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인문정신의 탐구 17번째 저서. 발터 벤야민 선집을 총괄 기획하고 국내 벤야민 연구의 최고 전공자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최성만 교수가 벤야민 사상 전반을 전기적 방식이 아닌 저작의 사유 흐름에 초점을 맞춰 서술한 국내 첫 연구 결실이다.
제1장에서는 벤야민의 생애와 저작, 그리고 사상의 특징을 개략적으로 서술한 다음, 제2장에서는 1914~19년 사이의 언어이론적 성찰들이 부각된 초기의 저작들을 다루고 있다. 사실 이 시기에 표명된 언어에 대한 형이상학적-신학적인 성찰들은 그의 전 저작의 바탕과 전제조건을 이루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장에서는 벤야민 초.중기의 주요 비평문과 해석들이 생산된 1919~25년 사이의 시기를 다루고 있는데, 이 시기에 그는 낭만주의 예술비평의 이념에 관한 연구, 괴테의 소설 『친화력』에 대한 신화비판적 에세이와 독일 바로크 비애극과 알레고리에 대한 연구이자 자신의 고유한 인식론과 방법론적 성찰들을 정리한 주저 『독일 비애극의 원천』에서 독일의 고전 시대 작가와 작품들에 대한 주해와 비평을 본격적으로 펼쳐 보인다.
또한 이 시기에 그는 「폭력비판을 위하여」 등을 통해 자신의 정치철학적 기본 입장을 정립하기도 한다. 더불어 파리를 자주 여행하면서 프랑스 문학에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폴 발레리와 마르셀 프루스트 등의 작가와 초현실주의 운동에 심취한다.
출판사 리뷰
21세기 들어 전 세계적으로 ‘벤야민 르네상스’ 현상이 나타나다
2012년 『교수신문』이 황호덕 교수(성균관대/국문학)의 논문을 인용하여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08~11년까지 국문학계에서 제일 많이 인용된 학자는 발터 벤야민(1892~1940)이었다. 왜일까. 이는 비단 우리 학계만의 사정은 아닌 듯하다. 미셸 푸코(Michel Foucault),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 질 들뢰즈(Gilles Deleuze)의 20세기 사상가들을 비롯하여 21세기의 슬라보예 지젝(Slavoj Zizek) 조르조 아감벤(Giorgio Agamben), 알랭 바디우(Alain Badiou), 자크 랑시에르(Jacques Ranci?re), 지그문트 바우만(Zygmunt Bauman), 테리 이글턴(Terry Eagleton),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 수전 손택(Susan Sontag), 프레드릭 제임슨(Fredric Jameson),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 등에 이르기까지 벤야민의 사상은 그들에게 마르지 않는 사유의 심원을 제공해주고 있다. 그것도 어느 한 전공분야의 사상가들에게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 문학, 철학, 예술, 미학, 사회학, 신학 등 다차원적으로 분석되고 인용되는 것을 보면 ‘벤야민 르네상스’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 책은 도서출판 길에서 발터 벤야민 선집(전15권 / 현재 8권 출간)을 총괄 기획하고 국내 벤야민 연구의 최고 전공자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최성만 교수(이화여대/독문학)가 벤야민 사상 전반을 전기적(傳記的) 방식이 아닌 저작의 사유 흐름에 초점을 맞춰 서술한 국내 첫 연구 결실이다.
