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코소보, 보스니아, 르완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수단 등 오늘날 전 세계에 걸친 종파적 폭력에는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중요한 개념적 혼동이 있다. 저자는 이러한 정체성과 폭력을 다루고, 세계에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고찰한다. 이 책은 세계적 갈등과 폭력은 인간에게는 선택 불가능한 하나의 독보적 정체성이 있다는 환영과 숙명론에 의해 유지된다고 말하고 있다.
자신이나 타인을 종교나 민족, 문명 등 어느 하나의 정체성에만 의거해 바라볼 때, 다양성과 다원성을 가진 인간의 존재는 끔찍하게 축소되고 만다. 이 책은 이러한 관점에서 경제적 세계화와 종교 근본주의, 테러리즘, 정치적 다문화주의, 역사적 탈식민주의 등 기존의 주제들을 재검토하고 재평가한다.
출판사 리뷰
“야만적으로 조작된 정체성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아마르티아 센의 신작
코소보, 보스니아, 르완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수단 등 오늘날 전 세계에 걸친 종파적 폭력의 근저에는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중요한 개념적 혼동이 있다. 이러한 세계적 갈등과 폭력은 인간에게는 선택 불가능한 하나의 독보적 정체성이 있다는 환영과 숙명론에 의해 유지된다. 자신이나 타인을 종교나 민족, 문명 등 어느 하나의 정체성에만 의거해 바라볼 때, 다양성과 다원성을 가진 인간의 존재는 끔찍하게 축소되고 만다. 아마르티아 센은 이러한 관점에서 경제적 세계화와 종교 근본주의, 테러리즘, 정치적 다문화주의, 역사적 탈식민주의 등 기존의 주제들을 재검토하고 재평가한다.
정체성의 낙인은 위험하다!
#1 후생경제학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1998년 아시아인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마르티아 센(Amartya Sen, 1933~)이 몇 해 전 겪은 일이다. 당시 영국 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칼리지 학장이던 센은 해외여행을 마치고 영국 히스로 공항에서 입국 절차를 받던 중 출입국 관리소 직원에게 질문을 받았다. 여권 주소란에 트리니티 칼리지 학장 관사의 주소가 적힌 걸 본 직원은 센에게 ‘학장의 친구’인지 물었던 것. 자신에게 ‘자신의 친구’냐고 물은 셈이 되어 당황한 센이 잠시 머뭇거리자 직원은 영국에서 어떤 불법을 저지른 것은 아닌지 센에게 묻기 시작했다. 출입국 관리소 직원은 인도 벵골 출신이었던 센이 케임브리지의 대학 학장일 리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2 지난여름(2009년 7월)에는 ‘하버드 흑인교수 체포…… 인종 차별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들이 보도되어 우리나라에서도 잠시 화제가 되었다. 미국의 케임브리지에서 한 여성으로부터 “한 남성이 어느 집 문을 어깨로 밀면서 열려고 하고 있다”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체포한 이는 하버드대 (흑인) 교수인 헨리 루이스 게이츠(Henry Louis Gates)였다. 게이츠가 면허증과 교수증을 제시하며 그 집이 “자신의 집”이라며 항변했음에도 경찰이 체포하자, 미국에서는 인종 차별적인 검문·수색이라며 사회적인 비난이 일었다.
두 경우 모두 피부색에 따라 타인의 ‘정체성’을 판단하고 거기에 유색인이나 외국인을 불법 체류나 범죄와 연관시키는 고정관념이 결합되어 일어난 사건이었다. 영국 공항 직원이나 미국 경찰은 이때 당사자들의 신분을 보여주는 다른 ‘정체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오직 출신지나 피부색만이 그 사람의 유일한 정체성인 것으로 여겼다(이들이 만약 교수 신분이 아니었다면 이러한 사실이 사회적으로 드러날 일도 거의 없었을 것이다). 이는 타인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문제가 단순한 ‘오해’로 끝나는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 이 일들이 이른바 민주주의와 인권의 선진국이라는 영국과 미국에서 일어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 책 『정체성과 폭력: 운명이라는 환영(Identity and Violence: The Illusion of Destiny)』은 이렇게 정체성에 대한 오해와 왜곡, 그로 인한 환영(illusion)을 다룬다. 제목에서 암시하듯이, 정체성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정체성이 세계적 폭력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파헤치는 책이다. 미국 W.W.노턴 출판사의 ‘우리 시대의 이슈’ 시리즈의 두 번째 책으로 2006년 출판되었는데, 아마르티아 센이 이 책을 썼으며, 공교롭게도 헨리 루이스 게이츠는 이 시리즈의 총 기획자다.
