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987년 「창비 1987」에 '김포 1' 외 14편의 시를 발표하며 문단에 등장한 박철 시인의 시집. 박철 시인은 도시 주변부 사람들의 삶과 애환, 소외된 자들이 가진 참된 아름다움을 노래해왔다. <김포행 막차>, <밤거리의 갑과 을>, <새의 전부>, <너무 멀리 걸어왔다> 등의 시집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혼란스러운 풍경 너머 존재하는 인간의 가치를 긍정한다.
우리가 '말'이라는 것으로 이야기를 나누듯 나무와 풀 들은 '향기'로 이야기한다. 숲에서 느끼는 상쾌한 기분은 모두 나무와 풀 들의 이야기를 엿듣는 데서 오는 느낌이다. 시인은 나무와 꽃을 들어 "세상을 향기로 청소"하는 생명들이라고 노래한다. 낮고 조용한 산이 가장 높고 가치 있는 산이라고 말하는 시인은 '주변적인 것'들을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실천시선' 209권.
출판사 리뷰
소외된 자들의 애환으로부터 삶을 향한 긍정으로
1987년 『창비 1987』에 「김포 1」 외 14편의 시를 발표하며 문단에 등장한 박철 시인의 새 시집 『작은 산』이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되었다. 박철 시인은 도시 주변부 사람들의 삶과 애환, 소외된 자들이 가진 참된 아름다움을 노래해왔다. 첫 시집 『김포행 막차』를 시작으로 『밤거리의 갑과 을』, 『새의 전부』, 『너무 멀리 걸어왔다』,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험준한 사랑』, 『불을 지펴야겠다』 등의 시집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혼란스러운 풍경 너머 존재하는 인간의 가치를 긍정한다.
작은 산이 오래된 산인 까닭
지란지교란 난초와 지초 같은 향기로운 사귐을 나타내는 말로, 난(蘭)이 있는 방에 머물다 나오면 자기도 모르게 몸에 난향이 배어난다. 그래서일까 이 시집을 읽고 있으면 나무와 들꽃의 향기가 느껴진다.
누군가가 좋아하는 것을 알면 그 사람의 반을 알게 되는 것과 같다고 한다. 혼잡한 도시를 벗어나 숲으로 가보라. 가보면 시원한 바람에 춤추는 나뭇가지와 흔들리는 키 작은 들꽃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짐짓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바람에 흔들리는 것 같은 그들도 실은 바람결에 그들만의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말’이라는 것으로 이야기를 나누듯 나무와 풀 들은 ‘향기’로 이야기한다. 숲에서 느끼는 상쾌한 기분은 모두 나무와 풀 들의 이야기를 엿듣는 데서 오는 느낌이다. 시인은 나무와 꽃을 들어 “세상을 향기로 청소”(「작은 산」)하는 생명들이라고 노래한다.
시인의 눈에 이들 나무와 들꽃이 사는 산 중에서 작고 낮은 산이 아름다운 산이다. 왜냐면 그 산은 오래 살아서 낮은 산이기 때문이다.
사실 낮은 산이 더 오래된 산이다
조용한 산이 높은 산이다
눈보라에 이것저것 다 내주고
작은 구릉으로 어깨를 굽히고 앉았으나
(중략)
따뜻한 바람을 모아 군불 지피는
끝내 고향이 되어버린 아우 같은 산
머리 긁적이며 돌아보니 오솔길은 발장난을 치고
묵은 꽃향기 수북이 손등처럼 쌓여 있다
_ 시 「개화산에서」 부분
꽃향기가 손등처럼 수북이 쌓인 산길을 고요히 내려오는 시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시인은 남들이 크고 화려한 것을 찾을 때 작고 조용한 것들의 아름다움을 탐색한다. 한 평론가는 “첨단의 문명보다는 소박한 자연에, 크고 높은 것보다는 작고 낮은 것에, 날카로운 것보다는 둥근 것에, 부유하지만 차가운 삶보다는 가난하지만 따뜻한 삶에 관심을 기울일 것. 이것이 박철 시의 상수(常?) 가운데 하나”(고봉준, 「따뜻한 바람의 길」)라고 했다.
시인은 소박하고, 낮고, 작고, 둥글고, 가난하면서도 따뜻한 것의 가치에 근거하여 첨단의 문명과 세속적 욕망의 바깥을 사유해왔는데, 자본의 가치에 반(反)하는 이것들에서 삶에 관한 성찰의 가능성을 이끌어내려 했다. 그리고 자신의 가난 속에서도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을 발견한다. 그것은 시인이 ‘보푸라기꽃’이라고 이름 붙인 옷에 피는 보푸라기다. 이 ‘꽃’은 화려하고 양분 많은 땅에 피지 않고 어둡고 빛이 부족한 변두리에 핀다. 시인은 자신이 자청에 가난 때문에 괴롭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병고(病苦) 또한 하늘의 일이라 개의치 않는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가끔은 두렵고 고개가 저어지기도”(「보푸라기꽃」) 하는 것도 사실이다. 삶은 누구에게도 녹록치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인은 자신의 절망에 짓눌리기보다 그것이 선물한 “숨어 있는 꽃 보푸라기꽃”을 보며 “오늘도 따뜻한 향기 소매 끝에 흔들리누나” 하며 삶을 긍정하기로 한다.
소외된 자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
낮고 조용한 산이 가장 높고 가치 있는 산이라고 말하는 시인은 ‘주변적인 것’들을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주변은 중심의 시선에는 포착되지 않는 곳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곳이 있는 줄
작가 소개
저자 : 박철
서울에서 태어나 단국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7년 ≪창비 1987≫에 <김포 1> 등 15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했고, 1997년 ≪현대문학≫에 단편 <조국에 드리는 탑>이 추천되어 소설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집 ≪불을 지펴야겠다≫로 2009년 천상병시상, 2010년 백석문학상을 받았고, 소설집 ≪평행선은 록스에서 만난다≫로 2006년 단국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김포행 막차≫, ≪새의 전부≫, ≪사랑을 쓰다≫,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험준한 사랑≫, ≪작은 산≫ 등 10권의 시집을 발간했으며, 어린이를 위하여 ≪옹고집전≫, ≪선비 한생의 용궁답사기≫, ≪김포 아이들≫ 등을 썼습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시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어린 시절의 소중한 기억을 ≪엄마의 품≫으로 풀어냈습니다. 세찬 빗줄기 속에서 안겼던 엄마의 따스한 품. 그 모습 속에 어머니의 사랑과 소중함, 그리고 위대함을 담았습니다.
목차
사랑|개화산에서|버리긴 아깝고|달|향하여|보푸라기꽃|별|탱자꽃|가로수|여자의 일생|나이|장마|일렁이다|사람박람회 관람기|작은 산|지리산에 살 때|매화촌|님을 따라나서다|길|굽|문|인생|또랑|취객|망원동 옛집|밤길|사촌|대구|만경(滿鏡)|늦은 밤 다리를 절며 길을 건너는 고양이|새의 통화|노인과 아이|뛰는 계절|나이테|눈길|정말|그해 가을|해빙 7|해빙 10|해빙 11|해빙 12|방황|어떤 이별|밖|마크|그날|솜이불|소요국(騷擾國)|흰 눈|이상한 시|깃발|향기 난다|까치집|밤눈|파란 달|병실에서|행주강|거리는 폭발한다|붕어빵과 詩|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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