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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사물 탐구 사전
우리와 함께 했던 그때 그 물건
초록비책공방 | 부모님 | 2022.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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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근대’라는 시대는 우리나라 역사의 어디쯤일까? 이 책에서는 개항 후, 즉 구한말과 대한제국 시기 그리고 일제강점기 이후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산업화로 고속 성장을 이룩한 최근 100여 년간을 집중 조명한다. 당시 사람들에게 혁신적이었으나 지금은 사라진 근대 사물을 행적을 찾아간다.

말도 없이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전차, 화면에서 사람들이 움직이는 무성 영화, 불을 휴대할 수 있게 만들어준 성냥,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가능케 해준 재봉틀, 발로 뛰는 수레 인력거, 부엌의 문화를 바꾸어놓은 석유풍로, 녹음된 음악을 즐기게 해준 측음기, 편리하고 실용적인 고무신이 그 주인공이다.

기술의 발달과 쓸모의 변화로 인해 근대 문물은 사라졌고 사진 속에, 어쩌면 박물관에 전시되어 우리의 기억에만 남아있다. 이 책은 근대 문물이 사람들에게 호기심과 소유욕을 불러일으켰던 그때와 새로운 물건으로 대체되고 소멸된 현재를 비교하면서 근대 생활 모습을 상상해보게 한다. 독자들 또한 작가가 펼쳐놓은 근대 사물의 행적을 따라 그때 그 시절 우리와 함께했던 사물들의 신나고 재미난, 가끔은 황당한 이야기에 매료될 것이다.

근대 사물에 대한 탐구 정신을 장착하여 근대부터 지금까지의 변화를 그려보는 일은 이 책의 저자, 정명섭 작가의 말처럼 앞으로 과학 기술의 미래가 어떤 모양으로 다가올지 가늠해 보는 일일 것이다.

  출판사 리뷰

개항 이후 도입된 근대 사물, 100년의 역사
사라진 사물을 통해 근대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다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2년 인문 교육 콘텐츠 개발 지원 사업’을 통해 발간된 도서입니다.

전차, 무성 영화, 성냥, 재봉틀, 인력거, 풍로, 축음기, 고무신
지금은 사라진 한국인의 필수품
근대 문물의 명암을 추적하다


근대 시기, 산업혁명을 거친 서양이나 메이지 유신을 통해 빠르게 서구화를 추진하고 있던 일본에서 들어온 근대 문물들, 대부분은 생활을 더없이 편리하게 해주었다. 때문에 거부감은 곧 사라지고 일상에서 애용되었다. 전차, 무성 영화, 성냥, 재봉틀, 인력거, 풍로, 측음기, 고무신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우리 품으로 들어왔다.
새로운 문물은 양반과 노비, 남성과 여성을 차별하지 않고 모두에게 다양한 모양으로 다가왔다. 신기한 탈 것이라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양반이 자신이 탈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가버린 ‘전차’를 향해 노발대발하고, ‘무성 영화’를 맛깔나게 설명하는 변사 덕분에 직접 제작한 한국 영화가 탄생한다. 자동차가 등장하기 전 돈만 내면 좁은 골목길도 얼마든지 갈 수 있던 ‘인력거’, 숯/석유/전기를 연료로 끝도 없이 개발할 수 있을 것 같았던 부엌의 혁신 ‘풍로’, ‘측음기’에 녹음되어 흘러나오는 박춘재 명창의 목소리를 듣고 고종이 깜짝 놀라 했다던 ‘십년감수’라는 말의 유래, 순종이 신발이라고 신문 광고도 실을 만큼 스타 마케팅을 펼친 ‘고무신’ 등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바꾸어놓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그 시기 탄생한 사물들이 편리함만 전해준 것은 아니다. 제국주의 영향 아래 식민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주기도 했다. ‘시간’의 개념을 확실하게 해준 전차는 경복궁의 서십자각과 담장을 허물어버리고 일본인과 조선인의 전차 요금에 차등을 두고 조선인이 모여 사는 곳은 노선을 적게 설치하는 등 문제도 많았다. 성냥은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준 물건임에는 분명하지만 성냥을 둘러싼 생산 환경은 그렇지 못했다. 신문에 안데르센 동화 ‘성냥팔이 소녀’가 연재되고 있던 이 시기에 추위를 잊기 위해 성냥불을 켜는 성냥팔이 소녀의 모습과 당시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차별 받던 사람들이 겹쳐 보인다. 여성의 경제적 자립과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도구로 새로운 기회를 주는 기회이자 발판이 되었던 재봉틀은 후에 전쟁을 준비하는 일제에 의해 강제로 군복을 만들어내야 했다. 사람을 싼값에 고용할 수 있는 시대였던 만큼 그 당시 사람이 사람을 끌고 다니는 것은 이상하지 않았겠지만 인력거꾼에게는 결코 ‘운수 좋은 날’이 오지 않았고 인력거는 결국 시대의 유물로 사라졌다.

제국주의와 식민지 시절이라는 아픈 시대를 넘어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세상을 바꾼 근대 문물
가장 격정적인 시대를 통해 오늘을 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본다.


