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사법의 역사를 다룬 이 책은 미셸 푸코가 1973년 브라질에서 진행한 다섯 차례 강연과 한 번의 대담을 묶은 것이다. 1970~1973년 콜레주드프랑스 강의의 핵심 내용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 강연에서 푸코는 니체 철학과 희곡 『오이디푸스 왕』, 중세와 근현대의 종교 단체, 공장, 감옥 등을 아우르며 서구 역사에서 인간의 잘못과 책임, 재판과 보상을 결정하는 방식과 형태, 즉 사법적인 실천을 지배해온 세 가지 체제(시련, 조사, 검사)를 살피고, 이러한 역사에 대한 몇 가지 소묘를 제시한다.
『진리와 법적 형태들』은 독자들이 푸코의 콜레주드프랑스 강의 중 초반 3년에 걸친 사상의 정수를 맛보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또한 강연 배경과 내용을 풀어 푸코의 지식 고고학이라는 큰 지형 안에서 해설한 옮긴이의 해제가 자칫 난해함으로 빠지기 쉬운 푸코 사상의 숲에서 독자들이 헤매지 않도록 길라잡이 역할을 한다.
출판사 리뷰
다섯 차례의 브라질 방문 중 두 번째 방문 강연과 대담의 기록
미셸 푸코는 1965년부터 1976년까지 총 다섯 차례 브라질을 방문한다. <진리와 법적 형태들>은 그중 두 번째 방문에서 이루어진 강연으로, 1973년 5월 21일부터 25일까지 총 5일간, 리우데자네이루 교황청 가톨릭대학교에서 진행했다. 다섯 차례의 방문 동안 푸코는 당시 한창 발전시키고 있던 권력 연구의 틀 안에서 인간과학, 법학, 광기, 현대철학과 문학, 사회의학, 성, 감옥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수십 차례 강연과 비공식 대담을 벌였다. 이 강연과 대담들은 프랑스에서 이미 발표한 내용들을 단지 소개하는 자리들은 아니었다. 1965년 첫 번째 방문에서 푸코는 아직 출간되기 전이었던 『말과 사물』의 내용으로 강의했으며, 1975년 네 번째 방문에서는 그다음 해에 출간될 『성의 역사』 1권의 내용으로 강의하면서 처음으로 ‘생명정치’ 개념을 소개했다. <진리와 법적 형태들> 강연 또한, 푸코의 콜레주드프랑스 강의의 초반 3년간의 내용을 요약한 버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지만, 그 내용이 완전히 같지는 않다. 그리고 이 내용들은 다음 해의 강의와 함께 푸코의 정치철학을 대표하는 저작 『감시와 처벌』(1975)의 기초를 이룬다. 푸코는 이 브라질 강연에서 연구의 새로운 방향성을 소개하고 동료와 청중, 독자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사상을 발전시켰던 것이다.
지식-권력의 형태를 파헤치는 푸코의 고고학적 기획
강연을 시작하면서 푸코는 ‘진리와 법적 형태들’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될 내용이 자신이 이전 연구에서 펼쳐온 세 가지 사유의 축, 다시 말해 ‘지식의 사회적 형성’이라는 연구 주제의 축, ‘담론 분석’이라는 방법의 축, 그리고 ‘주체 이론의 갱신’이라는 철학적 목표의 축이 만나는 지점에서 이뤄지는 혁신적인 연구라고 말한다. 1강에서 푸코는 이 세 축 각각에 대해 설명하고, 그것들이 수렴할 수 있게 한 이론적 배경으로서 니체 철학을 소개한다. 그러고 나서 2강부터 5강까지, 서구 역사에서 사법적인 실천을 지배해온 세 가지 체제(시련, 조사, 검사)에 대한 분석을 제시한다. 이 세 체제는 특정한 물질적 조건 아래서 출현과 소멸을 반복하면서 서구인의 존재 방식을 결정해온 근본적인 양식들로 제시되는데, 푸코는 이를 다시 특정한 진리적 요소와 권력적 요소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지식-권력’ 형태들로 규정한다.
