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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의 탄생
역사비평사 | 부모님 | 2008.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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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식민지시기부터 1960년대에 이르는 한국 문화재 정책의 역사와 더불어,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는 무형문화재의 ‘기록’ 실태를 검토하면서, ‘민족 문화의 원형’에 담긴 허상을 지적하고 예술 고유의 논리가 복원될 필요성을 역설한다.

문화 예술의 창조자, 생산자를 ‘보유자’라는 이름으로 문화 형태로부터 분리시키고 고정 불변의 ‘원형’ 속에서 문화의 정수를 찾는 무형문화재 제도의 모순은 이미 식민지시대 민족적 지식인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서구의 근대적 개념인 문화, 예술이 식민지시대 이후 서구 문화 및 예술품과 함께 본격적으로 한국사회에 유입되면서, 한국의 지식인들은 조선의 문화, 조선의 예술을 ‘민족 혼’의 상징으로 새롭게 조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민족 정체성을 담보하는 항구한 문화적 표상을 구축하고자 했던 그들은 문화를 몰역사적으로 본질화하는 길로 나아갔다.

민족 문화 혹은 전통은 국민들의 정서적 일체감을 높이고 사회적 무질서를 극복하는 데 유효한 정치적 수단이다. 따라서 근대 국가가 성립되는 정치적 과정은 민족 문화가 국가 차원의 숭배 대상이 되는 신성화 과정을 수반하며, 그 과정에서 민족 문화는 고도로 추상화.순화되고 민족 통합의 전제 조건으로 본질화된다. 즉, 민족 문화의 신성화 과정은 근대 민족주의의 틀 속에서 정치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

해방 후 1950년대를 “전통의 근대적 재해석 내지 변용”이 제도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시기로 보면서 정부 수립 이전의 해방 공간에서 이루어진 ‘민족 문화’ 담론의 창출 과정과 이승만 정권하에서 이루어진 ‘문화재’의 제도적 창출 과정을 고찰했다. 또한, 유형문화재와 ‘국악’을 중심으로 진행된 문화재 정책이 박정희 정권하에서 본격적인 무형문화재 정책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대해서도 검토한다.

무형문화재가 한국 고유의 민족성을 담보한 ‘민족 문화의 원형’이고 국가적 차원에서 보존해야 할 문화적 자산이라는 전제하에서, 그 생산자들은 미적 창조 능력을 보유한 예술가가 아니라 무형문화재를 묵묵히 계승하는 ‘보유자’로 명명되었다.

식민지시대 이왕직 아악부 출신으로 국악 이론가이자 음악가였던 함화진의 사례를 중심으로, 사회적 질곡을 넘어 예술가로 성공하기 위해 분투했던 이들의 노력을 살핀다. 그러나 그들은 왕조의 폐퇴, 식민지 지배와 해방이라는 격동의 역사 속에서 조선 음악의 권위자가 되면 될수록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벗어나지 못했다.

무형문화재 제도 속에서 예술이 예술 이외의 의미로 해석되지 않도록 예술의 정의를 방어하고, 생산자들의 능력 속에 예술 고유의 ‘창조’ 논리를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면, 오늘날 한국의 문화 예술은 고유한 역동성을 지닌 예술가들의 세계로 성립될 수 있었을 것이다.

  출판사 리뷰

무형문화재 제도의 모순

이 책의 저자 정수진은 푸코, 부르디외, 기어츠를 비롯한 다양한 이론가들의 개념을 빌어 ‘문화 구성주의’의 입장에서 한국사회에 ‘문화’, ‘예술’ 개념이 받아들여지는 과정을 추적하고, 그 속에서 ‘비서구사회’적인 특성을 추출해낸다. 서구 중심부의 지배에 대항하여 자국의 문화를 보존한다는 민족주의 담론이야말로 ‘무형문화재’로 대표되는 ‘민족 문화의 원형’에 대한 환상의 출발점이자 귀착점이었다.
필자의 분석에 의하면, 무형문화재는 비서구사회의 문화와 문화적 자의식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성립된 특유의 역사적 현상이다. 서구의 근대적 개념인 문화, 예술이 식민지시대 이후 서구 문화 및 예술품과 함께 본격적으로 한국사회에 유입되면서, 한국의 지식인들은 조선의 문화, 조선의 예술을 ‘민족 혼’의 상징으로 새롭게 조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민족 정체성을 담보하는 항구한 문화적 표상을 구축하고자 했던 그들은 문화를 몰역사적으로 본질화하는 길로 나아갔다. 문화 예술의 창조자, 생산자를 ‘보유자’라는 이름으로 문화 형태로부터 분리시키고 고정 불변의 ‘원형’ 속에서 문화의 정수를 찾는 무형문화재 제도의 모순은 이미 식민지시대 민족적 지식인들에 의해 시작되었던 것이다.

