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983년 간첩으로 조작되고 역이용 간첩이 돼 3년 동안 국군 보안사령부 수사관으로 일한 재일 한국인 김병진이 자신이 겪은 국가 폭력의 잔혹함을 고발하는 르포다. 또 한 사람의 ‘김근태’이자 ‘이근안’이라는 비극적인 운명을 경험한 저자가 간첩 조작 사건에 관련된 피해자와 가해자의 일상을 자세하게 기록한 것이다.
재일 한국인으로 태어나 조국을 배반한 간첩이 된 저자 김병진처럼 이 책은 남다른 운명을 타고났다. <보안사>는 1988년 출판되자마자 군사 정권의 탄압을 받아 전량 회수되지만, 2012년 법정 증거물로 채택돼 추재엽 전 양천구청장이 재일 한국인 유지길 씨를 물고문한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로 채택되는 등 아직도 끝나지 않은 가해의 역사를 밝히고 가해자를 고발하는 소중한 도구 구실을 하고 있다.
출판사 리뷰
“시키는 대로 하면 살려줍니까?”
VIP실과 엘리베이터실을 갖춘 서빙고 호텔,
메뉴는 폭행, 감금, 인간 바비큐, 물고문, 전기 고문…….
퇴근길에 끌려가 간첩이 됐고, 살기 위해 보안사의 노예가 됐다 ―
간첩 날조, 고문, 조작의 무간지옥 보안사에서 살아남은 자의 내부 고발!
‘김근태’이자 ‘이근안’ ― 아직도 끝나지 않은 가혹한 어둠의 시대
2012년 8월 7일, 보안사의 후신인 국군 기무사령부의 불법 사찰 피해자가 자살했다.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는 비선을 동원해 민간인을 불법 사찰했고, 국가정보원은 선거 개입 의혹에 휩싸여 논란이 되고 있다. 군사 독재 시절에 견줘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더 일상화된 국가 폭력이 우리 삶을 옥죄고 있다. 가공할 폭력을 동반한 국가 폭력의 시대를 제대로 극복하지 못한 탓이다.
《보안사》는 1983년 간첩으로 조작되고 역이용 간첩이 돼 3년 동안 국군 보안사령부 수사관으로 일한 재일 한국인 김병진이 자신이 겪은 국가 폭력의 잔혹함을 고발하는 르포다. 또 한 사람의 ‘김근태’이자 ‘이근안’이라는 비극적인 운명을 경험한 저자가 간첩 조작 사건에 관련된 피해자와 가해자의 일상을 자세하게 기록한 것이다. 재일 한국인으로 태어나 조국을 배반한 간첩이 된 저자 김병진처럼 이 책은 남다른 운명을 타고났다. 《보안사》는 1988년 출판되자마자 군사 정권의 탄압을 받아 전량 회수되지만, 2012년 법정 증거물로 채택돼 추재엽 전 양천구청장이 재일 한국인 유지길 씨를 물고문한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로 채택되는 등 아직도 끝나지 않은 가해의 역사를 밝히고 가해자를 고발하는 소중한 도구 구실을 하고 있다. 말할 수도 기록할 수도 없던 3년을 오롯이 담은 《보안사》는 지난날의 국가 폭력에 둔감하고 가해자에게 관대한 우리를 흔들어 깨운다.
서빙고 1983 ― 조작 간첩에서 보안사 수사관으로 보낸 3년
1983년 7월 9일 토요일 오후, 김병진은 퇴근길에 보안사 서빙고 분실로 불법 연행됐다. 베테랑 수사관만 모인 수사2계 학원반은 김병진을 두 달 넘게 감금하고서 협박과 회유를 반복했고, VIP실과 엘리베이터실이라고 불리는 고문실로 끌고 가 폭행, 물고문, 전기 고문을 했다. 죽음이 곁에 있다고 느낄 정도로 피폐해진 김병진은 자신이 북한에서 교육받고 이적 지하 조직을 구축하려고 위장 유학을 온 간첩이라는 보안사의 각본을 받아들였다. 아무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었다. 아내와 아이까지 집에 감금됐고, 사법부와 언론은 권력의 편이었으며, 동네 통장부터 회사 동료까지 모두 한 사람을 간첩으로 만들려고 달려들었다. 승진과 포상에 눈이 먼 수사관들은 김병진을 이용해 또 다른 재일 한국인들을 간첩으로 조작했고, 1984년 1월 4일 저자를 아예 보안사 6급 군무원으로 강제 채용했다. 연세대 대학원에 다니면서 국어학자의 꿈을 키우며 삼성종합연수원 일본어 강사로 돈을 벌어 아내와 태어난 지 두 달 밖에 안 된 아들을 부양하던 평범한 가장이 간첩 조작의 당사자라는 얄궂은 운명의 수레바퀴에 걸려든 것이다.
