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아름다운 실험을 통해 과학의 역사를 읽는다!
2023년 <뉴사이언티스트> 선정 최고의 과학책다채롭고 풍부한 일러스트와 사진이 눈길을 끄는 이 책은 실험 설계나 구상, 과정 등 여러 방면에서 수행된 실험을 복잡하지만 상세하게 들여다본다. 세계적인 과학 저술가 필립 볼은 이 책에서 최초의 현미경과 망원경부터 오늘날의 거대한 입자충돌기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과학기술과 기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실험이 무엇이고 과학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통찰력 있게 이야기한다. 또한 수천 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고 여러 지역에서 어떤 실험이 왜 논쟁을 불러일으켰는지를 간결하게 서술하면서 사람들이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게 되었는지, 세상에 무엇이 존재하는지, 그 본질이 무엇인지를 탐구한다.
실험해보지 않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세상을 탐구하고 현상을 증명한 과학자들과 놀라운 실험 정신과학에서 실험이란 무엇이고, 왜 필요할까?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변함없는 진리로 여겨지는 여러 이론과 지식은 어떻게 과학의 기초로 받아들여지게 되었을까? 과학에서 실험은 어떤 역할을 할까? 그리고 실험이 어떻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이러한 의문과 그 답을 두고 역사적으로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고대와 중세에는 ‘경험’과 ‘실험’이라는 말이 비슷한 의미로 쓰였는지도 모른다. 실험철학의 아버지로 알려진 17세기의 영국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지식을 얻기 위한 계획적인 행위만이 진정한 실험이라고 말했다. 그저 아무거나 관찰하는 것을 실험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실험은 인위적으로 조작되고 복잡한 도구가 필요하므로 순수한 자연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비판에 맞서, 베이컨은 실험이야말로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시대에 따라 그 개념이 조금씩 달랐지만, 실험은 여전히 과학이 안고 있는 문제를 검증하는 가장 좋은 방법임에 틀림없다. 과학은 실험을 통해 반증될 수 있는 가설로 이루어져 있다고 가장 명확하게 주장한 사람은 20세기 중반의 철학자 칼 포퍼였다.
물론 과학에서 실험의 역할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경우가 많다. 과학자들은 가설을 세워 예측한 뒤 실험을 고안해 가설을 시험대에 올려놓는, 이른바 ‘과학적 방법’에 따라 연구를 수행한다고 주장하곤 한다. 하지만 말썽을 일으키는 형편없는 실험도 적지 않다. 애초에 실험 방법이 잘못 설계되었거나, 결과에 영향을 주는 통제되지 않은 요인이 너무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설을 엄격하게 검증하고, 때로는 단호하게 배제할 수 있는 체계를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과학 실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세계적인 과학 저술가 필립 볼이 쓴 이 책은 역사적인 과학 실험을 엄선하여 각 주제에 따라 여섯 개의 장으로 나누고, 그 안에서 60가지의 실험을 시간 순으로 구성했다. 또한 ‘쉬어가는 페이지’를 통해 실험에 관련된 흥미로운 주장과 논점을 끄집어내어 적절한 사례를 들어 이야기하고, 때로 독자들이 명확히 이해하도록 핵심 주제를 세분화하여 짧게 설명하고 있다.
사실 오늘날 우리가 배우는 과학 지식은 꾸준히 순차적으로 축적된 것이라기보다 우연히 발견되거나 발명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 만큼 흥미롭고 기발하고 의외의 사건도 많다. 기원전 2000년경 중동에서 누군가가 철광석을 석탄으로 가열하여 쇳물이 녹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하여 철기시대를 열었다. 수많은 고대의 약물이 실험 중에 시행착오를 통해 발견되었는데, 그중 대다수가 분명 쓸모없거나 유해했지만 치료 효과가 탁월한 약물도 있었다. 이런 발견은 천연 물질을 체계적으로 조작한 것이 아니라 운이 좋아서 빚어진 결과이므로 실험으로 간주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시각은 부당하다. 고대의 장인들은 페인트, 염료, 유리, 시멘트, 화장품 같은 물품을 만들기 위해 상당히 정밀한 제조법을 사용했고, 이는 분명 세심한 관찰을 통해 연마되었다. 당연히 그들은 ‘이 성분을 저 성분으로 바꾸면 색이 더 밝아지지 않을까? 치료 효과가 커지지 않을까?’라고 궁리하며 적극적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찾고 있었을 것이다.
