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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같은 통점이 된다
걷는사람 | 부모님 | 202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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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우리는 같은 통점이 된다.” 갈등과 분열의 시대, 서로의 통증을 ‘대신’하지 않되 ‘나눌’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대학 시절 속삭이듯 시를 나누던 작은 모임에서 출발해, 십 년 넘게 서로의 지옥과 골방을 읽어 주며 숲을 이룬 문학동인 ‘공통점’. 그들의 첫 동인 시집 『우리는 같은 통점이 된다』가 걷는사람 시인선 131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개별 시인의 고유한 목소리를 존중하면서도 ‘느슨한 연대’라는 공동의 감각으로 확장되는 집합적 시도의 기록이다.

  출판사 리뷰

걷는사람 시인선 131
문학동인 공통점 『우리는 같은 통점이 된다』 출간

“나도 모르게 내 투명한 면을 꺼내고
당신은 무척이나 태연한 표정으로 내 문장을 오밀조밀 다듬는다“

대신할 수는 없지만, 함께할 수는 있다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느슨한 연대


“우리는 같은 통점이 된다.”
갈등과 분열의 시대, 서로의 통증을 ‘대신’하지 않되 ‘나눌’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대학 시절 속삭이듯 시를 나누던 작은 모임에서 출발해, 십 년 넘게 서로의 지옥과 골방을 읽어 주며 숲을 이룬 문학동인 ‘공통점’. 그들의 첫 동인 시집 『우리는 같은 통점이 된다』가 걷는사람 시인선 131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개별 시인의 고유한 목소리를 존중하면서도 ‘느슨한 연대’라는 공동의 감각으로 확장되는 집합적 시도의 기록이다.
공통점은 “타인의 삶과 고통에 대한 공감을 차단하지 않고 문학을 매개로 연대하겠다”는 약속에서 출발했다. 이름 그대로 ‘공-통점’(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통점으로 연결되는 지점)을 탐색하며, 시를 읽고 쓰고 엮는 일을 꾸준히 이어 왔다. 이번 동인 시집에는 여덟 명의 시인이 다섯 가지 주제(▲공통점과 차이점 ▲1990년대생의 정체성과 경험 ▲서로에게 부치는 시 ▲비경험 세대로서의 5·18 ▲기후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를 각각 맡아 쓴 작품들을 차례대로 엮었다. 시편 뒤에는 시인이 직접 쓴 짧은 산문이 이어져, 작품에 담긴 생각과 공통점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성찰을 함께 전한다. 이 독특한 편집은 시와 산문이 교차하며 독자에게 한층 입체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추천의 말도 각별하다. 김소연 시인은 공통점의 작업을 “미래에서 날아온 시집 같다”고 평하며, “두터운 과거를 선명히 되살리고 미래를 경유해 부메랑처럼 현재로 되돌아오는 언어들”이 만들어 내는 유유(幽幽)하고 단단한 공동의 결을 주목한다. 나희덕 시인은 공통점을 “시가 내준 질문과 숙제를 포기하지 않는 학생들”, “고통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나눌 수는 있다고 말하는 드문 우정의 친구들”이라 부르며, 십여 년의 시간이 ‘지옥과 골방’을 ‘정원과 숲’으로 바꿔 온 과정을 증언한다. 서로의 고통을 통해 새로운 통점을 발견해 나가는 이들의 시도는, 동인이라는 오래된 문학적 전통 속에서 새롭고도 단단한 가능성을 보여 준다.
해설 「느슨한 연대를 향한 통각」에서는 이 시집의 핵심을 ‘연대의 기술’에서 찾는다. 김원경은 공통점의 시들이 모임·만남·기다림의 장면을 통해 “완전한 이해나 일치가 아닌, 어긋남과 지연 속에서” 성립하는 연대를 보여 준다고 읽는다. 말문이 쉽게 열리지 않는 자리에 머뭇거리며 앉아 있는 태도, 섣부른 위로나 확신을 보류하는 침묵, 서로의 박동에 맞추어 ‘함께 기다리는’ 시간. 이 느슨한 윤리가 바로 공통점이 실천해 온 연대의 몸짓이라는 것이다. 때로는 과거의 상처를 복원해 돌보는 뜰을 만들고(기억의 재배치), 때로는 각자의 믿음과 생각이 다름을 인정한 채 같은 동작을 수행하며(함께 있음의 리듬), 끝내 “우리는 무엇이든/어떻게든”(이서영, 「여름 환영」) 서로의 곁에 머물고자 하는 약속으로 나아간다.
동인을 대표해 기획자 윤소현은 이렇게 고백한다. “함께 시를 쓴다는 건 형용할 수 없던 슬픔을 자신만의 언어로 써낼 때까지 묵묵히 곁을 지켜 주는 이들이 있다는 의미”라고. 공통점은 환대와 보류, 응답과 기다림 사이를 건너며, “조금 늦더라도 나란히 걸을 때까지” 서로를 기다려 온 공동체다.
『우리는 같은 통점이 된다』는 단지 동인이라는 형식의 복원이 아니다. 타인의 고통을 ‘대신’하지 않되 ‘포기하지 않는’ 문학의 윤리, 개별에서 공동으로 건너가는 언어의 형식, 불길한 미래를 향한 믿음을 오늘의 시어로 갱신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관계의 실패와 간극을 숨기지 않고 시간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성립하는 현대적 연대의 감각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완결이나 일치가 아닌, 겹침의 순간들……. 그 순간들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같은 통점이 된다.

시인 소개

김도경
2021년 《아시아》 신인상으로 등단하였다. 심훈문학상 수상 시집 『숨과 숲의 거리』를 썼다. 여름을 아주 오래 견디고 있다.

