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동양학, 특히 중국학의 명가인 일본 교토대학 출신 단죠 히로시 교수의 저서. 한국 최초의 영락제 전기이지만 부제가 보여주듯이 그가 구축한 '화이질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책의 주제는 고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화이질서'의 개념을 영락제가 독자성을 가지고 일본까지 포함시켜 어떻게 구축했는지에 대한 경과 보고다.
영락제가 아버지 태조 주원장의 후계자일 뿐 아니라 이민족 황제 쿠빌라이의 진정한 후계자를 자임했다는 사실, 이를 위해 북경으로 천도한 과정, 이후 중화제국의 수도가 북경으로 굳혀진 이유 등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다. 천도 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수완은 그가 큰 틀을 짜는 전략가일 뿐 아니라 디테일에도 능한 마키아벨리스트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이 역시 화이질서 완성을 향한 그의 원모로 그려진다.
출판사 리뷰
인류 역사에 나타난 왕조들, 특히 동양의 왕조들은 창업주 이후 영명한 2세가 유혈을 감수하고 선대가 남긴 터전을 굳히는 경우가 많다. 당 태종 이세민, 고려의 광종, 조선의 태종 이방원, 청 태종 홍타이지 등이 그런 대표적인 군주들이다.
그중에서 명 성조 영락제는 가장 많은 피를 보았고, 그가 미친 영향력이 동아시아 전체에 길고 짙게 드리워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영락제는 한국에서도 지명도가 높고 무협지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황제다.
북경 패키지 투어를 하는 한국인들이 만리장성을 가면서 반드시 들르는 지하궁전이 있는 장릉(長陵)이 바로 영락제의 능이다. 그런데 ‘지명도’에 어울리지 않게 우리나라에서 그의 전기나 평전이 번역본을 포함해 한 권도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은 의외다.
동양학, 특히 중국학의 명가인 일본 교토대학 출신 단죠 히로시(檀上 寬) 교수의 저서 《영락제 ― 화이질서의 완성》을 번역해 내놓는다. 역자는 최근 《강남의 탄생》과 《2차 대전의 마이너리그》로 관심을 받고 있는 작가 한종수이다. 한씨는 《환관 이야기 ― 측근 정치의 구조》를 우리말로 옮긴 바 있다.
《영락제 ― 화이질서의 완성》은 한국 최초의 영락제 전기이지만 부제가 보여주듯이 그가 구축한 ‘화이질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3년간 이어졌던 거대한 내전, 소위 ‘정난(靖難)’에 관심을 둔 독자라면 혹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역자 역시 그랬다고 하니까. 다만 많은 무협지의 소재가 되기도 한 조카 건문제의 실종에 대해서는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고 있으니 이쪽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은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책의 주제는 고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화이질서’의 개념을 영락제가 독자성을 가지고 일본까지 포함시켜 어떻게 구축했는지에 대한 경과 보고다. 최근 사드 배치를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한국을 압박하고, 동아시아 (또는 세계적) 패권을 추구하고 있는 현재의 중화인민공화국과 과거의 명 제국이 어떤 점이 비슷하고 다른지 알아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영락제가 아버지 태조 주원장의 후계자일 뿐 아니라 이민족 황제 쿠빌라이의 진정한 후계자를 자임했다는 사실, 이를 위해 북경으로 천도한 과정, 이후 중화제국의 수도가 북경으로 굳혀진 이유 등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다. 천도 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수완은 그가 큰 틀을 짜는 전략가일 뿐 아니라 디테일에도 능한 마키아벨리스트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이 역시 화이질서 완성을 향한 그의 원모로 그려진다.
영락제는 중국의 역대 황제 중 우리나라와 깊은 인연을 맺은 인물이다. 인기 사극 [육룡이 나르샤]에서 등장한 것도 그렇거니와, 연왕 시절에 비슷한 스타일의 태종 이방원을 직접 만났고, 어머니가 마황후가 아닌 고려 출신의 비(妃)라는 점도 그렇다.
성종의 친모 인수대비의 고모를 후비로 두었으며, 사신으로 온 양녕대군을 만났고 그를 사위로 삼으려 했다는 점, 또 수양대군이 영락제의 정난을 ‘제대로’ 모방해 조카 단종을 내치고 쿠데타를 일으켜 이를 계유정난이라 부른다는 점 등, 좋든 싫든 여러 모습들이 우리와 연결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화이질서의 사상적·역사적 배경, 중국인들이 추구하는 이상적 중화제국이 무엇인지 알아볼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작가 소개
저자 : 단죠 히로시
1950년 고베 시에서 태어났다. 교토대학 문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교토여자대학교 교수이며 문학박사(교토대학)이다. 전공은 중국근대사. 저서로 《명 태조 주원장(明の太祖 朱元璋)》 《명조 전제지배의 사적 구조(明朝專制支配の史的構造)》 등이 있고, 공동 편저로는 《동아시아 해양역권의 사적 연구(東アジア海洋域圈の史的硏究)》 《중국 인물 열전 - 제3강, 제4강(中國人物列傳 ― 第3講, 第4講)》 등이 있다.
목차
저자 서문
제1장 중화라는 이름의 세계
1. 중화와 이적
2. 중화 세계의 변천
제2장 대명제국의 탄생
1 .중화의 회복
2. 원나라에서 명나라로
3. 명나라 초기 체제가 의미하는 것
제3장 황통의 장래
1. 연왕의 사적
2. 암투
제4장 찬탈로 가는 계단
1. 남인 조정
2. 거병 전야
제5장 역사의 전복
1. 정난의 변
2. 이념의 말로
제6장 잃어버린 시간 속에서
1. 건문제의 실종
2. 말살당한 자들
제7장 천명의 소재
1. 성왕의 시대
2. 덕치의 실체
제8장 쿠빌라이를 넘어서
1. 사이 조공
2. 확대되는 중화
제9장 화이질서를 총괄하는 자
1. 순리와 반역의 이치
2. 천자의 수도
제10장 영락제의 유산
1. 성세의 그늘
2. 중국사의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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