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세계미술사에 유례없는 발자취를 남기며
미술사를 사상사로 끌어올린
미술사학자 강우방의 거침없는 예술 이야기!미술사학계의 촉각을 세우게 만든 한 남자가 있다. 그는 50년 넘게 조각, 회화, 공예, 자기, 건축 등 예술 영역의 모든 분야를 연구하며 독창적이고 새로운 논문을 발표해왔다. 학계, 정책, 문화 및 전시 등 예술의 영역에 때론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의 이름 석 자에 ‘미술사학자’라는 수식어가 생겼고, 수식어는 이름과 등호가 됐다. 우리나라 미술사학계를 대표하는 원로이자 현역 미술사학자, 강우방이다.
『예술 혁명일지』는 삶의 진정성, 연구의 독창성, 학자의 양심이 미술사를 사상사로 끌어올린 강우방의 고백이다.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 미술사학과 박사학위 과정을 수료한 저자는 평생 예술을 읽어왔다.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로 박물관에 입문한 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5년, 경주국립박물관에서 15년, 그리고 2000년 경주박물관장에서 퇴임할 때까지 예술품과 가장 가까이에서 지냈다.
저자는 치밀하게 작품들을 관찰하고 철학적 성격의 논문을 쓰면서 독학으로 미술사학의 길을 개척한 인물이다. 국내에서는 인도 보드가야 마하보디사 정각상에서 석굴암 본존불의 비례를 찾아 학계에 밝혔고, 왕궁리 석탑에서 발견된 사리기의 조성 시기를 고려시대에서 백제시대로 끌어올렸다.
특히 국외에서도 저자의 행보는 늘 주목받았다. <한국미술 5000년전> 미국 내 순회 전시 관련 국제 심포지엄에서 가장 어린 나이로 발제했고, 이는 하버드대학 대학원생으로 특별 입학하는 계기가 됐다. 2014년 그리스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서 그리스 신전 건축의 개념 오류들을 지적했으며, 2015년 프랑스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서는 노트르담 사원의 개념을 새로이 정립했다. 2019년엔 국립교토박물관 초청으로 일본의 국보 <코지마 만다라>를 발표하면서 일본 학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렇듯 책은 1970년대부터 2020년 이후 지금까지 세계미술사의 굵직한 이슈들을 드러낸다. 미술사학자의 개인사가 미술사라는 큰 물결 속에서 세운 이정표들, 한국 특히 불교미술계에 끼친 영향, 그리고 이면에는 감춰진 이야기 등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또 30톤에 이르는 경주 황룡사 터의 거대한 심초석을 들어 올리는 현장, 일본의 국보 코지마 만다라가 한 개인에게 그 자태를 공개한 사건, 만나기 힘든 석굴암 부처님을 문화유산 사진 전문가 안장헌 사진작가의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저자가 직접 찍은 15TB(1,572만 MB)에 달하는 예술품 사진 중 엄선한 사진과 이를 채색하며 분석한 도판들은 하나의 작품과 같다.
그래서 『예술 혁명일지』는 미술사와 예술, 혹은 미술사학에 관심 있는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에세이다. 이 책의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저자가 세계미술사에 남긴 유례없는 발자취와 동행하게 될 것이다.
교과서에 박제된 예술품은 잊어라,
어디서도 듣지 못한 진정한 예술 세계로의 초대!“연애를 글로 배웠습니다”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다. 아는 것처럼 보여도 실전에 약할 때 쓰는 말이다. 예술도 마찬가지다. 교과서에서 배운, 나무위키와 블로그 등 인터넷, 관련 서적에서 접한 예술품의 이야기는 많다. 빛, 선, 색, 면, 질감, 예술품이 설치된 공간과 시간, 작가, 창작에 얽힌 이야기 등 감상의 기준도 여럿이다. 하지만 예술품의 진짜 아름다움이 따로 있다면? 교과서에서만 보던 예술품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읽는 혁명적인 인식 전환과 만날 수 있다면?
“우리가 알아보고 보이는 세계보다, 훨씬 더 넓은 알아보지 않는 세계를 알아차리고 보게 되면 우리는 이제야 눈을 뜨는, 즉 개안開眼하는 감격을 누린다. 부처님이 보주이고 보주에서 생겨나는 영기문이 만물 생성의 근원이 된다. 그 무의식의 세계는, 보기 어려운 세계가 아니고 낯선 세계여서 알아보지 못할 뿐이다.”(『예술 혁명일지』 서문 중에서)
저자는 한 예술품을 몇 번이고 찾아가 사진을 촬영하고, 기록하며, 분석했다. 그렇게 15TB, 즉 1,572만 MB에 이르는 방대한 자료를 축적했다. 과학자가 실험하며 논문 쓰듯 예술품에 숨겨진 진짜 아름다움을 찾았다. 작품을 읽는 ‘비밀 코드’인 ‘조형언어’를 찾아내고, 작품해석법인 ‘채색분석법’으로 예술품을 분석하면서, 모든 예술품에 ‘우주적인 만물 생성의 기운’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렇게 예술을 바라보는 학문적인 전환과 함께 인식의 전환까지 이뤘다. 그래서 시대가 따라가지 못했던 찰스 다윈의 진화론,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처럼 혁명적인 사건이라고 자평한다.
이제 저자는 미술사를 사상사로 끌어올리고 있다. 교과서 혹은 논문에 문자언어로 기술된 예술품의 가치 이면에 있는 아름다움을 좇는다. 그는 “예술품에서 보이지 않는 세계, 즉 진짜 아름다움은 따로 있다”라며 평생에 걸쳐 증명하려 한다. 예술품을 해독하는 채색분석법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하고, 인류가 만든 모든 예술품을 채색분석해 인류의 마음이 하나라는 진리를 읽어내려 한다.
『예술 혁명일지』는 보이지 않는 세계, 즉 예술품의 진짜 아름다움을 찾으려는 이에게 건네는 미술사학자 강우방의 초대장이다.

이화여대 초빙교수로 강단에 서면서 예상하지 못한 학문적 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마침내 시간상으로 구석기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창조해온 일체의 조형예술품과 공간적으로 세계 모든 나라에 남아 있는 조형예술품을 ‘영기화생론靈氣化生論’이란 독자적 이론으로 해독해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치밀하게 작품들을 관찰하고 철학적 성격의 논문을 쓰면서 독학으로 미술사학의 길을 개척하고 있었다. 평생 미술사학 강의를 들은 적이 없었다. 경주의 자연과 함께 있는 조각 작품들을 체험하면서 살았으니 삶과 자연과 학문이 따로 있는 게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