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발간하는 '변호사'와 '판례연구' 그리고 한국협상학회에서 발간하는 '협상연구'에 각각 투고한 글을 모아 엮은 것이다. '변호사' 및 '협상연구'에 투고한 글은 연구논문이며, '판례연구'에 투고한 글은 서울지방변호사회의 판례발표회를 통해 발표한 것으로 판례평석(判例評釋)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제1부에서는 연구논문을, 제2부에서는 형사판례연구를 실었다.
출판사 리뷰
머리말
이 책은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발간하는 '변호사'와 '판례연구' 그리고 한국협상학회에서 발간하는 '협상연구'에 각각 투고한 글을 모아 엮은 것입니다. '변호사' 및 '협상연구'에 투고한 글은 연구논문이며, '판례연구'에 투고한 글은 서울지방변호사회의 판례발표회를 통해 발표한 것으로 판례평석(判例評釋)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제1부에서는 연구논문을, 제2부에서는 형사판례연구를 실었습니다.
이 책의 제목인 ‘왕관증인제도(王冠證人制度)는 없다’는 다소 생소할 수 있습니다. 또 그 의미를 금방 파악하기도 어렵습니다. 게다가 책 제목치고 약간은 도발적입니다. 사실 이 제목은 이 책에 실린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의 글과는 어느 정도 관련이 있으나, 그 외의 글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목을 붙인 이유는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차 우리나라 형사법에 이른바 ‘왕관증인제도’가 도입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소망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왕관증인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습니다. 여러 사람이 하나의 범죄에 혐의가 있는 경우 그중의 한 사람이 은사(恩赦)의 약속 하에 공범자들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였을 때 그를 왕관증인이라고 말합니다. 영국에서는 ‘왕(여왕)의 증거’ 또는 ‘공범자증인’이라고 말하고, 미국에서는 ‘검찰 측 증인’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독일에서는 ‘왕관증인’이라고 말합니다. 이를 우리말로 풀이하면 ‘사법협조자’입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형사법에는 ‘왕관증인제도’, 즉 사법협조자에 대한 소추면제나 형벌감면제도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왕관증인제도(王冠證人制度)는 없다’라고 붙였습니다.
그럼 제1부 연구논문의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하겠습니다.
첫 번째 글인 “영국․미국․독일․일본의 형사절차에서 왕관증인제도에 관한 고찰”에서는 왕관증인제도의 의의와 선진 각국에서 이 제도가 도입된 배경, 현재의 운영 실태 그리고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을 살펴보았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이 제도의 도입 여부에 대한 논의사항을 언급하고, 사견으로서 이 제도의 도입에 대한 찬성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두 번째 글인 “이른바 일본판(日本版)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인 일본 형사소송법상의 합의제도가 적용된 사례”에서는 왕관증인제도라고 볼 수 있는 일본 형사소송법상 ‘합의제도’의 의의와 이 제도가 도입된 취지 및 그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여기에서 합의제도란 수사를 대신하는 거래적 또는 타협적 수사 기법의 일종으로서, 수사기관이 타인의 범죄사실에 대한 수사․소추에 협력한 사람에 대하여 일정한 은전(恩典)을 부여함으로써, 피의자․피고인의 자발적인 진술을 확보하려는 제도를 말합니다. 일본에서는 2016년 형사소송법 등 일부를 개정하여 합의제도를 도입하였고, 2018년 6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학자들은 합의제도를 수사․공판협력형(搜査․公判協力型) 협의․합의제도(協議․合意制度)라고도 말합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합의제도가 적용된 3건의 사례를 검토․분석하고, 일본에서의 향후 운용 방향에 대하여 의견을 피력하였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3건에 대한 판결의 확정 여부를 각주에 포함시켰습니다.
