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포근함을 아로새긴 노을빛 이야기들. 추억을 엮어 인생을 담은 강명희 소설집. '동행', '어느 멋진 하루', '서른 개의 노을', '폭염주의보', '벼랑 끝에 선 남자', '마른장마' 등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출판사 리뷰
포근함을 아로새긴 노을빛 이야기들
추억을 엮어 인생을 담은 강명희 소설집
**아버지의 질서 꿈꾸는 천의무봉 이야기꾼
- 강명희의 소설집 『서른 개의 노을』
*서정자(문학평론가·전 초당대 부총장)
*히말라야의 이미지
강명희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 『히말라야바위취』를 재미있게 읽었다. 등단한 지 10년이 넘어 나온 소설집인데 언젠가 소설을 써서 가지고 있는 작품이 많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 나는, 소설집 출간이 반갑기도 하고 경이롭기도 했다.
두 번째 소설집 『서른 개의 노을』도 부담 없이 즐겁게 읽힌다. 소설이 읽는 즐거움을 동반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소설 일반에서 보이는 난해함을 일단 벗어나 있다는 뜻이 된다. 두 번째 소설집의 제목이 된 단편 「서른 개의 노을」을 읽고 나는 이것이 작가의 부단한 노력과 수련의 결과라는 걸 알았다.
첫 소설집 첫머리에 실린 단편 「노을」은 그런 담금질 속에서 나온 밀도 높은 수작이다. 단편이 갖추어야 할 모든 미덕이 다 들어있다고 느꼈다. 다른 작품들은 이 「노을」의 밀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즐겁게 읽히며 그리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도 알심 있게 들어 있었다는 뜻이다.
그는 구성을 매우 중요시하여 이야기하는 방식을 수없이 연구한 것 같다. 묘사력도 있다. 이번 소설집에 실린 「동행」의 도입 부분은 순은의 예술품을 보는 느낌이다. 이야기를 전개하는 솜씨를 주목해 읽으면 문장에도 오랜 수련의 내공이 느껴진다. 이런 미덕을 지닌 소설이 독자에게 재미와 의미마저 느끼게 해주었다면 이 작가의 소설은 일단 성공한 것이 아닐까?
강명희 작가의 소설에는 히말라야의 이미지가 있다. 그가 전통을 중시하고 아버지의 질서를 존중하는 것은 히말라야를 사랑하는 마음과 통하는지 모른다. 라다크의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말하는 ‘오래된 미래’의 삶에 대한 가치 말이다.
실제로 히말라야 트레킹에 다녀온 이야기가 소설에 나오지만 라다크 사람들이 오랜 전통으로 지닌 미덕을 그들 자신의 자존감으로 다시 살려내듯이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우리가 버리고 돌아선 과거와 잃어버린 가치를 돌아보고 있다.
이를테면 그것은 IS 테러대원으로 자원해가면서 그 이유 중 하나를 페미니스트가 싫어서라고 말했던 만큼은 분명 아니지만 작가는 본질적으로 여성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다. 스스로 노력하여 주체로 선 여성 주인공까지 그 자신의 가치 기준이 아버지다. 이를 과거로의 퇴행이라 할까, 현실 긍정이라 할까.
그의 소설에는 돈과 명예를 추구하여 맹목으로 질주한 주인공이 어느 순간 자기 삶의 허위를 발견하고 스스로 성공가도에서 돌아서서 뒤를 보는, 뜨거운 생의 반환점이 있다. 작가는 이 소위 행복이라는 꼭짓점에서 만나는 절망을 문제 삼는 소설을 여럿 썼다. 그 절망은 우리 삶의 본질에 어떻게 닿아있을까?
이번 소설집은 작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작가의 내면이 보다 드러났다고 본다. 첫 번째 소설집과 두 번째 소설집의 작품들은 그 거리가 그리 멀지 않고 두 번째 작품집은 첫 번째의 그것에 비해 지향점에서 어떤 통일성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농촌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많다든가 개발로 인해 얻어진 부가 가족을 해체하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과정이라든가 구세대의 몰락을 주로 다루고 있는 점들이 그러하다. 따라서 농경사회의 공동체가 가지는 덕목과 풍속이 향수를 머금고 묘사되며 사라진 것들에 대한 동경은 구원의 형식을 갖추고 ‘오래된 미래’로 제시된다.
이번 소설집에는 가족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고 그 중 노인문제가 심각하게 등장한다. 그러나 노인의 비참한 현실은 무너진 윤리와 도덕을 나타내는 표상으로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초 고령화 사회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가족이 노인을 책임지는 단계는 지났기 때문이다.
도시와 농촌의 경계에 삶의 터전을 이룩했던 농민 아버지세대가 아파트 개발로 나온 보상금을 둘러싸고 벌이는 가족의 추태에 절망
작가 소개
저자 : 강명희
김포에서 태어나 자라 김포여중을 나왔다. 고등학교는 인천으로 유학을 가서 인일여고를 졸업했다. 작가는 인천이란 도시에서 세상에 대해 알아갔고 그 영향으로 첫 번째 소설집 『히말라야바위취』에 실린 작품 반 이상이 인천을 배경으로 쓰였다. 숙명여자대학교 국문과를 진학해 문학에 대한 꿈을 키웠다. 국어교사로 재직하다가 전업한 후 한라일보 신춘문예에 「벼랑 끝에 선 남자」가 당선되어 등단했다.첫 번째 소설집이 히말라야바위취처럼 주어진 환경에서 애쓰며 살아가는 이야기라면, 이번 두 번째 소설집『서른 개의 노을』은 돈과 욕망으로 마른장마처럼 황폐해가는 인간군상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농업집약적 사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는 농경사회에 애정을 갖고 도시화되는 과정에서 해체되는 가족관계들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그려냈다. 작가는 현재 소설가협회와 숙명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글지문학회 동인이다.E-mail: kang7355@hanmail.net
목차
동행
어느 멋진 하루
서른 개의 노을
폭염주의보
벼랑 끝에 선 남자
마른장마
리모컨
약속
서평 | 아버지의 질서를 꿈꾸는 천의무봉 이야기꾼
- 서정자(문학평론가·전 초당대 부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