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940년 경북 김천 추풍령 자락의 작은 산골 ‘돌목’에서 태어나 평생을 언론 현장에서 보낸 한용상과 그의 딸 한나라가 함께 쓴 회상록 『떠나라 탈출하라』가 출간됐다. 옛 CBS(기독교방송) 기자·앵커·정치부장·보도국장을 지낸 저자가 통과해 온 86년의 시간을, 딸이 곁에서 묻고 기억을 더해 한 권으로 엮어냈다.
한 인물의 일대기를 넘어, 6·25 전쟁과 유신·군사 독재, 언론 탄압과 민주화, 이산가족의 아픔으로 이어지는 한국 현대사를 한 사람의 발걸음으로 따라가는 기록이다. 아버지의 회상에 딸의 회상 열다섯 편이 교차하며, 같은 시간을 살아낸 두 세대의 시선이 한 권 안에서 만난다.
출판사 리뷰
■ 주요 내용『떠나라 탈출하라』는 모두 7부로 구성된다. 1부 ‘추풍령, 돌목에서 자란 소년’은 돌담이 이어진 산골 마을의 유년기와 전쟁의 기억, 가족의 사연을 담는다. 2부 ‘떠나라, 탈출하라: 서울과 신학의 길’은 고향을 떠나 신앙과 학문의 길로 들어서는 청년기를 그린다.
3부 ‘앵커석과 감옥, 언론인의 십자가’는 방송을 통한 독재 비판과 투옥·고문의 시간을, 4부 ‘캐나다 망명, 낯선 땅의 6년’은 추방된 가족이 낯선 땅에서 견뎌낸 생존과 신앙의 나날을 기록한다. 5부 ‘다시 고국으로, 그리고 또 다른 싸움’은 귀국과 복직, 그 이후의 갈등을 다루고, 6부 ‘소중한 삶의 동반자, 가족’은 평생을 함께한 가족과 이산의 아픔을 품은 인연을 담는다. 마지막 7부 ‘마지막 탈출을 향하여’에서는 자연과 문명, 신앙과 물질, 그리고 죽음 너머의 영원을 향한 저자의 마지막 고백이 펼쳐진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제목 그대로 ‘떠나라, 탈출하라’이다. 저자는 고향을 떠난 아브라함과 억압에서 벗어난 모세의 부름에 자신의 삶을 겹쳐 놓는다. 안락한 자리에 머무르지 말고 정의를 향해 나아가라는 명령이, 고향을 떠나던 소년 시절부터 방송 현장과 감옥, 망명과 귀국에 이르기까지 그의 삶을 어떻게 이끌어 왔는지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 출간 의의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아버지와 딸이 함께 쓴 2대(代)의 공동 집필이라는 점이다. 한 인물의 회상에 그의 딸이 같은 사건을 기억해 덧붙이면서, 독재와 망명이라는 거대한 역사가 한 가정의 식탁과 골목, 아이의 시선 안에서 어떻게 체험되었는지가 입체적으로 드러난다. 회고록이 흔히 한 사람의 독백에 머무는 것과 달리, 이 책은 두 목소리가 주고받는 대화에 가깝다. 여기에 더해 표지 그림은 저자의 손자 이현중이 그려, 할아버지에서 딸로, 다시 손자로 이어지는 3대(代)가 한 권의 책 안에서 만난다. 회상록을 엮은 손길과 그 책을 감싸는 그림이 모두 한 가족의 3대에서 나온 셈이다.
또한 한 개인의 생애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결정적 장면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 전후의 시골 풍경, 언론 탄압의 실상, 해직 언론인의 망명과 복직, 남북 화해의 한 장면까지 ? 교과서의 연표가 아니라 그것을 직접 통과한 사람의 체온으로 기록되어 있다. 빠른 정보와 화려한 이미지에 익숙한 시대에,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붙든 신념과 신앙의 무게를 차분히 돌아보게 하는 한 권이다.
■ 출판사 서평
『떠나라 탈출하라』안주하지 말고 떠나라 - 한 언론인이 평생 붙든 명령, 그리고 그 곁을 지킨 딸의 기억
회상록은 처음부터 쉽게 시작되지 않았다. ‘자서전을 남겨 달라’는 딸의 청에 저자는 “내가 무슨 업적을 남겼다고” 하며 망설였다고 한다. 그러나 부엌에서 쓰던 쪽박도 오래 간직하면 귀한 골동품이 되듯, 한 사람의 삶의 단면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에는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그를 움직였다.
