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2009년 현재 국세청 전산정보관리관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재록 시인의 첫 시집. 시인의 시는 '생명의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다. 또한 시인의 시선은 숨쉬고, 꿈틀거리고, 튀어 오르고, 구르고, 터트리고, 솟구치는 것들을 향해 있다. 시인은 자연의 색, 자연의 소리, 자연의 결, 자연의 무수한 진동들을 통해 충일한 생명감을 발견한다.
시인은 생명감 고취로서의 자연, 생태적 감각을 수용한 자연을 심미적 차원으로 이끌어 낸다. 이번 시집은 살아 있는 자연의 본성과 우주와 존재의 생명 철학에 대한 시적 사유의 결과물이다. 시인의 자연은 원관념으로서의 자연이라 할 수 있다. 불모의 사막 같은 현실에 생명의 물길을 트고, 그 안에 붉고 눈부신 자연의 빛깔을 채운다.
출판사 리뷰
국세청 공무원 정재록 시인의 첫 시집 『꽃 등신불』출간
진흙 속 사금처럼 빛나는, 순도 높은 ‘서정의 가치’
정재록은 생명을 노래하는 시인이다. 정재록의 시를 읽으며 느끼는 분명한 인상 중 하나는 그의 시가 ‘생명의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생명은 생성의 원동력이다. 살아 있음의 증거이다. 그것은 소리와 빛과 향기를 발산한다.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것이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의 시선은 숨쉬고, 꿈틀거리고, 튀어 오르고, 구르고, 터트리고, 솟구치는 것들을 향해 있다. 그는 약동하는 생명의 숨결을 언어의 그물로 길어 올리는 어부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생명을 낚는 그의 어장은 어디인가? 그것은 다름 아닌 ‘자연’이다. “짙은 엽록소”의 빛깔, “바람의 엷은 손길”,(「감성의 숲」) “붉게 무르익은 과육”, “불땀을 일으킨 잉걸빛 열매”(「붉고 향기로운 실탄」), “고슬고슬 흙과 버무려져 거름발”(「숨 쉬는 두엄」), “쌔근쌔근 숨소리가 고르”는 “푸성귀들”(「손이 쥔 손」)에 이르기까지 그는 자연의 색, 자연의 소리, 자연의 결, 자연의 무수한 진동들을 통해 충일한 생명감을 발견한다.
그는 자연과의 합일, 자연의 생명력으로 불모화된 육체를 치유하고자 한다. 이는 사막화된 인간의 몸과 정신에 생명의 물기를 불어넣으려는 의지다. 그의 의식의 방향이 ‘생명이 들끓는 자연’을 향하고 있다는 점은 생태환경적 관심의 소산이기도 하다. 타자화된 자연이 아닌 동화同化의 자연은 그의 자연관이 동양적 사유방식에 기초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의 시에 불교적 색채가 자주 발견되는 이유 또한 이러한 동양의 일원론적 사고와 관련된다.
생명은 불모의 공간에서 잉태될 수 없다. 문제는 불모의 공간을 다시금 생명이 움트는 옥토로 개척하는 것이다. 이것은 고되고 힘든 작업이다. 시인은 언어로 불모의 대지를 생명의 대지로 바꾸는 존재다.
그가 꿈꾸는 생명의 대지는 붉은 피가 “화약통” 같이 들끓고, ‘붉은 잉태’를 위해 온몸으로 “신열”의 “환희”를 맞는 세상이다. 이러한 생명의 대지는 결코 쉽게 성취될 수 없다. “개펄”의 “안간힘”처럼 절대적 의지, 포기하지 않는 생명에 대한 지극한 애착이 요구된다. “탈색의 고통을”(「겨울 풍장」) 견디고, “망가진 몸에 불을 댕”(「전나무의 꿈」)기고 “피 흘리고 골이 터”(「낙하운동의 비밀」)지는 지독한 아픔 속에서 생명은 자란다.
정재록은 생명감 고취로서의 자연, 생태적 감각을 수용한 자연을 심미적 차원으로 이끌어 낸다. 이번 시집은 살아 있는 자연의 본성과 우주와 존재의 생명 철학에 대한 그의 시적 사유의 결과물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재록의 자연은 보조관념이 아닌 원관념으로서의 자연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자연이 단순한 제재가 아닌 시적 세계관을 드러내는 주제임을 말해준다. 상처와 절망으로 삶의 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현대인에게 정재록의 시는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다. 그는 불모의 사막 같은 현실에 생명의 물길을 트고, 그 안에 붉고 눈부신 자연의 빛깔을 채운다. 소리와 향기와 색이 하나 되는 황홀한 경지, 그것이 정재록이 꿈꾸는 이상적 자연일 것이다. 자연의 숭고한 아름다움과 경외감으로부터 동떨어진 현대인에게 그의 시는 다시금 우리가 되찾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렌즈가 포착한 영혼의 무늬들
시인 고영은 뒤표지의 정재록 시인의 시집 추천글을 통해 “정재록의 시를 읽는 시간은 즐겁다. 상쾌하다. 싱그럽다 못해 알싸한 맛까지 느껴진다. 그의 시에 ‘숨겨진 빛’이 입 안을 가득 채운다. 그것도 모자라 붉게 무르익은 과육이 온몸을 깨운다. 그의 눈에 끼워진 슬프고도 아름다운 렌즈가 포착한 영혼의 무늬는 그 자체로 황홀경의 극치”를 보여준다며 “독자들은 그가 보여주는 자연의 거대한 멀티비전을 통해 ‘꽃 등신불’이 던지는 화두를 만끽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딱총나무가 쏘아 올리는 향기로운 실탄에 내내 행복할 것이”라고 말한
작가 소개
저자 : 정재록
1952년 전남 승주에서 태어났다. 한양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2007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었다. 현재 국세청 전산정보관리관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목차
제1부
소리의 탑
사르크르의 죽순
감성의 숲
분홍구름의 가계
숨겨진 빛
꽃 등신불
붉은 잉태
붉고 향기로운 실탄
마음의 뼈
낙하운동의 비밀
거대한 자궁
수녀원의 꽃
교감
눈으로만 따는 버섯
달의 나무
슬픔의 멀티비전
대빗자루 회초리
전나무의 꿈
꽃의 질주
겨울 풍장
바람을 타는 귀
몸의 사막
제2부
동행
숨 쉬는 두엄
차지고 둥글고 뜨겁게
달인 손대평씨
내 안의 불구
저 많은 사람들 틈에 몸을 심는다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부추꽃 그 떨잠
감각의 무늬
박태기나무
치자빛 등불
생명은 레몬빛
균형잡는 환상지
야곱의 사다리
사지포스의 비탈
유언
소리의 카펫
논어의 상징
손이 쥔 손
제3부
윤희
무명등
까치설날의 떡메질은 신명난다
빛나는 뼈
그림 없는 낙관
몸의 저울눈
세상의 기둥들은 다 힘이 좋다
옹이로 맏는 하늘
영혼의 무의
부처의 신발
마음의 물레
추사체
소통
셈법
큐비즘
새는 너무 높이 날지 않는다
풀을 키우는 쇠
보디페인팅
뚫림 그리고 묶임
해설황홀한 생명의 연주·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