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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옷
북인 | 부모님 | 202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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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수필 쓰는 은행원’ 이종화 작가가 2022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지원을 받아 10년 만에 두 번째 수필집 <구름옷>을 출간했다. 등단작이자 첫 수필집 제목인 「가면무도회」에서 선보였던 개성 있는 메타포를 주선율로 하여 사회와 자연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과 목소리를 펼쳐 보인다.

  출판사 리뷰

‘수필 쓰는 은행원’ 이종화, 사회와 자연 바라보는 다양한 목소리를 담다
‘수필 쓰는 은행원’ 이종화 작가가 2022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지원을 받아 10년 만에 두 번째 수필집 『구름옷』을 출간했다. 등단작이자 첫 수필집 제목인 「가면무도회」에서 선보였던 개성 있는 메타포(Metaphor)를 주선율로 하여 사회와 자연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과 목소리를 펼쳐 보인다.
뜬구름 같은 인생을 구름에 비유해 인간은 자신에 맞는 구름을 베어내 구름옷을 입고 살아가다 땅거미가 내릴 무렵 백발의 노구를 이끌고 고향으로 돌아와 구름을 개키는 것이 삶이란 표제작 「구름옷」을 비롯해, 철강회사 사장을 꿈꾸던 아버지의 이야기인 「겨울꽃」, 어린 나이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며 쓴 「귀환」 등에서는 절제를 거듭한 삶의 거친 숨소리를 탄력 있는 단문 안에 조탁했다. 「광화문 정경」, 「킹메이커」, 「뉴 노멀의 언덕」 등에서는 이 시대와 사회를 향한 젊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이종화 작가의 장점인 비유와 은유, 그 멋을 한껏 담은 수필들이 줄기를 이룬다. 「궁(宮」)과 「군무(群舞)」, 「날개」와 「광장」 그리고 「무영탑(無影塔)」 등에서는 여러 글맛을 보여주는 팔색조의 모습을 잘 드러내고 있다. 또 한 폭의 그림 같은 「운현궁 호떡」과 「베니」는 서정성이 짙은 작품이다.
한혜경 수필가(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컵밥」에 시선을 줬다. 컵밥을 먹는 이들과 컵밥집을 둘러싼 갈등을 중심으로 거칠게나마 자본주의 사회의 실상을 잘 그려냈다는 것이다. 컵밥을 먹는 풍경은 삭막하다. 몇 종류 안 되는 반찬조차 옆사람과 나눠먹기 좀 그렇고 밥이 부족해도 주인에게 걸근거리기가 쉽지 않은, 그래서 서로를 멀거니 바라보거나 말을 주고받는다는 건 감히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나란히 매판 앞에 일렬로 서서 오로지 먹는 일에만 집중하게 되는 식사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건은 컵밥집 매출이 늘자 일어난 갈등이다. 컵밥집 때문에 손님이 끊긴 점포상들이 등록도 하지 않고 세금도 내지 않는다고 민원을 넣은 것이다. 힘센 20%가 무기력한 80%를 압도하는 ‘20 대 80의 법칙’이 지배하는 현상을 잘 보여주는 예화이다. 이처럼 이종화는 ‘줄의 대열 밖으로 내몰린 사람들’이 먹는 서글픈 끼니와 ‘줄 끄트머리에 있는 약자’끼리의 치열한 생존경쟁, 승리는 늘 힘센 20%가 차지하는 잔인한 현실을 보여줌으로써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또 다른 작품 「유리알 유희」는 우리가 속해 있는 자본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불합리, 부도덕 등을 ‘우화’의 형식을 빌려 드러내고 있다. 부의 기름기에 맛들인 사람들은 자본을 축으로 브레이크가 풀린 채 급속하게 굴러가고, 과속은 급기야 대형 사고를 내는 것이다. 그날 그 바다에서 배가 전복되었듯. “배가 가라앉았다.” 그날, 우리들의 자존심도 함께 가라앉았다고 말한다. 화장으로 덕지덕지 가렸던 민망한 민낯이 낱낱이 드러난 것이다. ‘전복’으로 시작한 글은, “유리알”을 가진 “사내”의 “묘공”으로 전환되는데, 이는 그 원인을 자본주의의 욕망에서 찾고자 하는 화자의 발상 전환 때문이다. 그리하여 “할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할 수 있는 것”까지 외면한다. 이러한 맹목적인 욕망의 추구인 ‘유리알 유희’는 전복이라는 사고에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민명자 수필가이자 문학평론가는 「날개」에 주목했다. 「날개」에는 인간이 본원적으로 갖는 고독에 대한 물음이 있다. 그것은 소외에 대한 자각에서 비롯된다. 작가는 이러한 심상을 ‘새’와 ‘성’이라는 상징어로 표출한다. ‘새’는 순수와 자유의 기표인 동시에 이를 억압하는 기제로부터 탈주하려는 욕망을 내포하고 있다. 지상에서의 비상에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왜소한 자화상이다. ‘성’은 인간이 성취하려는 이상적 기표지만 끝내 도달하지 못하는 세계다. 이상화하는 대상이 무엇이든 그 ‘성’에 들어가려고 애쓰는 한 그것은 욕망의 기표가 되어 인간을 종속시키는 권력으로 작동하고 만다. 「날개」의 심연에는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본원적 고독이 숨어 있다. 여기에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아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이 있다. 현대 사회에서 인간을 소외시키고 억압하는 권력은 도처에 편재해 있다는 것이다.