실험 행위의 기준을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경쟁이 되는 이론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실험의 해석을 두고 끝없는 분란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어떤 과학자는 잘못된 질문을 제기했다는 이유만으로 올바르고 정교하기까지 한 실험을 수행하고도 잘못된 결론에 이를 수 있다. 그런데 과학자에게 가장 나쁜 일은 사실을 확인하려는 시도를 생략하고 이미 만들어놓은 시나리오에 따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안다고 미리 가정하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실험 결과를 얻기 위해 애초부터 조작해서는 안 될 일이다. 어쨌든 오늘날의 실험과학은 철학적 틀과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검증하는’ 입증된 방법론이 뒷받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실험으로 밝혀지고 증명되다!
물리학, 화학, 생물학을 아우르는 중요하고도 아름다운 60가지의 실험
이 책은 과학의 역사에서 중요한 실험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내용을 쉽게 이해하도록 관련 자료까지 풍부하게 수록하고 있다. 또한 각각의 실험을 소개하면서 핵심 질문을 던지고, 그 실험을 수행한 과학자의 간략한 이력이나 정보를 별도로 정리하면서 참조하면 더욱 유익할 실험까지 함께 일러주고 있다.
이 책 제1장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관한 내용으로, 천체물리학의 역사를 다룬다. 고대인들은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고 별과 행성의 움직임을 세심하게 관찰했는데, 기원전 3세기에 이미 지구의 크기를 측정했다. 이러한 관찰이 실험인지에 대한 논란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실제로 측정하지 않고 추론하는 실험 방식이 도입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우주에 대한 새로운 이론인 일반상대성이론을 검증하기 위한 천문 관측, 자연의 좌우 대칭성을 깨뜨린 시도, 그리고 2015년의 중력파 발견에 이르기까지 여러 실험 방법이 도입되고 새로운 과학 기기가 등장하면서 점차 우주로 향하는 과학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제2장에서는 자연의 힘을 이해하려 한 고전 물리학을 다룬다. 물체의 운동, 기압, 공기, 열, 전기 및 전자기와 관련된 것들이다. 잘못 알려진 피사의 실험과 달에서 재현된 갈릴레이의 실험, 양적 실험 연구만을 위해 설계한 갈릴레이의 경사면, 1600년대 중반에 만들어진 기압계, 동물을 이용한 진공 실험, 호응을 얻지 못한 줄의 실험, 기초적인 발전기 형태 등은 도판과 함께 흥미롭게 읽히는 부분이다.
제3장에서는 화학 실험을 다룬다. 세상을 구성하는 수많은 물질과 현상의 근원을 찾는 것이 곧 과학의 목표다. 고대 그리스의 4대 원소부터 산소와 알칼리 금속의 발견, 결정 구조, 당 분자, 방사성 원소, 탄소, DNA에 이르기까지 물질의 구성과 성질을 설명한다. 이어 물질 안에 무엇이 있는지를 고찰한다. 현미경을 처음으로 사용하면서 보이지도 않는데 실제로 존재한다고 증명하고, 원자의 내부 구조를 밝혀내기 위해 고안된 실험 방법을 보여준다. 그런데 20세기 초에 아원자 구조를 찾아내고 양전자, 중성미자, 힉스 입자 등이 발견되면서 세상을 단순화하려던 노력에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제4장은 고전 광학과 양자론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먼저 고전 광학에서는 무지개가 어떻게 생겨나는지, 빛이 왜 여러 가지 색을 띠는지를 밝혀내기 위한 실험을 소개하면서 빛이 입자인지 파동인지에 대한 논쟁이 불거졌음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20세기 초에 파동과 입자의 명확한 구분이 사라졌고 빛이 파동적 성질을 갖는 입자라는 양자론이 널리 인정받고 있다. 전자 회절을 통한 파동-입자 이중성 증명과 이중슬릿 실험, 그리고 빛을 느리게 만드는 실험 등은 빛에 관한 궁금증을 더 폭넓게 풀어줄 것이다.
