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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의 문장들
이음 | 부모님 | 202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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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신방실 KBS 기상전문기자가 날씨의 언어로 문학과 삶을 읽어 준다. 문학에 등장하는 날씨를 통해 그 문학을 다시 읽으면 어떨까. 날씨는 삶을 닮았고 문학을 잉태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문학엔 삶이 담기기 마련이므로, 삶을 닮은 날씨에서 문학이 싹틀 수 있다는 것이다. 날씨와 문학은 삶이라는 고리로 연결된다. 저자의 삶이 살며시 포개지는 것은 그래서 당연하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도. 우리는 날씨와 문학을 듣고, 삶을 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출판사 리뷰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땠나요?”
신방실 KBS 기상전문기자가 날씨의 언어로 읽어 주는 문학 그리고 삶

책을 다 읽은 뒤, 날씨처럼 인생 역시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다는 걸 알게 됐다. 날씨는 즐기는 사람의 것이다. 인생이 그런 것처럼.―김연수(소설가)


기상전문기자로서 저자는 하늘을 바라보며 날씨를 읽는다. 그리고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로서 『무진기행』과 『이방인』, 윤동주를 읽는다. 날씨와 문학. 접점이 있을까 싶은 둘은 그렇게 만났다. 하지만 둘을 고집스럽게 읽어 온 저자는 말한다. 어떤 문학은 날씨로부터 나온다고. 안개 없이 『무진기행』이 나올 수 있었을까? 『이방인』도 마찬가지다. 뫼르소가 강렬한 태양 아래 있지 않았다면 전혀 다른 소설이 되었을 것이다. 그 사실이 문학을 읽는 기상전문기자의 눈에 밟혔고 끝내 책이 되었다.

삶이라는 고리로 연결되는 날씨와 문학

그렇다면 왜 다른 무언가가 아니라 날씨일까. 그 이유는 시시각각 달라지는 날씨가 삶과 닮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전문가답게 『무진기행』의 안개를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소설에서 안개를 밤새 뿜어 놓은 입김과 같다고 묘사하는데, 매우 적확한 표현이라고 말한다. 안개의 본질이 공기 중에 떠 있는 미세한 물방울이기 때문이다. 이를 시작으로 박무, 해무 등 비슷하면서도 다른 안개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공통점은 모든 안개들은 우리의 시야를 가려 불안을 야기하고, 심할 때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아 영원히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패닉에 빠뜨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짙은 안개도 해가 뜨면 사라진다. 공기가 따뜻해질수록 포함할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이 늘어나고, 태양이 강렬할수록 안개가 품고 있던 물방울이 빠르게 증발해 수증기의 품에 안기기 때문이다. 이것은 날씨의 과학이다.
그러나 우리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저자는 언론인이 되고 싶었고, 이름이 신문방송실 그 자체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인생에 안개가 자욱했던 시절. 불안한 안개로 가득한 『무진기행』은 자신의 삶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안개의 한가운데에 웅크리고 앉아 숨을 고르던 저자는 끝내 기상전문기자가 되었다. 그리고 전문가로서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청춘의 방황이 그다지 길지 않다는 사실을 말이다. 해가 떠오르면 물기를 거두는 안개처럼 인생은 어느 순간이 지나면 불확실성을 거두고 명료한 세계로 나아간다.”

삶을 담는 문학이 날씨로부터 나오는 것은 그래서 당연할지 모른다. 날씨와 문학은 삶이라는 고리로 연결된다. 저자는 그 연결들을 자신의 삶을 모두 동원해 섬세하게 드러낸다.

날씨와 문학을 바꿀 기후 변화

책에 소개된 작품은 모두 고전이라 불릴 만한 작품이다. 그만큼 시차가 있어 지금의 기후와는 사뭇 다른 기후에서 쓰였다. 기후 변화로 나날이 심해지는 재난 같은 날씨를 보도하는 기자로서 마음이 안 쓰일 수가 없다.

“우리를 꿈꾸게 만든 아름다운 사계절과 이별한다면 미래에는 비발디나 윤동주 시인 같은 감성이 영영 세상에 나오지 못할 게 분명하다.”

윤동주의 시에 나오는 따스한 봄과 푸른 하늘, 맑은 겨울은 기후 변화로 사계절을 잃는다면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윤동주뿐만 아니라 이 책에서 애정을 담뿍 담아 소개하는 모든 작품이 바뀐 기후에서는 나오기 힘들다. 만약 우리가 이 책을 통해 날씨와 문학을, 결국에는 삶을 전보다 더 사랑하게 된다면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해 날씨를 지켜야만 할 것이다. 이미 그들을 사랑하고 있는 이가 건네는 소중한 조언을 품은 채로.

다시 안개가 드리워지면 두려움 없이 그 한가운데에 웅크리고 앉아 숨을 고를 것이다. 촉촉한 물방울이 들숨 가득 몸으로 퍼져 나가는 것을 느끼면서 말이다.
「정처 없는 불안의 그림자」

지금은 엄마라는 존재가 곁에 없다.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것이다. 나는 알고 있다. 고운 무지개가 뜨는 날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될 거라는 사실을. 삶의 길목에 또다시 예기치 못한 장맛비가 등줄기를 서늘하게 두드릴 날이 분명 올 것이다. 그것은 나의 질병일 수도 있고 이별이거나 죽음일 수도 있다. 인생에 우기가 찾아와도 너무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자. 언젠가 흩어지는 먹구름처럼 끝나지 않는 폭우도, 영원한 시련도 없다. 그저 그 시간을 불안과 원망으로 얼룩지게 두지 말고 따스하게 끌어안으며 소중하게 살아 내자.
「인생의 지독한 우기를 만나다」

집에는 나를 기다리는 가족이 있었고 배불리 저녁을 먹고 깊은 잠에 빠졌다. 그렇게 나는 무럭무럭 자랐다.
「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휩쓸려 갔으면」

  작가 소개

지은이 : 신방실
KBS 기상전문기자. 연세대학교에서 수학과 대기과학을 공부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여러 연구소와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나로호·누리호 발사, 천리안2A 발사 현장을 취재했다. 2022년 여름 북극에 다녀와 시사기획 창 〈고장난 심장, 북극의 경고〉를 제작했다. 지은 책으로는 『되돌릴 수 없는 미래』, 『이토록 불편한 탄소』, 『탄소중립 어떻게 해결할까』, 『세상 모든 것이 과학이야!』, 『나만 잘 살면 왜 안 돼요?』 등이 있다. 2021년 ‘대한민국 과학기자상’ 2022년 ‘한국방송기자대상’ 과학 부문, 2023년 대한민국 녹색기후상 언론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UNC) 채플힐의 방문 연구원을 지냈다.

  목차

저자의 말

계절은 머물지 않는다
계절―『사계』, 「봄」, 「창공」, 「소년」, 「겨울」

정처 없는 불안의 그림자
안개―『무진기행』, 『채털리 부인의 연인』, 「안개」, 「빈집」

태양을 지워 버린 모래 폭풍
먼지―『분노의 포도』

마음을 어지럽히는 살 같은 비
소나기―「소나기」, 「소낙비」

인생의 지독한 우기를 만나다
장마―「비 오는 날」

이글대는 폭염과 부조리한 죽음
태양―『이방인』

아름다운 밤이었다
백야―「백야」

황야를 헤매는 거친 영혼들
폭풍―『폭풍의 언덕』

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휩쓸려 갔으면
회오리바람―『오즈의 마법사』

어느 먼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눈―「설야」

차가울수록 뜨거워지는 마음
혹한―「마지막 잎새」, 「행복한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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