김조라
일러스트집이자 초단편 소설집 『무등산수박등』을 썼다. 효천로를 지날 때 임암교에 서서 대촌천을 본다.

김병관
시 연재물 「가우시안 블러」를 연재하였다. 자주 헤매는 사람으로, 모든 걸음이 나의 길이 될 거라는 확신이 있다.

신헤아림
문화기획 일을 한다. 요즘은 걷는 일로 마음을 다잡는다.

장가영
두산갤러리 전시 〈사적인 노래 Ⅰ〉 협력 큐레이터로 참여했다. 미공개 시가 많다.

이서영
시 산문집 『네가 이 세상의 후렴이 될 때』를 썼다. 떠나고 머물고 돌아오는 말들 안에서 행복하고자 한다.

이기현
2019년 《현대시학》 신인상으로 등단하였다. 시집 『슬픈 토우는 고래만큼』을 썼다. 고양이 하루와 하루하루 살고 있다.

조온윤
2019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였다. 시집 『햇볕 쬐기』 『자꾸만 꿈만 꾸자』를 썼다. 공동체를 위한 문학을 지향한다.

한 글자도 적지 못하다가 시집만 다시 펼쳤어

나는 그만두지 못하겠어
나는 사실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과는 헤어지는 일이 너무 어려워

나는 사실
마음을 내어 준 적 있다면 그 사람의 안부를 오래 물어

나는 사실
사람에게 못되게 군 걸 아직도 후회하고 있어

마음 준 것을 회수하는 법을 몰라서
잃어버린 대상을 잊지 못한 대상으로 애써 감추려 들어서

속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사설이 길어지듯이

어설프게 선한 태도가
누군가를 먼 길에 오르게 한다고
그건 선한 게 아니라 비겁한 거라고

진심에는 은유를 붙이지 않겠다고 다짐했어
―김도경, 「신촌」 부분

우리는 다리 위에 서서 광주천 보는 걸 좋아했잖아 광주천을 보면서 번갈아 노래도 불렀고 어떤 날엔 물이 너무 반짝거려서 돌을 주워다 물에 던지고는 소원을 빈 날도 있었잖아 가만히 있는 물이었다면 반짝이지 않았을 거야 반짝이더라도 조금이었을 거야 이렇게나 많이 반짝이지는 않았을 거야 나 네가 없는 날에도 혼자 광주천에 가서 물이 흘러가는 걸 엄청나게 많이 봤어 이제는 눈을 감고도 볼 수 있게 됐지 강물은 매번 달라지고 흘러간 강물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알았어 돌아오지 않는 건 돌아오지 않아서 좋지 제자리에 있는 건 제자리에 있어서 좋고 오 년 전에 봤던 나무를 작년에도 보고 엊그제도 본 건 확실히 즐거운 일이야 그래 테이프로 코팅한 꽃잎을 어떤 책 속에 영원히 꽂아 둔다고 해도 나무가 같은 자리에 있는 것과는 다른 일이고 말이야
―김조라, 「행진」 부분

이상하지
누군가에게 건네는 말을 연습했다는 것은

첩첩산중으로 쌓인 알들 속에서 틈으로만 세상을 봤다

너를 처음 본 게 그쯤이었나
너는 외발 전동 휠을 타는 것처럼 알을 타고 가더라
어깨엔 반려동물처럼 파충류를 올려 두고
고통을 시도 때도 없이 낳던 모습이 거긴 없다니

이상했어
누군가는 이토록 쉬이 원망하며 알 속에 갇혀 버리는데도
아림, 너는 단 한 번도 힘들다 얘기한 적 없었지

알 탑에 살던 나는 햇살 아래 서 있던 너와 얘기하는 게 좋았다

―김병관, 「내일 봐 아림」 부분

  작가 소개

지은이 : 문학동인 공통점
공통점은 대학 시절 함께 시를 쓰던 작은 모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문학을 읽고 쓰고 엮는 일을 이어오다 지금은 다양한 예술 프로젝트를 만들어 가는 유기적인 문학 공동체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공-통점’이라는 이름에는 타인의 삶과 고통에 대한 공감을 차단하지 않고 문학을 매개로 연대하겠다는 지향점이 담겨 있습니다. 문학을 통해 타인의 아픔을 들여다보면, 우리는 그 사람으로 살지 않았어도 살아 낸 것 같은 마음이 듭니다. 이러한 연대와 공감을 통해 새로운 통점들을 발견해 나가고자 합니다.

  목차

김도경
어떤 슬픔은 끝나지 않아서
신촌
1980
미메시스 범인
어느 우연한 자리에
산문―우리라는 숲을 이루고

김조라
식탁에서
여자애와 여자애
행진
희망적 관측
멀리 있는 사람에게
산문―작은 동산

김병관
모두 입에
둥지가 없고
각각 또는
무량공처
내일 봐 아림
산문―단속반

신헤아림
순진한 건 우리였고
옛 노래
있는 사람
미완성 시대
돌고개역
산문―공통-점 공-통점

장가영
남산 오르기
소란
일어난 일
인과
자조 모임
산문―네가 있는 광주

이서영
낯선 양식
여름 환영
플로리스트의 뜰
가족 앨범
불가능에서 가능으로 걸어가는
산문―너와 문학과 역사

이기현
통증의 군락
쉬었음 청년
할 일
테라리움
칠그릇과 사람
산문―그저 그런 사람으로 살아갈 용기

조온윤
새천년 건강체조
열쇠의 집
그림자 관광
산성비 미래
너는 나를 천사라고 부르네
산문―엇갈리며 함께 걷는 이들에게

해설
느슨한 연대를 향한 통각
―김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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