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직업으로서의 정신노동에 대한 연속 초청강연을 기획한 독일 자유학생연맹은 당시 독일 대학이 급속한 산업화의 결과로 자본주의적 경제질서 및 사회질서에 편입되는 과정에서 직업훈련소로 변질되는 상황에 비판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1917년 직업으로서의 과학, 그리고 1919년에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막스 베버에게 요청했다.
베버의 두 연설문 직업으로서의 과학과 직업으로서의 정치는 ‘철학적 텍스트’이다. 사회학자 베버의 글을 어떻게 철학적 텍스트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것은 근대세계의 의미와 윤리를 성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의미에서의 철학은 아니다. 즉 연역적 또는 형이상학적 철학이 아니다. 그보다 근대세계의 기본적인 문화사적 특성과 구조원리에 대한 경험과학적 인식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두 글은 경험과학적 인식에 기반하는 철학적 텍스트라고 그 성격을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그것들은 철학적이고 사회학적인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두 철학적-사회학적 텍스트에서 베버는 합리화되고 탈주술화된 근대세계에서 과학적 삶과 정치적 삶의 의미는 무엇이며, 학자와 정치가의 자질과 윤리는 무엇인가를 논구하고 있다.
두 글에서 베버는 “근대적 삶의 조건들에서 어떻게 학자와 정치가로서의 유의미하고 독립적인 생활양식이 가능한가”를 논구하고 있다. 더 나아가 “개인들에게 (어떻게) 사실을 인식하고 독립적으로 결정을 하며, 이와 동시에 책임감 있게 초개인적인 과업 또는 대의에 헌신할 수 있는가”를 제시하고 있다. 요컨대, 이 두 글은 내적 공속성의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출판사 리뷰
위기에 처한 20세기 초, 대학 사회 구성원들의 요청에 응답한 막스 베버
직업으로서의 정신노동에 대한 연속 초청강연을 기획한 독일 자유학생연맹은 당시 독일 대학이 급속한 산업화의 결과로 자본주의적 경제질서 및 사회질서에 편입되는 과정에서 직업훈련소로 변질되는 상황에 비판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1917년 직업으로서의 과학, 그리고 1919년에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막스 베버에게 요청했다.
베버의 두 연설문 직업으로서의 과학과 직업으로서의 정치는 ‘철학적 텍스트’이다. 사회학자 베버의 글을 어떻게 철학적 텍스트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것은 근대세계의 의미와 윤리를 성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의미에서의 철학은 아니다. 즉 연역적 또는 형이상학적 철학이 아니다. 그보다 근대세계의 기본적인 문화사적 특성과 구조원리에 대한 경험과학적 인식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두 글은 경험과학적 인식에 기반하는 철학적 텍스트라고 그 성격을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그것들은 철학적이고 사회학적인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두 철학적-사회학적 텍스트에서 베버는 합리화되고 탈주술화된 근대세계에서 과학적 삶과 정치적 삶의 의미는 무엇이며, 학자와 정치가의 자질과 윤리는 무엇인가를 논구하고 있다. 두 글에서 베버는 “근대적 삶의 조건들에서 어떻게 학자와 정치가로서의 유의미하고 독립적인 생활양식이 가능한가”를 논구하고 있다. 더 나아가 “개인들에게 (어떻게) 사실을 인식하고 독립적으로 결정을 하며, 이와 동시에 책임감 있게 초개인적인 과업 또는 대의에 헌신할 수 있는가”를 제시하고 있다. 요컨대, 이 두 글은 내적 공속성의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근대 시민계층의 직업윤리로서 ‘과학’과 ‘정치’에 대해 논구하다