세 번째 글인 “일본 형사소송법상 형사면책제도(刑事免責制度)가 적용된 최초의 사례”에서는 형사면책제도의 의의와 내용을 살펴본 다음 이 제도가 최초로 적용된 사례를 소개하였습니다. 여기에서 ‘형사면책제도’라 함은 법원이 증인에게 면책을 주어 묵비권을 소멸하게 한 뒤 진술을 강요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그 전형적인 사례는 조직범죄에서 두목 등의 처벌을 실현하기 위해서 하위 조직원을 면책하고, 그로 하여금 강제로 증언을 하게 하는 경우입니다. 형사면책제도는 앞에서 본 합의제도와 마찬가지로 피의자 본인에 대한 조사와 그 진술조서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개혁하고, 자백 증거를 대체하는 증거수집 제도로서, 합의제도와 함께 2016년에 형사소송법에 도입되었고, 2018년 6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형사면책제도가 최초로 적용된 사례를 소개한 뒤 그 의의와 문제점을 간략하게 개진하였습니다. 그리고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형사면책의 결정 하에서 증인신문이 실시된 건수를 각주에 추가하였습니다.
네 번째 글인 “형사절차에서 사인소추제도(私人訴追制度)와 국가소추제도(國家訴追制度)에 관한 소고(小考)”에서는 영국․프랑스․독일에서의 사인소추제도와 미국에서의 국가소추제도의 의의 그리고 미국에서 국가소추제도가 탄생되어 확립된 배경을 살펴보았습니다. 여기에서 사인소추제도라 함은 범죄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소를 제기하여 범인에 대한 처벌을 구하는 제도를 말하고, 국가소추제도라 함은 범죄 사건에 대하여 법원의 심판을 구하는 권한의 주체를 국가기관으로 한정하는 원칙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형사소송법 제246조에 “공소는 검사가 제기하여 수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국가소추주의를 따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사인소추제도 도입에 관한 논의 상황을 전개한 뒤 마지막으로 현재 우리나라가 취하고 있는 국가소추제도의 바람직한 모습에 대하여 제언하였습니다. 이 제언에서는 고소인이나 피해자가 수사와 재판 등 형사절차에서 주체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말하였습니다.
다섯 번째 글인 “일본 형사소송법상 검찰과 경찰의 관계에 관한 고찰”에서는 일본의 구형사소송법인 대정(大正) 형사소송법과 신형사소송법인 현행 형사소송법에 각각 규정된 검찰관과 사법경찰직원(사법경찰관)의 관계 및 지위에 관한 조항을 본 다음 검찰관과 사법경찰직원 관계를 둘러싼 논의 상황, 즉 1953년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과 관련한 논쟁 및 검찰관 공판전담론과 관련한 논쟁 그리고 특수검찰의 비대화와 관련한 논의를 소개하였습니다. 이어 일본에서의 검찰관과 사법경찰직원의 관계에 관한 규정 및 실무가 우리나라 형사소송 실무에 시사하는 점을 개진하였습니다..
이 글을 쓴 목적은 2020년 2월 4일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관계와 지위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한 우리나라 형사소송법의 시행(2021년 1월 1일)을 앞두고, 우리와 비슷한 과정을 겪은 일본의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향후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기 위함입니다.
사실 우리 형사소송법이 일부 개정되었지만, 그 개정 내용은 가히 대변혁(大變革)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검사의 사법경찰관에 대한 수사 지휘를 폐지하고,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관계를 종전 지휘관계에서 협력관계로 하며, 경찰에 독자적 수사권과 1차적 수사종결권을 부여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이웃인 일본도 현행 형사소송법이 시행된 1949년 1월 1일 대변혁을 겪었습니다. 현행법 이전인 구형사소송법 하에서는 검찰관이 1차적 수사기관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법경찰관은 검찰관의 보좌로서 그 지휘를 받아 수사하였습니다. 그런데 개정된 현행법 하에서는 검찰관은 2차적 수사기관이 되었고, 사법경찰직원은 독립적인 1차적 수사기관이 되었습니다. 또 구형사소송법상 검찰관의 경찰관에 대한 수사 지휘 규정도 폐지되었습니다. 결국 검찰관과 경찰관의 지위가 역전되었습니다. 이는 일본 형사절차에서 대변화였습니다. 그 결과 초기에는 검찰관과 사법경찰직원 사이에 업무 지시 등과 관련한 갈등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갈등 과정을 거쳐 일본의 형사사법제도는 안정기에 접어 들었고, 그 과정에서 검찰관은 공소제기․공소유지의 기관으로, 사법경찰직원은 1차적 수사기관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일본 검찰과 경찰 간의 갈등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향후 이를 우리의 참고자료로 삼기 위해 이 글을 썼습니다.
