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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색채
호밀밭 | 부모님 | 202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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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서동욱 작가가 201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등단 이후 써 내려간 작품을 모은 첫 소설집이다. 오래전 가출한 마리는 어느 날 아버지의 부고를 듣게 되고 아버지 집을 청소하는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제이를 만나게 된다(「당장 필요한」). ‘나’는 대장암에 걸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친구 재규를 보기 위해 그가 사는 곳으로 가서 오후 내내 그와 함께 낚시를 한다(「아껴 쓴다면」).

평소라면 거의 방문할 일이 없는 산속 마을에 택배 배송을 하러 갔다가 눈 때문에 고립되어 한 노인의 집에 머물게 된 ‘나’의 사연도 있다(「크리스마스 택배」). 사랑하던 이의 죽음, 낯선 이의 갑작스러운 방문 등으로 자기 안에 묻어 두었던 기억을 담담히 떠올리는 수정의 이야기는 중편 소설이자 이 소설집의 표제작이다(「겨울의 색채」).

팍팍하고 고단한 삶을 견디며 건조해져 버린 인물들, 그들의 일상에 ‘사건’처럼 다가오는 죽음, 그리고 그로 인한 미세한 변화의 조짐 등은 소설집 전반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모티프이다. 예기치 못한 폭설에 갇혀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 속에 놓여 있는, 다시 말해 겨울의 한복판에 서 있는 이들을 소설 속으로 옮겨 놓으며 작가 서동욱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과연 무엇일까?

  출판사 리뷰

“눈이 녹을 때까지, 감금에서 풀려나게 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속수무책으로 내리는 눈
그 눈을 견디며 살아간다는 것
서동욱 첫 소설집 『겨울의 색채』


서동욱 작가가 201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등단 이후 써 내려간 작품을 모은 첫 소설집이다. 오래전 가출한 마리는 어느 날 아버지의 부고를 듣게 되고 아버지 집을 청소하는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제이를 만나게 된다(「당장 필요한」). ‘나’는 대장암에 걸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친구 재규를 보기 위해 그가 사는 곳으로 가서 오후 내내 그와 함께 낚시를 한다(「아껴 쓴다면」). 평소라면 거의 방문할 일이 없는 산속 마을에 택배 배송을 하러 갔다가 눈 때문에 고립되어 한 노인의 집에 머물게 된 ‘나’의 사연도 있다(「크리스마스 택배」). 사랑하던 이의 죽음, 낯선 이의 갑작스러운 방문 등으로 자기 안에 묻어 두었던 기억을 담담히 떠올리는 수정의 이야기는 중편 소설이자 이 소설집의 표제작이다(「겨울의 색채」).
팍팍하고 고단한 삶을 견디며 건조해져 버린 인물들, 그들의 일상에 ‘사건’처럼 다가오는 죽음, 그리고 그로 인한 미세한 변화의 조짐 등은 소설집 전반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모티프이다. 예기치 못한 폭설에 갇혀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 속에 놓여 있는, 다시 말해 겨울의 한복판에 서 있는 이들을 소설 속으로 옮겨 놓으며 작가 서동욱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과연 무엇일까?

한겨울 거리에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모두들 추워서 옷깃을 여미고 손을 비비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그 눈과 추위 속에서 별다른 외투도 없이 홑겹 옷 하나만 입고 홀로 서 있습니다. 그 사람은 다른 사람들처럼 손을 호호 불지도 않고 덜덜 떨지도 않습니다.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습니다. 심지어 춥다는 말조차 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있는 곳은 유난히 매우 춥고, 눈이 내리고 있는데도 그렇습니다. 제 마음을 가장 울리는 이미지는 그러한 이미지입니다.
-<뒷이야기> 중에서

“당장 필요한 것들을 가져왔어요. 여기에 당장 필요한 거요.”