이처럼 ‘직업으로서의 과학’과 ‘직업으로서의 정치’는 철학적 텍스트라는 점에서, 그리고 근대세계에서의 직업의 문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상호 밀접한 관계에 있다. 그런데 이 두 들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글이 또 하나 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1904~05년에 나온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다. 물론 이 저작은 철학적 텍스트가 아니라 경험과학적 텍스트라는 점에서, 구체적으로 말해 금욕적 프로테스탄티즘과 근대적 자본주의의 정신 사이의 인과적 의의에 관한 문화사적 연구라는 점에서 ‘직업으로서의 과학’이나 ‘직업으로서의 정치’와는 명백히 구별된다. 그러나 서구 근대 경제 시민계층의 직업윤리를, 즉 직업으로서의 경제를 그 인식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이 두 글과 분명히 공속적인 관계에 있다. 따라서 이를 도식적으로 표현하면, ‘직업으로서의 경제 – 직업으로서의 과학 – 직업으로서의 정치’로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직업으로서의 경제, 직업으로서의 과학, 그리고 직업으로서의 정치는 근대세계의 문화적-윤리적 기초를 이룬다 왜냐하면 직업이야말로 주체적이고 자율적이며 자기책임적으로 행위하는 인간들에게 개인적 삶의 이상과 사회적 요구를 결합할 기회와 장(場)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먼저 자신의 직업인 과학에 관한 한, 베버는 전(全)인격적이고 인본주의적인 교육과 교양 그리고 규범적이고 정치적인 가치판단의 시대는 지나갔다고 진단한다. 그보다 전문적인 자격을 갖춘 학자가 전문적인 연구와 교육을 통해 근대세계와 근대인의 삶과 행위, 그리고 사회관계와 사회질서에 적합한 문화자본을 축적하고 전수하는 것이야말로 직업으로서의 과학에 주어진 과제이다. 그리고 정치에 관한 한, 베버는 “지적으로 흥미로운 것에 대한 낭만주의” 대신에 직업으로서의 정치의 존재와 의미를 역설한다(이 낭만주의는 당시 독일의 지식인들 사이에 널리 퍼진 풍조로서 “거기로부터는 아무런 결과도 나오지 못하고 또 거기에는 그 어떤 실질적인 책임감도 따르지 않는다”). 직업정치가는 장기간에 걸친 서구 합리화 과정의 결과로서 책임윤리를 가지고 정치에 의해 살아가고 또한 정치를 위해 살아가는 인간을 가리킨다. 이렇듯 합리적이고 전문적인 행위유형과 생활양식, 즉 직업이 학자와 정치가를 한군데로 묶는다면 이 둘을 한군데로 묶는 공통적인 특성은 무엇보다도 순수하게 직업노동에 헌신할 수 있는, 그러나 다른 한편 사물과 인간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에 있다. 베버는 이러한 능력을 가리켜 ‘인격’이라고 부른다. 즉 인격이란 다름 아닌 직업적 전문성에서 나오는 것이다.
두 텍스트에는 한국의 과학과 정치의 위기를 극복할 이론적-실천적 대안도 담겨 있어
이 책에 실려 있는 두 글은 아주 작고 매우 응축적이지만 합리화되고 탈주술화된 가치다신주의 시대에서의 과학과 정치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이 두 글의 저변에는 그때까지 베버가 축적한 문화과학적-사회과학적 문화자본이 깔려 있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에서 이 두 글은 제대로 수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번역자 김덕영 교수의 생각이다. 특히나 ‘직업으로서의 정치’는 오독(誤讀)의 사례까지 보이는데, 그것은 바로 베버가 ‘책임윤리’보다 ‘신념윤리’를 더 중시했다는 식의 비(非)베버적, 아니 반(反)베버적 해석이다. 더불어 그나마 이 텍스트에 대해 주로 정치가가 갖추어야 할 자질로 열정, 현실감각, 책임감 정도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인 정치가의 책임윤리와 자기제한은 별반 주목하지 않고 있다.
