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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화하는 마음
마요네즈 | 부모님 | 202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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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리뷰

“기후위기를 오롯이 마주하는 인간의 모습,
자아를 확장하고 새로운 ‘우리’를 발명하는 사람들” (김한민 작가의 추천사 중)


정희진 작가는 "안다는 것은 상처받는 일이어야 한다"고 썼다. 무언가를 진정으로 안다고 말하려면 상처받는 시간을 먼저 지나야 한다는 뜻이다.

《불화하는 마음》은 여섯 사람?이지, 최예린, 희음, 수팽, 김누리, 태린?이 저마다의 경험을 통해 기후위기를 마주한 계기에 대해 쓴 에세이집이다. 사회가 숨겨 왔고 우리 역시 오래 몰라도 괜찮았던 어떤 사실들을 “기후위기 앞에 선 창작자들”은 직시한다. 들여다보고, 관계를 맺는다. 그렇게 "알게 되어 앓게 된" 것들을, 이들은 쓰기로 했다.

이 책이 들여다보는 세계는 바로 우리의 세계다. 생명을 가졌던 몸이 공장을 지나 식탁으로 보내지고, 갯벌과 숲이 '개발 가능한 부지'가 되며, 들에서 살아가던 동물이 관리와 사냥의 대상이 된다. 어떤 죽음은 정성껏 애도되고, 어떤 죽음은 폐기되고 삭제된다. 재난이 표백된 숫자와 액자 속 이미지로만 호명되는 그 매끈한 표면 위를, 여섯 사람은 제 두 발로 직접 디뎌 본다. 가덕도와 새만금, 세종보, 그리고 이름 없이 비워진 어느 축사까지. 그 자리에서 이들이 주워 온 것은, 세상이 내버리고 잘라낸 앎의 조각들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여섯 개의 불화인 동시에, 서로를 향해 뻗은 마음의 기록이다. 혼자 앓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할 때, 그 앓음은 다른 삶으로 나아가는 힘이 되었으니까. 비슷하게 한 번쯤 발을 헛디뎌 본 적 있는 당신이라면, 이 목소리들 곁에 잠시 머물러도 좋겠다. 알음과 앓음은 그렇게, 조용히 번져갈 것이다. 감추어지지 않는 냄새처럼, 오랜 철새들의 경로처럼.




우리의 이야기는 불화의 기록이기도 하다. 어딘가 이상하고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던 순간들, 아무 일 없다는 듯 부드럽게 돌아가는 세상의 바퀴와는 다르게 내 몸과 숨과 피부가 이상함을 감지했던 순간들. 그 순간을 무심히 흘려버리지 못할 때, 기어이 그걸 붙들고 들여다보기 시작할 때 세상과의 불화는 시작된다. 혹은 나 자신과의 불화가 시작된다. 앓는 시간의 시작.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다르게, 혼자의 몸으로 앓는 시간의 시작.
(…)
여섯 사람의 이야기가 세상에 나간 뒤에도, 세상은 변함없이 평화로울지 모른다. 보편을 지탱하는 세상의 문법 체계는 생각보다 촘촘하고 견고하니까. 그러나 한 번 헛디뎌 본 적이 있는 몸은 이제 그 자리를 안다. 다시 그 자리를 지날 때 몸이 먼저 기억한다. 그 기억은 말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아서, 설명하려다 틀리고, 틀리면서 다시 더듬고, 더듬으면서 비슷하게 헛디딘 다른 몸을 만난다. 그렇게 서로에게 발견된 사람들끼리 나누는 이야기는, 세상의 문법과는 다른, 아직 이름이 없는 문법 위에서 보란 듯 펼쳐지지 않을까.
<들어가며> 중에서