「구름옷」 중에서
뜬구름 같은 인생. 우리는 각자의 구름을 베어내어 옷을 지어 입는다. 목구멍에 넣기 위해 밥을 구하러 흘러 다니다 배가 부르면 은하수 너머 별도 본다. 여기저기 뒹굴다 사회에 물들고, 눈비를 맞아가며 비련에 온몸을 적시기도 한다. 하늘에 뜬 해를 보며 희망이란 무늬를 넣고, 멀어져가는 인연을 그리며 고독의 노을에 옷을 담그기도 한다. 누구나 닿고 싶어하는 꿈의 언덕을 향해 아침나절 먼 길을 떠난 소년이 땅거미가 내릴 무렵, 백발의 노구를 이끌고 고향으로 돌아와 구름 같은 옷을 개키고 단정하게 죽으면 가히 천행(天幸)이라 할 만했다.
죽어버린 지도자들의 빛바랜 옷가지를 수거해 시대라는 대야에 담가 거기서 침출된 빛깔을 탐구하던 역사가들은 이름난 이들의 옷 빛깔은 대개 ‘열정’이었다고 말한다. 열정의 옷이 날개를 달면 전쟁과 평화가 번갈아 찾아왔다. 떨어진 사과에서 자연의 이치를 깨치고, 아스라이 먼 우주를 상상하며 새로운 차원을 증명하기도 했다. 산업이라 총칭하는 거대한 수레바퀴가 끊임없이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도 그런 뜨거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을지 모른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인생을 뜨겁게 달구려고만 한다. 모두 주연이 될 수 없는 사회라는 무대에서 다들 주인공이 되려고만 한다. 욕망을 열정이란 허명으로 물들인 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가진 자들은 권위로 벽을 높이고, 없는 자들은 가진 자들의 허욕을 부추겨 자신의 벽을 세운다. 그렇게 우린 지식이 아닌 요령, 삶이 아닌 처세를 배워가며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있었을 혼탁한 색깔로 구름 같던 흰 옷을 검게 물들이고 만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종화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와 미국 Goizueta Business School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커피와 오렌지 쿠키를 좋아한다. 한때 봄을 좋아했는데 지금은 가을이 더 좋다. 곧 겨울이 좋아질 것이다.군 생활을 할 때 제4회 병영문학상을 수상했다. 스물일곱 살, 수필 「가면무도회」를 발표했고 문단에 발을 들였다. 2012년 첫 수필집 『가면무도회』를 출간했고 제4회 매원수필문학상을 받았다. ‘젊은수필 2013’, 2022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발간지원 사업 수혜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에세이문학』, 『월간금융』 등 여러 매체에 글을 연재했다. 수필문우회와 (사)한국수필문학진흥회 소속이고, 한국문인협회와 국제PEN한국본부 회원이다.생애를 걸쳐 변해가는 문학적 스펙트럼을 가지런히 놓는 게 일차적 관심사이다.

  목차

책을 펴내며 | 나를 찾는 여정 · 45

제1장 운현궁 호떡
운현궁 호떡 …11
베니 …15
구름옷 …20
겨울꽃 …24
귀환(歸還) …30

제2장 날개
어린 까치 …39
별 …42
날개 …47
예인(藝人) …51
여우비 …57
직장의 마지막 기차역 …62

제3장 무영탑
궁(宮) …67
무영탑(無影塔) …70
광장 …73
유리알 유희 …76
광화문 정경 …80
군무(群舞) …85

제4장 한여름 밤의 꿈
킹메이커 …91
한여름 밤의 꿈 …98
컵밥 …105
벽 …110

제5장 걸인기
2교시 …115
걸인기(傑人記) …119
빈 병 …122
달빛 …125
기러기 예법 …128
자기, 그리고 그대 …133

제6장 뉴 노멀의 언덕
뉴 노멀의 언덕 …141
잉여의 시대 …149
용기 있는 리더의 품격 …157

제7장 커피 한 잔의 아침
돌담길 …167
거울의 방 …171
곤충의 친구 …174
커피 한 잔의 아침 …180
내 일터의 오아시스 …184

제8장 가면무도회
여의도 서정(抒情) …191
밥그릇 …196
형제(兄弟) …200
고소공포증 …203
가면무도회 …207

책을 마치며 | 다시 무도회가 시작되는 모양이다 ·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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