논점1. 세계적 폭력의 배경에는 정체성의 갈등이 있다
정체성과 폭력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코소보, 보스니아, 르완다, 부룬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수단 등등, 폭력과 전쟁의 야만이 휩쓴 세계 분쟁 지역의 면면을 살펴보면, 민족 정체성이나 종교 정체성, 또는 민족과 종교가 결합된 종교적 민족성(religious ethnicity)의 갈등이 폭력으로 분출된 지역임을 알 수 있다.
후투족과 투치족
작가 소개
저자 : 아마티아 센
1933년 인도 벵골의 산티니케탄에서 출생했다. 1953년 인도 캘커타 대학을 졸업한 후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도의 자다브푸르대학교와 델리대학교,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교와 케임브리지대학교를 거쳐 현재 하버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옥스팜 명예 대표였으며 현재는 자문직을 맡고 있다. 1970년대 초반부터 후생경제학, 경제윤리, 소득분배론 분야에서 국제적인 명성을 누렸고, 수리적 모형인 빈곤지수(센 지수)를 통해 빈곤을 측정한 연구가 특히 주목받았다. 빈곤과 기아에 시달리는 인도 현실에 주목하여 빈곤과 불평등, 기아 문제에 관한 연구, 인간의 복지를 중심으로 한 경제학에 평생을 바쳤기 때문에 센은 ‘경제학자의 양심’으로 불린다. 그는 중요한 경제적 문제에서 윤리와 철학을 복원하고, 불평등과 빈곤 문제를 중심으로 후생경제학(복지경제학)에 기여한 공로로 1998년 아시아인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였다. 센은 이 책 『자유로서의 발전』에서 개인의 자유야말로 양보할 수 없는 가장 근본적인 가치임을 역설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자유는 형식적 자유가 아닌 실질적 자유이며, 센은 모든 이가 가급적 평등하게 자유를 누리는 사회정의를 동시에 추구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민주주의와 자유의 확장이 진정한 발전의 목표라는 점을 역사적 사례, 실증적 증거, 엄밀한 통계적 분석을 통해 면밀하게 밝혀내고 있다.저서로 이 책 『자유로서의 발전』을 비롯해 『불평등의 재검토』 『윤리학과 경제학』 『경제적 불평등』 『합리성과 자유』 『아마티아 센, 살아 있는 인도』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머리말
1. 환영에 의한 폭력
경쟁하는 소속 관계의 인식 | 속박과 자유 | 타인을 설득하기 | 선택과 책임의 부정 | 문명의 감금 | 종교 연합체를 넘어서 | 무슬림과 지적 다양성 | 혼란의 불꽃
2. 정체성의 이해
정체성 무시와 합리적 바보 | 다원적 소속 관계와 사회적 맥락 | 대조적 정체성과 비대조적 정체성 | 선택과 제약 | 공동체주의적 정체성과 선택의 가능성 | 우선순위와 이성
3. 문명의 감금
단일 관점과 깊어 보이는 외양 | 문명론적 설명의 두 가지 난점 | 인도를 힌두 문명으로 보는 것에 대해 | 서구 가치에 고유성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 | 민주주의의 세계적 뿌리 | 서구 과학과 세계의 역사 | 엉망이 된 추상화와 불명료한 역사
4. 종교적 소속과 무슬림의 역사
종교적 정체성과 문화적 편차 | 무슬림의 관용과 다양성 | 비종교적 사항과 다양한 우선순위 | 수학과 과학, 그리고 지성사 | 다원적 정체성과 오늘날의 정치 | 테러리즘과 싸우기, 정체성 이해하기 | 테러리즘과 종교 | 무슬림 정체성의 풍부성
5. 서구와 반서구
식민화된 정신의 변증법 | 아시아적 가치와 그보다 작은 주제들 | 식민주의와 아프리카 | 근본주의와 서구 중심성
6. 문화와 포로
상상된 진실과 현실 정책 | 한국과 가나 | 일본의 경험과 공공 정책 | 넓은 틀에서의 문화 | 다문화주의와 문화적 자유 | 학교와 이성적 추론, 신앙
7. 세계화와 목소리
목소리와 진실성, 공공의 추론 | 비판과 목소리, 세계적 연대 | 지적인 연대 | 지역적인 것 대 세계적인 것 | 경제적 세계화와 불평등 | 세계적 빈곤과 세계적 공정성 | 보다 공정한 세계의 가능성 | 부작위와 작위 | 빈곤과 폭력, 그리고 부당함의 감정 | 자각과 정체성
8. 다문화주의와 자유
영국의 성취 | 다원적 단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