지금은 고기와 무관한 사람이 된 것처럼 느낄지 몰라도 나 또한 육식 문화, 넓게는 동물 착취 문화를 누리고 그 위에서 이익을 맛보았던 사람이다. 잠시 얻은 듯한 도덕적 우월감은 착각일 뿐 나 역시 결코 떳떳하지 못한 위치에 서 있다. 비건이 되고 다수자에서 소수자로 전환되며 느낀 차별과 불편함을 비난하면서도 정작 나 스스로가 비건, 논비건 같은 말들로 서로를 갈라치기하고 미워하고 혐오하는 일에 가담해온 것은 아닐까.
이지 <신발 속 모래알을 마주할 용기>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희음
다양한 형태의 불안정 노동을 하면서 르포와 시, 에세이를 쓴다. 기후-생태운동, 동물운동, 평화운동을 여러 해 이어 왔다. 평등한 관계 맺기와 상호 돌봄이 어떻게 모두의 일상이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모임과 세미나를 만들고 있다. 기록집《공장이 사라지고 남은 얼굴들》을 썼고《김용균, 김용균들》을 함께 지었다. 시집《치마들은 마주 본다 들추지 않고》, 그림책《무르무르의 유령》을 펴냈다. 에세이《우리 힘세고 사나운 용기》, 기후시집《여름, 연루》 등을 동료들과 함께 썼다.

지은이 : 이지
이런저런 상상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상상들을 기워서 그림을 그리고, 뜨개질을 하고, 글을 쓴다. 비인간, 여성주의, 비건 미술 재료를 공부하고 있다. 감각하지 못하는 폭력을 감각하게 만들고 싶다. 같은 마음으로 기후위기 앞에 선 창작자들에도 함께하게 되었고, 동료들에게 귀한 배움을 빚지고 있다. 하나의 저항으로서, 변화의 시작으로서 상상이 가진 힘을 믿으며 잊힌 차별과 폭력으로 향한다. 수팽 무거운 이야기를 가볍게 풀어내는 일을 한다. 무거운 이야기는 금방 가라앉지만, 가벼운 이야기는 계속 떠오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환경운동, 미디어아트, 그리고 인공지능 관련 일을 했고, 미국에서는 박물관에서 동양 샤머니즘 연구를 했다. 지금은 환경과 의료가 교차하는 지점을 연구하고 있다.

지은이 : 최예린
‘기린’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모든 존재들이 자신의 시간과 리듬에 맞게 살아가는 세상을 꿈꾼다. 기후위기 앞에 선 창작자들 및 살처분폐지연대 등에서 만난 이들에게 의지하며 지낸다.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공부하며 선생님들에게 앎에 대한 태도와 의미를 배우는 중이다. <1920-30년대 식민지 조선의 축산 정책과 기록/문학 : 부업 축산과 개량종 담론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비교문학 석사학위를 받으며, 계속 공부를 이어나가고 있다.

지은이 : 수팽
무거운 이야기를 가볍게 풀어내는 일을 한다. 무거운 이야기는 금방 가라앉지만, 가벼운 이야기는 계속 떠오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환경운동, 미디어아트, 그리고 인공지능 관련 일을 했고, 미국에서는 박물관에서 동양 샤머니즘 연구를 했다. 지금은 환경과 의료가 교차하는 지점을 연구하고 있다.

지은이 : 김누리
전주에서 나고 자라 읽고 쓰며 노래한다. 연루된 관계 속에서 공생할 수 있는 삶을 실천하기 위한 기록 활동을 하고 있다. 기후위기 앞에 선 창작자들을 만나 다른 세상을 상상하고 나누는 힘을 배우고 있다. 돌봄과 연결의 힘에 기대어 앞으로 더 정확히 비관하고 구체적으로 낙관하고 싶다.

지은이 : 태린
오늘을 살아가는 작은 사람. 분주하게 외쳐지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의 말보다 재잘재잘 울리는 새들의 말을 더욱 좋아하는 사람. 기후변화로 사랑하는 것들이 빠르게 사라져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는 사람. 기계처럼 완벽하고 매끈한 존재보다, 자연을 닮은 구멍 숭숭한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 더듬더듬 삶 속의 소중함을 발견하며 자신의 말을 빚어가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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