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한국 인물 500’ 발간 현황‘ 일송북은 ‘한국 인물 500’을 5백 권 예정으로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현대, 단체·분야별로 기획하여 순차적으로 펴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나는 치우천황이다』(이경철), 『나는 사임당이다』(이순원), 『나는 퇴계다』(박상하), 『나는 율곡이다』(박상하), 『나는 백석이다』(이동순), 『나는 윤이상이다』(박선욱),『나는 이회영이다』(이덕일), 『나는 홍범도다』(이동순), 『나는 단군왕검이다』(박선식), 『나는 김만덕이다』(박상하), 『나는 소서노다』(윤선미), 『나는 이사부다』(김문주), 『나는 왕평이다』(이동순), 『나는 이육사다』(고은주), 『나는 강감찬이다』(박선욱),『 나는 해모수다』(윤명철), 『나는 김지하다』(이경철), 『나는 박완서다』(이경식), 『나는 김자야다』(이동순), 『나는 천추태후다』(윤선미), 『나는 삼한갑족이다』(박상하), 『나는 이병철이다』(박상하), 『나는 정주영이다』(박상하), 『나는 왕건이다』(박선욱), 『나는 일연이다』(이종문), 『나는 우씨왕후다』, 『나는 이우석이다』(노지민) 등 27권을 선보여 언론과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금번에는 『나는 계백이다』(김문주), 『나는 최운산이다』(오세훈)를 내보내게 되어, 영원히 지지않는 충의 상징 계백, 독립운동에 천문학적 재산을 헌납한 최운산을 최초로 도서로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한국인물 500’ 총서는 총29권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100년의 침묵을 깨우는 이름, 봉오동의 또 다른 주인공
『나는 최운산이다』 출간
독립운동에 천문학적 재산헌납
나는 최운산이다 (오세훈 지음)
“석고화된 기억”에 균열을 내다『나는 최운산이다』는 ‘기억의 석고화’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독립운동사 연구자 신주백 박사가 지적했듯, 봉오동전투는 오랫동안 굳어버린 서사 속에서 단선적으로 이해되어 왔다. 1920년 11월 2일 자 임시정부 군무부 발표문과 1921년 1월 1일 자 『독립신문』 기사 사이의 미묘하지만 결정적인 차이, 오기와 생략, 인물 배치의 변화는 ‘누가 역사의 중심에 서 있었는가’라는 질문을 새롭게 던진다.
그동안 봉오동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이름은 홍범도, 김좌진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되묻는다. 대한군무도독부를 창설하고, 이후 북간도 각 단체를 통합해 대한북로독군부를 출범시킨 인물은 누구였는가. 10여 개 참전 부대의 무장과 군수, 의식주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한 이는 누구였는가.
저자는 방대한 사료와 증언, 그리고 후손들이 보존해온 기록을 교차 분석하며 결론에 이른다. 봉오동전투의 실질적 기반과 통합의 동력은 최운산에게서 나왔다는 것이다.
전 재산을 민족에 바친 ‘만주 갑부’최운산은 한때 ‘만주 갑부’로 불릴 만큼 막대한 재산을 일군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 모든 자산을 독립전쟁의 토대로 내놓았다. 대한군무도독부는 임시정부가 인정한 최초의 정규군이었고, 이 부대를 중심으로 결성된 대한북로독군부가 1920년 6월 7일 봉오동에서 일본 정규군을 격파한다.
국사편찬위원회 발간 『한민족 독립운동사 독립전쟁 편』 역시 대한북로독군부의 성립에 최씨 삼 형제의 헌납이 “결정적인 기반”이었다고 기록한다. 그러나 저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막대한 재산을 실제로 희사한 주체가 최운산이었음을 치밀하게 입증한다.
미망인의 진정서, 역사를 다시 쓰다1969년, 최운산의 부인 김성녀 여사는 정부에 진정서를 제출한다. 봉오동전투와 북간도 무장투쟁의 공적이 누락·왜곡되었음을 바로잡아 달라는 요청이었다. 그 문서는 단순한 호소가 아니라, 구체적 질문과 사실 제시에 기반한 ‘역사 재심 청구서’였다.
그는 묻는다.북간도 독립군을 통합한 이는 누구인가.군자금과 무기를 조달한 이는 누구인가.봉오동과 서대파의 토지는 누구의 소유였는가.
저자는 이 진정서 전문과 당시 사료, 그리고 독립운동가들의 증언을 나란히 배치한다. 광복회장을 지낸 독립운동가 이강훈의 회고, 『한국독립사』를 남긴 김승학의 기록, 임시정부 부통령을 지낸 김규식선생의 증언 등은 김성녀 여사의 주장과 놀라운 접점을 이룬다.
‘질문이 곧 정답’이라는 말처럼, 진정서는 이미 답을 품고 있었다.
100년을 잇는 시간의 다리저자는 이 책을 단순한 평전으로 두지 않는다. 1919년 3·1독립만세운동의 함성과 1920년 봉오동의 승전보, 그리고 오늘의 시민적 저항을 하나의 시간선 위에 놓는다. 억압과 왜곡에 맞서 진실을 회복하려는 노력은 100년 전에도,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최운산이다』는 역사적 인물을 복권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그것은 “모두가 그렇다”고 말해온 기억을 다시 검토하자는 요청이며, 신화화된 공식 서사에 질문을 던지는 용기다. 동시에, 이름 없이 스러져간 수많은 이들의 헌신을 온전히 기록하겠다는 다짐이다.
100년의 침묵을 건너, 이제 우리는 또 하나의 이름을 기억해야 한다.봉오동의 또 다른 주인공, 최운산.
이 책이 굳어버린 기억에 균열을 내고, 독립전쟁사의 입체적 진실을 복원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