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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몽선습
세계 최초의 인성교과서
범우사 | 3-4학년 | 201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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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동몽선습」의 내용을 두 가지로 크게 나누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데 꼭 필요한 다섯 가지 도리―임금과 신하, 아버지와 자식, 남편과 아내, 어른과 어린이, 벗과 벗 사이에 지켜야 할 도리―를 설명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중국과 우리나라의 역사를 정리하여 역사교과서 구실을 할 수 있게 한 내용을 짜임새 있게 간추려 놓았다. 옛날 어린이들과 지금의 어린이들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어린이들을 깨우치는 데 있어서 제일 먼저 익혀야 할 책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데 꼭 필요한 다섯 가지 도리를 설명하다.


이 책은 두 가지로 크게 나누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데 꼭 필요한 다섯 가지 도리―임금과 신하, 아버지와 자식, 남편과 아내, 어른과 어린이, 벗과 벗 사이에 지켜야 할 도리―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중국과 우리나라의 역사를 정리하여 역사교과서 구실을 할 수 있게 한 내용을 짜임새 있게 간추려 놓았습니다.
옛날 어린이들과 지금의 어린이들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도 이 책을 읽고 참다운 교훈을 얻기 바랍니다.

|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

<동몽선습(童蒙先習)>이란 어린이들을 깨우치는 데 있어 제일 먼저 배우고 익혀야 할 책이라는 뜻입니다. 오늘날 이 책이 과연 어린이들이 맨 먼저 배워야 할 책인가에 대해서는 반드시 그렇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어려운 한자가 그렇고, 또한 글의 내용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난날 우리 조상들은 우선 천자문을 통하여 글자를 익히고 나면 제일 먼저 이 책을 읽게 마련이었습니다.
그만큼 이 책은 어린이들을 교육하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책이었던 것입니다.
이 책은 두 가지로 크게 나누어 앞에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데 있어 꼭 지켜야 할 다섯 가지 도리를 설명하였고, 다음으로는 중국과 우리나라의 역사를 간추려 놓아 역사 교과서 구실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책만큼 짜임새 있게 내용을 간추려 놓은 책은 없습니다.
임금과 신하, 어버이와 자식, 남편과 아내, 어른과 어린이, 벗과 벗 사이에 지켜야 할 다섯 가지 도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주로 옛날에는 임금이나 어른들을 위한 교육이었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임금은 당연히 백성들로부터 존경을 받아야 하며, 반대로 임금이 나라 살림을 바르게 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백성들을 사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어른도 어린이들을 사랑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너무 내용이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한자로 기록되어 있고, 가령 역사를 기록할 때 이미 수천 년 전에 정해진 여러 가지 이름이나 그 밖의 사실을 지금 어렵다고 하여 지은이 마음대로 고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옛날 어린이들과 지금의 어린이들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은이는 그 당시의 어린이들의 행동이 그다지 탐탁하지 못해 바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덕 교과서의 구실을 할 뿐만 아니라 역사를 곁들였다는 점에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어린이들이 쉽게 알 수 있게 우리나라의 역사를 간추려서 책으로 지어낸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 당시 역사책이 있다면 중국 역사를 다루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는 중국 역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를 간추려서 알기 쉽게 기록함으로써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이만한 역사쯤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했습니다.
이 책에 대하여 송시열 같은 분은 물론이고 영조 대왕까지 칭찬을 아끼지 않은 것을 보면 이 책의 훌륭함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동몽선습>은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의 역사를 곁들여 최초로 지은 교과서로서 서양의 코메니우스의 그림들과 책보다도 1세기나 앞섰습니다.
그러나 이 <동몽선습>은 여러 번 출판되는 과정에서 내용이 조금씩 바꾸기도 하고 또 어떤 책은 아예 내용의 일부를 엮은이 마음대로 고쳐 펴낸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 책과 같은 내용으로 펴냈다고 해도 이두(삼국시대부터 한자의 음과 뜻을 빌어서 우리나라 말을 표기하는 데 쓰이던 문자)로 토를 다는 과정이나, ……하나니 등으로 바뀌고, 어버이와 아들딸 사이의 친근함이라고 한 것은 처음 책에는 그저 어버이와 아들딸로만 나타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1748년 영조가 고려의 마지막 왕인 왕요를 공양왕으로 고치도록 명했기 때문에 그때부터 출판된 책에는 모두 그렇게 바뀌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내용이 고쳐지지 않은 오래된 책은 있을 수 있으나 내용이 고쳐진 오래된 책은 있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지은이의 생각과는 달리 뒤에 내용이 고쳐지는 것을 바람직한 일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책의 지은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주장이 있습니다. 어떤 책에는 박세무라고 되어 있는가 하면 김안국이라고 되어 있는 책도 있습니다. 또한 1869년 김여옥이라는 사람은 자기 조상이 되는 김안국이 <동몽선습>을 지었다고 하면서 한 권의 책을 붓으로 써놓고 뒤에 후손들이 잘 읽도록 당부하는 글까지 붙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때까지 많은 사람들은 <동몽선습>의 지은이를 박세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거기에는 그렇게 생각할 만한 여러 기록이 있었으나 몇 해 전에 최초로 인쇄된 <동몽선습>이 발견됨으로써 지은이는 민제인으로 밝혀졌습니다.
1543년에 출판된 이 책에는 민제인이 친구 몇 사람과 의논하여 지었다고 하는 윤인서의 글이 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까지 누가 지었다는 뚜렷한 기록이 없다가 이러한 기록이 발견됨으로써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게 된 것입니다.
다만 민제인이 몇몇 친구들과 의논했다고 했으므로 거의 같은 시대의 사람들인 박세무와 김안국과 함께 지은 후 각기 베껴 두었던 것을 뒷날 사람들이 그들이 지은 것으로 짐작하게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그렇다곤 해도 이 책이 발견된 이상 앞으로 보다 더 뚜렷한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 한 이 책의 지은이는 민제인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 -편집부 )

