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세계문학의 숲' 11권. 중국 현대사의 격동기에 태어나 31년이라는 짧은 생을 불꽃처럼 살다간 작가 샤오훙이 1935년에 발표한 중편소설. 이 소설 한 편으로 샤오훙은 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일본의 침략이 노골화된 1930년대, 동북지역의 한 농촌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강자에 의해 학대받는 약자들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식민지가 된 농촌에서 가장 약자에 속하는 것은 여성과 아이, 그리고 장애를 안고 있는 사람들이다. 샤오훙은 처절한 학대와 폭력적인 억압 속에서도 자신의 삶에 순응하는 여성(약자)들의 태도에 동정을 표하면서도 비판의 어조를 감추지 않는다. 소설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동물의 묘사는 그녀의 비판적인 시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1930년대 하얼빈 근교, 소작농들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에는 가난과 고통, 불평등한 억압이 팽배해 있다. 지주는 소작농을 착취하고, 남자는 여자를 학대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학대당하며 동물과 다르지 않은 삶을 이어간다. 얼리반은 부인 곰보댁에게 거친 말과 폭력을 서슴지 않으며, 청예는 애인인 진즈를 쓰러뜨려 본능적인 욕망을 충족하는 데 급급하기만 하다.
자오싼은 아내 왕씨가 음독하여 혼수상태에 빠지자 이를 방치에 죽음에 이르게 한다. 마을에서 가장 예쁘기로 소문났던 웨잉은 결혼 후 중풍에 걸려 남편의 외면 속에 하반신에 구더기가 들끓은 채로 죽음을 맞이한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에도 삶과 죽음이 아무렇지 않게 공존하던 이 작은 마을에 만주사변의 여파가 미쳐오고, 사람들은 황무지로 변해버린 농토를 뒤로 하고 의용군에 가담한다.
출판사 리뷰
극한의 고난이 아로새긴 강렬한 잔상(殘傷),
삶과 죽음이 빚어내는
부조리와 비극의 장이 열린다
중국의 대문호 루쉰이 인정한 천재 작가 샤오훙
북방 인민들의 삶에 대한 강인한 의지와 죽음에 대한 저항이 지면을 뚫을 듯한 강한 필력으로 그려져 있다.
-루쉰
중국 현대사의 격동기에 태어나 31년이라는 짧은 생을 불꽃처럼 살다간 작가 샤오훙. 많은 작품을 남긴 것은 아니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필법으로 당당하게 중국 현대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그녀는, 자신이 나고 자란 동북지역(랴오닝 성(遼寧省), 지린 성(吉林省), 헤이룽장 성(黑龍江省)이 포함된 중국 동부에 위치한 북쪽 지방)의 색채를 기조로 한 작품을 다수 발표했다. 온통 참혹한 고통으로 점철된 샤오훙의 생애는 1930년대 중국 동북 변방이 겪어야 했던 질곡의 세월과 흐름을 같이 한다. 만주사변 이후 일본의 식민지가 된 동북지역은 전쟁의 포화에 휩싸여 약탈과 강제 징용에 시달려야 했다.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 신해혁명과 함께 세상에 나온 샤오훙은 대지주의 딸로 태어났으나 남존여비 사상에 젖은 부모의 학대를 받으며 자랐고, 학업도 중도 포기해야 했다. 이후 봉기를 일으킨 소작농들 편에 서다가 가족에게 살해당할 뻔했으며, 집을 나와서는 생존을 위해 남자들에게 의탁해야만 했다. 그녀가 겪어야 했던 핍박과 고난은 그녀의 대표작 《생사의 장》에 여실히 반영되어 그 누구도 그려내지 못한 강렬한 잔상(殘傷)을 남겼다. 그러나 샤오훙이 써내려간 이 고통의 기록은 자신의 경험을 고스란히 녹여낸 자기 고백적 기록이 아니다. 그녀는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객관적인 고통, 즉 ‘죽음’을 보편적인 삶의 모습으로 재생산했다. 또한 기성의 소설 문법과는 사뭇 다른 이질적이고 원시적인 그녀만의 서사 방식은 부조리한 죽음의 이미지를 보다 사실적이고 극명하게 드러냈다.
