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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즘과 제3세계주의 사이에서
족청계의 형성과 몰락을 통해 본 해방 8년사
역사비평사 | 부모님 | 201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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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역비한국학연구총서' 34권. 이승만 정권 초기, 해방 8년의 정치공간을 해부한다. 저자 후지이 다케시는 기존의 암묵적 상식과 다른 역사적 실제의 수수께끼를 '냉전 질서 관철의 시간차'를 통해 실증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기존 연구들이 이승만 개인에 대한 분석으로 이승만 정권의 권력블록에 대한 분석을 대체하면서 대체로 초기 대한민국의 사상적, 정치적 지형에 대한 분석을 간과해왔다면, 후지이 다케시는 철저한 실증을 통해 '이승만-이범석 체제'(초기 이승만 정권)와 '이승만-이기붕 체제'(후기 이승만 정권)의 차이를 밝혀내고 있다.

기존 연구에서 간과된 역사적 틈새에서 형성된, 반공적이면서도 미국적이지는 않았던 초기 대한민국의 사상적 지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세력이 이 책의 주제가 되는 족청계(族靑系)이다.

저자는 회고록 등에 의존해온 기존 연구의 한계를 벗어나 모든 사건의 정확한 시기를 특정하고 지방에서 일어난 일들까지 세밀하게 조명하기 위해 당대의 신문자료를 최대한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시계열적으로 역사적 흐름을 재구성해냈다. 또 미군정, 미 대사관 등에서 작성한 보고서나 미 국무부의 외교관련 문서들, 주요 인물들의 저작과 기고 성명서들까지 단순히 텍스트로 접근하지 않고 그것이 서술된 구체적 역사의 맥락 속에서 변화양상을 추적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금까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던 해방8년의 정치지형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족청의 중앙단부뿐 아니라 지방조직까지, 원내.원외자유당 구성원의 출신과 계파, 정치적 경향까지 추적하여 밝힘으로써 당대 정치세력의 갈등구조와 헤게모니 양상을 실증해낸 것은 커다란 성과라고 할 만하다.

  출판사 리뷰

당연한 얘기지만 이 책은 시대의 산물이다. 만약 ‘뉴라이트’를 자처하는 이들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바탕으로 건국되었다는 식의 주장을 펴지 않았더라면, 내 관심은 달라졌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뉴라이트’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것은 1948년 제정 당시의 대한민국헌법만 읽어보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제정 당시의 대한민국헌법을 실제로 읽어보지는 않으리라는 예상이 그들의 뻔한 거짓말을 가능하게 했다면, 이는 쉽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지닌 역사성을 더 이상 생각하지 말자고 권유하는 그들에게는 영원한 ‘현재’만이 중요하겠지만 다른 사회, 다른 세계를 꿈꾸기 위해서는 ‘역사’가 필요하다.
-책머리에 중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국시는 반反자본주의였다!
이승만 정권 초기,해방 8년의 정치공간을 해부한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성격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이 물음은 한국 현대사를 생각할 때 피해 갈 수 없는 근본적인 질문일 것이다. 본격적인 한국 현대사 연구가 시작된 1980년대 중후반부터 90년대까지, 대한민국을 냉전의 결과 탄생한 친미반공국가로 보고 민족주의적인 입장에서 비판하는 것이 주류적인 견해였다. 그에 반해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신자유주의의 전면화, 뉴라이트의 등장과 함께 오히려 한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선택했기 때문에, 즉 친미반공국가였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주장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두 입장은 얼핏 상반된 것처럼 보이지만, 양자 모두 대한민국의 탄생을 ‘친미반공’ ‘친자본주의’로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하지만 실제로 사료를 통해 나타나는 대한민국의 초기 모습은, 냉전에 의해 절대적으로 규정되었다기보다는 다분히 유동적인 것이었다. 미국인 법률가의 눈에 “국가사회주의(state socialism)로의 강한 경향”을 띤 것으로 인식된 경제 조항을 포함한 제헌헌법이 가능했던 것은, 헌법의 사상적 바탕이 자유민주주의라기보다는 민족주의였기 때문이다. 이는 이승만 정권 초기의 성격과도 관련된다. 국내에 확고한 기반이 없던 이승만은, 대통령으로 선출되면서 해방3년기에 단독정부 수립을 함께 추진했던 한국민주당과 결별했기 때문에 좌우세력 모두에 초연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초기 이승만 정권에는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 즉 민족주의가 반영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런 경향은 ‘국시’로서 일민주의가 등장하면서 절정에 달했는데, 일민주의는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반공산주의와 함께 반자본주의를 내세우며 제국주의를 강하게 비판하는 이념이었다.