| 임금님이 쓴 머리말 |

이 책은 우리나라 선비가 지은 것이다. 책의 첫머리에서는 사람으로서 마따히 지켜야 할 다섯 가지의 도리를 통틀어 설명하였고, 그다음에 이것을 다시 어버이와 자식, 임금과 신하, 남편과 아내, 어른과 어린이, 벗과 벗 사이의 지켜야 할 도리를 차례로 해설했다.
그리고 하늘과 땅이 나누어져 중국 역사에서 전설로 알려진 임금들의 이야기, 즉 하나라, 은나라, 주나라, 한나라, 당나라, 송나라를 거쳐 명나라에 이르기까지 임금의 계통(系統)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단군에서부터 시작하여 고구려, 신라, 백제의 삼국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기록했다. 글은 비록 간략해도 다루고 있는 내용은 풍부하다. 그러니 요나라의 바른 가르침이 어버이에 대한 효도와 벗 사이의 두터운 신용뿐이겠느냐! 순나라 임금이 어진 신하 설에게 다섯 가지 앞에 든 도리를 소중하게 여기도록 명령했으니 이 책의 첫머리에 그와 같은 내용을 다룬 것은 그 뜻이 매우 깊은 것이다.

(풀이말)
이 책은 장차 임금이 될 사람에게 가르치는 교과서로 이용되어졌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책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임금의 머리말을 붙이는 영광을 안게 되었던 것입니다.
머리말은 흔히 책의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그 책을 쓰게 된 까닭이나 어떻게 썼다는 쓴 사람 나름대로의 경험을 적어서 그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이해하기 쉽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나 머리말을 다른 사람이 쓸 경우에는 대체로 그 책이 어떤 내용이라는 것과 그 내용에 있어 훌륭한 점을 칭찬함으로써 책을 쓴 사람이 더욱 좋은 책을 쓸 수 있도록 하는 데에도 뜻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머리말을 다른 사람이 쓸 경우 그 사람은 많은 공부를 했거나 훌륭한 인격을 갖추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의 모범이 되는 사람입니다. 이 책의 머리말은 한 나라의 임금이 썼으므로 더 말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선 이 책의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하였고, 또한 무엇보다도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를 먼저 다루었다는 점을 강조하여 칭찬하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이 책을 지은 사람에 대하여 다만 우리나라의 선비가 지었다고만 했습니다. 정확하게 옮기면 동쪽 선비라고 했는데, 옛날에는 우리나라를 동쪽 나라라고도 했습니다. 그것은 중국이 세상 천지의 가운데 있다고 하여 중국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동쪽에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또는 바다를 기준으로 하여 동쪽에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동쪽의 선비란 우리나라 선비임에 틀림없습니다.
옛날 우리나라는 중국의 요나라와 순나라를 매우 부러워했습니다. 흔히 평화스럽고 백성들의 살림살이가 넉넉한 때를 가리켜 요순시대와 같다고 했습니다. 그런 까닭으로 이 글에서도 요나라와 순나라의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입니다.
나라가 평안하고 잘살게 되려면 나라 살림도 잘해야 되겠지만, 무엇보다 먼저 백성들이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다섯 가지의 도리를 잘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이 책에 기록된 글이 매우 간략하나 뜻이 깊다는 것과 아울러 책은 비록 작으나 내용이 풍부하다는 것을 말하였습니다. 옛날에는 지금과는 달리 대부분 아주 간결하게 나타냈습니다. 이것은 그 당시 쓰여졌던 글이 오늘날 우리가 쓰고 있는 한글이 아닌, 글자 한 자로 여러가지 뜻을 나타낼 수 있는 한자였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알고 있는 내용을 간추려서 나타내는 특별한 재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령 천자문을 예로 든다면 1천 자로 세상의 모든 이치를 나타냈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어 보면 그 같은 많은 내용의 글을 누구나 쉽게 흉내낼 수 없게 간추려 놓은 데에 우리는 놀라게 될 것입니다.
임금의 머리말에서 이와 같은 점을 밝힌 것은 이 책을 바로 본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비록 부피는 얼마 되지 않으나 내용에 있어서는 그 어떤 책에 못지 않게 풍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내용을 길게 늘어놓는다는 것은 책을 만드는 데에 있어서나, 읽는 사람들에게 공연히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것입니다. 그보다는 필요하고 요긴한 말만을 간추려서 기록한 책이 한결 좋은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책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그만큼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어야만 이러한 좋은 책도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아아! 어버이에게 효도를 다한 다음에야 임금에게 충성스럽고, 동생은 형에게 공손하게 대한 다음에야 어른에게 공경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할 때 사람답게 살기 위해 지켜야 할 다섯 가지 도리 가운데 어버이에 대한 효도와 형제간의 사랑이 첫째다.
따라서 중국의 고전인 《시경(詩經)》에는 주나라 무왕이 아버지인 문왕을 칭찬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아! 공경하는 도리를 널리 빛내셨도다.”
