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스스로를 30대 백수 쓰레기라 부르는 남자의 이야기다. 누구도 관심을 가질 것 같지 않은 30대 무직 남성의 이야기가 독립출판으로 출간되자 사람들은 열광하며 읽었다. 반찬으로 나온 햄이 스팸이 아니라서 가출을 하고 어머니에겐 한없이 철없이 군다. 유년시절 부터의 따돌림과 가정으로부터의 학대 또한 그는 서슴없이 털어 놓는다.
지은이는 무직에서 벗어나 일용직으로 막일을 나기도 하고 고객센터에서 상담원으로 일을 하며 정신과에서 상담을 받는다. 책을 읽은 독자들의 반응의 좋고 나쁨은 극단적으로 갈린다. 이 좋음과 나쁨의 간극이 조금씩 좁혀질 때, 세상은 조금 더 따듯해 질 것이라고 믿는다. 이 믿음과 그가 솔직하고도 담담한 문체로 털어놓는 일상들 속에서 결국 하고자 하는 말은 단 한가지일 것이다. 살아보자.밖에 잘 안 나가 햇빛을 쐬지 않아 피부가 노화를 거스른 탓인지 요새는 동안이라는 소리를 꽤나 듣는다. 나이보다 어려 보인다는 것에 대한 묘한 자신감이나 뿌듯함 비슷한 것도 조금 남몰래 갖고 있으며 자랑스러워했는데 어느 순간 나는 깨닫게 되었다. 30대가 넘은 남자가 ‘동안’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잘생기지 않은 이상 만만하고 편안하게 생겼으며 솔직하고도 진솔한 표현으로는 그냥 찌질하게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걸.
“사람이 살아가는 것과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라고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나는 결국 그 차이를 메우지 못할 거라고. 그래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할 거라고도 말씀하셨다.
젊은 시절에 시골에서 상경하여 얼마만큼의 성공 비슷한 것을 이루어낸 대부분의 이 시대의 중년 남성들이 그렇듯 아버지는 자신의 삶의 방식에 대하여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 자부심은 가부장적이라는 미명하에 때로는 폭력적이며 가학적인 방식으로 나의 훈육에 나타났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나의 성격이 이러한 엄격함과 비정함으로 대표되는 가정에서의 아버지의 훈육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천성이 그러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나 나는 나의 소심함과 내성적인 성격으로 인해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것이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사뭇 다행스럽게 여겨진다. 슬퍼할 사람이 많지 않을 테니.얼마만큼의 성공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 버렸을 때 아버지는 자신의 지난 과거를 나에게 투영하려는 듯 내가 좀 더 남자답고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바랬다. 그런 삶의 방식을 전달하기 위하여 택한 방식 또한 남자답고 당당한 것이어서 나는 더욱더 주눅 들고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동네 편의점이나 분식집에 가도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하는 삼십 대 중반의 남자가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나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우울증으로 인한 정신과 진료를 받아 왔는데 책상 서랍 깊숙이에서 내가 담배를 피우지 않나 의심하셨던 아버지가 우울증 약이 처방된 진단서를 발견하였을 때 아버지가 나에게 선택한 방식은 또다시 그 남자답고 당당한 방식이었다. 아버지에게서 아버지로 또 그 아버지에게서 아버지로 이어져 왔을 그 전통의 굴레를 나는 이해하지 못하는 돌연변이였으며 “언젠가 크면 너도 이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겠지.” 하는 식의 말들도 나는 어른이 되지 못한 채 늙어버렸기 때문에 전달되지 못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봉철
30대 중반까지 놀며 블로그에 썼던 글을 모아 독립출판으로 <30대 백수 쓰레기의 일기>를 냈다. 이후 출판사를 통해 <이면의 이면(디자인이음,2019)> <숨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웨일북,2020)> <작은 나의 책(수오서재,2021)> 등을 출간하였으며 <당신의 글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디자인이음,2019)> 등에 참여했다. 이 중 일부는 영상화 판권 계약 및 단편 영화로 제작 되었다.
목차
34세 백수 쓰레기의 일기
35세 백수 쓰레기의 일기
36세 백수 쓰레기의 일기
조촐한 노동의 기록
인간 견문록
효자 김봉철
정신과 기행문
실패한 개들의 로맨스
상담원 김봉철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