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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담
부모를 따라 1978년 ‘광주대단지’라고 불리던 경기도 성남시 단대동으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십수 년을 살며 학교를 다녔다. 도시에서 사는 일은 지질했다. 이미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 부모를 따라 1994년 ‘대하소설’을 쓰겠다는 거창한 꿈을 안고 귀향했다. 고향이었지만 이미 고향은 아니었다. 어느 날부터 발밤발밤 숲정이로 향하는 날이 많아졌다. 꽃들 이름을 익히고, 나무를 배우는 시간이 늘었다. 농사꾼처럼 아예 봄부터 가을까지 숲정이에서 나물을 뜯고 약초를 캐며 그것을 밑절미 삼아 ‘백초효소 발효액’을 만들기 시작했다. 봄 숲과 가을 숲은 같은 숲이었으나 또 다른 숲이었다. 마을 숲정이에서 이제 다시는 하얀색 꽃이 피는 산작약을 만날 수 없게 된 것처럼, 비가 오거나 긴 겨울이 시작되면 글을 쓰고 책을 읽었다. 2000년 김영민 선생께서 주관하시던 ‘장미와주판’을 만났다. 함께 공부하며 꿈꾸던 인문학술공동체인 ‘장주학숙’은 여전히 꿈으로 남아 있다. 지은 책으로 『산책』과 『그늘 속을 걷다』가 있다.
봄
신평벌/ 고라니/ 봄꽃들/ 노루귀/ 나비/ 미천골/ 솔씨/ 어른들, 반바우 아저씨/ 복사꽃/ 나무찻잔 받침/ 숲에 나무 심기/ 숲/ 산행/ 새떼들/ 호랑지빠귀 소리를 들으며 참나무 쌈을 먹다/ 쥐들은 쥐약을 먹고, 소쩍새는 봄밤을 운다/ 연분홍 솜사탕 같은 봄날, 부둣가 산책/ 어미 돼지목매/ 또다시 후회한다/ 퉁퉁, 발을 구르다
여름
살피지 못하고/ 초롱꽃/ 우중산책/ 꼬마물떼새는 왜 울고 있었을까/ 저물녘/ 숲에는 길이 없다/ 장마 갠 날, 흐린 날/ 장맛비/ 타래난초/ 장마/ 한더위/ 칡/ 더위를 부추기는 것/ 길/ 민간인출입통제선에 들다/ '말이야'아저씨/ 수간주사/ 300원짜리 새참/ 순덕이 연애이야기/ 황씨 아저씨/ '울게 하소서'/ 그녀, 귀녀/ 털보아저씨/ 칡줄 제거 작업/ 질투는 늙지 않는다/ 육고점 주갑이 아저씨
가을
첫가을, 화진포/ 칠월 보름 혹은 늦은 백중/ 그예 막차를 놓치다/ 대팻집나무 그리고 연장/ 버섯 따고, 다래 먹고/ 큰산의 첫가을/ 버섯이화제다/ 딴생각을 하다/ 오래 머무르는 것은 없다/ 가을, 치악산 숲에서/ 즐거움/ 술/ 금자, 그니/ "내 생각은 그래"/ 대포소리/ 들깨/ 만추, 화진포/ 연산홍을 심다
겨울
화진포 콘도/ 빙구/ 단풍잎 한 잎/ 폭설 혹은 첫눈/ 명태/ 개구리 반찬/ 사촌의 꿈/ 나는 오래 폭설을 기다렸다/ 겨울비 내리다/ 봉산재를 걸어 넘다/ 선암사/ 찔레 덩굴 열매는 붉고, 인동 덩굴 열매는 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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