번역자가 보기에 이 두 글은 위기에 처해 있는, 아니 애초부터 위기에 처해 있는 한국의 과학과 정치의 자아성찰을 위한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이 위기의 원인과 극복은 결국 근대라는 틀에서 찾아야 하며, 베버의 이 두 글은 근대에 대한 아주 탁월한 철학적-사회학적 성찰이기 때문이다. 번역자 김덕영 교수는 자기제한 또는 체념과 행위로서의 가치자유와 책임윤리 – 바로 여기에 근대의 위기로서의 한국의 과학과 정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이론적-실천적 대안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막스 베버
독일 에르푸르트에서 태어났으며, 하이델베르크, 슈트라스부르크, 베를린, 괴팅겐 대학에서 법학, 경제학, 역사학, 철학 등을 공부했다. 1889년 베를린 대학에서 중세 이탈리아 상사(商社)에 대한 논문으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1891년에는 고대 로마 농업사에 관한 연구로 ‘하빌리타치온’(독일 대학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1893년 평생의 지적 반려자인 마리안네 슈니트거와 결혼했다. 1894년에 프라이부르크 대학의 경제학 및 재정학 정교수로 초빙되었다. 1897년에는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경제학 및 재정학 정교수로 초빙되었으나, 얼마 후 심한 정신적 질환을 앓게 되어 1903년 10월 대학에서 물러나 명예교수가 되었다. 1904년 베르너 좀바르트 및 에드가 야페와 『사회과학 및 사회정책 저널』의 공동 편집인이 되었다. 독일 사회학회가 탄생하는 데 ‘산파’ 역할을 했으며, 1909년 이 학회가 창립되었을 때 회계 담당 이사가 되었다. 또한 같은 해에 방대한 사회과학 총서 『사회경제학 개요』의 조직과 편집을 담당했으며, 사회정책학회 총회에서 벌어진 가치판단 논쟁에서 가치판단 중지의 원칙을 옹호했다. 1919년 뮌헨 대학의 사회과학, 경제사 및 경제학 정교수로 초빙되었으나, 1920년 6월 14일 급작스런 폐렴으로 한창 원숙한 지적 경지에 이른 56세에 세상을 떠나 그의 영원한 정신적 고향인 하이델베르크에 안장되었다. 그는 『경제와 사회』 및 『종교사회학 논총』(전3권) 등을 비롯해 문화과학과 사회과학 담론의 다양한 차원 ― 이론적 논의, 경험적 연구, 역사적 접근, 비교 연구, 방법론적 고찰, 그리고 이론과 실천의 관계 등 ― 에 걸쳐 실로 거대한 지적 유산을 남겼다. 총 3부 43권(실제로는 54권)으로 구성된 『막스 베버 전집』(Max Weber-Gesamtausgabe)은 1984년부터 출간되기 시작해 2020년 완간되었다.
목차
Ⅰ. 직업으로서의 과학
1. 학자라는 직업의 외적 조건들 11
2. 과학에의 내적 소명 27
3. 과학의 운명과 의미문제 37
4. 합리화 과정과 과학 40
1) 주지주의적 합리화 40
2) 근대과학과 의미의 문제 43
5. 과학과 가치판단 57
1) 강단과 정치 57
2) 가치다신주의 시대와 과학 62
3) 교사와 지도자 67
4) 과학의 실천적 의미 70
6. 맺음말: 시대의 운명을 직시하고 일상의 요구를 완수하라! 83
Ⅱ. 직업으로서의 정치
강연을 시작하며: 그 대상과 범위 89
1. 정치와 국가, 지배 그리고 행정 90
1) 정치와 국가 90
2) 지배와 정당성의 근거 93
3) 행정과 행정스태프 98
2. 정치가와 관료 102
1) 근대국가의 형성과 직업정치가의 출현 102
2) 정치가의 유형 105
3) 직업으로서의 정치 108
4) 근대 전문관료층의 발달 115
5) 전문관료층과 군주 그리고 의회 120
6) 관료의 두 유형: 전문관료와 정치관료 121
3. 직업정치가의 주요 유형 125
1) 성직자, 문인, 궁정귀족, 젠트리, 법률가 125
<보론> 관료와 정치가 135
2) 선동가와 저널리스트 136
4. 근대적 정당과 직업정치가 142
1) 근대적 정당의 발달사 142
2) 현대의 정당과 직업정치가 149
a. 영국의 정당조직 153
b. 미국의 정당조직 160
c. 독일의 정당조직 167
5. 직업정치가의 자질: 열정, 책임감, 현실감각 177
6. 정치와 윤리 182
1) 윤리란 무엇인가 182
2) 절대윤리와 정치가 186
3) 신념윤리와 책임윤리 191
4) 정치윤리에 대한 종교의 입장 198
5) 정치의 윤리적 역설 206
6) 다시 한번 신념윤리와 책임윤리: 배타적인가 상보적인가? 208
강연을 마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철학을 견지하라! 215
해제: 직업과 인격 그리고 근대 219
참고문헌 256
인용문헌 259
옮긴이의 말 273
인명목록 280
사항 찾아보기 292
인명 찾아보기 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