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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과 빌런의 밤
파란 | 부모님 | 202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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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파란시선 116권. 안숭범 시인의 세 번째 시집으로, 'indie, under, wonder-초코파이 정', '낭만 요강-객원괴수 안', '나는 너의 몇 번째 물거품일까-투명 오' 등 47편의 시가 실려 있다. 안숭범야 시인은 1979년 광주에서 태어났으며, 2005년 <문학수첩>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티티카카의 석양> <무한으로 가는 순간들> <소문과 빌런의 밤>을 썼다.

  출판사 리뷰

나는 너의 몇 번째 물거품일까

[소문과 빌런의 밤]은 안숭범 시인의 세 번째 신작 시집으로, indie, under, wonder―초코파이 정, 낭만 요강―객원괴수 안, 나는 너의 몇 번째 물거품일까투명 오 등 47편의 시가 실려 있다. 안숭범야 시인은 1979년 광주에서 태어났으며, 2005년 [문학수첩]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티티카카의 석양] [무한으로 가는 순간들] [소문과 빌런의 밤]을 썼다.

안숭범 시인의 [소문과 빌런의 밤]은 문명에 내쳐져 물화된 이들을 조명한다. 더 이상 자연에 스스로를 되비칠 수 없게 되면서 우주가 아닌 인간(人間)에 처해진 한낱 존재들 말이다. 이를테면 “여기 당신은 없다”라는 시인의 말은 ‘여기’가 2인칭을 위한 세계가 아니라는 단언이다. 이곳에는 1인칭과 3인칭만이 존재한다. 역설이기도 하다. ‘당신’은 단지 1인칭이거나 3인칭일 뿐이다. 고로 반어이다. 필경은 3인칭에 불과한 1인칭인 당신이 ‘있다’. 요컨대 ‘여기’는 ‘나’와 ‘그들’로만 채워진 세계다. 2인칭이라는 징검다리가 부재하는 이곳에서 ‘나’는 ‘그들’에게 다가갈 수 없다. 반대도 매한가지다. 이렇게 사람 사이(人間)가 절단되었다는 것이 [소문과 빌런의 밤]에 담긴 기본적인 인식이다. (이상 김영범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indie, under, wonder―초코파이 정

고래의 목울대에서 태어난 꿈이 늦잠을 잔다
접촉 불량 마이크 케이블처럼 웅크려 잔다

아니다, 그는 한 다짐이 일으킨 마지막 홍수를
들이마시는 중이다

[핫뮤직] 잡지에서 노아의 방주를 본 사람
국민학교 짝꿍 이름을 검색하다 가끔 울던 사람
컴컴한 클럽 반지하에서
엘피판에 앉은 먼지를 친구라 부르던 사람

음악을 아껴 쓰지 못했어
선심을 빌려 쓰지 못했어

스트라토캐스터 6번 줄에서 끊긴 애인부터
고장 난 이펙터 페달과 함께 조각난 월세방까지

녹슨 귓구녕에 해당화를 심어 줬는데
이미 방향 바꾼 구름의 안부를 물어봐야, 뭐

한번은 아버지에게 마지막으로 얻어맞은 뺨에
마지막 애인에게 얻어맞은 뺨을 대고

데칼코마니네, 하하하, 흐아흐아흐아

웃음과 눈물이 서로에게 성호를 긋는 저녁에
저녁에 하는 세수가 삼 일 만인 삶에
부처님과 하나님을 공평히 찾는 사람

자기가 죽어도 엄마 꿈엔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발 없는 새로 태어났던 거라고
골고루 겸손해진 통장 안쪽에 유일무이한 노랫말을 적던 사람

