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지금, 여기의 삶을 성찰하며 나아가는 진영대 시인의 첫 산문집이다. 『버릴 때가 되었다』는 일상에서 마주치는 자연과 사람, 세상을 깊은 사유로 풀어내며 가족과 이웃을 향한 시선을 담는다.
숫자를 세며 살아가지만 정작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는 삶을 짚으며, 지나간 시간과 존재의 의미를 묻는다. ‘지금 이 순간’만이 유일한 자리라는 깨달음을 통해 삶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한다. 시집 『술병처럼 서 있다』, 『길고양이도 집이 있다』 등을 펴낸 시인은 긴 시간의 방황과 고백을 바탕으로, 비어 있는 삶과 남겨진 마음을 담담히 전한다.
출판사 리뷰
지금, 여기의 삶을 성찰하며 나아가다
진영대 시인의 첫 산문집 『버릴 때가 되었다』가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산문집에서 진영대 시인은 삶의 일상에서 마주치는 자연과 사람과 세상이 깊이 있는 사유로 승화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특히 가족과 이웃에 대한 따듯한 시선은 환한 꽃으로 피어나기도 하고 때로는 안타까움과 아픔으로 절절하게 다가온다.
우리는 숫자를 세며 살아간다. 열을 세고, 백을 만들고, 천을 쌓으며 삶을 정리한다. 그러나 정작 자신을 세는 일 앞에서는 어디까지 왔는지 알지 못한다. 사람은 현재의 자신이 아니라, 이미 지나가 버린 자신을 붙잡으며 살아간다. 그러나 돌아보면 그 자리는 비어 있다. 숫자를 세다 잠이 들고, 어디까지 셌는지 기억하지 못하듯 지나간 삶 또한 붙잡을 수 없는 무(無)에 가깝다.
이번 산문집은 우리는 무엇을 찾고 있는가. 그리고 어디까지가 ‘나’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숫자를 세다 보면 어느새 잠이 든다. 다음 날 일어나 자신이 어디까지 숫자를 세었는지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지나간 일은 없는 것과 같다. 뒤돌아보면 비어 있는 것이 인간의 삶”인 것처럼. 돌아보면 삶은 비어 있고 지나간 나는 이미 사라졌다. 지나온 길은 더 이상 길이 아니며, 지금 이 순간만이 유일한 자리임을 일깨운다.
진영대 시인은 그동안 시집 『술병처럼 서 있다』, 『길고양이도 집이 있다』, 『당신을 열어보았다』, 『아무것도 젖지 않았다』 등을 펴낸 바 있다. 그러면서 “먼 길을 돌아왔다. 그래도 용서해 달라는 말은 아직 남았다. 다시 몇 년이 더 걸릴지 모른다. 그 힘으로 글을 쓴다.”고 고백하고 있다.
사람은 현재의 자신보다는 지나간 자신을 읽는 데 익숙하다. 그러니 나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내가 아닐 때가 너무 많다. 처음부터 세면 분명 십이 되지만 심우도를 모두 합치면 영[無]이 되기 때문에 자신이 어디까지 셀 수 있는지 알기도 어렵다.
불면으로 고생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숫자를 세다 보면 어느새 잠이 든다. 다음 날 일어나 자신이 어디까지 숫자를 세었는지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지나간 일은 없는 것과 같다. 뒤돌아보면 비어 있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소를 잃어버린 사실조차 모르고 사는 사람이나 소를 찾아내서 길들여 등에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이나 외견상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길에서 우연히 소를 타고 오는 동자를 만나 어디서 소를 찾았느냐고 물어보았다. 동자가 소의 등에서 내려와 가리키는 곳은 막막한 산중이다.
지나온 길은 이미 길이 아니다._본문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진영대
세종에서 태어나 1997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술병처럼 서 있다』, 『길고양이도 집이 있다』, 『당신을 열어보았다』, 『아무것도 젖지 않았다』 등이 있다. 충남시협작품상, 삶의문학상, 한국시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목차
작가의 말·05
제1부
그놈 참, 말 많다·13
아홉수·16
동안거·19
흡연의 변·21
절벽과 마주 보아야 한다·23
하늘을 팝니다·28
사랑한다면·31
돈·36
헛꽃·39
남는 장사·42
하마터면·45
제2부
얽힘에 관하여·57
삽 한 자루 끌고 다닌다·60
버릴 때가 되었다·63
하루만이라도·68
빈집·71
남겨둔 전복·73
꽃 따러 가자·79
이제 인정하자·82
눈사람·86
할아버지아빠는 어디 있어·89
쓰레기통·92
시인의 말·95
제3부
색 들어온다는 말·101
숨뿌리·104
길을 묻다·107
죽는대요·111
숨구멍·114
공명·117
봄꽃·119
저것들·121
노년의 문학·125
사심을 갖고 시 읽기·127
안 하련다·129
제4부
기러기 같은·135
묵묘·138
티어하임동물병원·140
세월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여도·142
흡혈박쥐·145
장마·148
빗소리·150
시는 예술이 아니다·152
원숭이를 잡는 법·156
지나온 길은 길이 아니다·159
‘시천지’ 동인 31년을 돌아보며·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