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의 작가 하이타니 겐지로가 현장에서 쓴 학교 이야기. 단순히 가르치고 배우는 선생과 학생의 입장을 벗어나, 아웅다웅 지내며 서로가 서로에게 배움이 되는 훈훈한 이야기 12편이 수록되어 있다. 아이들의 순진무구하고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 속에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오래된 삶의 지혜를 배운다.
출판사 리뷰
아동문학 작가 하이타니 겐지로가 쓴 17년 교단 경험이 녹아 있는 교육론!
- 사람이 가진 원초적 호의를 끌어내는 것이 진짜 교육이다!
나라마다 교육이 문제가 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사교육비 1위의 교육강국(그러나 경쟁력은 OECD 국가 중 꼴찌!)인 우리 나라에서 교육이란 더 말할 필요도 없이 늘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다. 더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제도를 개혁한다고 하지만, 우리 교육의 현실은 별반 나아지는 것이 없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 문제는 ‘사람’에게 달려 있는 것이 아닐까. 진정한 교육 개혁이란, 결국 교육의 주체인 아이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접근하려는 어른들의 노력으로만 가능한 것 아닐까. 이런 의미에서 우리와 비슷한 교육 환경을 가진 나라인 일본의 교육을 바꾸기 위해 평생을 바쳐 글을 쓰고, 강의해온 하이타니 겐지로의 교육론에 귀기울여보는 것은 우리에게도 매우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 하이타니 겐지로는 야간 고등학교 출신으로, 인쇄 견습공, 항만 노동자 같은 온갖 비루한 직업을 두루 거쳐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하다가, 뒤늦은 나이에 ‘어린이책 작가’가 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로서, 국내에는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작품 활동으로 일본에서는 ‘국민작가’로까지 추앙받고 있는 인물이다.
이 책 《아이들에게 배운 것》은 기존에 국내에 소개된 하이타니의 소설들에 숨쉬고 있는 근본적인 주제 의식, ‘아이들에게 배운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실제 경험을 근거로 진솔하게 털어놓은 에세이집으로서, 저자의 ‘어린이론, 교육론’이 육성으로 담겼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땀냄새 나는 삶의 경험이 묻어나기에 그가 들려주는 교육론은 단순한 ‘책상머리 이론’이 아니라 현장에서 발로 쓴 이야기들로 읽힌다. 그의 교육론의 핵심은, “아이들을 어른의 기준이나 틀에 꿰어맞추지 말 것”, “인간이 가진 원초적 호의(好意)를 끌어낼 것” 등으로 요약된다. 아이들의 가능성은 실로 무궁무진한데, 그 가능성(아이들 마음)의 폭과 깊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이 아이들의 원형을 망가뜨려 결국 제대로 된 ‘인간 교육’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상식을 교사와 학교, 정부의 교육정책 담당자들이 이해하고 있지 못하거나 외면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의 교육문제들이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저자의 한결같은 생각이다.
결국 저자는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과 그 진심을 이해하는 것이 교육의 최우선적인 과제라고 주장한다. 그러한 기본을 잊고 그저 획일적으로 이뤄지는 제도화된 교육은 진정한 교육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느 나라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어린이에 관한 문제는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이며, 아이들에 대한 교육 역시 정치의 가장 중요한 과제의 하나가 되었다. 정치가 교육에 관심을 갖는 것은 좋지만, 혹시라도 정부나 행정의 가치관을 갖고 교육을 논한다면 그것은 안 될 말이다. 교육은 이러해야 한다, 어린이는 이렇게 이끌어야 한다고 하는 선입관은 교육 그 자체를 매우 빈곤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식의 교육으로는 사람이 가슴 속에 원래 품고 있는 타인에 대한 호의(好意)와 섬세함을 끌어 낼 수 없다. - 본문 4쪽 <한국어판 발간에 부쳐; 어린이는 지적 노동자> 중에서
어른들이 먼저 ‘아이들에게서’ 배워야 한다
- 진정한 교육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정신세계를 제대로 봐야 한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마음, 그 진심에는 무엇이 담겨 있을까? 하이타니 겐지로는 17년간의 교사 경험과, 어린이를 위한 작품을 쓰는 과정을 통해서 그 누구보다도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러나 저자는 아이들의 놀라운 정신세계는 끝이 없어서 지금도 자신은 여전히 ‘아이들’에게서 배우고 있으며, 그래서 아이들을 바라보는 일을 멈출 수 없노라고 고백한다.