여섯 번째 글인 “일본 소년법의 개정 과정에 관한 고찰”에서는 1949년 시행된 일본 소년법과 2000년, 2007년, 2008년, 2014년에 각 개정된 소년법의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이어 소년법 적용 연령 인하에 대한 논의 등 당시 일본에서 쟁점이 된 사항을 소개하고, 우리나라 소년법의 제정과 개정 과정을 본 다음 일본 소년법의 개정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을 제시하였습니다.
주지하다시피 2017년부터 2018년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전국 각지에서는 소년에 의한 살인 등 잔인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였습니다. 그러자 처벌이 관대한 소년법을 폐지하거나 개정하자는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당시 소년법을 폐지하거나 개정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형사처벌의 목적은 범죄로부터 사회를 방위하는 데에 있다는 점과 소년범의 범행이 점점 잔악해지고 있다는 점을 주요 논거로 들었습니다. 이에 반해 소년법의 폐지 등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소년법의 폐지와 같은 극단적 방안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므로 소년법의 이념을 재조명하면서 차분히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도 1990년대 후반부터 소년에 의한 흉악하고 잔인한 범죄가 계속 발생하자 처벌에 미온적이던 소년법을 비판하면서 소년법을 개정하여야 한다는 여론이 강력하게 터져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소년에 대하여 엄벌할 것인지에 대하여 논의한 끝에 2000년 소년법 중 일부가 개정되었고, 그 후 2014년까지 3회에 걸쳐 소년법이 개정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소년법의 폐지나 개정을 논의할 때 참고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일본에서 소년법이 개정된 과정과 소년법 개정시 논의되었던 점을 소개하였습니다. 그리고 ‘추가 내용’으로서, 2021년 5월 21일 일부 개정되어 2022년 4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개정 소년법의 내용을 실었습니다.
일곱 번째 글인 “서양의 고대․중세의 형사절차에 있어 협상제도에 관한 소고(小考)”에서는 로마의 12표법, 게르만법, 영국법을 통해 고대․중세의 형사절차에서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협상제도에 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이어 형사절차에 있어 서양의 고대․중세의 법과 동양의 법을 비교한 다음 고대․중세의 형사절차 중 하나인 협상제도가 오늘날 우리 형사절차에 시사하는 점, 즉 고대․중세의 형사절차에서는 범죄인에 대한 처벌보다는 피해자에 대한 피해배상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 대하여 언급하였습니다.
다음으로 제2부 형사판례연구의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하겠습니다.
첫 번째 글인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집행의 적법 요건”은 대법원 2015. 7. 16. 선고 2011모1839 결정에 관한 글로서, 압수․수색의 의의와 요건, 압수․수색의 집행 절차에 있어 당사자의 참여 그리고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집행 절차에 대하여 살펴본 다음 본 결정의 의의에 대하여 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본 결정에서는 수사기관의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집행 방법에 대한 원칙과 예외를 천명하고, 압수․수색의 제한으로서 범죄 혐의사실과의 관련성을 확인하며, 피압수자와 그 변호인의 참여권의 보장을 강조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그리고 글 마지막에는 ‘추가 내용’으로서, 본 건 결정과 같은 취지의 대법원 판결을 소개하였습니다. 이 판결에서도 본 결정과 같이 헌법상 영장주의 및 적법절차의 원칙을 준수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글인 “형사절차에서 전자정보의 증거능력 요건”은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에 관한 글로서, 전자정보의 개념, 전자정보와 관련한 대법원의 주요 판결, 전자정보에 대한 증거능력 요건에 대하여 소개하고, 이어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 집행 절차에서 피압수자의 참여,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 집행 과정에서 압수목록의 교부에 관하여 살펴본 다음 본 판결에 대한 의의를 언급하였습니다.
