ● 184
하루의 길이 ● 190
갈증 ● 194
토란 ● 198
고야 ● 200
살얼음이 낀 술 ● 207
움막 ● 210
코스모스 ● 213
남천 ●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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