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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을 보다
21세기북스 | 부모님 | 2026.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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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종소리는 사라졌지만, 종탑은 남아 있다. 그리고 어떤 울림은 귀로 들리기보다 오히려 눈으로 더 깊게 다가온다. 윤종효 작가의 사진집 『울림을 보다』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하는 책이다. 이 책은 전국 곳곳에 남아 있는 종탑들을 기록한 사진 작업이자, 소리가 멈춘 자리에서 여전히 지속되는 시간과 기억, 공동체의 흔적을 되짚는 시각적 사유의 결과물이다. 작가는 4년에 걸쳐 전국의 종탑을 찾아다니며, 일상에서 무심히 지나쳐온 구조물들이 사실은 한 시대의 시간 감각과 공동체적 리듬, 그리고 영적 감수성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을 조용하지만 깊이 있게 드러낸다.

『울림을 보다』의 중심에는 “종소리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종이 울리기 전 세상이 잠시 멈추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라는 문제의식이 놓여 있다. 책의 앞머리에서 작가는 우리나라 종탑들이 서구의 장대한 수직성과 달리, 마을의 높이에 맞춰 낮고 겸손하게 서 있다고 말한다. 평소에는 풍경의 일부처럼 조용히 서 있지만, 종이 울리는 순간 그 낮은 탑은 순식간에 마을의 시간과 공간의 중심이 된다. 사람들은 문을 열고, 발걸음을 모으며, 마음을 가라앉힌다. 종은 누구의 편도 아니고 누구를 붙잡지도 않지만, 사람들은 오래도록 종이 있는 곳에 마을을 세우고 함께 시간을 나누며 살아왔다. 이 책은 바로 그 공동체의 리듬을, 그리고 소리 이후에 남는 침묵의 밀도를 사진으로 포착한다.

작가 윤종효는 나이키, 몽블랑, 쌤소나이트 등 글로벌 브랜드에서 재직한 뒤 현재 씰리코리아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전문 경영인이자, 홍익대 대학원에서 사진 디자인을 전공한 사진가다. 경영의 통찰과 예술적 사유가 교차하는 자리에서 그는 “보이지 않는 울림”을 이미지로 담아내는 작업을 이어왔다. 그의 이력은 이 책의 성격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 『울림을 보다』는 감성적인 풍경집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절제된 시선과 구조적 관찰, 그리고 오랜 시간 축적된 묵상이 한데 겹쳐진 결과물에 가깝다. 보이는 것 뒤에 있는 질서와 의미를 읽어내는 태도가 이 책의 전반을 관통한다.

  출판사 리뷰

“보이지 않는 소리를 사진으로 기록하다”
사라진 종소리의 자리에 남은 침묵,
그 깊은 공명을 시각으로 담아낸 4년의 기록


종소리는 사라졌지만, 종탑은 남아 있다. 그리고 어떤 울림은 귀로 들리기보다 오히려 눈으로 더 깊게 다가온다. 윤종효 작가의 사진집 『울림을 보다』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하는 책이다. 이 책은 전국 곳곳에 남아 있는 종탑들을 기록한 사진 작업이자, 소리가 멈춘 자리에서 여전히 지속되는 시간과 기억, 공동체의 흔적을 되짚는 시각적 사유의 결과물이다. 작가는 4년에 걸쳐 전국의 종탑을 찾아다니며, 일상에서 무심히 지나쳐온 구조물들이 사실은 한 시대의 시간 감각과 공동체적 리듬, 그리고 영적 감수성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을 조용하지만 깊이 있게 드러낸다.

