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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내성적인
창비 | 부모님 | 2016.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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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2012년 단편소설 '팜비치'로 창비신인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최정화의 첫 소설집. 일상 속의 균열과 파동을 예민하게 감지하는 작가 최정화가 등단 이래 활발한 활동으로 쌓아온 열편의 소설이 묶였다. 온전해 보이는 세계 안에 스며 있는 불안의 기미를 내성적인 사람들의 민감한 시선으로 날렵하게 포착해내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자세가 야무지고 미덥다.

소설집의 표제를 제공한 작품 '지극히 내성적인 살인의 경우'는 소심하고 내성적인 인물들의 내면 심리가 극대화된 작품으로, 시골에서 집을 구해 여름 한철을 보내며 작품을 쓰는 소설가와 그 집주인 미옥과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최정화는 '작가의 말'에서 자신의 독자들이 "소설을 읽는 동안 잠시 현실을 떠났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왔을 때 무언가 달라진 점이 있길 바란다"고 썼다. "하다못해 앞서 걷는 사람의 걸음걸이에 이상하게 자꾸 신경이 쓰여 가던 길을 멈추기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소설을 통해 무뎌진 감각을 세련하고 삶에 변화를 일으키는 일은 문학의 오랜 소명일 것이다. 그 감각을 깨우러 최정화의 소설이 우리에게 왔다.

  출판사 리뷰

2012년 단편소설 「팜비치」로 창비신인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최정화의 첫 소설집 『지극히 내성적인』이 출간되었다. 일상 속의 균열과 파동을 예민하게 감지하는 작가 최정화가 등단 이래 활발한 활동으로 쌓아온 열편의 소설이 묶였다. 온전해 보이는 세계 안에 스며 있는 불안의 기미를 내성적인 사람들의 민감한 시선으로 날렵하게 포착해내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자세가 야무지고 미덥다. “독자들이 ‘최정화’라는 이름을 특별한 소설가의 이름으로 기억하리라”는 등단 당시의 심사평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그녀의 첫 책은 독자들에게 각별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최정화의 소설로 일상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한다
내면의 불안과 관계의 균열을 포착하는 최정화의 섬세한 감각


최정화의 소설을 읽고 나면 우리의 평온했던 일상이 미세하게 떨려오기 시작한다. 예민한 감각을 가진 소설 속 주인공들은 공통적으로 불안한 내면을 다스리지 못하고 균열된 관계를 해소할 수 없어 괴로워한다. 그들은 별로 중요할 것 같지 않은 한가지 생각에 끝없이 골몰하기도 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관계의 삐걱거림을 회복하지 못해 극단으로 치닫기도 한다. 가사도우미 면접을 보러 온 여자가 안주인 자리를 위협한다고 느끼는 주인공(「구두」), 끊임없이 자신의 처지를 불안해하며 새로운 것을 배우고 탐닉하지만 여전히 악몽을 꾸는 아내(「오가닉 코튼 베이브」), 한때는 완전무결한 존재였으나 사고로 앞니 여섯개를 잃고 틀니를 하게 된 남편을 무시하게 된 여자(「틀니」), 계약으로 맺어진 애인관계가 친구들에게 들통날까봐 노심초사하는 남자와 그 의심을 일축시키기 위해 감쪽같은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려는 여자(「홍로」), 임신한 십대 딸아이를 바라보며 혼란스러워하는 아빠(「타투」), 인테리어 소품으로 산 하이데거의 책을 읽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내(「파란 책」), 좁은 집에 사는 이웃이 신경 쓰여 집을 바꿔주려고 갖은 궁리를 하는 소심한 남자(「집이 넓어지고 있어」) 등 이 소설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열등감이나 죄책감, 피해의식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조금씩 불편하게 만드는 존재들이다”(강경석 해설). 하지만 이 면면에는 어딘지 나와 닮은, 혹은 나만이 알고 있는 나의 모습들이 엿보이기도 한다.

누군가는 내가 너무 쉽게 과거의 불행을 잊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우리의 인생에서 더 낫거나 덜한 것이 있을까. 그때 원했던 것과 지금 원하는 것, 그때 충족되지 못했던 것과 지금 충족되지 못한 것이 있을 뿐이다. 평수는 작더라도 내 집 한칸 마련한다면 바랄 게 없을 것 같던 시절이 있었고, 아이가 병치레를 할 때는 그저 아무 탈 없이 완쾌하는 것이 유일한 소망인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층짜리 주택에 살면서 아들 녀석의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쳐 못마땅해할 때, 건강하게만 자라달라고 되뇌던 간절한 바람은 대체 어디로 사라져버리는 걸까. 술에 취한 상태에서 별거 중인 전처에게 전화를 걸 때면 나는 통화 버튼을 백번도 넘게 눌렀다. 그때는 그녀가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이 내가 세상에서 완벽하게 실패했다는 증거였다.(「대머리」 205면)

최정화는 예민한 것을 듣고 느끼는 재주를 타고 났다. “뒤축의 굽이 다 닳아서 현관 바닥의 타일과 부딪치며 울리는 짜랑짜랑한 마찰음”(「구두」 9면)을 들으며 불안을 감지하고 “턱없이 값이 부풀려진 선물 세트를 고르”(「대머리」 189면)는 옛 직장 동료의 모습에서 인생 후반부의 좌절과 외롭고 고단한 미래를 읽어낸다. 하나의 사물이나 사건에 스며든 여러 사연, 그리고 이를 넘어 우리 시대의 불안을 예리한 감각으로 포착하는 최정화의 탁월한 능력은 작품 곳곳을 지배하며 “개인의 불안에 침잠하는 게 아니라 세계의 불안과 마주하”(심사평)게 한다.

여자가 벗은 구두는 축이 망가져서 제대로 서 있지 못하고 약간 비뚜름하게 놓였습니다. 산 지 적어도 오년은 지나 보이더군요. 부도가 나서 지금은 사라진, 그러나 그 당시에는 꽤나 유행하던 브랜드의 상품으로 매우

  작가 소개

저자 : 최정화
1979년 인천 출생. 2012년 창비신인소설상에 단편소설 〈팜비치〉가 당선되어 등단. 소설집 《지극히 내성적인》이 있다. 2016 제7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목차

구두
팜비치
오가닉 코튼 베이브
틀니
홍로
지극히 내성적인 살인의 경우
타투
대머리
파란 책
집이 넓어지고 있어

해설│강경석
작가의 말
수록작품 발표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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