함께 주사위를 던지거나 낚싯대를 드리우는 일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과 불투명한 미래 속에서
인간을 위로하는 방법과 글쓰기


『겨울의 색채』 속 등장인물들은 오래도록 추운 겨울을 홀로 지냈던 이들이다. 그들은 제 몸을 데워 줄 안락한 곳을 찾거나 더 두꺼운 옷을 껴입으려 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처럼 오도카니 서 있는 인물을 알아차리고 그 곁으로 간다. 소설 속에 서로를 얼싸안는 것 같은 극적인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인물들은 부루마블을 하기 위해 주사위를 던지거나 나란히 앉아 낚싯대를 드리운다. 건물을 살 수도 있고 무인도에 갇히는 바람에 한 차례 쉬면서 다음 차례를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마치 물고기를 낚을 수도 있고, 아무것도 낚지 못할 수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중요한 것은 운과 불운 그 자체가 아니라, 운과 불운 ‘사이’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일 테다.

『겨울의 색채』를 읽고 맨 처음 떠올린 것은 장면이었다. 주사위가 던져진 직후, 말은 어쩔 수 없이 이동해야 한다. 낚싯대가 드리워진 직후, 사람은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 한다. 장면은 회화나 사진처럼 으레 2차원으로 시작되지만, 평면에서 우리는 입체적인 삶을 상상해야 한다. (…) 눈은 진눈깨비로 내리기도 하고 폭설로 퍼붓기도 한다. 장면에 색을 입히는 것도, 눈의 감촉을 떠올리며 볼을 쓸어내리는 것도, 등장인물의 말에 목소리를 부여하는 것도 독자의 몫이다. 그의 소설을 읽는 일은 적극적으로 장면에 가담하는 일이다.
<추천사> 중에서

홀로 견디던 이들이 일시적일지언정 누군가와 함께하는 장면들은 미약하게나마 그들의 삶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준다. 극적인 행위나 결말 없이도 서동욱의 소설에서 변화의 ‘파동’을 감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인물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고요한 응시와 그들이 함께 견디는 시간은 소설 바깥으로까지 확장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작가의 말>에서 서동욱은 그의 소설이 독자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위로는 “비어 있고 별거 없다고 생각한 공간 속에서 불현듯 몸을 부르르 떨게 되는 경험”이다. 소설 속 인물과 인물들의 사이, 그들이 무심하게 주고받는 대화와 행동들. 그 장면 속으로 ‘적극적’으로 가담할 때 그들 사이로 흐르는 저 보일 듯 말 듯 한 온기가 불시에 우리에게 전달될지도 모를 일인 것이다.

‘소설의 바다’를 항해하는 호밀밭 소설선, 각기 다른 ‘사연의 고고학’을 꿈꾸며

서동욱 작가의 『겨울의 색채』는 소설의 바다로 향하는 호밀밭 소설선의 여덟 번째 작품이다. 호밀밭 소설선 ‘소설의 바다’는 한국 소설의 사회적 상상력을 탐구한다. 또한 문학과 예술의 미적 형식을 타고 넘으며, 우리가 잃어버린 삶의 흔적을 새롭게 탐사하는 서사적 항해를 꿈꾼다. 때로는 넘어지고, 때로는 아파하고, 때로는 분노하고, 또 때로는 서로를 보듬으며, 난파한 세상 속으로 함께 나아가는 문학적 모험을 지향하는 것이다.
호밀밭의 소설은 우리가 상실한 생의 가치와 존재 방식을 집요하게 되물으며, 동시에 우리 삶에 필요한 따뜻한 자원을 발굴하는 ‘사연의 고고학자’가 되고자 한다. 소설이라는 사회적 의사소통 방식은 분명 오래된 것이지만, 그 속에는 우리 삶과 공동체의 가치를 새롭게 정초할 수 있는 ‘여전한 힘’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이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소설의 바다’로 나아가려는 이유이다.
―호밀밭 문학편집부




자, 마리, 내일은 어떻게 할 건지 생각해 봤니? 그럼 나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어. 내일은 어떻게 할 거냐니? 도대체 무슨 대답을 한단 말이야?

재규가 놀러 오라고 하면서 한 말도 낚시를 같이 하자는 것이었다. 나는 낚시를 해 본 적이 없었다. 내가 알기로는 재규도 낚시를 해 본 적이 없었다. 우리는 낚시를 하면서 자란 사람들이 아니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서동욱
1985년 生. 2019년 조선일보에 「당장 필요한」이 당선.

  목차

당장 필요한
아껴 쓴다면
크리스마스 택배
겨울의 색채
뒷이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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