무릇 공경이라 함은 일의 시작과 끝맺음을 온전히 하는 한편, 위와 아래를 막힘이 없이 잘 처리할 수 있는 공부를 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대학(大學)》의 중요한 내용은 다름 아닌 공경할 경(敬)자요, 《중용(中庸)》의 중요한 내용은 공경할 성 또는 정성 성(誠) 자다. 또한 이 두 글자는 사람이 배우고 익히는 데 있어서는 수레의 두 바뀌요, 새로 말하자면 두 날개와 같은 구실을 하는 것이다. 이제 내가 이 책의 첫머리에 공경할 경과 정성 성의 두 자를 붙인다. 마음을 정성스럽게 한 다음에야 비로소 책 속에 담겨진 참뜻을 깨닫게 될 수 있고, 공경한 다음에야 가르침을 본받고 따를 수 있는 일이다. 모든 것을 배우는 데는 항상 이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풀이말)
여기에서는 어버이에게 효도하는 것이 곧 임금에게 충성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임금을 나라로 바꿔 생각한다면 오늘날에도 같은 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말해 어버이에게 먼저 효도를 해야 비로소 나라에 충성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어버이에게 효도를 다한다는 것은 나를 낳아준 부모는 말할 것도 없고, 할아버지, 할머니의 은혜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그것은 우리들의 어버이는 또 그들의 어버이의 은혜를 잊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거슬러 올라가면 조상이 묻혀 있는 내 고장 우리 강산이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이와 같은 소중한 강산을 사랑하고 지켜야 한다는 굳은 결심이 서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어버이에게 효도를 다할 때 비로소 나라를 사랑하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런 데에 있는 것입니다. 그런 까닭으로 임금도 먼저 어버이에게 효도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책이 오랫동안 임금이 될 왕세자들의 교과서로 쓰인 것도 바로 이러한 가르침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또한 여기서는 임금의 가르침답게 중국의 고전인 《중용》과 《대학》, 그리고 《시경》에서 중요한 내용을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공경할 경과 정성 성의 두 자를 이 책머리에 붙이겠다는 것은 바로 이 두 자가 이 책의 내용을 압축해서 나타내는 것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정성 성 자는 공경할 성 혹은 믿어울 성 자라고도 하는데 이렇게 여러가지 뜻을 지닌 정성 성 자를 공경 경 자와 묶으면 정성으로 공경한다는 뜻이 되므로 효도에 이보다 더 알차고도 참뜻을 드러낼 수 있는 글자는 없을 것입니다.
다음은 책을 읽는 사람들의 자세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공경 경과 정성 성 자는 비단 어버이에게 효도하는 데에 있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 데에 있어서도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가 책을 읽는 것은, 모르는 것을 알려는 것이 그 첫째 이유고, 몸을 바르게 하고 수양을 쌓으려는 것이 둘째 이유입니다. 이 두 가지 중에서 모르는 것을 알려고 할 때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쳐 준다면 그는 곧 우리의 스승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스승, 즉 책에 대한 자세가 바르게 되어 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더구나 옛날에는 임금과 스승, 어버이는 똑같이 공경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생각할 때 우리는,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을 가르쳐 주는 책을 대하는 자세는 바로 스승 앞에서 배움을 받는 것과 같은 자세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먼저 책을 소중하게 다루어야 할 것입니다.
옛날에는 책을 마구 다루는 사람은 자기 아버지를 아무렇게나 대하는 것과 같다고 했는데, 이는 책의 중요성을 잘 나타내 주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은 책을 통하여 모르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스승에게 고마워하는 거소가 같은 고마움을 느낄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몸가짐을 바르게 하거나, 수양을 쌓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면 더욱 책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져야 할 것입니다. 가령 기독교를 믿는 사람이 성경을 대하는 것이나, 불교를 믿는 사람이 불경을 대하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나 부처님의 말씀으로 책을 생각한다면 우리가 책을 대하는 자세는 달라질 것입니다.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를 들 수 있는데, 물론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함도 있지만 수양을 쌓거나 수도를 하기 위함도 있습니다. 절에 가면 스님들이 불경을 읽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들 스님들은 이렇게 소리를 내어 불경을 읽음으로써 곧 수도를 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책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얻는다는 것은 참으로 보람 있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책을 대하는 자세와 책을 읽을 때의 마음가짐을 바로해야 할 것입니다. 더욱이 그 책이 이 세상에서 누구나 존경하는 사람의 가르침일 경우는 더욱 그럴 것입니다.