본 판결은, 압수된 정보저장매체에서 출력된 문건 등이 증거능력을 인정받기 위한 요건인 동일성․무결성에 관한 종전 대법원 판결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또 그 동일성은 증거능력의 요건에 해당하므로 검사가 그 존재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주장하고 증명하여야 한다고 명확하게 판시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습니다. 그리고 글 마지막에는 ‘추가 내용’으로서, 본 판결과 같은 취지의 대법원 결정을 소개하였습니다. 이 결정에서도 헌법상 영장주의 및 적법절차의 원칙을 준수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글인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수탁자가 신탁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경우 횡령죄가 성립하는지의 여부”는 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에 관한 글로서, 부동산 명의신탁의 의의,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후의 부동산 명의신탁과 횡령죄의 관계 등을 개관하고, 이어 본 판결의 주된 쟁점 및 판단을 살펴본 다음 그 의의를 제시하였습니다.
그동안 대법원은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경우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함으로써 명의신탁을 금지한 부동산실명법의 입법 취지와 규정에 배치되는 판결을 선고해 왔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본 판결에서 종전 판결과 달리 횡령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본 판결은 부동산 명의신탁을 무효로 한 부동산실명법의 규정과 취지를 명백히 하고 그에 충실하게 법 해석을 하였다는 점에서, 그리고 부동산 명의신탁을 근절하려는 의지를 명백히 표명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습니다. 그리고 글 마지막에는 ‘추가 내용’으로서, 이른바 양자 간 명의신탁의 경우 명의수탁자가 신탁받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여도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는 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을 소개하였습니다.
네 번째 글인 “근저당권설정계약서 등에 대한 피해자의 서명․날인을 사취한 사건”은 대법원 2017. 2. 16. 선고 2016도13362 전원합의체 판결에 관한 글로서, 사기죄의 처분행위에 있어 처분의사가 필요한지, 처분의사의 내용을 어떻게 파악해야 하는지 여부를 살펴본 다음 본 판결의 의의에 대하여 개진하였습니다.
본 판결은 기존 사기죄의 통념을 깨는 획기적인 판결이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즉 피기망자에게 처분 결과에 대한 인식까지 있어야만 처분 의사가 인정되고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본 종전 판례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이를 변경하였다는 점에서, 또 피기망자로 하여금 자신이 처분행위를 한다는 인식조차 하지 못하게 하는, 더 지능적이고 교묘한 기망행위를 하는 범죄인을 사기죄로 처벌할 수 있게 되어 법망의 사각지대를 없앴다는 점에서, 그리고 결국 처분행위의 범위를 넓혀 사기죄로 처벌할 수 있는 영역을 확장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습니다. 그리고 글 마지막에는 ‘추가 내용’으로서, 본 판결과 같은 취지의 대법원 판결(2022. 12. 29. 선고 2022도12494 판결)과 본 판결에 대한 2편의 논문을 소개하였습니다.
다섯 번째 글인 “부동산 이중매매의 배임죄 성립 여부”는 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4027 전원합의체 판결에 관한 글로서, 배임죄의 본질, 부동산 이중매매에서 중도금까지 받은 매도인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검토한 다음 본 판결의 의의를 살펴보았습니다.
본 판결 이전에 부동산을 이중매매한 매도인을 배임죄로 처벌해 온 대법원 판례는 꾸준히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게다가 지난 몇 년 사이에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동산 이중매매 사건에서 매도인의 매매목적물의 인도의무는 타인의 사무가 아니라고 하여 매도인에 대한 배임죄의 성립을 부정하였고, 또 부동산 대물변제예약 사건에서 대물변제예약을 한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등기이전을 해주어야 하는 것은 타인의 사무가 아니라고 하여 채무자가 대물로 변제하기로 한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였다고 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부동산 이중매매에 대한 종전 판례는 변경될 것으로 기대하였으나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로써 종전 판례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습니다. 이 점이 본 판결이 갖는 의의입니다. 그리고 글 마지막에는 ‘추가 내용’으로서, 본 판결과 같은 취지의 대법원 판결을 소개하였습니다.
여섯 번째 글인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하는 요건”은 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에 대한 글로서, 불능범의 개념과 이론 및 판례의 입장 그리고 형법 제27조 불능미수의 성립요건을 살펴본 다음 본 판결에 대하여 검토하였습니다.