종이 울리기 전, 세상이 잠시 멈추는 순간
『울림을 보다』의 중심에는 “종소리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종이 울리기 전 세상이 잠시 멈추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라는 문제의식이 놓여 있다. 책의 앞머리에서 작가는 우리나라 종탑들이 서구의 장대한 수직성과 달리, 마을의 높이에 맞춰 낮고 겸손하게 서 있다고 말한다. 평소에는 풍경의 일부처럼 조용히 서 있지만, 종이 울리는 순간 그 낮은 탑은 순식간에 마을의 시간과 공간의 중심이 된다. 사람들은 문을 열고, 발걸음을 모으며, 마음을 가라앉힌다. 종은 누구의 편도 아니고 누구를 붙잡지도 않지만, 사람들은 오래도록 종이 있는 곳에 마을을 세우고 함께 시간을 나누며 살아왔다. 이 책은 바로 그 공동체의 리듬을, 그리고 소리 이후에 남는 침묵의 밀도를 사진으로 포착한다.
작가 윤종효는 나이키, 몽블랑, 쌤소나이트 등 글로벌 브랜드에서 재직한 뒤 현재 씰리코리아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전문 경영인이자, 홍익대 대학원에서 사진 디자인을 전공한 사진가다. 경영의 통찰과 예술적 사유가 교차하는 자리에서 그는 “보이지 않는 울림”을 이미지로 담아내는 작업을 이어왔다. 그의 이력은 이 책의 성격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 『울림을 보다』는 감성적인 풍경집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절제된 시선과 구조적 관찰, 그리고 오랜 시간 축적된 묵상이 한데 겹쳐진 결과물에 가깝다. 보이는 것 뒤에 있는 질서와 의미를 읽어내는 태도가 이 책의 전반을 관통한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종탑을 단지 종교적 시설이나 향수 어린 풍경으로 다루지 않는다는 데 있다. 추천사를 쓴 윤정미 교수는 이 작업을 ‘종탑’이라는 구조물을 통해 우리 시대의 영성과 역사를 유형학적으로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진 연작이라고 평가한다. 그는 윤종효의 작업이 베른트와 힐라 베허 부부의 유형학적 사진 방법론과 닿아 있다고 짚으며, 작가가 종탑을 화려한 기념물이나 숭배의 대상으로 미화하지 않고, 정면성·일정한 거리감·반복적 배열이라는 질서 속에서 바라본다고 설명한다. 그 결과 독자는 개별 종탑의 사소한 차이를 넘어서 “종탑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사진은 재현을 넘어서, 인간이 초월을 향해 세운 구조적 질서를 분석하는 도구가 된다.

종탑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
특히 이 책은 한국 종탑만의 특수한 미학과 정서를 부각한다. 윤정미 교수는 서구의 종탑이 권위를 내세우며 하늘을 찌르는 수직성이라면, 윤종효가 주목한 한국의 종탑은 마을의 높이에 맞춰 낮고 겸손하게 서 있는 ‘생활 밀착형 수직성’이라고 말한다. 이는 단지 건축적 특징에 대한 설명이 아니다. 한국의 종탑이 오랜 시간 동안 지역 공동체와 함께 호흡해 온 방식, 거대한 상징 이전에 생활 가까이 자리했던 존재였음을 보여주는 표현이다. 『울림을 보다』에 실린 종탑들은 그래서 장엄함보다 친밀함으로 다가오고, 권위보다 기억의 촉감으로 남는다.

윤종효 작가의 글에서도 이러한 문제의식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유년 시절 교회 마당에서 종줄을 당기던 기억, 손바닥에 닿던 거친 줄의 감촉과 머리 위 철제 종이 내뿜던 육중한 진동을 회상한다. 그 울림은 단순히 예배 시작을 알리는 소리가 아니라, 마을 전체를 하나의 호흡으로 묶어내던 파동이었다. 종탑은 땅의 낮은 곳에서 하늘로 이어지는 통로였고, 종소리는 농촌의 일상과 거룩한 시간을 가르는 경계이자, 사람들이 시간을 함께 공유하는 매개였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종소리는 들리지 않게 되었고, 사람들은 그 사실조차 잊은 채 살아간다. 작가는 바로 그 사라진 울림의 자리에서, 사진이 붙잡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묻기 시작한다.

그의 작업은 기록이면서 동시에 수행에 가깝다. 작가는 전국 방방곡곡 이름 없는 시골 교회의 종탑을 찾아가는 길이 멀고 고독하고 험난했다고 고백한다. 매서운 칼바람 속에서 빛을 기다려야 했고, 때로는 이미 사라진 종탑의 잔해 앞에서 허탈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렇게 수년간 모은 기록은 전시 〈공명 : 울림을 보다〉로 이어졌고, 다시 한 권의 책으로 정리되었다. 작가에게 사진은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현대인의 이기심과 집착을 가라앉히는 하나의 구도의 과정이었다. 이 책은 단순한 촬영 결과의 모음이 아니라, 작가가 시간과 침묵, 구조와 기억을 통과하며 얻은 사유의 축적물이다.

시간과 기억을 담아내는 사진의 힘
책의 후반부 글은 이 작업의 미학적·이론적 지평을 더욱 확장한다. 작가는 종탑 사진을 단순한 건축 기록이 아니라, 시간과 기억, 공동체적 경험을 함께 담아내는 존재론적 증명의 장치로 본다. 한 세대가 세우고 다음 세대가 수리하며 또 다른 세대가 바라보는 동안, 수십 년 혹은 백 년 이상의 시간이 종탑의 표면에 퇴적된다. 사진은 그 시간의 층위를 한 번에 읽어내는 거의 유일한 매체라는 것이다. 그는 롤랑 바르트의 ‘스투디움’과 ‘푼크툼’을 언급하며, 종탑의 양식과 연대, 재료는 지식으로 읽히는 영역에 속하지만, 녹슨 철제 종방울이나 낡아 닳은 탑줄, 비스듬히 떨어지는 빛 같은 세부는 관람자의 마음을 찌르는 감정적 디테일로 작동한다고 말한다. 즉 이 책의 이미지는 정보로만 읽히지 않고, 독자의 개인적 기억과 감정 속에서 다시 울리도록 설계되어 있다.

