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한국에서 서민들의 생활잡기로 쓰였던 ‘막사발’의 다른 이름 ‘이도다완’(井戶茶碗). 이도다완이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차인들의 대명물로 자리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에서 국보 대접을 받는 이도다완의 역사와 정체가 무엇인지, 천년의 비밀을 간직한 조선 막사발의 진실을 추적한다.
이 책은 천년의 비밀을 간직한 조선 막사발의 역사를 추적해가는 가슴 뭉클한 드라마다. 저자는 오랜 시간 막사발의 근원을 찾아다니며 조심스럽게 이도다완의 비밀을 파헤쳤다. 그리고 여러 근거에 맞추어 막사발은 오랜 연원을 지닌 승려들의 법불(法物), 만다라의 법에 따라 제작된 불교미술품이라고 결론 내렸다.
어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세속의 생활잡기가 아니라, 조선시대 어느 수행자의 기도로 빚어진 만다라인 것이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그리운 스승, 위대한 스승 석가모니의 마음에 닿고자 하는 불멸의 존경심이 빚어낸 작품이다.
출판사 리뷰
밥그릇인가 찻잔인가 석가모니의 법열인가! 불과 흙과 바람의 신비, 조선막사발 그 천년의 비밀을 추적한다 찬란한 도예 문명을 꽃피운 우리는 왜 막사발을 내팽개쳤는가! 우리는 1998년 여름, 나라 안을 떠들썩하게 했던 조선도공 심수관을 기억한다. 당시 TV, 신문, 잡지 할 것 없이 모든 매체는 앞 다투어 임진왜란 당시 일본에 끌려간 이후 일본 도자기 문명을 꽃피운 조선사기장의 '4백년 만의 귀향'을 대서특필했다. 또, 한 미술관에서 열린 '심수관가의 도예' 전시회는 대통령을 비롯해 정관계, 문화 예술계 인사, 그리고 일반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지금, '2001 세계도자기엑스포'(8.10~10.28까지)란 세계적 규모의 행사가 다시 우리나라에서 열리고 있어 도자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 우리는 귀족층이 누렸던 도자기와는 또 다른 역사와 문명을 만들어왔던 '흙'과 '불'과 '바람'의 조화로 빚은 독특하고 신비로운 기물(器物) 하나를 만난다.
막사발, 그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낡은 물레의 축 위에서 한껏 흔들렸다가 유약통에 텀벙 담갔다가 장작불에 굽기만 하면 그만이다. 막사발의 '막'은 '마구'의 준말이다. 막가다, 막일, 막되다, 막살이 등에 붙은 '막'과 같은 뜻이다. 용도가 달라지면서 다양하게 사용되는 그릇 바로 그것이다. 새것일 때에는 밥이나 국을 담는 그릇이었다가 오래 되어 때가 묻고 금이 가면 막걸릿잔으로, 더 험해지면 개밥그릇도 된다. 그러다 결국 깨져 흙에 파묻히고 마는 이것은 서민들의 생활잡기(雜器)들의 통칭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16세기 중반 경상도 남쪽 해안지방에서 만들어진 막사발 꼴을 한 수수께끼의 그릇 수십 점. 일본 차인(茶人)들은 이것을 일본 제일급 보물로 받들며 '이도차완'(井戶茶碗)이라 불렀다. 고려와 조선을 대표하는 청자도 백자도 아닌 하층민의 생활 잡기로 추정되는 못생기고 투박한 막사발이 일본 차인들로부터 '대명물'(大名物)로 추앙받은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그렇다면 이도차완은 위에서 말한 막사발이 아닌 다른 그 무엇을 가리키는 독특한 기물(器物)인가. 같은 것이라면 일본인이 그렇게 귀하게 여기는 것을 우리는 왜 잡기 정도로 폄하해 부르는 것인가. '이도'(井戶)는 무엇인가. 움푹 들어간 그릇의 속이 흡사 '깊은 우물' 모양을 연상시켜서(형태설), 아니면 '이도'라는 성씨를 가진 사람이 가지고 있던 그릇이어서(소지자설). 그렇다.