자본주의에 병들고 공산주의에 독(毒)된 세계와 인류가 세계와 인류를 구원할 새로운 이상을 추구하고 새 세계를 건설할려고 하는 의욕이 날로 높아져가는 1945년 8월 제2차 세계대전이 종결을 고한 이후에 있어서 동방의 하늘에는 여태 구름 속에 파묻혀 있던 한낱의 거대한 샛별이 구름을 헤치고 요요히 빛나고 있다. 그의 이름은 이승만 대통령!
(중략) 자유의 미명하에서 인간이 인간을 착취하는 자본주의의 모든 사회 제도와 경제 조직을 우리는 전복하지 않으면 아니 된다. 그것은, 일민주의가 지표하는 ‘하나인 민족으로써 무엇에고 또 어느 때이고 둘이 있을 수 없다’는 원칙은 착취하는 지주와 착취당하는 소작인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으며 착취하는 자본가와 착취당하는 노동자의 제도를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중략) 자본주의 제도는 국내적으로나 대외적으로나 이승만 대통령의 일민주의와는 상용할 수 없는 제도인 것이다.”
―'이대통령 건국정치이념' 중에서

국제적 냉전이 국내에 관철되기까지, 역사적 틈새를 들여다본다
‘반공적이면서 미국적이지는 않았던’ 초기 대한민국과 족청계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반공산주의와 함께 반자본주의를 내세우며 제국주의를 강하게 비판한다? 얼핏 보아도 냉전구조의 진영논리와 완전히 상반되는 이런 사상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 책의 저자 후지이 다케시는 기존의

  작가 소개

저자 : 후지이 다케시
일본 교토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오사카(大阪)대 일본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성균관대 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2년 현재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있으며 성균관대, 가천대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죽엄으로써 나라를 지키자―1950년대, 반공·동원·감시의 시대>(공저, 선인, 2007)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번역과 주체>(이산, 2005), <다미가요 제창>(삼인, 2011)이 있다. 논문으로는 '낯선 귀환―<역사>를 교란하는 유희'(2007), '‘이승만’이라는 표상―이승만 이미지를 통해 본 1950년대 지배권력의 상징정치'(2008), '제1공화국의 지배이데올로기―반공주의와 그 변용들'(2008), '해방 직후~정부 수립기의 민족주의와 파시즘―‘민족사회주의’라는 문제'(2009) 등이 있다.

  목차

서론

제1부 족청계의 기원들―1930년대 동아시아와 민족주의
제1장 ‘반제민족주의’와 파시즘―이범석과 장제스
1. 중국에서의 독립운동과 나치즘 / 2. 장제스와의 만남과 광복군
제2장 철학과 민족주의―안호상과 전체주의
제3장 ‘전향’과 ‘가족’―양우정의 사회주의운동과 그 굴절
1. 시인 양우정과 공산주의자 양창준 / 2. 전향과 ‘가족’의 재발견

제2부 족청계의 모태: 해방 정국과 조선민족청년단
제1장 이범석의 귀국과 조선민족청년단 창단
제2장 족청의 조직과 인적 구성
1. 족청 중앙 조직 / 2. 족청 지방 조직
제3장 족청의 훈련과 이념
1. 족청 중앙훈련소의 훈련 과정 / 2. 족청의 이념과 이범석의 민족주의 / 3. 반외세 이념과 파시즘

제3부 족청계의 태동: 분단국가, 전향, 일민주의
제1장 족청의 단정 참여와 갈등
제2장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족청 출신들
1. 족청의 국회 진출 / 2. 족청의 정부 진출
제3장 족청의 해산
제4장 일민주의와 족청계의 태동
1. 일민주의와 반공 체제 구축 / 2. 일민주의보급회와 족청계의 태동

제4부 족청계의 활동: 자유당 창당과 당국 체제의 형성
제1장 한국전쟁 발발과 족청계의 재기
제2장 자유당 창당과 족청계의 참여
1. 신당 구상의 부상 / 2. 원내외 갈등
제3장 원외자유당의 조직과 이념

제5부 족청계의 몰락: 부산정치파동과 냉전 체제의 국내적 완성
제1장 개헌을 둘러싼 갈등의 격화와 족청계의 부상
제2장 부산정치파동과 족청계의 활동
1. 부산정치파동의 발생 / 2. 미 대사관의 대응 / 3. 미 본국의 고심과 이범석의 부각
제3장 이범석의 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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