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마음이 지구가 되고, 데이터가 되고, 계급이 되는 세상. 나는 어떤 사람인가?" 지구가 멸망하기 5분 전, 과학자들은 가장 착하고 순수한 사람의 마음으로 지구를 대체하는 데 성공한다. 그의 이름은 김제일. 그가 슬프면 검은 비가 내리고, 기쁘면 민트색 하늘이 펼쳐진다. 사람들은 새로운 지구를 마음껏 사용한다. 그후 제일이는 어떻게 됐을까.
인터넷 세계에 갇힌 채 잠도 밥도 잊고 수억 명의 구경거리가 되어가는 '내일'에게, 과연 내일은 있는 걸까. 마음의 형태가 가방 색깔로 보이는 세상, 사람들은 가방이 하얄수록 마음이 깨끗하다고 믿는다. 모두가 하얀 가방을 들고 싶어 하는 세상에서, 당신에게는 어떤 색의 가방이 주어질까.
서로 다른 세 편의 이야기 앞에서, 우리는 마음 한 켠에 묵혀둔 오래된 질문을 꺼낸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작가는 말한다. 우리는 가끔 마음에 상처를 입는 제일이가 되고, 때로는 상처를 주는 박사가 되기도 한다고. 어쩌면 지구는 나의 마음이 아니라, 내가 무심코 상처를 주고 잊어버린, 혹은 그 상처를 견뎌내려 하는 이 세상 또 다른 제일이의 마음은 아니었을까.
출판사 리뷰
『지구를 위해서라면』은 글과 그림을 모두 이윤지가 맡은 만화 단편집으로, 결이 다른 세 편의 이야기를 한 권에 담았다. 세 이야기는 모두 한 가지를 응시한다. 사람의 '마음'이 지구가 되고, 데이터가 되고, 계급이 되는 세상이다.
표제작 「지구를 위해서라면」은 멸망 직전의 인류가 가장 착하고 순수한 사람 '김제일'의 마음을 지구로 대체하는 데서 출발한다. 제일이의 감정에 따라 하늘색이 바뀌자 사람들은 그를 '무지개'라 부르고, 인류는 평화를 되찾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마음을 예전의 지구처럼 마음껏 쓰고 오염시킨다. 제일이가 갖고 싶은 것은 돈이나 물질이 아니라 자유였지만, 박사는 약으로 그 감정을 가라앉히고, 끝내 색이 사라지자 또 다른 아이로 지구를 교체한다. 한 사람의 순수가 어떻게 소모되고 폐기되는지를, 동화 같은 그림체 위에 서늘하게 그려낸다.
「내일은 좋은 하루였음 좋겠다」의 주인공 '내일'은 10억을 받고 인터넷 세상으로 들어가, 수억 명이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구경거리가 된다. 그곳에서는 잠도 밥도 허락되지 않고, 그를 깨우는 버튼과 음소거하는 버튼이 거래된다. 탈출을 꿈꾸지만 해방의 값은 비싸고, 모인 돈은 회사가 가로챈다. 응원하는 팬들과 한 바이러스 친구 사이에서, 내일은 결국 데이터가 되어 사라지며 친구들에게 편지와 돈을 남긴다. 관심과 데이터로 한 존재를 소비하는 세계의 풍경이다.
「유행이라는 작품」은 마음의 형태가 가방 색깔로 드러나는 세상을 그린다. 가방이 하얄수록 마음이 깨끗하다는 소문이 돌고, 사람들은 서로의 가방을 비교하며 순위를 매기고 계급을 나눈다. 가방을 예쁘게 만드는 학원이 생기고 음모론이 퍼지는가 하면, 검은 가방을 당당히 드는 일이 또 다른 유행이 되기도 한다. 그 사이 가방 회사는 살아 있는 '애완가방'을 내놓는다. "그렇게 오늘도 인류는 인류를 위해 살게 되었다"는 마지막 문장은, 끝없이 갱신되는 유행과 계급의 쳇바퀴를 담담히 가리킨다.
가볍고 다정한 그림 뒤에 묵직한 물음을 숨겨둔, 마음에 관한 세 편의 우화다.
「지구를 위해서라면」 중
"제가 갖고 싶은 건 돈이나 물질이 아니에요. 제가 갖고 싶은 건 자유에요."
「내일은 좋은 하루였음 좋겠다」 중
"이 편지 뒤에 너와 나머지 친구들을 위한 돈을 넣었어. 다같이 나눠서 행복을 누려. ─ 내일이가."
「유행이라는 작품」 중
"그렇게 오늘도 인류는 인류를 위해 살게 되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윤지
저는 애벌레였습니다. 항상 나비가 되기를 꿈꿨지만 다 성장하고 보니 저는 이쁘지 않은 나방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 세상에는 개미가 있고 무당벌레가 있고 거미가 있고 꿀벌이 있으며 하루살이조차도 하루를 살기위해 존재합니다. 저는 그런 존재가 아닐까요.
목차
작가의 말 5
지구를 위해서라면 10
내일은 좋은 하루였음 좋겠다 60
유행이라는 작품 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