이도차완은 언제, 어디서, 누가 만들었으며, 제작한 시기도 정확하지 않고, 만든 가마가 어디에 있었는지도 분명치 않으며, 일본으로 가져간 시기와 가져간 사람 어느 한 가지도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것은 지금도 신비에 쌓여 있다. 16세기 임진왜란 이후, 이 독특한 기물은 일본으로 대량 유출되었다. 그것은 이 시기 조선 막사발에 열광한 일본 무사들 때문이었다. 1560년을 기점으로 출현한 세 군사 천재,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모두 차회(茶會)를 자주 열었다. 한 잔의 차를 돌려 마시는 음차법을 통해 그들은 결속과 신뢰를 확인했고, 연대감을 다지는 기회로 이용했다. 정치적인 목적이었다. 그러나 조선 막사발이 이도차완으로 다시 태어난 것은 막사발의 평범 속에 묻어나는 고귀한 아름다움을 발견한 일본 차인(무사계층)들의 고매한 심미안 때문이다. 이들은 이도차완의 미학을 종교적 경지까지 끌어올렸다. 세계적인 동양미술학자 야나기 무네요시(1889~1961)는 이도차완의 평범함과 자연스러움을 두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위로 만들지 마라. 그것은 추하다. 자연을 범하려고 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 ) 지(知)는 현재의 힘이지만 본능은 역사의 힘이다. 본능은 불식(不識)이면서 다식(多識)이다. 본능이야말로 지혜보다 더 나은 지혜가 아닌가. 이도(井戶)는 숨어 있는 경탄할 자연의 지혜로써 생겨난 것이다.
'가이라기'라고 부른 차완의 굽 주변과 밑부분의 오돌토돌한 부분(매화피, 梅花皮) 유약이 불의 온도 부족으로 녹아 응결된
작가 소개
저자 : 정동주
1948년 경남 진양에서 태어났다. 장편시 『순례자』, 서사시 『논개』를 비롯해 대하소설 『백정』 『단야』 『민적』, 장편소설 『콰이강의 다리』 등 40여 권의 시집과 소설집을 발표했다. 마당굿 「진양살풀이」와 오페라 「조선의 사랑 논개」의 대본을 집필했다. 1990년 초부터 인문학 공부를 시작하여 『카레이스끼 또 하나의 민족사』 『부처, 통곡하다』 『어머니의 전설 』 『늘 푸른 소나무』 『느티나무가 있는 풍경』 『장계향 조선의 큰어머니』 등 역사·종교 분야를 읽고 썼다. 1990년 중반 이후 한국·중국·일본의 차문화를 비교하여 한국 차문화의 독자성을 세우기 위한 비교차문화론 연구와 강의를 시작했다. 2013년 ‘차살림학’을 정립하여 강의와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한국 차살림』 『한국인과 차 』 『우리시대 찻그릇은 무엇인가』 『차우림이에 담긴 한중일의 차 문화사』 『조선 막사발과 이도다완』 『차와 차살림』 등 차와 도자기 문화에 관한 비평적 연구의 성과물을 내놓고 있다.
목차
책을 펴내며 그릇의 미소
400년 만의 만남
사무라이, 조선 찻잔에 열광하다
왜 이도라고 부르는가
낳은 정과 기른 정
조선 도자기, 꿈엔들 잊힐리야
막사발은 이도다완이 아니다
아! 이도다완의 재현은 불가능한가
어떤 음식을 담아먹었을까
이도다완은 조선 서민의 밥그릇이 아니다
왜 이도다완은 희귀한가
이도다완과 발우, 그 황홀한 만남의 미학적 가설
이도다완은 조선 절간의 발우였다
이도다완 비파색의 비밀
참고문헌
잃어버린 조선 막사발, 명품 이도다완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