다수 의견은 종전 판례와 학설을 토대로 불능미수의 개념과 성립요건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밝히고, 그에 따라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동안 형법 제27조의 불능미수에 관한 대법원의 판례는 그리 많지 않았고, 판시사항도 그다지 풍부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형법 제27조의 불능미수의 개념과 성립요건을 명확하게 판시하였다는 점에서 본 판결은 의의가 있습니다. 마지막에 ‘추가 내용’으로서 본 판결에 대한 해설을 소개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이 책에 실린 글에 대하여 간략히 설명하였습니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제1부의 글과 제2부의 글은 언뜻 보기에 서로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 두 글은 모두 형사법의 범주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크게 보면 상호 관련이 있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이 책은 제가 나름대로 깊이 파고들어 연구한 글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거창한 글은 아니며, 사람들이 많이 읽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난 9년 동안 나름대로 법률적으로 쟁점이 되었거나 문제가 되었던 것을 연구논문과 판례연구의 형식으로 썼다는 점에서 조금이나마 위로를 얻고 싶습니다. 다만, 연구논문 중에는 서로 중복되는 내용이 일부 있는데, 이 점에 대하여는 너그럽게 봐 주시기 바랍니다. 또 일부 연구논문 중에는 외국의 사례를 소개한 것이 있는데, 소개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번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모두 제 법률적 소양과 능력이 부족한 소치이므로 널리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 여러모로 도와주신 서울지방변호사회의 '변호사' 편집위원회 위원과 한국협상학회 편집위원회 위원 그리고 판례발표회의 변호사께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이분들의 아낌없는 조언과 논평 그리고 격려가 있었기에 이 책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아무쪼록 이 책이 우리나라의 형사제도를 더 깊이 연구하는 데 밑거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고맙습니다.
2026년 3월
경복궁 동십자각을 바라보면서
송암(松巖) 박종순(朴鍾淳)
작가 소개
지은이 : 박종순
∘ 1985년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였고, 2015년 고려대학교에서 형사소송법으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1987년 사법연수원(제16기)을 수료하였습니다.∘ 1990년부터 2005년까지 검사, 부부장검사, 부장검사로 봉직하였습니다.∘ 2001년 일본 케이오대학(慶應義塾大學)에서 검사 해외연수를 하였습니다.∘ 현재 공증인가 법무법인 한미 소속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51, 52회 사법시험 제3차 시험위원, 제10회 변호사시험 시험위원,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2009년∼2012년), 법무부 공증인징계위원회 위원(2017년∼2020년)으로 위촉되었습니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지방변호사회 제2부회장이었습니다. ∘ 2018년부터 2024년까지 국토교통부 중앙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이었습니다.∘ 2024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협상학회 감사입니다. ∘ 2023년 3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제22대 대한공증인협회 협회장으로 일하였고, 2026년 3월 29일부터 제23대 대한공증인협회 협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2029년 3월 임기 만료).∘ 저서로는 '플리바게닝'(도서출판 정독, 2023년)이 있습니다.
목차
제1부 연구논문
1 영국미국독일일본의 형사절차에서 ‘왕관증인제도’에 관한 고찰
2 이른바 ‘일본판(日本版)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인 일본 형사소송법상의 합의제도가 적용된 사례
3 일본 형사소송법상 형사면책제도(刑事免責制度)가 적용된 최초의 사례
4 형사절차에서 사인소추제도(私人訴追制度)와 국가소추제도(國家訴追制度)에 관한 소고(小考)
5 일본 형사소송법상 검찰과 경찰의 관계에 관한 고찰
6 일본 소년법의 개정 과정에 관한 고찰
7 서양의 고대중세의 형사절차에 있어 협상제도에 관한 소고(小考)
제2부 형사판례연구
1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집행의 적법 요건
2 형사절차에서 전자정보의 증거능력 요건
3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수탁자가 신탁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경우 횡령죄가 성립하는지의 여부
4 근저당권설정계약서 등에 대한 피해자의 서명날인을 사취한 사건―피기망자에게 처분결과에 대한 인식이 있는 경우에만 처분행위가 인정되어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인지 여부(소극)―
5 부동산 이중매매의 배임죄 성립 여부
6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하는 요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