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역사가이자 문학가였던 장다이(張岱)의 '꿈같은 회상'을 역사로 재현해낸 격랑의 명말청조 이야기. 사마천 같은 역사가가, 도연맹 같은 수필가가 되고 싶었던 명말의 역사문학가 장다이의 역사서술과 그가 전하는 가족들의 다양한 삶을 통해 저자 조너선 스펜스는 우리를 명말청초, 그 격랑의 역사현장으로 초대한다.
출판사 리뷰
● 편집자 서평
태평성대를 사는 사람은 자신이 향유하는 세계가 언젠가 뒤집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상상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제국의 갑작스러운 멸망의 이야기나 그런 파멸의 과정을 온몸으로 체험한 사람들의 경험담에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러나 고난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내심 불안의 눈길로 바라보며 자신의 고통스러운 삶을 되풀이해서 이야기하고 영화로웠던 과거로 귀환하고 싶은 강한 욕구가 있다. 우리시대 최고의 중국사가 조너선 스펜스의 이 책은 바로 그런 귀환에 대한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장다이(張岱)는 1597년(만력25)에 태어나 1684년(강희23) 쯤에 죽었으니까 당시로서는 굉장한 장수를 누린 인물이었다. 장수 덕분에 그는 명말청초의 격변기를 고스란히 체험했는데, 생의 전반기에는 부귀를 누리다가 생의 후반기에는 집안이 풍비박산 나고 가산을 전부 잃은 채 가난한 소작농이 되는 기구한 운명을 살았다.
인간 장다이
장다이는 저장 성 사오싱(紹興)에서 손꼽히는 명문가의 장손이었다. 그의 집안은 고조부가 과거(科擧)의 최종 관문에 급제하여 진사(進士)가 되면서부터 가세가 커지기 시작했으며, 이후 증조부와 조부까지 연속 3대에 걸쳐 진사를 배출하면서 어느 집안에도 뒤지지 않는 명문가가 되었다. 특히 증조부는 전시(殿試)에 장원급제하여 한림원의 고위관료를 지냈다. 또 할머니의 아버지는 증조부의 절친한 친구이자 명조(明朝)의 최고관직인 대학사까지 역임한 인물이었다. 이런 집안에서 장손으로 태어난 장다이가 행복하고 풍요로운 유년시절을 보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아버지 대(代)부터 집안의 운이 다하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향시(鄕試)의 보충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간신히 거인(擧人) 행세를 하게 된 것에 만족해야 했다. 장다이는 거인은 고사하고 생원도 되지 못했다. 비록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아버지가 못 이룬 진사의 꿈을 이루려 한때 노력을 했으나 결과는 아무것도 없었다. 어쩌면 그의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집안환경이 그의 공부에 방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그에게는 절박함이 없었다. 그리고 끝없이 반복되는 틀에 박힌 시험공부가 적성에 맞지도 않았다. 반면에 문밖을 나서면 그의 흥미를 끄는 재미난 일들이 너무도 많았다. 부잣집 도련님답게 차(茶) 음미, 골동품이나 서화 감상, 거문고 연주, 등(燈) 수집, 투계(鬪鷄), 연극연출과 극단운영, 여행 등 참으로 다양한 취미생활에 몰두했다. 이런 성향을 가진 그가 평생을 과거시험에 매달린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했다. 결국 그는 과거공부를 포기하고 자유롭게 인생을 즐긴다.
인생의 전환점
고생을 모르고 살아가던 장다이는 그의 나이 오십이 다 되어 엄청난 충격에 휩싸인다. 영원히 그야말로 만대(萬代)를 이어갈 것만 같았던 명조가 느닷없이 멸망한 것이다. 명조의 자리는 만주족의 청조에 넘어갔다. 장다이는 왕조교체의 격변기에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했다. 그는 멸망한 왕조하에서 부와 권력을 누린 신분에 속했기 때문이다. 비록 그는 과거에 급제하지 못하여 명조의 벼슬을 얻지는 못했으나 그의 선조들은 대대로 명조에서 벼슬살이를 했다. 이제 그에게는 세 가지 선택만이 가능했다. 하나는 새로운 지배자인 만주족에 투항하여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 두 번째는 명조에 대한 충성의 표시로서 만주족에 대항하는 것, 세 번째는 현실을 한탄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세상을 등지고 은둔하는 것. 장다이는 처음에는 두 번째 길을 택하려 했으나 남명(南明) 정권 지배자들의 한심한 작태에 실망하면서 모든 희망을 버리고 사찰을 전전하며 목숨을 부지한다. 그리고 종국에는 고향땅인 사오싱의 룽산(龍山)으로 돌아와 여생을 보내기로 결심한다.
수필가 장다이
만약 이대로 그의 삶이 끝났다면 우리는 그의 존재를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삶이 굴곡지긴 했지만, 이 당시의 많은 사람들이 그와 같은 삶을 살았고,
작가 소개
저자 : 조너선 스펜스
미국 예일 대학 역사학과 교수이며, 현재 미국 중국사 학계를 대표하는 역사학자이다. 1936년 영국에서 태어난 그는 윈체스터 대학과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수학했다. 1959년 예일 대학 대학원에 입학하여 1965년에 역사학 박사학위(Ph. D)를 받았다. 구겐하임 펠로십, 맥아더 펠로십, 라이오넬 겔버상 등을 수상했으며, 미국예술과학원과 미국철학협회 회원이다. 역사와 문학을 접목한 그의 독특한 역사서술방식은 연구자와 일반 독자 모두를 사로잡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그가 쓴 책으로는 <현대 중국을 찾아서 1·2>, <천안문>, <마테오 리치, 기억의 궁전>, <칸의 제국>, <강희제>, <왕 여인의 죽음>, <반역의 책> 등 10여 권이 있다.
목차
감사의 말
장씨 가계도
장다이의 중국(지도)
프롤로그
1장 쾌락동호회
2장 길을 준비하다
3장 고향에서
4장 바깥세상을 향하여
5장 관직의 등급
6장 기이한 사람들
7장 안절부절 못하는 조정
8장 영락하는 삶
9장 명조역사의 재생
지은이 주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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