어린 시절 그는 시골을 떠나 도시로 가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혀 있었다. 도시로 나가며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되었고, 할아버지의 엄격한 유교적 권위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정의에 곧았던 할아버지의 신념만은 그의 안에 깊이 남았다. 훗날 신학을 공부하며 그는 자신의 삶을 성경 속 부름과 겹쳐 읽게 된다.
“고향을 떠나고, 권위의 장벽을 넘어 정의를 따르는 삶은 성경 속 부름과 닮아 있었다. 아브라함이 고향을 떠나 약속의 땅으로 나아가고, 모세가 억압에서 벗어나 탈출한 것처럼, 하나님은 언제나 미래를 향해 나아가라고 명령하신다.”
이 믿음은 그를 방송 현장으로, 그리고 감옥으로 이끌었다. 그는 방송을 통해 독재 정권의 억압과 비리를 비판했고, 그 대가로 체포되어 옥고를 치렀으며 9년간 해직 생활을 했다. 가족은 캐나다로 추방되어 낯선 땅에서 6년을 견뎠다. 그럼에도 그는 이 모든 고통을 정의를 위한 희생으로 받아들였고, 반드시 다시 살아난다는 희망으로 버텼다고 고백한다.
딸 한나라의 회상은 그 거대한 서사에 작고 따뜻한 결을 더한다. 아버지의 체포 현장, 아버지의 부재, 말하지 못하던 아이가 피아노 연주로 마음을 말하던 캐나다의 시간, 가난과 불안 속의 토론토 생활까지. 같은 시간을 아이의 눈으로 다시 통과하며, 딸은 아버지의 ‘예수님’이 어느새 자신의 예수님이 되었다고 적는다.
책의 끝에서 저자는 평생 마이크 앞에서 정의를 외쳤지만 정작 발밑의 작은 이들에게 손 내미는 일에는 부족했다고 돌아본다. 그러면서 보육원 아이들과 자립준비청년들 곁에 머무는 딸의 삶에서 위안을 얻는다. 자신이 다 살지 못한 이웃 사랑을 딸이 조용히 몸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상록을 집필하는 여정에서 저자는 삶을 되돌아보며 이 부분이 후회도 되고 아쉬워서 이 청년들을 위해 자신의 재산의 일부를 기부하여 쉼터를 제공하게 되었다. 인생의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되돌아보고 다하지 못한 이웃사랑을 실천을 하게 되어서 다행이고 보람되다고 말한다. 이 과정을 통해 귀한것을 얻었고 또 귀한 것을 남길 수 있어서 감사하다. (이런 문구를 넣으면 회고록의 가치도 나타내고 아빠의 삶이 훈훈하게 마무리 될듯요.)
“한옥 마당에서 풀을 뽑으며 이 회상록을 마무리한다. 86년의 세월, 그 속에 담긴 후회와 반성도 많지만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가 더 크다.”
저자는 모세의 출애굽에서 ‘탈출’ 못지않게 ‘기록’이 중요했다고 말한다. 기록이 있었기에 흩어질 뻔한 이야기가 경전으로 살아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회상록 또한 미미할지언정 그 안에 “우리의 생명과 정신이 사라지지 않고 살아 있게 될 것”이라 믿는다. 『떠나라 탈출하라』는 그 믿음으로 남긴, 한 가족의 살아 있는 기록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한용상
1940년 경상북도 김천 봉산면 광천리 ‘돌목’에서 태어났다. 추풍령 국민학교 시절 6·25 전쟁을 겪었고, 호랑이처럼 엄격하면서도 정의에 곧았던 할아버지와 밤늦도록 베틀 앞을 지킨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도시를 향한 동경 속에 고향을 떠나 서울로 향했고, 그곳에서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되면서 연세대학교 신학과에 진학했다.이후 CBS(기독교방송)에 입사해 기자와 아침 뉴스 앵커, 정치부장, 보도국장을 지냈다. 방송을 통해 독재 권력의 억압과 비리를 비판하던 그는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체포·투옥되었고, 9년에 걸친 해직 생활을 견뎌야 했다. 가족은 캐나다로 추방되어 6년간 망명 생활을 했으며, 그곳에서 그는 신학을 이어 공부하고 교민 사회의 민주운동과 목회에 참여했다. 복직 후에는 평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을 수행 취재했고, 훗날 5·18 민주유공자로 인정받았다. 신앙의 길에서는 박형규 목사, 김재준 박사 등 한국 기독교 민주화 운동의 스승들에게서 깊은 영향을 받았다.공동 저자인 한나라는 그의 딸이다. 아버지의 신앙과 ‘정의’의 시선을 물려받아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길렀고, 오랫동안 탈북 학생들과 보육원에서 자란 아이들,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청년들 곁에 ‘이모’로 머물며 이웃 사랑을 조용히 실천해 왔다. 아버지에게 회상록을 권하고, 흩어진 기억을 함께 정리하며 <떠나라 탈출하라>를 완성했다.