나는 또한 이 책의 끝부분에 나오는, 우리나라를 처음 세우고 조선이라는 나라 이름을 받았다는 글에 이르러서는 놀라움으로 옛일을 생각하며 새삼스러운 감정에 사로잡힘을 어찌할 수가 없다. 아! 임금으로서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그치지 않고 대를 이어받아 더욱 빛나게 발전하게 되니 기쁘다. 이것은 진실로 어질고 높은 덕망이 넘쳐 흘러서 흡족한 은혜가 자손들에게 넉넉히 나누어진 까닭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임금 자리를 이어받는 임금들도 이와 같은 어질고 높은 덕망을 본받아서 삼가고 조심하여 정성으로 나라를 다스려, 모든 백성들을 사랑하며 길이 보전한다는 우리나라도 틀림없이 크게 발전할 것이다.
또 우리 나라의 예절과 의리가 비록 중국 은나라 주왕의 친척인 기자(箕子)의 가르침을 따랐으나 마한, 진한, 변한의 삼한시대 이후로는 거의 없어지고 말았다.
그러다가 우리 조선에 들어와서야 예절과 음악이 모두 일어나고 여러 가지 제도와 풍습이 고루 갖추어지게 되었는데, 아깝게도 이 책을 엮은이가 이를 빠뜨리고 기록하지 않았다. 아! 어린이들은 더욱 공부에 힘써야 하겠다.
임술년(1742년) 1월, 예문관(책을 펴는 일을 맡은 관청)에 이 책을 널리 펼 것을 명하면서 책머리에 이 글을 붙인다.