이 책은 실제로 교단에 서서 아이들과 만나온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기초로 ‘아이들의 본질’, ‘아이들의 정신세계’를 탐색하는 동시에, 그 아이들에게서 정작 어른들은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해서 어떻게 좋은 교육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알려준다. 그러나 저자는 “아이들에게 배운다”는 말 자체가 이 시대에는 때가 묻어버렸다고 지적한다. 저자가 말하는 바 그것은 요즘 흔히 사용하는, 익숙하고 진부한 의미가 아닌 것이다. 저자는 매우 투명한 눈으로 아이들의 내면을 응시해야 하며, 그렇게 할 때 비로소 진정한 배움과 가르침, 즉 교육이 성립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특히, 자신이 교실에서 만난 아이들이 쓴 ‘글’을 소재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이 사례들이야말로 하이타니가 말하는 ‘아이들에게 배운 것’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아이들이 쓴 글(시와 산문 등)을 읽노라면, 어른들이 좀처럼 따라갈 수 없는, (어른보다) 훨씬 깊고 창조적이며, 낙천적이고 역동적인 정신세계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저자 하이타니 역시 그러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배운다”고 고백한 것이다.
요즈음에는 “아이들에게 배운다”는 말이 지나치게 손때 묻었습니다. 그런 식으로 말하면, ‘양심적인 교사’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 어리석은 일이 없습니다. 아라공이란 사람이 “가르치는 것은 곧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말로 남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치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그 속에서 배워 가야 합니다. 서로서로 배우며 연결되어 가는 길밖에 없는 것이지요. - 본문 32~33쪽 <아이들의 가능성은 자로 잴 수 없다> 중에서
사람은 누구라도 약한 부분을 지니고 삽니다. 저 역시 어린 시절에는 욕망에 한없이 약해지는, 한심한 삶을 살며 스스로에게 절망하기를 반복했던 터라, 이 아이의 글 ‘나는 나쁜 짓을 했다’를 읽으면서 그것이 남의 일 같지 않게 측은했습니다. 그런데, 자신을 바라보는 것으로 치자면 이 아이는 굉장한 인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통해 인간의 깊은 곳까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아이는 이런 말을 합니다. “거짓말을 하고 괴로워할 때라도, 즐거울 때가 있다.” 또, “너무 친절하게 대해 주면 거짓말을 한 게 괴로워진다.”라고도 쓰고 있습니다. 마음의 움직임을 잘 보고 있는 것입니다. ‘어리다고 얕잡아본다’는 말이 있는데, 아이들은 때로 우리들보다 훨씬, 훨씬 어른입니다. 인생의 심연까지 들여다볼 줄 아니까요.
- 본문 16쪽 <어른보다 어른인 아이들>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하이타니 겐지로 (灰谷 健次郞)
일본 고베에서 태어났다. 17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고, ‘아이들에게 배운다’는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낙천성과 생명력을 그린 동화와 소설을 썼다. 그의 작품에는 구김살 없고 생명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찬 어린이들의 세계가 담겨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동안 소중히 가슴에 담아 두었던 아이들의 일상과 생각을 그려내기에 누구보다 어린이의 마음을 잘 표현하는 작가로 꼽힌다. 주요 작품으로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태양의 아이》《내가 만난 아이들》《로쿠베, 조금만 기다려》《악동들의 주머니》 들이 있다.
그림 : 최혜경
숙명여자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하였고, 창작동화 과 에 일러스트를 그렸다. 현재 세경대학 컴퓨터그래픽스과 교수로 있으며 한국출판미술가협회 회원이다.
역자 : 서혜영
서강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일어일문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전문 일한 번역 · 통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는 『레몬일 때』, 『쉬 러브스 유―도쿄밴드왜건』, 『하드보일드 에그』, 『오로로콩밭에서 붙잡아서』, 『도쿄밴드왜건』, 『말해도 말해도』, 『작은 인연』, 『보리밟기 쿠체』, 『반딧불이의 무덤』, 『시노다 고코의 요리와 인생 이야기』, 『번역어 성립 사정』, 『그네타기』, 『사라진 이틀』, 『매리지 블루』, 『사이좋은 비둘기파』,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 『명탐정 홈즈걸의 사라진 원고지』, 『지상에서 런치를』, 『수화로 말해요』,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 『하노이의 탑』, 『가출 기차』 등이 있다.
목차
어린이는 지적(知的)노동자 - 한국어판 발간에 부쳐
신비한 작은 거인들 - 글머리에
어른보다 어른인 아이들 - 어린이 시 잡지 \'기린\'에 실린 아이들의 마음
아이들의 가능성은 자로 잴 수 없다 - 나의 교사 시절 1
마음을 묶어 주는 신기한 끈 - 나의 교사 시절 2
'네 살의 나는 영원했다' -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아이들
'완행열차 같은 인생을 선택하고 싶다' - 아이가 어른에게 배우고 싶어하는 것
즐거운 교실 만들기 - 진정한 학습이란 어떤 것인가?
미사코의 웃음 - 말을 넘어 마음으로 대화하기
\'추잉검 하나\'를 훔친 아이 -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 끌어 내기
교사는 아이들 앞에서 우물쭈물 할 줄 알아야 한다 - 교육철학자 하야시 타케지 선생에게서 배운 것
교실에서 처음으로 자기 의견을 발표한 아이 - 나의 수업 시간 1
생각하는 공부 - 나의 수업 시간 2
생명을 가르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 도카시키 섬에서 깨달은 진정한 교육
주(註)
옮긴이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