또한 『울림을 보다』는 종탑을 한국 근현대사의 상처와도 연결한다. 추천 글에 따르면 작가는 일제강점기의 금속 공출로 인해 종을 빼앗긴 채 남겨진 “침묵의 기둥”과, 그 빈자리를 대신했던 목종의 흔적에도 시선을 보낸다. 그에게 종탑은 단지 예배 시설의 일부가 아니라, 시대의 수난을 견디며 자리를 지켜온 구조물이다. 그래서 이 책에 실린 종탑들은 현재형의 풍경이면서도 동시에 역사적 증언물이다. 사라져가는 지역의 기억, 점점 잊혀지는 공동체의 시간, 그리고 근대 건축과 생활 문화의 흔적이 이 사진들 속에 함께 각인되어 있다.

현대인이 잃어버린 영적 리듬을 다시 묻다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손봉호는 추천사에서 이 책이 현대인이 잃어버린 영적 리듬을 회복하게 하는 하나의 소중한 제안이라고 말한다. 그의 해석에 따르면, 종소리는 단순한 시간 알림 장치가 아니라, 인간을 세속의 시간 너머로 불러내는 거룩한 표지였다. 그러나 오늘날 효율과 성과 중심의 세계 속에서 우리는 물리적 시간은 더 정확히 얻었는지 몰라도, 시간 안에서 사유하고 묵상할 수 있는 영적 여백은 잃어버렸다. 『울림을 보다』는 들리지 않게 된 종소리를 억지로 복원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종소리가 머물렀던 자리, 울림이 통과했을 공간의 궤적을 시각 언어로 제시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 독자는 종소리를 귀로 듣지 않고 눈으로 보게 된다. 그 감각의 전환을 통해, 잊고 지낸 묵상의 자리로 다시 이끌린다.

이 책은 사진집이면서 에세이이고, 기록집이면서 성찰의 장치다. 화면에 담긴 수많은 종탑은 서로 다른 재료와 형태, 배경을 지니고 있지만, 한 권으로 묶였을 때 그것들은 한국적 풍경의 원형과도 같은 인상을 형성한다. 어떤 종탑은 붉은 지붕을 얹고 있고, 어떤 종탑은 돌과 철 구조물의 형태를 유지한 채 들판과 마을의 경계에 서 있으며, 어떤 종탑은 벚꽃 사이로, 어떤 종탑은 새벽과 야간의 적막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이 다양한 이미지들은 한 대상의 형태적 변주를 보여주는 동시에, 한국 교회와 지역사회가 오랜 시간 어떻게 서로 얽혀 살아왔는지를 시각적으로 증언한다. 책장을 넘기는 경험 자체가 곧 들리지 않는 소리를 따라가는 순례처럼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이 책의 큰 미덕이다. 이미지 배열과 반복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공명과 침묵의 리듬을 독자의 시선 안에 새긴다.

『울림을 보다』는 종교 사진에 한정된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사진, 건축, 지역문화, 공동체 기억, 근현대사, 묵상과 영성에 관심 있는 독자 모두에게 열려 있다. 종탑이라는 구체적 대상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질문은 더 넓은 곳으로 향한다. 우리는 지금 어떤 소리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가. 사라진 울림의 자리에 무엇을 남기고 있는가. 그리고 눈앞의 풍경을 얼마나 깊이 바라보고 있는가. 윤종효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늘 그 자리에 있었으나 제대로 보지 못했던 존재들에 다시 시선을 돌리게 만든다. 그 침묵의 구조물들 앞에서 독자는 자신만의 오래된 기억과, 잃어버린 시간의 감각, 그리고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내면의 울림과 만나게 된다.
사진가 윤종효의 『울림을 보다』는 결국 ‘보는 책’이면서 동시에 ‘듣게 하는 책’이다. 소리가 멈춘 시대에, 한 사진가는 침묵 속으로 들어가 울림의 흔적을 붙잡았다. 그 결과 탄생한 이 책은 오늘의 독자에게 조용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질문을 건넨다. 효율과 속도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과연 아직도 어떤 울림 앞에서 멈출 수 있는가. 『울림을 보다』는 그 질문을 가장 고요한 방식으로, 그러나 가장 오래 남는 방식으로 우리 앞에 놓는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윤종효
나이키, 몽블랑, 쌤소나이트 등 글로벌 브랜드에서 재직 후, 현재 씰리코리아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전문 경영인이자 사진가. 홍익대 대학원에서 사진디자인을 전공했으며, 4년간 전국의 종탑을 기록하며 일상 속 묵상과 종소리의 본질을 탐구해 왔다. 경영의 통찰과 예술적 사유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보이지 않는 울림을 이미지로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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