(풀이말)
조선시대의 역사에 대한 임금의 감상과 비평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임금이었기 때문에 중국 역사에 이어서 우리나라의 고대, 중세의 역사를 살핀 다음 조선시대의 기록에 남다른 관심을 보인 것입니다. 임금으로서 앞으로도 조선이 끊임없이 발전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히 나타나 있습니다. 역사를 보면 얼마 가지 않아 나라가 망한 기록이 많이 나옵니다.
그러나 조선만은 그렇게 되지 않고 길이 보존하고 싶은 욕망이 샘솟은 것입니다. 여태까지의 발전이 앞서간 임금들의 어질고 착한 덕망 때문에 하늘이 내려준 은혜라고 생각한 임금은, 앞으로도 그렇게 은혜와 덕망을 쌓아서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사랑한다면 나라의 앞날은 더욱 밝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말했습니다.
앞에서 백성들에게 어버이에 대한 공경이 모든 일의 으뜸이라는 것을 가르친 임금은 여기서 임금 스스로의 할 일을 다짐한 셈입니다. 이렇게 임금과 백성이 자기의 할 일을 해 나갈 때 나라가 발전할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 글을 맺는 임금이 조선시대의 기록에 대해서 조금은 아쉬움을 느낀 것은 바로 이 책을 지은 사람이 살던 시대를 너무 간단하게 다룬 것 같은 생각에서였습니다. 임금은 조선을 처음 세울 때뿐만 아니라 조선시대의 여러 가지 자랑할 만한 일들조차 기록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모든 일을 거의 중국에서 본뜬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록 중국으로부터 받아들인 것이 많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나름대로 이를 갈고 닦아서 중국의 그것보다 훨씬 훌륭하게 발전시킨 것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마땅히 그와 같은 일을 자랑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가르침입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예의와 의리가 일찍이 중국의 기자로부터 배운 것은 사실이나, 그것은 이미 삼한시대에 거의 사라지고 그 이후는 우리나라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라고 했습니다. 더구나 조선시대에는 그 어느 나라도 흉내낼 수 없는 발명이나 그 밖의 자랑거리가 많이 있는데, 이 책에는 그와 같은 기록이 전혀 없다는 데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장차 임금이 될 사람들이 꼭 배워야 할 책으로 추천하는 데 있어서는 무엇보다 이런 점이 큰 관심거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에도 조선시대는 문화적으로 가장 발전한 나라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세종대왕 때의 여러 가지 발명품, 즉 시간을 재는 해시계, 빗물을 재는 측우기를 비롯하여 인쇄 문화 등 세계에 자랑할 만한 것이 많이 있습니다.
끝으로 이 머리말에 대하여 어떤 책에는 숙종이 썼다고 기록되어 있으나, 그렇게 본다면 임술년을 1682년 숙종 8년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또 다른 책에는 영조대왕으로 기록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1878년 애한당이라는 곳에서 펴낸 책의 채응복의 글에는 영조대왕에게 송시열의 머리말을 함께 넣어 이 책을 펴내자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채응복은 지은이가 소개된 송시열의 글을 함께 실어 이 책의 내력을 알게 하자는 것과, 그 속에 담겨진 깊은 뜻을 드러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임금의 글에는 지은이 소개는 없으나, 이 책에 담긴 중요한 뜻은 간단하게나마 모두 들어 있었으므로 다른 어떤 글이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에서 이것이 쓰여졌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기에서는 1742년 1월로 보았습니다.

  작가 소개

저자 : 민제인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본관은 여흥(驪興), 자는 희중(希仲), 호는 입암(立巖). 1520년에 별시 문과(병과)에 급제, 호당(湖堂)에서 독서하다 이듬해 승정원주서로 탁용됨. 1525년 춘추관기사관에 등용, 사필(史筆)에 종사. 1528년 사간원정언을 거쳐 1531년 이조정랑에 오름. 1536년 호조참의를 거쳐 홍문관부제학, 사간원대사간 역임, 1538년 승정원동부승지가 됨. 1541년 외직으로 나가 평안도관찰사, 이어 사헌부대사헌, 형조참판을 지냄.

  목차

임금님이 쓴 동몽선습 머리말 12

동몽선습 이야기 24
부자유친(父子有親) 28
군신유의(君臣有義) 32
부부유별(夫婦有別) 37
장유유서(長幼有序) 42
붕우유신(朋友有信) 47
총론(總論) 52
중국의 역사 62
우리나라의 역사 91
책끝에 붙이는 글(跋) 110
저자 연보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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