1950~1960년대 문화재의 국가적 전유

민족 문화 혹은 전통은 국민들의 정서적 일체감을 높이고 사회적 무질서를 극복하는 데 가장 유효한 정치적 수단이 된다. 따라서 근대 국가가 성립되는 정치적 과정은 민족 문화가 국가 차원의 숭배 대상이 되는 신성화 과정을 수반하며, 그 과정에서 민족 문화는 고도로 추상화.순화되고 민족 통합의 전제 조건으로 본질화된다. 다시 말해, 민족 문화의 신성화 과정은 근대 민족주의의 틀 속에서 정치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
종래의 연구들에서 해방 후 1950년대는 문화 정책의 혼란기 내지는 전통 문화 정책이 부재했던 시기로만 평가되었다. 그러나 세계사적으로 근대 국가 체제가 구축되었던 19세기 말, 문화와 전통이 근대 국가의 역사적 행위를 정당화하고 집단 연대를 견고히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창출되었던 사실을 고려한다면 이는 쉽게 동의할 수만은 없는 평가이다. 저자는 해방 후 1950년대를 “전통의 근대적 재해석 내지 변용”이 제도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시기였다고 보면서, 정부 수립 이전의 해방 공간에서 이루어진 ‘민족 문화’ 담론의 창출 과정과 이승만 정권하에서 이루어진 ‘문화재’의 제도적 창출 과정을 고찰했다. 또한, 유형문화재와 ‘국악’을 중심으로 진행된 문화재 정책이 박정희 정권하에서 본격적인 무형문화재 정책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대해서도 세밀하게 검토하고 있다.

‘예술가’와 ‘보유자’ 사이에서

무형문화재가 한국 고유의 민족성을 담보한 ‘민족 문화의 원형’이고 국가적 차원에서 보존해야 할 문화적 자산이라는 전제하에서, 그 생산자들은 미적 창조 능력을 보유한 예술가가 아니라 무형문화재를 묵묵히 계승하는 ‘보유자’로 명명되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보유자’가 아닌 ‘예술가’가 되기 위해 노력한 적이 없었는가? 저자는 식민지시대 이왕직 아악부 출신으로 국악 이론가이자 음악가였던 함화진의 사례를 중심으로, 사회적 질곡을 넘어 예술가로 성공하기 위해 분투했던 이들의 노력을 주목한다. 그러나 이들은 왕조의 폐퇴, 식민지 지배와 해방이라는 격동의 역사 속에서 조선 음악의 권위자가 되면 될수록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벗어나지 못했다.
무형문화재 제도 속에서 예술이 예술 이외의 의미로 해석되지 않도록 예술의 정의를 방어하고, 생산자들의 능력 속에 예술 고유의 ‘창조’ 논리를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면, 오늘날 한국의 문화 예술은 고유한 역동성을 지닌 예술가들의 세계로 성립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민족 담론과 근대 국가의 정치 논리에 휘말린 무형문화재 탄생의 역사는 한국 문화 예술의 보호라는 대의와는 다른 방식으로 주조되고 말았다. 저자는 식민지시기부터 1960년대에 이르는 한

  작가 소개

저자 : 정수진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대학원에서 사회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강대, 중앙대, 동국대 등에서 민속과 문화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한국 무형문화재 제도의 성립: 그 사회적 조건에 관한 연구」(박사학위 논문), 「무형문화재의 성립, 그 역사성 재고」, 「근대적 의미의 조선 문화·예술」, 「조선 음악, 음악가의 困難」, 「원형의 기록화, 기록의 원형화」, 「민속 지식의 환류와 ‘지역 만들기’」 , 「근대 국민 국가와 문화재의 창출」 등이 있다. 현재는 문화정치학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1부. 문화 구성주의적 관점에서 본 무형문화재
1. 문화 구성주의
2. 문화, 문화적 표상의 사회학
3. 무형문화재 제도의 특성과 사회적 조건
4. 무형문화재론 재고

2부. 번역어로서의 조선 문화·예술
1. 문화: 지배와 통치, 주권에의 열망
1) 번역어로서 일본의 ‘文化’
2) 조선의 ‘문화’
2. 보존·전시되어야 할 조선의 예술
3. 예술 생산자들의 구조적 취약성

3부. 문화재의 국가적 전유: 기억의 정치
1. ‘민족 문화’ 담론의 형성
2. 국가적 상징으로서 민족 문화
1) 문화 예술 행정의 제도화
2) 문화재와 기억의 정치
3. 문화재로서의 국악과 그 생산자들

4부. 무형문화재의 탄생: 민속의 재발견
1. 민속의 재발견
2. 문화재 보호법의 등장
1) 무형문화재의 보존과 활용
2) 무형문화재를 정의하는 전문 지식인 집단의 성립
3. 예술 생산자들의 권위 재편
1) 전통적 권위의 복원
2) 민속 예술 원형의 창출

에필로그

1. 총괄
2. 제도 논리의 현재적 변주: 원형의 기록화, 기록의 원형화
1) 원형의 기록화
2) 기록의 준거, 원형의 소재(所在)
3) 기록의 원형화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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