지은이 : 한나라
한용상의 딸. 아버지의 신앙과 ‘정의’의 시선을 이어받아 자랐다. 탈북 학생들과 보육원에서 자란 아이들, 자립준비청년들 곁에 ‘이모’로 함께하며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아버지에게 회상록을 권하고 함께 기억을 정리하며 <떠나라 탈출하라>를 완성했다.
목차
서문
서문 1. 아빠의 서문 · 서문 2. 딸의 서문
1부 | 추풍령, 돌목에서 자란 소년
추풍령 소년 · 돌이 많은 돌목마을 · 호랑이 할아버지의 권위 · 꽃신 소년의 등교 · 딸의 회상 1. 할아버지의 한(恨) · 한숨 섞인 어머님의 베틀소리 · 외갓집과 학교 부지 이야기 · 가족 이야기 · 6.25 전쟁과 남, 북 관계 · 가설중학교에서 무너진 꿈
2부 | 떠나라, 탈출하라: 서울과 신학의 길
서울로의 탈출 · 위문편지 사건과 장성환 목사님 · 가난한 연세대 신학교 시절 · 군 생활과 신학에 대한 확신 · 대학원 진학과 직장 생활
3부 | 앵커석과 감옥, 언론인의 십자가
CBS 방송의 혁신과 뉴스의 탄생 · 앵커석에서의 투쟁 · 딸의 회상 2. 아빠의 방송 에피소드 · 언론의 역할과 공정보도의 의미 · 진보주의 신앙과 정의를 향한 여정 · 딸의 회상 3. 따뜻함과 폭력이 함께했던 시간 · 민주화 운동과 한완상 형님의 영향 · 딸의 회상 4·5 · 10.26 사건과 김대중 선생 · 1980년 언론 정화 작업과 해직 · 불운의 단초 백담서원 · 딸의 회상 6. 아빠의 체포 현장 · 서빙고 보안사 분실에서의 고문과 투옥 · 딸의 회상 7. 아빠의 부재 · 이철승 의원과의 인연 · 계속되는 언론 활동과 탄압
4부 | 캐나다 망명, 낯선 땅의 6년
추방명령과 캐나다로의 망명 · 딸의 회상 8·9 · 블루베리가 깔린 도시, 헬리팩스 · 생존을 위한 삶 · 딸의 회상 10. 가난과 불안 속의 토론토 생활 · 토론토에서의 민주운동과 민중신문 · 딸의 회상 11. 영주권 취득 · 임마누엘 한인연합교회에서의 목회 경험 · 새로운 예배 실험과 거부감
5부 | 다시 고국으로, 그리고 또 다른 싸움
그리운 조국으로의 복직 소식 · 딸의 회상 12 · 북한 방문, 평양의 모습 · CBS 복직과 정치적 갈등 · 신임 사장과 CBS의 위상 · 제주방송 설립과 퇴사 · 정치 입문의 기회와 좌절 · 다양한 인생 2막: 교수, 이사, 민주유공자
6부 | 소중한 삶의 동반자, 가족
가정을 지키는 삶의 선택 · 딸의 회상 13. 가정적인 아버지 · 사랑과 인연의 시작 · 이산가족의 아픔을 간직한 인연 · 딸의 회상 14. 끝내 돌아가지 못한 외갓집 고향, 평양 · 짧은 만남, 긴 인연 · 자녀 교육의 방식 · 딸의 회상 15. 현실을 바로 보게 하신 부모님
7부 | 마지막 탈출을 향하여
5.18 서울기념사업회와 미완의 정의 · 한옥을 향한 아내의 오랜 꿈 · 농촌 생활의 묘미 · 자연과 문명에 대한 인식 · 신앙과 물질의 조화 · 검소한 생활 철학 · 딸에게서 본 이웃 사랑 · 평생을 관통한 하나님의 명령 · 마지막 탈출을 향하여 · 기록은 살아 있는 생명
저자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