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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을 넘어 특별로
특별하기 위한 설계도
유저북스 | 부모님 | 202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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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왜 ‘특별’하게 불리한가

제주는 ‘특별자치도’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 이름은 한때 기대였다. 하지만 20년이 흐르면서 이제는 질문이 되었다. 도민이 체감하는 현실 속의 제주는 특별한 권한을 가진 지역이 아니라, 특별하게 불리한 조건을 감내해야 하는 공간에 가깝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물가, 섬이라는 이유로 반복되는 물류비 부담, 육지를 기준으로 설계된 정책과 제도, 그리고 어느 부처도 끝까지 책임지지 않는 행정 구조가 겹쳐 있다. 이 불리함은 우연이 아니다. 더 열심히 살지 않아서도, 덜 효율적으로 움직여서도 아니다.
제주가 겪고 있는 문제의 본질은 분명하다. 제주는 한 번도 제주를 기준으로 설계된 적이 없었다. 국가 정책은 늘 ‘평균’을 기준으로 작동해왔다. 그 평균은 언제나 육지였고, 제주는 그 평균에 맞추어 끊임없이 보정되어야 하는 예외였다. 물류는 육지 기준으로, 에너지는 대륙형 전력망 기준으로, 교통과 통신, 산업과 복지는 모두 연결된 땅을 전제로 설계되었다. 그 결과 제주의 삶은 언제나 같은 출발선에 서지 못했다. 비용은 더 들고, 속도는 더 느리며, 위험은 더 크게 돌아왔다.
우리 도민들은 늘 ‘모래주머니’를 찬 채 경쟁해 왔다. 같은 규칙, 같은 평가, 같은 책임을 줬지만, 전혀 다른 조건 속에서였다. 이 불리함의 책임을 도민에게 돌려서는 안 된다. 제주가 잘못해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제주를 육지와 같은 기준으로 설계해버린 국가 구조의 오류에서 비롯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는 버텨왔다. 그리고 지금, 여전히 세 가지 절대적 자산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자연’이다. 훼손되기 쉬우면서도 한 번 잃으면 되돌릴 수 없는 자산이다. 둘째는 ‘문화’다. 시간이 쌓여 만들어낸 생활의 방식이자 공동체의 기억이다. 셋째는 ‘사람’이다. 이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삶을 지켜온 선택과 존엄의 주체들이다. 이 세 가지는 제주의 약점이 아니라, 제주가 다시 설계될 수 있는 유일한 출발점이다.
그러나 이 자산을 지키고 키우기 위해서는 먼저 이 자산을 잠식해온 구조적 차별을 직시해야 한다. 문제를 개인의 노력이나 지역의 한계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 이 책은 그 불편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특별자치도’는 왜 ‘특별한 차별’이 되었는가. 제주 물가는 정말 도민의 선택 때문인가. 섬이라는 조건은 숙명인가, 정책 실패의 결과인가. 그리고 이 모든 문제에 대해 누가 책임지고 있는가. 이 책은 제주의 불리함을 나열하기 위해 쓰이지 않았다. 제주를 동정의 대상으로 만들기 위해서도 아니다.
이 책은 제주가 다시 특별해지기 위한 설계도다. 불리함을 인정하되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구조를 바꾸는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시도다. 제주는 특별히 불리한 것이 아니라, 특별한 기회를 다시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제주 스스로 말할 때다. 이제는 이 차별의 구조를 넘어설 때다. 이 책은 그 첫 번째 선언이자, 그 길을 향한 첫 번째 지도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오영훈
1968년 제주도 남쪽의 따뜻한 마을 남원읍 신흥리에서 태어나 오름과 바다 등 자연을 벗삼아 자랐다. 장남으로서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우며 성실함을 배웠고, 책 보는 걸 좋아하며 남원중과 서귀포고를 졸업했다.제주대입학 후 증조부와 조부가 억울하게 희생된 가족사이자 역사적 비극인 ‘4·3’의 진실을 알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학생 및 사회운동에 뛰어들어 대학 총학생회장을 맡아 4·3특별위원회 구성 국회 청원을 이끌었다. 1995년 고(故) 김근태 의장과의 인연으로 새정치국민회의 창당에 참여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4·3도민연대 사무국장과 국회의원 보좌관 등을 거쳐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도의원으로 당선돼 재선을 역임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지역 연고가 없는 제주시을 선거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원내대변인·정책위원회 상임부의장 등을 맡으며 재선에 성공했으며 재선 국회의원 시절 ‘4·3특별법 전부개정안’을 통과시켜 국가 배보상 및 재심 무죄 명예회복의 전기를 마련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20년 만의 민주당 도지사로 당선되어, ‘제주에서 나고 자라 도의원과 국회의원까지 지낸 첫 도지사’로서 중앙 정치력과 추진력을 겸비한 ‘행정가’로 변신했다. 현재는 제주의 진짜 성장과 도민의 행복한 삶이 함께하는 ‘다시 특별한 제주’를 만드는 데 전념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 제주는 왜 ‘특별’하게 불리한가

제1부. ‘특별’은 왜 ‘차별’이 되었는가
01장. ‘특별 자치도’라는 이름의 두 얼굴
02장. 특별 속에 숨겨진 차별 : 제주 물가는 비싸다?
03장. 섬의 한계인가, 국가 구조의 문제인가?
04장. 제주의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

제2부. ‘차별’의 구조 : ‘차별’은 주저앉힌다
05장. 물류 이야기 : 정책에서 비켜난 섬
06장. 높은 생활비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07장. 에너지 역차별 구조와 RE100의 역설
08장. 교통·통신·인프라 단절이 남긴 비용

제3부. ‘차별’을 뛰어넘는 제주의 ‘힘’ : 자연, 문화, 사람
09장. 자연은 제주의 가장 오래된 자산
10장. 시간이 쌓아 올린 제주다움
11장. 사람이 제주를 지탱해왔다
12장. 자연·문화·사람이 만들어낸 가능성

제4부. 해결의 지도 : 6개 부처가 움직여야
13장. 제주형 물류혁명 로드맵
14장. 섬 물류비를 상쇄하는 구조
15장. 에너지·전력·신재생의 불리함 바로잡기
16장. 제주형 문화·관광 패러다임 전환

제5부. ‘차별’을 넘어 ‘특별’로, 새로운 길
17장. 제주형 생활비 절감 전략
18장. 제주 지속성장의 3대 균형 축
19장. 함께 책임지는 진화된 자치공동체
20장. 다시, ‘특별’로 가는 여정

에필로그 : ‘차별’을 넘어 ‘특별’이 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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