현실과 공명하는 정치철학
<진리와 법적 형태들> 강연은 당시 브라질의 현실 상황과 많은 지점에서 공명할 수 있었다. 서구 사법사에서 ‘조사’ 체제의 출현과 수사 행위로서 고문의 기능에 대한 푸코의 분석은 청중에게 곧바로 당시 브라질에서 행해지고 있던 군경 조사와 고문의 맥락으로 치환되어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또한 푸코는 이 강연에서 마르크스주의의 현실 인식과 해방 기획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과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당시 결코 성공적이지 못하던 브라질 좌파의 투쟁 전략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던졌다. 요컨대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푸코의 사회 참여 및 정치적 활동과 그의 정치철학자로서의 발돋움이 어떻게 맞물리는지 알 수 있으며, 이와 동시에 철학과 정치 사이에 양방향의 소통이 일어나는 한 현장을 목도할 수 있다.
공방 시리즈
지난해 11월에 처음 선보인 ‘공방 시리즈’는 예술, 미학, 정치철학에 관한 논쟁적인 주장을 담은 소책자 시리즈입니다. 공방 시리즈의 ‘공방’에는 여러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共房: 모든 것을 ‘함께 나누는 곳’
工房: 사유하고 빚어내는 ‘공부방’이자 ‘작업장’
空房: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비어 있는 장소’
攻防: 치열하게 토론하고 ‘논쟁’하는 ‘불화’의 장
현대정치철학연구회 주도로 기획되는 공방 시리즈는 앞으로도 장-뤼크 낭시, 자크 랑시에르, 조르조 아감벤, 자크 데리다, 니콜 로로, 카를로 디아노 등 여러 현대 사상가들의 저작을 소책자 형태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제 목표는 사회적 실천들이 어떻게 지식의 영역들을 산출하기에 이르는지, 그것도 새로운 대상, 새로운 개념, 새로운 기법을 출현시킬 뿐 아니라, 전적으로 새로운 주체 형태들과 인식의 주체들을 탄생시키는 지식의 영역들을 산출하게 되는지를 여러분께 보여드리는 것입니다. 인식의 주체는 자기 자신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주체와 객체의 관계, 또는 더 분명하게 말해서 진리 또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제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소포클레스의 작품에서 우리가 읽을 수 있는 오이디푸스의 비극─이 작품이 어떤 신화적 토대를 갖고 있느냐는 문제는 여기서 논외로 하겠습니다─이 우리의 문명을 여전히 규정하고 있는 권력과 지식 사이의, 그리고 정치권력과 인식 사이의 어떤 특정한 관계를 어떻게 표상하며 어떤 의미에서는 그것을 창설하는지입니다.
행정권, 입법권, 사법권의 존재는 기본법〔헌법〕에서는 꽤 오래된 관념인 듯 생각되지만, 사실 이는 꽤 새로운 관념으로, 대체로 몽테스키외 무렵에 나타납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사법권이란 것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미셸 푸코
1926년에 태어나 1984년에 사망했다. 고등사범학교 출신으로 철학과 심리학, 정신병리학 등에 관심을 두고 공부했으며 『광기의 역사』와 『말과 사물』로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젊은 시절에는 스웨덴에서 파리문화원장을 지냈고, 클레르몽페랑대학과 튀니지의 튀니스대학 등에서 강의하기도 했지만, 1970년 이후부터 죽을 때까지 콜레주드프랑스 교수를 역임하며 ‘사유 체계의 역사’라는 과목을 가르쳤다. 푸코는 다양한 사회적 기구에 대한 비판, 특히 정신의학, 의학, 감옥의 체계에 대한 비판과 성의 역사에 관한 연구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권력과 지식의 관계에 대한 이론들과 서양 지식의 역사에 관한 담론을 다루는 그의 사상은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국내에는 대부분의 저서(『정신병과 심리학』, 『광기의 역사』, 『말과 사물』, 『지식의 고고학』, 『담론의 질서』, 『감시와 처벌』, 『성의 역사』 등)와 짧은 글이나 인터뷰 일부(『미셸 푸코: 구조주의와 해석학을 넘어서』, 『미셸 푸코의 문학비평』, 『헤테로토피아』, 『권력과 공간』, 『거대한 낯섦』, 『마네의 회화』, 『감옥의 대안』 등) 그리고 콜레주드 프랑스 강연록 일부(『비판이란 무엇인가?/자기 수양』, 『담론과 진실』, 『자기해석학의 기원』, 『자기 자신에 대한 진실 말하기』, 『광기, 언어, 문학』, 『지식의 의지에 관한 강의』, 『비정상인들』,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안전, 영토, 인구』, 『생명관리정치의 탄생』, 『주체의 해석학』 등)가 번역되어 있다.
목차
제1강
제2강
제3강
제4강
제5강
토론
옮긴이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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