딩링 이후 최고의 여류작가로 꼽히는 샤오훙의 대표작
‘세계문학의 숲’이 소개하는 열한 번째 작품은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중국의 천재 여류작가 샤오훙이 1935년에 발표한 중편소설 《생사의 장》이다. 이 소설 한 편으로 샤오훙은 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일본의 침략이 노골화된 1930년대, 동북지역의 한 농촌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강자에 의해 학대받는 약자들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식민지가 된 농촌에서 가장 약자에 속하는 것은 여성과 아이, 그리고 장애를 안고 있는 사람들이다. 샤오훙은 처절한 학대와 폭력적인 억압 속에서도 자신의 삶에 순응하는 여성(약자)들의 태도에 동정을 표하면서도 비판의 어조를 감추지 않는다. 소설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동물의 묘사는 그녀의 비판적인 시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말은 조용히 그곳에 서 있었다. 꼬리도 한 번 흔들지 않았다. (…) 일이 주어지면 침착하게 시작했다. 굴레가 몸에 묶여 있을 때면 주인의 채찍에 복종했다. 간혹 말이 못 견딜 정도로 지쳐 걸음이 느려지면, 주인은 채찍이나 다른 무언가로 말을 때렸다. 그래도 말은 결코 펄쩍 뛰거나 하지 않았다. 지나온 모든 세월이 이 말을 그렇게 만든 탓이다. (32쪽)
《생사의 장》에 묘사된 삶과 죽음의 모습은 꾸며진 것이 아닌 날것 그대로의 모습이다. 역사적으로는 식민지 반봉건 상태에서의 고통스러운 삶의 모습이며, 실존적으로는 부조리로서의 삶, 그리고 작가 샤오훙의 비극적 세계 인식과 도저한 비관주의가 발현된 모습이다.
시골에서는 사람 동물 가릴 것 없이 모두 태어나느라 바쁘고 죽느라 바빴다……. (94쪽)
[시리즈 소개]
고전의 경계를 넘어 내일을 여는 문학, 시공사 세계문학의 숲
최근 들어, 세계문학의 르네상스라 불릴 만큼 다양한 전집들이 선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국내 출판사들의 역량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필독서 중심의 틀에 박힌 리스트보다 자신의
작가 소개
저자 : 샤오홍
신해혁명이 일어났던 1911년 헤이룽장 성(黑龍江省) 후란 현(呼蘭縣) 지주 집안의 맏딸로 태어났으며, 본명은 장나이잉이다. 남아 선호가 심했던 부모와 조모의 냉대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가부장적인 가정의 억압과 부모의 일방적인 정혼에 저항하여 집을 뛰쳐나왔지만, 결국 생존을 위해 남자들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1932년에 만난 작가 샤오쥔의 영향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와 동거에 들어갔다. 1933년 처녀작 《버려진 아이》를 발표하면서 작가로 데뷔한 샤오훙은 이후 활발한 창작활동을 이어갔다. 만주사변 이후 거세진 일제의 탄압을 피해 1934년 동북지역을 떠나 상하이로 간 이후 루쉰의 비호 아래 중앙 문단으로 진출했다. 이듬해 발표한 《생사의 장》으로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힌 그녀는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38년 샤오쥔과 헤어져 민족혁명대학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다. 동향의 작가 돤무훙량과 동거에 들어간 샤오훙은 산문시적 작법으로 인간의 애환을 담담하게 묘사한 《후란 강 이야기》를 발표하는 등 창작에의 열의를 놓지 않았다. 계속되는 전란 속에서 건강이 악화된 샤오훙은 1942년 투병 중이던 홍콩에서 고통으로 점철된 짧은 생을 마감했다. 샤오훙은 중국문학사에서 딩링에 견줄 만한 여성 작가로, 또 동북 작가군의 대표로 꼽힌다. 동북지역에서 성장했고, 그 지역 농민들의 고통을 직접 관찰했으며, 자의식을 가진 여성으로서 경험했던 극한의 고난을 바탕으로 그녀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일궈갔다. 대표작 《생사의 장》은 1920~30년대 동북지역 여성과 농민의 삶, 죽음, 고통에 대한 강렬한 묘사로 항일문학 및 여성문학의 흐름에 커다란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된다.
목차
서문
생사의 장
해설. 중국에서 북방이란 무엇인가
해설. 여성의 시각으로 기록한 동북인의 삶과 역사
샤오훙 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