산업혁명으로부터 시작된 근대는 우리나라로 넘어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속도’와 ‘시간’을 제공함으로서 사람들의 거리를 좁혔다. 그리고 근대 사람들은 신분과 성별을 넘어선 근대 문물을 호기심과 탐구심으로 이용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근대 사물이 모든 이에게 혁신적인 편리함만 안겨준 것은 아니다. 성냥 공장, 고무신 공장, 미싱 공장에 이르기까지 근대 사물은 근대식 공장을 통해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 특히 여성 노동자는 착취에 가까운 대우를 받았고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장시간 노동과 적은 임금은 필연적으로 생존권 투쟁으로 이어졌다. 온종일 숨이 찰 만큼 뛰어다니고도 고작 손에 쥔 돈이 ‘3전’뿐인 인력거꾼의 생계 또한 쉼 없이 ‘빨리빨리’ 일해야 먹고 살 수 있는 오늘날의 플랫폼 노동자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과거는 오늘을 보는 눈이다. 혁신적인 물건은 과연 인간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가? 저자는 근대 사물이 언제 들어와서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바꾸었으며 어떤 연유로 사라졌는지를 추적하는 일은 우리의 삶에 대한 이해와 추구해야 할 가치를 깨닫는 일이라 일컫는다. 한때 우리의 삶을 바꾼 혁신적인 사물을 탐구하면서 근대라는 시대에 대한 이해를 높여보려 했던 이 시도가 지금 우리가 누리는 스마트폰, 자동차 같은 현대 문물의 명암을 살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그럼으로써 그것이 우리의 삶을 어디로 이끌어갈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처럼 근대 사물의 발명은 입는 옷부터 먹는 음식, 사는 공간까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삶을 바꾸었으며, 그 변화는 오늘날까지 영향을 주고 있지만 그 흔적은 어디에 있을까?
재봉틀과 성냥의 발명으로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인간의 삶이 더 나아졌는지는 의문이다. 예를 들어 근대식 공장에서의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했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 특히 여성 노동자는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한데다가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긴 시간 노동했고, 이는 필연적으로 생존권에 대한 투쟁으로 이어졌다. 이렇듯 근대 사물의 도입은 명암이 함께 존재한다.
따라서 근대 사물이 언제 들어와서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바꾸었으며 어떤 연유로 사라졌는지를 추적하는 일은 우리의 삶에 대한 이해와 추구해야 할 가치를 깨닫는 일이다. 그럼으로써 오늘날 기술의 발전이 우리 삶을 어디로 이끌지 예측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대한제국에 전차가 부설된 시기는 굉장히 빠른 편이다. 일본에서도 전차는 교토와 나고야밖에 없었고 수도인 도쿄에도 아직 없었다. 개통식 후 점검을 마친 노면 전차가 드디어 운행을 시작했다. 서대문에서 종로를 거쳐 동대문으로 나와 홍릉으로 가는 길. 사람들은 길가는 물론 성벽에 올라가 구경했다.
장죽을 입에 문 양반은 점잖게 뒷짐을 지고 지켜보다가 망측한 일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사람이 노면 전차를 보고 신기해했다. 서양 물건에 대한 거부감 따위는 없었다. 오히려 소문을 듣고 달려와 매일 전차를 타느라 가산을 탕진한 사람까지 나왔다.
전차—말도 없이 달리는 마차는 어떻게 세상을 바꿨을까 중에서


새로운 시대는 더 이상 변사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대표 변사인 서상호 또한 몰락의 길을 걷는다. 결국 1938년 그는 우미관의 화장실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된다.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이 무대 위에 섰던 곳에서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나운규가 마지막 영화인 〈오몽녀〉를 개봉하고 사망한 지 1년 후의 일이었다.
사망 후 두 사람은 전혀 다른 대접을 받았다. 나운규는 근대 영화인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며 그의 이름을 딴 춘사영화제가 개최되고 있다. 반면 서상호는 영화계에서 잊힌 존재가 되었다. 나운규와 서상호의 죽음은 무성 영화의 종말을 의미했다. 토키 영화가 등장하면서 변사라는 날개를 잃은 무성 영화는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무성 영화 — 변사라는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다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정명섭
인문학과 소설, 픽션과 팩션,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작가였던 건 아니었습니다. 대기업에서 샐러리맨도 해 보고 바리스타로 10년 동안 일하기도 했습니다. 요즘 가장 재밌는 일은 학교나 도서관에 강연을 나가 어린 친구들을 만나는 것입니다. 『38년 왜란과 호란 사이』, 『오래된 서울을 그리다』,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조선 사건 실록』,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아라!』, 『역사 탐험대, 일제의 흔적을 찾아라!』 등 역사 인문학 책을 집필했고, 역사 추리 소설 『온달장군 살인사건』, 『적패』, 『유품정리사』, 『한성 프리메이슨』, 『상해임시정부』, 『살아서 가야 한다』, 『달이 부서진 밤』, 『미스 손탁』, 『우리 반 홍범도』 등을 썼습니다. 『무너진 아파트의 아이들』, 『불 꺼진 아파트의 아이들』 등 환경과 재난을 다룬 동화도 줄기차게 쓰고 있습니다.

  목차

¶ 전차
말도 없이 달리는 마차는 어떻게 세상을 바꿨을까

¶ 무성 영화
변사라는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다
¶ 성냥
드디어 손 안에 들어온 불

¶ 재봉틀
할부제를 통해 다가온 신식 문물

¶ 인력거
근대를 발로 뛰는 수레

¶ 석유풍로(곤로)
부엌 문화를 바꾸다

¶ 축음기
소리로 근대를 느끼다

¶ 고무신
임금이 신던 신발에 민족의 애환이 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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