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제 이름을 보면 사람들은 ‘당신 손금 볼 줄 아느냐’고 묻습니다.
봐 드릴 수 있습니다. 손금뿐 아니라 마음도 봐 드립니다.
잘못되면 ‘바로 가라’고 손보아 드립니다.
‘손보기’는 사람이 잘못되었어도 바로잡고, 뜻을 잘못 가졌으면 바로잡는다는 말입니다.”
한반도 구석기 고고학의 아버지, 파른 손보기
어린이 독자들을 처음 뵙겠습니다 !우리나라 구석기 고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파른 손보기(1922.7.7 ~ 2010.10.31)의 삶을 ‘샘터 솔방울 인물 시리즈’ 열 번째 도서로 어린이들에게 처음 소개한다.
뗀석기니, 주먹도끼니 하는 선사시대의 유물을 배우고 암기하면서 이런 의문을 가진 적 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용어는 누가 만든 거야?’, ‘선사시대는 언제 밝혀진 거지?’, ‘한반도에도 선사시대가 있었는지 어떻게 알지?’ 당연히 한반도에 구석기시대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낸 사람도 있고, 그저 짱돌로 보이는 석기에 이름을 붙인 사람도 있다. 그 장본인이 바로 고고학자 손보기다.
고(故) 손보기는 고고학자로서 1964년부터 1992년까지 충남 공주 석장리를 발굴하여 한반도에도 구석기시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혔으며, 또한 서지학자로서 고려의 금속활자가 서양 구텐베르크보다 200년이나 앞섰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인물이다. 또한 일제강점기에도 부당한 세력에 굴하지 않고, 제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작가의 말에 따르자면 “주춧돌을 단단하게 받쳐 놓은, 잘 지은 집 같은 삶”을 살다 갔다.
우리가 누리는 지금, 이곳의 소중함을 깨닫다 식민 사관을 극복하고 한국사를 제대로 세우기 위해 애썼던 손보기는 어린이들이 자주 찾아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평생 모은 연구 자료와 유물 1만 점을 기증했다. 덕분에 2006년 9월, 석장리 구석기 유적 발굴단이 현장에서 첫 삽을 뜬 지 42년 만에 ‘공주 석장리 박물관’이 문을 열었고, 2009년 5월에는 ‘파른 기념관’이 세워졌다. 손보기 박사가 타계한 뒤에도 공주 석장리 박물관은 한국 구석기 문화를 대표하는 곳으로 구석기시대를 알고자 하는 어린이들에게 훌륭한 교재 노릇을 하고 있으며, 파른 기념관은 손보기를 기념하는 충남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칼이 아니라 책으로 일제에 맞섰던 역사학자이자, 유물을 발굴하느라 땅만 뚫어져라 바라보던 고고학자 손보기! 손보기가 일생을 바쳐서 캐낸 ‘우리 역사’는 우리에게는 이미 주어진 과거이지만, 역사를 밝히기 위해 피땀 흘렸던 이들에게는 쟁취해야 하는 고된 현실이었다.
연구할 게 너무 많았고 그래서 너무 바빴던 이 어질보 박사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우리가 숨 쉬는 지금, 이곳의 소중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고고학의 미래, 어린이를 만나다《우리 역사를 손보기 해 드립니다! 고고학자 손보기》는 최초로 고고학 장르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하고 있다. 고고학자 손보기의 활동을 매개로, ‘고고학’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차근차근 설명해 나간다.
흔히 ‘고고학자’ 하면 [인디아나 존스]의 멋진 주인공을 떠올리지만, 실제로 발굴 현장에서 손보기와 발굴 단원들은 흙투성이 작업복 차림으로 연신 흙을 퍼 날랐다. 낯선 풍경에 당황스러울 독자들에게 이 책은 “고고학자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정보 페이지로 자세히 알려 준다. 또한 주먹도끼를 원래의 돌 모양으로 복원하는 장면에 사진을 더하면서, 구석기시대 사람들이 주먹도끼를 만들던 모습을 눈앞에 되살려 낸다.
이처럼 고고학자 손보기의 활동마다 정보 페이지와 사진이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 이제껏 ‘고고학’을 전혀 알지 못했던 독자라도 쉽게 읽을 수 있다. 여기에 동양화를 전공한 그림 작가의 고즈넉한 삽화가 더해져 긴 여운을 남긴다. 손보기가 열심히 일군 자취를 따라 한두 장 넘기다 보면, 고고학의 매력에 흠뻑 빠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라를 빼앗긴 설움은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개구쟁이 부잣집 도련님도 예외가 아니었지요.
손보기가 열 살 무렵,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경찰서 앞을 막 지나는데, 일본 순사 하나가 문을 벌컥 열고 나오더니 손보기에게 다짜고짜 작은 망치를 휘두르는 게 아니겠어요?
“으악!”
손보기는 외마디 비명을 질렀습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이마에서 피가 철철 흘러내려 눈을 뜰 수조차 없었지요.
이게 웬일이랍니까? 아니, 대낮에 길 한복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도대체 왜 일본 순사는 열 살짜리 어린아이한테 망치를 휘둘렀을까요?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중에서
구석기를 이야기하다 보면, 주먹도끼니 찌르개니 긁개니 하는 용어가 나옵니다. 이런 말들을 만들어 널리 보급한 분이 바로 손보기 박사입니다. 고고학 용어는 타제석기니 마제석기니 해서 일본식 한자어로 된 말들이 많았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 어렵고 뜻이 잘 전달되지 않아서 어리둥절하게 만들지요.
손 박사는 석기의 쓰임새를 중심으로 구석기의 이름을 지었습니다. 석기를 사냥이나 도살하는 데 쓰는 것, 부엌에서 조리하는 데 쓰는 것, 일반 연장으로 땅을 파고 구멍을 뚫고 나무를 깎고 자르는 데 쓰는 것, 석기를 만드는 데 쓰는 것, 예술 활동으로 그림을 그리고 새기는 것, 나머지 부스러기들로 나누고 그에 따라 석기의 이름을 지었지요. 주먹도끼니 찌르개니 긁개니 새기개니 밀개니 모룻돌이니, 모두 쓰임새를 염두에 둔 순우리말 이름입니다.
- ‘고고학자 손보기, 우리 역사를 구석기시대로 끌어올리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