벤야민 사상의 특장점 : 종합과 긴장의 사유의 독특성
그렇다면 왜 유독 벤야민 사상이 각광을 받는 것일까. 무엇보다 그의 사유 세계 전반에서 보이는 종합과 긴장의 관계를 통한 변증법적 사유의 특이성에서 찾을 수 있다. 예컨대 벤야민이 말하는 ‘미메시스’는 우리가 이해하는 단순한 모방과 흉내내기의 의미를 넘어서며, 정치는 현실정치가 아니고, 예술은 기술과 대립되는 자율적 예술이 아니며, 신학은 세속과 단절된 신에 대한 사유와 지식의 집적물이 아니다. 그는 예컨대 신학은 그것과 인접한 것처럼 보이는 마법보다는 실제로 세속적인 것에 더 가깝다고 말한다. 그리고 세속적인 것은 인간의 행복을 지향하는 정치의 영역이다. 이렇게 정치와 신학은 전혀 다른 영역이면서 변증법적으로 매개된다. 벤야민의 사상을 이해한다는 것은 이러한 변증법의 과정을 뚫고 나간다는 것, 각 요소들이 양의성(兩義性)을 띠고 ‘상호 침투’하며 전개되는 역사적 과정 속에 있음을 깨닫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 과정에서 어느 요소도 석화된 대립의 논리로 고착되지 못하며, 오히려 새로운 반전과 매개를 향해 들끓게 된다. 따라서 벤야민의 사상은 단순히 서양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된 철학적 지식에 하나를 더하는 사상이 아니다. 오히려 그의 사상은 그 사상들을 서로 대결시키고 그 대결과정을 거쳐 그동안 억압되어온 부분을 자각하면서 새로운 종합을 위한 열린 사고의 전범(典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독특하며, 우리가 그의 사상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의 토대 위에 저자는 책의 서술을 통시적/연대기적 구성방식으로 밀고 나간다. 물론 통시적 서술방식을 택한다고 해도 개별 사안에서 그것이 벤야민 사상이 전개되어간 과정의 전사와 후사를 아우르며 서술되었기에 각각의 모티프와 작품과 주제들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 사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벤야민 사상은 그 사유의 폭이 어느 한 학문분야에 한정되어 있지 않기에 이해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특히 그의 사유의 바탕에 깔려 있는 유대신비주의 같은 경우는 난해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둔다면 저자는 최대한 독자들로 하여금 그의 사상 세계 전반을 ‘총체적’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최선을 방식을 택하고 있는 셈이다.
작가 소개
역자 : 최성만
1995년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벤야민의 미메시스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이화여대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표현인문학』(공저), 『발터 벤야민: 기억의 정치학』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예술의 사회학』(공역), 『윤이상의 음악세계』(공역), 『한 우정의 역사: 발터 벤야민을 추억하며』, 『아방가르드의 이론』, 『독일 비애극의 원천』이 있으며, 그 외에 벤야민, 아도르노, 미메시스, 해체론과 관련된 다수의 논문을 썼다. 2007년부터 ‘발터 벤야민 선집’(총 15권) 기획과 번역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까지 9권이 출간되었다.
목차
지은이의 말 5
제1장 발터 벤야민의 생애와 사상 13
1. 생애와 작품 13
2. 벤야민 사상의 특징 26
제2장 초기의 언어철학과 미메시스론 1914~18 43
1. 언어의 마법 : 「언어 일반과 인간의 언어에 대하여」 45
2. 언어보충을 향한 동경 : 「번역자의 과제」 57
3. 마법의 해체 : 「유사성론」과 「미메시스 능력에 대하여」 70
4. 언어의 ‘표현적 성격’과 미메시스 : 「언어사회학의 문제들」 79
제3장 비평과 정치 1919~25 87
1. 낭만주의 예술비평의 현재성 : 「독일 낭만주의의 예술비평 개념」 87
2. 신화 비판과 구제비평 : 「괴테의 친화력」 91
1) 주해와 비평 : 사실내용과 진리내용 97
2) 신화, 신화적인 것 100
3) 군돌프에 대한 비판 : 신화 비판 104
4) 구원의 모티프 : 노벨레 「놀라운 이웃 아이들」 107
5) 희생 제물로서의 오틸리에 108
6) 오틸리에의 아름다움과 ‘표현할 수 없는 것’ 109
7) ‘희망의 신비’ 113
3. 알레고리와 비평 : 『독일 비애극의 원천』 116
4. 신학과 정치 134
「신학적-정치적 단편」 134
「종교로서의 자본주의」 136
「폭력비판을 위하여」 138
제4장 문학투쟁의 전략가 1925~33 153
1. 초현실주의와 정치 153
『일방통행로』 155
『모스크바 일기』 167
「초현실주의」 170
‘인간학적 유물론’ 171
2. 문학투쟁의 전략가 188
3. 비평가의 과제 : 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