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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풀꽃이 보일 때
청어 | 부모님 | 202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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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시간을 의식한 심적 갈증과 진솔한 독백
—손희락(시인·문학평론가)


1. 의식의 전환점 — 등단 전과 등단 후

김승희 시인은 2016년 『서울문학』을 통해 문단에 데뷔한다. 존재와 사물을 언어로 결합시키는 창작의 세계를 통해 2025년 『작은 풀꽃이 보일 때』를 상재한다. 어떤 존재론적 사건을 겪은 자의 언어 속에 인생이 녹아들었고, 그 인생의 경험들이 변용된 시세계를 구축한 것 같다.


해님
구름에 가리더니
어둠이 내리고
회오리바람 휘몰아친다
엉클어진 여정 잿빛 발자국
아픔은
웃음 뒤에 숨어서 울고
설움 절절히 짙게 휘감은
그 울음산
걷고 또 걷고…


잔설 녹은 가지마다 꽃눈 필 적에
빛 하나
평온한 마음 밭에 심으리
이 고요함!
작은 풀꽃이 보일 때
행복이어라

―「작은 풀꽃이 보일 때」 전문


2연 17행으로 짜인 시에서 “작은 풀꽃이 보일 때” 나는 행복에 젖었다고 표현한다. 화자의 풀꽃은 일반적인 꽃이기보다는 생의 환희나 진리적 깨우침을 내포한다. 첫 연에서 “울음산 걷고 / 또 걸었지만” 보이지 않던 꽃이다. 소개한다. 풀꽃에 내포된 의미가 크기 때문에 시집의 표제로 취택한다. 인생길에서 작은 풀꽃이 선명하게 보였다는 시적 목소리는 다양하게 변주된다. ‘작은 풀꽃’을 부각시킨 의도는 크고 화려한 것만을 찾는 독자의 의식을 전환 시킨다. 인생길은 해, 구름, 어둠, 회오리바람이 휘몰아치는 길이다.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걷는 길이다. 그 길 위에서 “작은 풀꽃”을 발견한다. 과거엔 무심코 지나쳤지만, 시인의 존재를 뒤흔드는 커다란 사건, 혹은 경험의 체화를 통해 사물을 보는 탐구적 시력이 좋아졌고, 인생가치관이 변환된 때문이다.

끝자락에 심었다

발자국
아쉬워

초록 정원
꿈꾸는 가슴밭에

한 알 씨를

―「섣달」 전문

**달빛 가을밤


아름다운 산세(山勢)
팔공산
한 폭의 산수화인 듯

그 자락 작은 한 마을
갖가지 꿈을 키워주던 곳
지금도 숨을 쉬고 있다
전설 같은 추억들이 줄줄이

온 누리에 울려 퍼져
은혜로 흠뻑 젖던 교회
그 성스러운 종소리

애지중지
자식들 기다리는 초조한 맘
사립문 밖에 서성이던
그 정(情)담은 어머니 모습

고즈넉한 달빛 가을밤 향수에 젖는다

**바닷가에서


파도는
멋진 곡예 연출하네

막혔던 가슴 골짜기
산소 같은 바람이 흐른다

눈물 옹달샘 물꼬를 터
여기에
펑펑 쏟아버리고 싶다

날고 싶어라
멈추지 않는 날개를 달고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승희
경북 출생2016년 《서울문학》 시 등단 신인상한국문인협회 회원, 서울문학문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월간문학》, 《서울문학》, 동인지 외 다수 지면에 시 발표<시집> 『작은 풀꽃이 보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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