보안사 수사관이 된 김병진은 일본어 번역과 통역 업무를 하며 내부자의 시선으로 간첩 조작의 산실을 지켜봤다. 보안사는 말단 수사관부터 고위 간부까지 실적을 올려 훈장과 포상금을 얻으려는 사람들로 득실거리는 곳이었다. 출세했다고 의기양양해 하는 사람, 위세를 부리며 뇌물을 받고 호시탐탐 횡령을 꾀하는 사람,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 직접 고문한 피해자를 떠나보내며 눈물을 훔치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렇게 《보안사》는 이때까지 쉽게 볼 수 없던 가해자의 다양한 모습에 더해 가해자 개인이 야만스러운 국가 권력과 상부상조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애국과 안보를 위한다는 말은 술자리 흥을 돋우는 구호일 뿐이었고, 보안사는 해마다 100여 명을 불법 연행해서 고문한 뒤 ‘물건’이 될 만한 피해자를 간첩으로 ‘요리’했다. ‘수사’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간첩 조작은 따로 정해진
작가 소개
저자 : 김병진
일본 고베시에서 태어난 재일 한국인 3세. 오사카부립 기타노 고등학교(北野高等學校)를 졸업한 뒤 간세이 가쿠인대학교(關西學院大學)에 입학하지만, 모국 생활을 하려고 1980년 연세대학교 국문과에 편입했다.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 다니며 삼성종합연수원 일본어 강사로 일하던 중 1983년 7월 9일 보안사령부에 연행돼 고문당하고 북한 공작원으로 날조됐다. 보안사에 강제로 특별 채용됐고, 약 2년 동안 재일 한국인을 간첩으로 조작하는 일에 투입돼 통역과 번역을 맡았다. 보안사령부를 퇴직한 바로 다음 날, 1986년 2월 1일 일본으로 탈출해 자신이 겪은 일을 목숨을 걸고 써내려갔다. 그 내용을 일본에서 먼저 출간한 뒤 1988년에 한국어로 번역해 《보안사》라는 제목으로 출간하지만, 나오자마자 전량 압수당했다. 수사관 실명을 그대로 적은 《보안사》는 법정 증거로 채택돼 간첩 누명을 쓴 무고한 재일 한국인들의 결백을 증명하는 데 기여했고, 전 양청구청장 추재엽의 고문 전력을 고발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환경재단이 선정한 ‘2012년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33인’에 뽑혔다. 지금도 국가 고문 피해자의 결백과 가해자의 만행을 알려 과거사 청산에 힘을 싣고 있다.
목차
개정판 머리말 | 초판 머리말
1장 1983년 Ⅰ
연행 | 서빙고 호텔 | 한국 국군 보안사령부 | 회유 공작 | 기상천외한 세계로 연행되다 | 재일 한국인 한 사람의 과거 | 제1차 조사가 시작되다 | 잠들지 못한 시간 | 한심하다 | 우리가 간첩이라면 | 아내와 아이 생각 | 나무 몽둥이로 맞는 감각 | VIP실 | 조국은 무엇이 죄인지 말해준 적 있는가 | 일본에 절대로 연락하지 마라 | 고병천의 판단과 결단 | 아내의 흐느낌 | 빼앗긴 여권 | 크라운 호텔 | 음모 | 공소 보류 | 간첩죄 성립의 풀코스 | 군사 독재의 법적 표상 | 포섭 | 음산한 소리 | 미운 놈에게 떡 하나 더 줘라 | 재일 간첩 K의 이야기| 소형 전기 고문기 | 물건에 지나지 않는 재일 한국인 | 죽음은 무엇인가 | 간첩 보도 | 조서작성이라는 이름의 거래 | 재일 한국인의 갈등을 누가 풀 수 있는가 | 전두환과 김일성에 관한 몽상 | 기묘한 주문 | 특별 채용 | 눈물 작전 | 3개망 일망타진 | 파출소장의 방문 | 광기의 음모를 펼치는 사람들
2장 1983년 Ⅱ
서빙고에서 한 호출 | 졸작 | 간첩 C씨의 전력 | 인간 백정 | C씨가 당한 폭력 | ‘예스’라고만 쓰면 되는 작업 | 이상하게 명랑한 광경 | 의미 없는 탄원서 | 풀려나다 | 새로운 수사 분실 | L씨의 진술서 | 염원의 희생자 | 조작 과정| 2계의 송년회 | 기분 나쁜 사람 | 기묘한 회의 | 두고 보겠다!
3장 1984년
국군 제7599부대 3처 2과 | 신사협정 | 연수 | 테니스 공작 | 원폭 공작 | 정보 분석 작업 | 첩보는 거짓말이라는 상식 | 서 형을 다시 만나다 | 봄이 찾아왔다 | 위하여! | 유학생 사냥 | 평화 공작 | L의 경우 | 상사병 | 농락당하는 마음 | 풋내기가 펼친 보자기 | 3계와 5계 | 드디어 올 것이 왔다 | 황당무계한 스토리 | 시작된 간첩 사냥 | 박용호의 기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