저 캐비넷엔 백야의 밤이 담겨 있어

먼 곳을 가리키는 습관은 정돈되지 않고
오래 비행한 새의 다리 같은 손가락으로
아직 늦잠을 자는 세계로 웃는 것이다

과연 음악은 물색으로 허물어지는 세계

거기 어디 심해에 사는 음표들에
아득한 별 가루를 던져 주고는

평생 여독을 풀다 다시 긴 여행 떠난 사람
남의 간절한 꿈에선 일찍 일어나기도 하던 사람 ■

낭만 요강―객원괴수 안

이 책장 앞 저 책상 뒤에 서식하는 낭만에게

나를 시식하던 책들을 스무 권씩 묶었다
스무 살 때부터 책잡힐 일을 해 왔다

다리를 저는 학설을 저 장절에서 훔쳤다
메모에 누운 개념에서 의미는 일찌감치 숨을 거뒀다
해석을 거른 문장을 이 책과 함께 버린다

슬픔이란 그런 것이다

손수레에 실린 이십 년이 뒤돌아보며 웃는다
이 풍경 안으로 내가 백만 번 끌려다니리란 예감

맨 나중 책의 부록과 가족의 얼룩 ■

  작가 소개

지은이 : 안숭범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영화평 같은 시를 쓰다가 시인이 되었고, 시같은 영화평을 쓰다가 영화평론가가 되었다. EBS <시네마천국>을 진행했으며 부산국제영화제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사랑하는 공부를 더 오래 하기 위해 대학 부설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를 설립했다. 한류와 한국 대중문화, 문화콘텐츠를 공부하며 틈틈이 글을 쓴다. 『환멸의 밤과 인간의 새벽』(2019), 『SF, 포스트휴먼, 오토피아』(2018) 등의 책을 냈고 『무한으로 가는 순간들』(2017), 『티티카카의 석양』(2012) 등의 시집이 있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하드보일드 느와르
피 흘리듯 안녕한 이사시인 김 11
일진이 좋지 않아창동 손 13
흑석동 외할머니사글세 조 16
이후의 책은 어디서 독립할까북엔드 성 18
부동하는 새의 유동하는 생활비공인중개사 고 20
안 봐도 비디오카와이 박 22
흑점라떼바리스타 이 24
너의 안개를 살게갱스터 송 26
하나의 얼굴필리핀 백 28

제2부 하이브리드 코미디
indie, under, wonder초코파이 정 33
머나먼 출근외래강사 이 36
프로 모텔러멜로 이 38
월곡에서 돌아온다락 김 40
스피커는 잠들지 않는다레전드 신 42
권태의 실험실시냅스 최 44
웃지 마 신림동깐느 박 46
사건 백과스마일 김 48
어제의 애인을 내일의 애인처럼 만나고말년 강 50
여독노름 노 52
꽃과 맹신에 대한 충고소설 박 54
레거시 스타의 환상 게임섹시 조 56

제3부 서바이벌 호러
낭만 요강객원괴수 안 61
뉴타운 버펄로와 재개발 순록우두커니 정 62
입체적 만남팝업 구 64
유행가에 사는 새시지푸스 안 66
여름벌레와 빙하의 구름 길프로페서 김 68
마른벼락의 밤히치하이커 임 70
후회 사전편의점 최 72
괴물 열전가거도 리 74
괴물 편지촌지 강 78
내가 아는 가장 긴 복도 같은 이름을 지나키보드 최 80
소문과 빌런의 밤왕년 김 83

제4부 레트로 멜로
나는 너의 몇 번째 물거품일까투명 오 87
잘 모르는 새벽까막별 이 90
우울과 퀼트와 고양이 호수불면 오 92
아버지가 주머니에 들어가신다외등 백 94
우뢰매는 외계로 돌아가지 않았어성가대 김 96
별별 벌을 받는 예감외대 후문 박 98
희망에 관한 열세 번째 암기법무명 시인 안 100
발이 달린 장애구미 최 102
신은 우리를울진 김 104
이제 초록을 윤문할 때두레마을 서 106
핑계 없는 먼지몸자리 박 108
박제가 된 엉덩이몸뻬 은 110
눈이 봄처럼 필 때엔하얼빈 우 112
밤이 발 없이 가네아비정전 정 115

해설 김영범 구원의 시학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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