제5장은 생명체에 관한 이야기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미생물을 어떻게 관찰했는지, 생명체에 전기가 흐르는지, 호흡에는 어떤 화학적 과정이 관련되어 있는지, 난자와 정자의 역할은 무엇인지, 자연발생설이 어떻게 종말을 고했는지, 유전의 원리와 DNA의 구조는 어떠한지, 포유류를 복제할 수 있는지 등에 관한 내용을 읽다 보면 생명의 신비로움과 함께 아직도 실험으로 입증해야 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사회적․윤리적 합의 등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제6장은 동물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실험과 관찰을 살펴본다. 지렁이 같은 하등동물의 지능, 꿀벌의 정보 전달법, 새의 인지 능력과 마음 등을 알아내기 위해 끈질기게 매달린 과학자들의 독창적이고 놀라운 실험을 엿볼 수 있다.
이렇듯 과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해결하고,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려 하고, 물질과 현상을 검증해내려 노력해왔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과학의 중심에는 실험이 있다. 그렇다고 실험 결과가 늘 신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엉뚱한 결과를 낳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험도 적지 않다. 단번에 원하는 실험 결과를 얻더라도, 수없이 동일한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특정 실험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법칙이나 이론 정립의 성패가 좌우되기도 한다.
이 책은 실험을 아름답게 만들려면 창의성과 상상력이 필요할 뿐, 정해진 방법은 없다고 언급한다. 명확한 실험, 애매한 점이 없는 실험,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활용하는 실험은 분명 실험자가 원하는 바다. 아름다운 실험은 또한 새로운 것을 배우는 기회가 된다. 저자는 이 책에 소개된 실험이 모두 현대적인 관점에서 ‘정확한’ 건 아니지만, 그 점이 미적 가치를 떨어뜨리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모든 과학은 그 시대에 부합하고, 좋은 과학은 나중에 수정되거나 대체되는 답을 만들 수 있고 또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갈릴레이의 경사면은 양적 실험 연구만을 위해 설계한 최초의 장치이다. 과거에 자연철학자들은 자연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조사할 때 작대기와 막대, 어두운 방, 프리즘과 항아리 등 손으로 다룰 수 있는 자원을 활용하곤 했다. 하지만 갈릴레이의 경사면은 특정 목적을 위해 제작한 진정한 과학 기기였다. 이 실험은 전문적인, 그래서 가끔은 매우 값비싼 과학 기기가 사용되는 일이 흔해지는 한 세기의 시작을 알렸다. 과학 기기의 사용으로 ‘전문가’는 단순한 아마추어 애호가들과 점차 구분되었고, 이후에는 때로 거장으로 불리게도 되었다. [08․자유낙하운동에서 가속도의 법칙을 추론하다]에서
어쩌면 우리는 과학에서 아름다움이라는 단어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려고 너무 애쓰지 말아야 할 것 같다. 그 아름다움을 정량화해서 측정할 수 있는 변수로 만들려 하다가는 생체 해부를 당해 죽음을 맞는 불쌍한 실험실 동물처럼 아름다움이 난도질당하기 쉽다. 아무튼 아름다운 이론처럼 아름다운 실험도 아마 설득력을 얻을 것이다. 왜? 당연히 자연은 아름다우니까! 여기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러니 덮어놓고 아름다움을 추구해선 안 된다. 그러나 아름다운 실험은 거의 당연히 ‘좋은’ 실험이기 십상이다. 명확한 실험, 애매한 점이 없는 실험,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활용하는 실험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분명 실험자가 실험에서 바라는 바다. 아름다운 실험은 또한 새로운 것을 배우는 기회도 된다. 이 책에 소개된 실험이 모두 현대적인 관점에서 볼 때 ‘정확한’ 건 아니지만, 이 점이 미적 가치를 떨어뜨리지는 않는다. 모든 과학은 그 시대에 부합하고, 좋은 과학은 나중에 수정되거나 대체되는 답을 만들 수 있고 또 만들고 있다. [쉬어가는 페이지 3․아름다운 실험이란 무엇인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