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뵐룽 아흐레
월간토마토 | 부모님 | 202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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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SF 소설 『뵐룽 아흐레』는 우주와 그 안에 속한 인류의 기원을 유쾌하고 발칙하게 사유한다. 소설 제목으로 사용한 ‘뵐룽 아흐레’는 신화적 기원을 설명하는 많은 실마리를 품은 주인공 이름이기도 하다. 책을 읽어가며 아리송한 이름에 담긴 의미를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행을 일삼으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비슷하게 닮아가는 제자 무리를 이끌고 세상을 주유하는 ‘뵐룽 아흐레’는 선지자이면서 동시에 옆집에 사는 막걸리 좋아하는 백수 삼촌을 닮기도 했다. 뵐룽 아흐레가 세상을 향해 내뱉는 말은 자칫, 헛소리처럼 들리지만 가만히 듣고 있으면 또 틀린 말은 없다. 뵐룽 아흐레가 신화 속에서 뛰쳐나와 이제야 현실에 제대로 등장하는가 싶을 때, 또 한 번의 반전이 등장한다.

우주와 인류, 시간, 공간 따위 모든 개념은 결국 ‘존재’로 수렴한다.‘존재’라는 개념이 성립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SF 소설 『뵐룽 아흐레』는 만화방 소파에 드러누워 만화책을 읽는 기분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지만, 책장을 덮을 때쯤에는 묵직한 메시지가 사유를 촉발하도록 잘 직조한 작품이다.

  출판사 리뷰

SF 소설 『뵐룽 아흐레』는 우주와 그 안에 속한 인류의 기원을 유쾌하고 발칙하게 사유한다. 소설 제목으로 사용한 ‘뵐룽 아흐레’는 신화적 기원을 설명하는 많은 실마리를 품은 주인공 이름이기도 하다. 책을 읽어가며 아리송한 이름에 담긴 의미를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기행을 일삼으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비슷하게 닮아가는 제자 무리를 이끌고 세상을 주유하는 ‘뵐룽 아흐레’는 선지자이면서 동시에 옆집에 사는 막걸리 좋아하는 백수 삼촌을 닮기도 했다. 뵐룽 아흐레가 세상을 향해 내뱉는 말은 자칫, 헛소리처럼 들리지만 가만히 듣고 있으면 또 틀린 말은 없다. 뵐룽 아흐레가 신화 속에서 뛰쳐나와 이제야 현실에 제대로 등장하는가 싶을 때, 또 한 번의 반전이 등장한다. 우주와 인류, 시간, 공간 따위 모든 개념은 결국 ‘존재’로 수렴한다.‘존재’라는 개념이 성립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SF 소설 『뵐룽 아흐레』는 만화방 소파에 드러누워 만화책을 읽는 기분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지만, 책장을 덮을 때쯤에는 묵직한 메시지가 사유를 촉발하도록 잘 직조한 작품이다.

소설은 이야기다. 바닥에 닿을 수 없는 깊음과 결코 끝에 다다를 수 없는 넓음을 가진, 감당하기 쉽지 않은 호기심을 원료로 삼는다. 가뭄에 풍부한 지하 수맥을 찾아 펌프를 박아 넣고 시원하고 깨끗한 물을 뽑아내듯 이야기를 쭉쭉 끌어내는 이들만이 결국 소설을 쓴다.『뵐룽 아흐레』는 ‘존재’에 관한 이야기다. 이 우주와 그 안에 티끌처럼 존재하는 인류까지 포함한다. 우주와 인류의 기원, 우리가 태어나 삶을 영위하는 이유 등은 그 깊이와 지속성에 차이만 있을 뿐, 이 세상에 태어난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볼 주제였다. 이런 ‘근원’을 향한 이끌림은 자연스럽다. 저자 김병호는 『뵐룽 아흐레』를 통해 우리에게 ‘존재’에 관한 한 가지 이론을 넌지시 제시한다. 그의 이야기에는 풍자와 위트가 가득하고 제시하는 이론에 논리적 구조는 튼튼하다. 작품 속에서 신화와 과학이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 공존한다. 양극단에 놓인 이 둘의 뿌리는 어쩌면 같을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가 살아내는 시간은 우주가 출발한 시작점과 다가올 세상의 끝점이 어느 순간 맞닿아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상태와 비슷하게 말이다.『뵐룽 아흐레』는 SF소설로 장르 문학임이 틀림없지만, 먼 미래 어느 날 멸망한 지구 어떤 동굴에서 우연히 발견한 허구와 진실 사이, 모호한 경계에 놓인 두루마기 경전을 읽는 듯한 착각을 준다. 이런 착각이 사람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사유를 촉발한다.

기록에 의하면, 아니 전해진 말에 따르면, 아니 다 늙은 허공이 밤새 속삭이길, 그가 엄마의 배 속에 있을 때, 불룩 나온 배를 안고 길을 가는 엄마의 그림자가 막 전원을 켠 브라운관 텔레비전처럼 가끔 깜박였다고 한다. 그림자가 켜졌을 때 초음파 사진처럼 웅크린 태아의 모습이 바닥에 어른거리기도 했다는데, 또 누구는 그가 웃고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믿는 사람은 없었지만 소문을 들은 참새들이 엄마의 불거진 배꼽에 앉으려다 떨어지기도 했고, 이른 여름 좁은 길을 가득 채운 두꺼비들이 딱 보폭만큼 길이에 딱 발 디딜 만큼만 바닥을 내주어 임산부는 미끈거리는 두꺼비 등 대신 어렵사리 땅을 밟으며 걸었다. 집에 이른 여인이 신발 바닥에 늘어져 붙은 껌을 떼느라 애를 먹고 있을 때 옆 마을에서는 배 나온 여인이 두꺼비 위를 걷는 기적을 행했다는 말을 전하며 그해 담배 농사가 잘될 거라고 웅성거렸다.

'생명이여, 그대는 왜 사는가?' 잠 없이 사흘을 헤매고는 어느 순댓국집 앞에서 하염없이 돌고 있는 물레방아 앞에 섰다. 온갖 색전구들을 매단 요란한 물레방아였지만 그 앞에 선 그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러자 뜻밖에 물레방아가 대답했다. '가능한 오래 살기 위해 산다네.' 그는 놀랐지만 놀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생명이여, 왜 그토록 오래 살려 하는가?' 그는 스스로에게 묻듯 짐짓 다시 물었다. '그래야 왜 사는지 알 수 있지 않겠는가?' 물레방아의 목소리는 깊었다.

그는 뵐룽 아흐레이다. 그의 이름이자 스스로를 바라보는 거울이고 세상이 그를 부르는 소리이기도 하다. 아흐레 뵐룽이라 불러도 그는 들은 체를 했으며 부르기만 해도 세상이 함께 울리는 소리이기도 하다. 이름의 어느 부분이 씨족을 지칭하는지 또 어느 부분이 자신을 가리키는지 순서를 가리지 않는 이름 아닌 이름이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병호
1998년《작가세계》시 부문 신인상 수상. 작품으로 시집 《몸으로 부르는 연가》, 《밍글맹글》, 《포이톨로기》, 《과속방지턱을 베고 눕다》, SF 장편소설 《폴픽-Polar Fix Project》, 과학에세이 《과학인문학》, 산문 《초능력 시인》 등이 있다. 《폴픽-Polar Fix Project》으로 2017년 SF 어워드 장편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목차

뵐룽 아흐레 7
내비게이션 111
여행 147
후기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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